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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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는 수전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자기 하녀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함께 있으면서 친구가 되어 주고, 정원을 같이 산책하고 드레스를 정돈하는 것이었다. 모드는 특이하다고 부를 만했지만 단지 아주 외로웠으며 책을 좋아했고 지루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젠틀먼이 돌아왔다. 모드는 자신의 드레스를 수에게 입어보라고 하였다. 우리 꼭 자매 같다며 거울을 보고 말했다. 리버스 씨는 인두겁을 쓴 악마이며 모드와 결혼한 뒤 재산을 가로채고 병원에 가둔 뒤 죽기를 바랄 작정이라고 말해주었어도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했을 것이었다. 젠틀먼은 자신이 첼시에 집이 있는 예술가라고 거짓말했다. 예술가 친구를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일이 끝나기까지 두세 주 정도 걸리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두 주가 지났는데 우리는 전혀 진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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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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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19세기 영국의 속어이다. 랜트 스트리트에 사는 수전 트린더. 사람들은 <>라고 불렀다. 소매치기들의 집단 석스비 부인의 집에서 자랐다. 수전의 어머니는 능력 있는 도둑이었다. 석스비 부인에게 보살펴 달라며 6파운드를 주었고 마지막으로 할 일이 남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접시에 목숨 건 남자를 살해했고 감옥에 한 달간 갇혀 있다가 교수형을 당했다. 석스비 부인은 다른 아이들보다 수전을 아꼈다.

 

수전이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젠틀먼의 제안을 받는다. 상속녀 모드에게 구혼하는 것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하녀로 들어가면 3천 파운드와 그녀의 보석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름을 수전 스미스라고 지었다. 그 집에는 책에 미친 노인 크리스토퍼 릴리가 있는데 모드의 삼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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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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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3부작 [티핑 더 벨벳]에 이어 [끌림]을 읽었다. 끌림은 여성 교도소와 영매의 세계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전작처럼 선정적인 묘사는 없었지만 소설 초반에는 무거운 분위기로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끌림]은 상류층 숙녀지만 억압된 삶을 사는 마거릿과 감옥에 갇혔지만 영혼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셀리나.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셀리나와 마거릿의 일기형식으로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마거릿 프라이어는 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는 헬렌이 남동생과 결혼을 하였고 아이도 낳았다. 우울증에 빠졌고, 삶을 끝낼 생각으로 모르핀을 먹었지만 어머니가 발견하여 목숨을 건졌다. 아버지 친구의 도움으로 밀뱅크 감옥을 방문한다. 자선활동을 하기 위함이지만 마거릿 자신도 치유될 것이다. 글로만 접하는 감옥생활은 암울하고 음침하다. 밀뱅크 소장은 한 가지 죄만 짓고 들어온 장기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감옥의 복도, 죄수들의 생활을 돌아보다 제비꽃 한 송이를 쥐고 있는 한 죄수에게 끌린다.

 

영혼과 교통하는 영매인 셀리나 도스는 11개월 전에 수감되었고, <사기와 폭력>으로 석방은 4년 뒤였다. 셀리나는 자신을 딸처럼 여기는 브링크 부인의 집에서 머물면서 강신회를 열었다. 매들린이라는 소녀가 영혼을 보고 겁을 먹었고, 그것을 본 부인은 기절을 했고 죽고 말았던 것이다. 도스는 마거릿에게 영혼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도스는 분위기를 바꾸고, 음색을 바꾸고, 자세를 바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감옥을 방문하면 언제나 셀리나를 만나러 갔다. 영혼이 도스에게 올 때는 흥분이 되고 끔찍하기도 하지만 멋지다고 말했다. 여동생 프리실라의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스물아홉인 마거릿은 지루하고 공허한 마음에 밀뱅크를 찾는다. 어느 날 책상에 꽃병이 놓였다. 영국의 겨울에 오렌지 꽃이라니! 누가 소포를 보낸 것인지 하녀에게 물었지만 아니라고 했다. 셀리나에게 갔을 때, 셀리나가 말했다. 이탈리아를 떠올릴 수 있도록, 꽃을 자신이 보냈고, 영혼이 배달한 거라고 했다.

 

처음 죄수들이 감옥에 오면 물품들을 보관하는 상자를 보다가 셀리나의 상자 안에 든 물건들을 보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기 시작했다. 여교도관을 따돌려 본 평범한 셀리나의 상자 안의 물건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거릿은 셀리나가 한 모든 말이, 지금까지 한 모든 말이 진실임을 알았다. 마거릿의 영혼이 셀리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감옥을 방문하고 난 뒤, 셀리나를 멀리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만 두었어야 했다. 뭔가 둘의 사이가 비밀스럽게 펼쳐지는 가운데 설마 설마 했는데 뒷통수를 쌔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놓고 ...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을 읽으면서 이런 반전이라니말만 나온다. 공포물만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이런게 더 섬뜩한지도 모르겠다.

 

셀리나, 당신은 곧 태양 아래 있겠지요. 당신의 속임수는 성공했어요. 당신은 내 심장의 마지막 실을 가졌어요. 궁금하군요. 그 실이 느슨해지면, 당신이 그걸 느낄까요?p524

 

[끌림]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다룬 소설이다. 밀뱅크 감옥에 갇혀 간수들의 감시 속에 사는 셀리나는 신체의 자유를 원한다.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상류층 숙녀 마거릿 역시 빅토리아 시대의 풍습과 여자에 대한 편견, 어머니의 간섭으로 인한 속박된 삶으로부터 정신적 자유를 원하고 있다. 남은 한 권 상류 사회 인물들이 펼치는 음모와 사랑, 배신을 다룬 작품이라고 하는 [핑거스미스]를 읽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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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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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는 스테디셀러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의 저자의 신작이다. 쇼펜하우어는 사는 게 고통이라고 주장했던 대표적인 염세주의 철학자이다. 그는 왜 삶이 고통이고, 고통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귀를 기울일 만한 소중한 통찰을 제시했다.

 

쇼펜하우어가 15세이던 해, 유럽 여행을 제안한다. 아버지는 상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17세 때 인생을 고통에 가득 찬 것으로 보게 되었고 23세 때 쇼펜하우어는 삶의 고통이 어디서 비롯되고 그것을 극복할 것인지를 사유하는 데 전념하는 철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쇼펜하우어가 유명해진 것은, 63세 늦은 나이에 출간한 [소품과 부록]이라는 에세이집이 영국의 한 신문에서 주목을 받게 되면서였다. 톨스토이는 쇼펜하우어를 위대한 천재라고 부르면서, 그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가 말했듯이 이 세상이 하찮은 인간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에서 오가는 시계추다.p53

 

인간의 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채울 수 없는 밑 빠진 독과 같다. 한 가지 욕망이 충족되어도, 만족을 얻지 못하는 욕망은 열 가지나 된다. 재물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 1억 원을 갖든 10억 원을 갖든, 우리는 만족할 줄 모르고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우리는 항상 부족하며 결핍감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다. 심지어 천국에 가도 크게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봤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이성의 동물이라기보다는 욕망의 동물로 보았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염인주의, 즉 인간을 혐오하는 사상과 통한다. 평생을 결혼도 하지 않고 개 한 마리와 함께 살았는데 헤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헤겔에 대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혔고 학생들은 헤겔의 강의실로 몰려갔다. 자신의 기대가 무참히 깨지자 적개심은 더욱 심해졌다. 개에게 헤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화가 날 때마다 개에게 이놈의 헤겔이라고 욕을 퍼부으면서 화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의 충직함에 감동하여 개가 인간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아트만으로 바꾸게 된다. 아트만은 인도의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개념인데, 우리 내면의 참된, 영원한 자아를 가리킨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은 참된 자아, 물질적 자아, 사회적 자아라고 하였다. 명랑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사람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우울하고 비관적인 성격의 사람은 매사를 부정적으로 본다. 똑같은 비참한 처지에서도 어떤 사람은 자살하지만, 어떤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 명랑한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그 상황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정신이 풍부한 사람은 아무리 고독한 곳에서도 독서를 하거나 사색을 하면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세르반테스를 든다. 그는 비참하기 그지없는 감옥에서도 흥미진진한 소설 [돈키호테]를 썼다. 이에 반해 정신이 빈약한 사람은 많은 사람과 교제하거나 연극을 보고 여행을 하며 세속적인 향락을 누리더라도 권태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어떻게 해서든지 죽음을 피하려는 욕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죽음이 임박해 올 때 우리는 죽음을 개체로서의 자신이 종말을 맞이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죽을 때 겪게 되는 고통이 아니라 개체의 소멸이다. 살려는 의지로서의 개체는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무조건적으로 영속시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은 예술가는 누구인가? [의지와 표상의로서의 세계]를 처음 접했던 바그너는 네 번이나 읽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2막을 쓰다가 병이 났는데 바그너는 건강 회복을 위해서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었다고 하며 심지어 쇼펜하우어에 대한 꿈까지 꾸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사는 게 어렵고 고통이라고 느낄 때, 기존 감성 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왜 삶은 고통인가! 가장 지적인 방법으로 내 인생과 화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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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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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곳에 다녀와 이렇게 아프니 다시는 밀뱅크에 가게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렇게 지루한 논쟁을 다시금 했다. 예의범절을 알면 네 어머니에게 효도를 해야지 라고도 했다. 감옥에 거친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니 제대로 사는 법을 잊었다고 했다
    
셀리나가 감방에 있는 목적은 영혼이 와서 알려 줄 것이고 우리가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나가 한 모든 말이, 지금까지 한 모든 말이 진실임을 알았다. 나는 서서 흐느꼈다. 셀리나는 나를 위로하려고 다가오지 않았다.
 
성 아그네스의 밤이다. 마침내 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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