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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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지니아 울프 이름은 어디서 많이 봤을 뿐 그녀의 책은 읽어봤는지 기억이 없다. 백 년 전 태어났지만 현대의 여성으로 살아갔다. 버지니아 울프는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의 선구자라 불린다. 페미니스트의 고전이자 페미니스트의 작가로서 울프의 평판을 영원히 굳힌 에세이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죽음, 연보를 함께 수록해 작가와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6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에세이지만 소설처럼 읽힌다. 여자가 픽션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긴 휴가 동안 옥스브리지를 방문한 것에 대해 쓴 어떤 옛날 에세이가 문득 떠오르고, 저자와 램은 마음이 제일 잘 맞는 사람 중 하나이다. 윌리엄 새커리 또한 성스럽게 생각한다.

 

픽션은 반드시 사실에 충실해야 하고, 그 사실들이 더 진실할수록 더 나은 픽션이 된다고 한다. 인간이란 틀은 마음과 몸과 두뇌가 모두 함께 섞여 형성되는 것인데, 앞으로 백만 년이 더 흐른대도 이것들이 분리된 칸에 담기지 않으리란 건 확실한 만큼, 훌륭한 저녁 식사는 좋은 대화를 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해마다 일하면서 1년에 2천 파운드를 모으기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되고, 우리 어머니들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아무 재사도 남기지 않은 걸까요? 묻는다. 메리 시턴과 그녀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자신들과 같은 성이 사용하라는 용도로 연구비와 강좌 기금과 상금들과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들의 아버지 아버지 이전의 할아버지들처럼 돈을 버는 위대한 기술만 배웠더라면 우리는 여기서 따로 새와 와인 한 병을 시작으로 만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숙모님은 평생토록 매년 500파운드를 받을 수 있는 유산을 남겼다. 1918년 이전의 여자들이 할 수 있었던 주요 직업으로 노부인들한테 책을 읽어 주고, 조화를 만들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한테 알파벳을 가르치며 돈을 벌었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남자들에 의해 쓰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여성들에 관한 책을 쓰며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의 삶을 그려 보느라 마음이 산만해진다고 하였다. 그 반면 왜 여자들은 가난한가? 어떤 야만인들은 여자들에게 영혼이란 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여자들한텐 결코 30분의 시간도 없다. 자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도 없이 망가진 마음은 무엇으로 치유받을 수 있을까?

 

과거의 여성의 지위에 대해 언급하였다. 작품 속 여인들이나 작품의 회고록에 나오는 여인들의 인격과 개성이 결여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교수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저자는 서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여성이 조용하고 방음이 잘 되는 방은 고사하고 자기 방을 갖는다는 게 부유하거나 신분이 높은 게 아니면 19세기 초반은 불가능한 것이라 하였다.

 

여자들은 아테네 노예의 아들보다도 못한 지적 자유를 누렸다. 따라서 시를 쓸 줄도, 쓸 기회 조차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여자들은 읽기를 좋아하는데 저자도 책을 잔뜩 쌓아 놓고 읽는 걸 좋아한다. 여성들에게 돈을 벌고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리얼리티가 있는 활기 있는 삶을 살라고 한다. 당당해지고 정신적으로 더욱 깊어져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남편 레너드에게 편지를 남겼다. 우울증으로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지만 당신은 가장 커다란 행복을 주었다고 하였다. 버지니아 울프가 오래 살았더라면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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