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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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안녕, 드뷔시]를 시작으로 세 번째 이야기다. 이야기 무대는 쇼팽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하는 클래식 본고장 폴란드의 바르샤바다. 주인공은 폴란드인 열여덟 살 얀 스테판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음악원 교수로 일하는 아빠 비톨트와 3대째부터 모두 스테판스 가문이 배출한 음악가들이라 집안의 명성을 이어야 하는 부담감에 사로잡힌다. 얀의 타고난 재능과 환경, 아버지의 계획으로 국내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음악원에 조기 입학하자 얀은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아담 카민스키는 얀이 열 살때부터 작년까지 가르쳐왔던 피아노 선생님이다. 음악원 학장으로 취임하고 가르칠 시간이 나지 않았다. 콩쿠르 경쟁자들 중 다 일본인으로 한 명은 시력을 잃은 천재 피아니스트라 불리는 사카키바 류헤이, 한 명은 대회 최연장자 참가자인 미사키 요스케라고 하였다.

 

대통령 부부 이하 정부 관계자 및 군 간부를 포함한 96명을 태운 제트기는 나무에 충돌한 뒤 추락 전원 사망했다. 폴란드 국가 경찰은 알카에다의 파괴 공작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 직후 바르샤바 시가지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경찰은 대통령 전용기 추락 사고와 동일범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놈의 별명은 피아니스트였다.

 

  

  

 

콩쿠르 공연장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열 손가락이 잘린 경찰 피오트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토카레프의 방아쇠를 당긴 감촉을 떠올리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총알이 상대 가슴에 꽂히는 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피아니스트의 독백이 섬뜩하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사카키바여서 폴란드어를 할 줄 아는 마사키가 통역을 맡았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냄새를 맡고 살해당한 것을 알았다. 일본에서 임시 강사를 했던 미사키와 카민스키의 말투를 두고 얀은 선생님이라는 족속들은 어디든 비숫한 듯하다.

 

심사위원장인 카민스키의 성명문이 발표된 후 쇼팽 콩쿠르는 음악 축제라는 기존의 성격에 정치적인 색이 덧씌워졌다. 즉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테러에 대한 저항 운동이 된 것이다. 얀은 미사키의 연주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카키바의 연주를 들었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부드럽고 애처로운 멜로디는, 순식간에 끝났다. 억지로 잘려 나간 것 같은 마무리 뒤에는 통증이 남는다.

 

얀은 미사키가 연습하는 도중 돌발성 난청을 앓고 있어 갑작스러운 현기증과 청각 이상 증상을 겪는 것을 목격한다.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끝까지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영혼, 완고할 정도의 투지를 감탄하고 있다. 쇼팽 콩쿠르 결선 바로 전날 형사와 일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며 공원에서 놀고 있던 마리라는 소녀가 얀과 미사키가 보는 앞에서 희생되었다. 이번 테러리스트 수법은 지금까지 수법 중 가장 악랄했다.

 

   

 

 

파키스탄 국경에서 해럴드는 동생 에드워드가 출전하기도 한 콩쿠르 중계방송을 시청하다 동양인이 치는 녹턴에 빠져들었다. 6백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페이브로의 확성기를 통해 녹턴이 흘러 나왔다. 그 결과 인질들을 태운 버스 두 대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기록을 안겨주었다. 전쟁터에서 총성이 끊긴 시간은 대략 5, 인질이 탈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TV 화면에서 대통령의 음성이 들린다. 전쟁터에서 미사키 요스케 연주를 듣고 파키스탄 시민 스물네 명이 탈레반의 인질에서 구출된 것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적군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는 음악의 힘은 대단하다. 음악 묘사가 풍부한 [언제까지나 쇼팽]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편이 있다면 언제 나올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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