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 토마쓰리 일러스트 에세이
토마쓰리 지음 / 부크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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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터 고양이 그림이나 글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하나 둘 셋 넷. 저자는 긴장이 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면 숫자를 세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올망졸망 모인 수채화로 수만 명의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토마쓰리의 첫 일러스트 에세이다.

 

저자는 혼자만 갖고 있던 마법 같은 말과 마음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 차곡차곡 모은 그림과 글을 네모나게 엮어 보았다. 데이지, 두두지, , 튤립 요정, 뿔소라 요정, 체리 요정, 체리 판다, 토끼 삼둥이, 곰돌이 요정, 강아지 요정 등 토마쓰의 친구들을 소개한다.


설탕이 되고 싶어 너의 하루를 달콤하게 만들어줄 거야. 글이 상큼하고 귀여워서 함박 웃음이 났다. 물건에는 저마다의 추억이 스며 있어 하나하나 소중하고 소품을 모아 놓은 장식장은 한 권의 앨범이 된다. 머리가 복잡할 땐 곰돌이를 세어 봐 하나 둘 셋 넷 모든 게 사랑스러워지는 주문이다. 눈에 보이는 따뜻한 마음을 좋아해요. 친구가 멀리서 활짝 웃으며 달려오면 몽글몽글 들뜬 마음으로 두 팔 벌려 친구를 기다려요.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하나 둘 셋 넷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마법 같은 말이예요

힘들었던 마음은 어느 새 고양이 발바닥처럼 말랑해질 거예요.

 

둘이 함께해야 더 달콤한 것들을 알려 줄게

버터와 팥이 들어 있는 앙버터

소보로와 딸기잼이 들어 있는 소보로 딸기빵

멜론과 생크림이 들어 있는 생크림 멜론빵

옥수수와 감자가 들어 있는 옥수수 감자빵

그리고 너와 내가 함께하는

달콤한 빵 같은 오늘 하루 p134





너에게 빵집 같은 친구가 되고 싶어

날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 행복했으면

동그란 빵은 내 따뜻한 마음이야

 

오늘도 밖은 너무 무서웠어 이리저리 도망 다니기만 했던 하루야. 그러다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지 뭐야. 넘어진 김에 쉬어가야지. 시작은 달달하게 해 보자고 어차피 쓰고 떫은 일들이 많지만 마음에 까끌하게 남는 맛들은 달달한 것들로 보드랍게 해 주자. 가끔은 단 것이 당길때가 있는데 바닐라 라떼를 선호한다. 그런데 살찔 것을 우려하여 자제하기도 한다.추위를 많이 타던 내가 갱년기로 인해 여름이 너무 싫어졌고 겨울이 빨리 왔으면 바라고 있다. 밤에라도 시원하게 잘 것 같은 바람이랄까.


저자는 몇 년 동안 모아둔 그림들과 짧게 메모했던 글들을 다시 꺼내면서 많은 동그라미가 떠올랐다. 통통통 튀어 다니던 동그란 말과 마음들을 네모난 책에 엮고 나니 흩어져 있던 시간이 모여 잔잔한 행복이 되었다. 잔잔한 행복, 이 다섯 글자를 그림 속에 한 글자씩 새겨 넣으려고 한다. 이 책을 보는 순간 표지의 그림과 글이 귀여움에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아름다운 글귀와 그림들을 보고 읽다 보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마음이 힘들 때, 울적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힐링이 되는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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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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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테크 책을 한두 권 사서 읽다 말았던 경험이 있다. 실천하기에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데 이 책은 읽기도 편하고 신박하다. 짠테크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사지 말고 쓰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한 달 지출 반토막 내기다. 저자는 아주경제신문 기자로 짠내일기30편 이상 연재했다. 오로지 절약으로 3년 만에 목표 자금 5천만 원을 달성하고 계속 레벨업 중이라고 하였다.

 

한 번 늘어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1949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소득, 저축 및 소비자행태이론]에서 톱니바퀴 효과라고 정의했다. 소득이 증가해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향후 소득이 감소해도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고 봤다.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는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아라. 부자와 결혼하라.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라이다.

 

저자는 오래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트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때 자신이 경제적으로 나아졌단 걸 느낀다사연에 공감했단다. 그렇게 살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인생 첫 정규직사원이 되던 날 목표를 정했다. 3년 안에 5000만원. 여러 제테크를 비롯해 창업 등 무언가 시도하려면 최소한의 자금 5000만원이 필요하다. 초년생 때 익힌 돈 모으기 습관의 만기는 평생이다. 월급이 적을 때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은 월급이 많아져도 돈 모으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재테크는 푼돈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노머니데이를 시작한 뒤로 스틱형 커피를 챙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카드 포인트 찾기, 하루 1만원 안에서 생활하기, 카드가 연동된 앱을 하나씩 지우기다. 하루에 편의점을 두세 번 들락거렸는데 이별을 고했다. 밥 사먹는 일을 줄이기로 하면서 식당에서 남은 것을 포장해 한 끼 식사로 재탄생시켰다. 중고거래와 친해지자. 이런 걸 사는 사람이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 물건에도 판매 완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알뜰교통비카드를 쓰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하기보다는 식사를 줄이고, 5,000걸음이라도 더 걷길 택하는 식이다.

 

우리집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어컨은 인버터형과 종속형이 있다. 인버터형은 실내가 희망 온도에 다다르면 전력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온도를 유지한다. 정속형은 희망 온도가 돼도 언제나 100% 출력으로 운전한다. 엄격한 소비 통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탄탄한 돈 근육을 만들어준다. 월급 안에서 저축과 지출, 비상금 등을 나눠 예산을 세우다 보면 이번 달은 이만큼만 써야 한다라는 한계선이 정해진다. 사고 싶었던 물건을 집었다 다시 내려놓는 일은 다반사가 된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남들보다 몇 십만원 더 저축할 수 있는 단단한 소비 체질로 바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무 상담을 받는다고 하니 지인들은 많은 돈을 모았느냐고 물었는데 작고 귀여운 돈도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 자문 서비스로 부채와 소득, 지출 관리, 은퇴, 노후준비 등 꼭 알아야 하는 알짜배기 내용으로 재무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푼돈을 우습게 여긴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푼돈에 울게 된다. 짠내 생활을 시작했다면 영수증을 받아서 네이버 ‘MY 플레이스에 영수증 리뷰를 남겨보라고 한다. 네이버는 영수증 인증을 한 이들에게 네이버 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리뷰 창이 나오는데 리뷰를 쓰지 않고 별점만 체크해도 포인트가 지급된다. 마침 모아 놓은 영수증이 있어 인증을 했더니 포인트가 쌓였다. 이런 신박한 일이 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사자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한다는 말이 있다. 모든 목돈이 푼돈에서 시작하는 만큼 액수가 적더라도 사력을 다해 낭비를 줄여야 한단 뜻이다. 3년간 절약을 통해 모은 5000만원은 통장 액수 그 이상의 것으로 남겼다. 가계부 작성은 수시로 나를 돌아보게 했고 중고 물품을 판매하면서부턴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겼다. 텅장이 5000만원짜리 통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저자 스스로 던진 질문과 답을 모은 이 책이 짠테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제기자의 체험형 절약의 기술을 한 번 따라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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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특서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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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린 시절 본 수많은 들풀과 동물들의 삶과 생명의 힘을 문학에 담고 있는 생태 작가로 아동, 청소년문학을 쓴다. 저자의 책은 호랑이 소설과 세 번째로 읽어보게 되었다. 원폭 피해자 2세 환자라고 밝힌 김형률의 커밍아웃을 보고 이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이 책은 무월경, 심장병, 소아암, 빈혈, 탈모 증세 등 질병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시간여행을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박선은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생리가 늦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노란 고양이로 변하면서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고선생을 만난다. 3일 전부터 박선 시간 속으로 들어왔고 누군가의 의뢰를 받았고 의뢰인의 부탁대로 고선생과 여행 코스를 짜는데, 가족으로 한정할 거라고 했다. 선은 고양이로 변하고 난 후 인간이야말로 축복받은 동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미국에 사는 고모와 사촌동생 신해가 한국에 살려고 귀국을 했다. 박선은 신해의 시간속으로 여행을 하고 싶었다. 신해와 남자친구가 헤어지는 장면이 나왔고 박선이 자신의 시간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채고 경고를 했다. 가이드를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시간여행을 하면 할수록 힘들어질거라고 한다. 때로는 아는 것보다 모르면서 사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는 법이라고도 했다. 신해는 시간여행 경험자였고 여행 도중 그만두었다고 한다. 왜 그만두었는지 선이의 몫이라고 말했다.

 

아빠가 열일곱 살 때 심근경색 수술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선은 시간여행에서 본 것을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시간여행에 본 것은 할아버지가 친형제보다 가깝게 지내던 송치수라는 어른이었다. 1942312일 일제강점기 때 할아버지와 송치수가 강제 징용에 끌려가 일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선은 시간여행을 하면 할수록 의뢰인이 누군지 감이 오질 않았다.

 

아빠가 휴가를 얻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낸 강가에 갈 예정이라고 하자 박선이 동행한다고 했고 고모와 신해도 같이 가게 되었다. 아빠와 고모는 아버지가 다른 형제들하고 의절하고 살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할아버지는 히로시마에서 비행기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 세상이 쪼개지는 듯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할아버지보다 송치수의 얼굴에 상처가 많이 보였다. 박선은 비로서 자신이 피폭 3세대라는 것을 알게 된다. 폭격을 맞은 도시에는 인간들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강으로, 강으로 그렇게 검게 변해버린 강으로 몰려들었다. 많은 죽음들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신해는 할아버지가 원자 폭탄이 터진 히로시마에 있던 장면만 보고 뒷일을 예측할 수 있어 더 이상 가이드를 만나지 않았던 것이다. 고모도 병을 달고 살고 신해는 병치레를 하고 소아암까지 걸렸다. 선이한테도 리틀 보이(Little Boy)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방사능은 남자보다 여자 쪽 피해가 크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귀국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곱게 보지 않았다. 원자병이 심한 것도 아닌데 히로시마에서 살다가 왔다는 이유만으로 고향을 떠나라고 했다. 아빠는 방사능 피폭 2세대라는 말을 듣고 많이 힘들었고 그렇게 여기저기 아팠구나 불안해지고, 신경 안정제를 먹지 않고 하루도 버틸 수가 없었단다.

 

친구 지섭은 박선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생리를 안 하는 것과 피폭 3세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선을 위로하려고 했다. 박선은 지섭과 보미가 사귄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삭발을 해버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사친과 애인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허탈한 마음이었다. 신해는 박선의 삭발한 모습에 화를 내고 만다. 신해는 소아암으로 탈모 증세로 가발을 쓰고 있었다. 선이는 왕따를 당해서 고립된 뒤부터 친구들로부터 도망치려고 했다고 말을 했고 박선과 신해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에 의뢰인이 밝혀지고 그 다음 이야기는 소설의 반전이다.

 

저자가 이 이야기를 쓴 것은 어린 시절, 문둥이라고 놀렸던 소녀에게 바치는 사과의 편지로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선가 원자병을 달래면서 외롭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시간여행 가이드로 하얀 고양이를 내세운 것도, 인간이 만든 핵무기 때문에 죽어간 수많은 생명을 언급하고 있다. 원폭 피해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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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이 된다면 - 닫힌 글문을 여는 도구를 찾아서
캐시 렌첸브링크 지음, 박은진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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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이 된다면]은 캐시 렌첸브링크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심리 에세이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은 까다롭고 힘든 일이지만 보람 있고 자부심을 높이는 일이다. 저자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을 8년간 돌보다 결국 안락사를 택한 사연을 풀어낸 책 [안녕, 매튜]를 쓸 때 경험담을 포함하여 글쓰기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즐거움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글이 술술 잘 써질 거라는 장담은 못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쓰려는 의도와 계기가 무엇이든 팔을 걷어 붙이고 돕는다는 말이 믿음이 갔고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읽는 내내 마음이 설레었다. 저자는 삶을 글로 옮길 때 속이 울렁거리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다섯 번째 책인데도 모든 감정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정형화된 글쓰기 틀이 없어서 곤란한 점은 백지의 공포에 휩싸여 갈피를 못 잡고 어찌할 바를 모를 수 있다. 반면 유익한 점은 글쓰기에는 옳고 그른 방법이 없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지만 부디 수익은 기대하지 않길 바란다. 이는 경마장에 가는 것과 비슷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니 시간을 들여 글쓰기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 두려움을 떨쳐 내고, 괜찮다며 자신을 다독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탐색할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견뎌내고, 삶을 종이 위에 옮기면서 자신을 파헤치다 보면 결국 독자를 떠올리고 등대에 불을 밝힐 때 더 좋은 글을 쓰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글쓰기는 굴 까는 칼로 가장 연한 속살을 에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과거를 들추며 밑바닥까지 훑어 흙탕물을 일으킨다. 한편으로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단호한 의지로 가슴속에 파묻어둔 것을 끄집어낸다면 결국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p33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글쓰기를 연습하는 것이다. 달리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거나, 작곡을 하기 전에 피아노에 앉아 음계를 연주하는 것과 같다. 매일 글쓰기는 모닝 페이지, 낙서하기, 일기 쓰기 등 부르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불러도 좋다. 또한 매일 글쓰기는 지난날을 돌아보는 데도 아주 유용하다. 이런 습관은 우연히 익혔지만 지금은 나이 들면서 기억이 변하는 탓에 미래의 내게 줄 선물을 쟁여두기 위해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단다.

 

회고록은 개인의 일대기를 다룬 자서전이 아니므로 모든 사건을 빠짐없이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 삶의 한 단면 혹은 삶을 바라보는 렌즈다. 본질적인 진실, 다시 말해 단순히 사실과 날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의 정신과 핵심을 짚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진실은 오히려 회고록에 방해되기도 한다. 어떤 책보다 이 책이 독자를 직접적으로 끌어 들이고 있지만,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욕구는 책을 쓴 원동력이자 나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늘 비교하고 절망한다. 세상에는 더 재미있는 삶을 살거나, 더 나은 육아를 실천하거나, 더 큰 공을 세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많다. 트위터는 나를 질투하고 험담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모두 받아서 공중에 띄울 수가 없다.

 

책을 쓰는 일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 규모에 압도되어 한 단어 한 단어 써 내려가는 당연한 작업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놀랄 만큼 쉽다. 저자도 글을 쓰고 싶어 하던 사람에서 책을 낸 사람으로 바뀐 비결은 시간을 쪼개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우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돌보는 일이지만 자신이 우울한 눈으로 프로젝트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도 필요하다. 잠시 글쓰기를 중단해야 할 수 있다. 쓰고 있는 책들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우울함을 극복하고 나면 더 이상 모든 것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충동을 억제하는 법을 배웠다.

 

부록에 매트 헤이그, 줄리아 새뮤얼 등 작가 37인의 조언들은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귀중한 지침이 될 것이다. 시간을 내서 글을 쓴 다음, 글쓰기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정혜윤 작가가 추천의 글을 썼듯이 이 책은 자기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나에게는 어느 글쓰기 책보다 친절하고 자세하게 이끌어 주는 감동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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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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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매일 오전 11EBS FM <정 경의 11시 클래식> 진행자이다. 방송을 통해 매주 각기 다른 악기를 다루는 대가 분들을 만난다. 자신의 전공에 정점을 찍은 아티스트로 연주자이자, 교육자로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대화에서 그들이 놀라운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임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대화에서 보물과도 같은 대답을 홀로 간직하기 아까웠다. 다음 세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클래식 유나이티드>를 소개한다. 악기와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가끔 클래식을 듣는 것은 좋아한다. 그들을 공연장 무대에서 만나 보고 싶어진다.

 

<클래식 유나이티드>에서는 지휘자 윤의중,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양성원, 피아니스트 박종화,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작곡가 최우정, 바리톤 고성현, 트럼페터 안희찬,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플루티스트 조성현, 소프라노 박미자 등 12명의 저명한 클래식 예술가의 삶과 음악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음악은 숨 쉬는 공기와 같다. 음악이 없는 삶이 주어진다면 그 삶과 인생은 무의미할 것 같다. 합창은 목소리로 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감정이 모두 드러나게 된다. 앞에 서는 사람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하니 힘들어도 서로 소통하면서 목표를 향해 함께 가야 한다. 클래식은 요즘 사양길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클래식 음악인으로서 클래식은 영원하다.’라고 말하고 싶다.<윤의중>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님 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분을 좋아하는데, 극찬이라고 말한다. 나이 든 연주자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만큼 감동적인 순간은 없다. 20대는 조금만 연습해도 될지 몰라도, 50대는 하루 이틀만 쉬어도 금방 티가 난다. 연주는 자신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이다.<이경선>

 

야노스 슈타커 밑에서 4년을 공부하면서, 1년은 조수로 있었다. 존경심에 무의식적으로 그분의 연주 스타일을 닮아가는 경향이 없지 않다. 레슨을 받으러 갔을 때 너는 나처럼 하지 말고, 네 길을 가야 한다.”라고 하셨다. 이른 시간에 연습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픈 스트링이라는 개방선을 그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진실이 담긴 소리를 찾는 과정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양성원>

 

피아노 연주란 마치 포털같은 것이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하는 활동 대부분은 작곡이 된 악보들을 보고 소통하는 일이다. 연주를 할 때는 피아노 소리를 통해서 청취자, 관객들과 소통을 하는데 이 소리들이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피아니스트로서 세상의 모든 리듬이 심장을 뛰게 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영혼을 움직인다. 매일의 일상적인 소음에서 음악을 발견한다고 말한다.<박종화>

 

작곡, 지휘와 건반, 모두에 깊은 관심이 있어서 전공을 택할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첫 오르간 선생님의 강한 권유로 오르간을 전공으로 택했고 주업으로 삼고 있다. 오르간이 드문 나라에서 오르가니스트로 커리어를 쌓고 있으니, 악기와 음악이 널리 보급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오르간과 음악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신동일>




독일 유학시절 타악기 연주가로서 큰 영향을 받았던 전공 교수님인 클라우스 트레셀트라고 한다. 재능은 타고나지 않아서 지금도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연구하고 있다. 학창시절 테크닉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될 때까지, 마음에 들 때까지 연습했다. 오케스트라 합주 때 심벌즈를 잘 치고 싶어서 하루에 500번 이상씩 매일 연습했다.<심선민>

 

작곡할 때 생각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건 아니라 백병동 선생님께서 그냥 일기 쓰듯 작품을 쓰라.’고 하셨다. 해외에 가서 대가 한분께도 배웠다. ‘작곡할 때, 제발 생각을 하지마라, 계획하지 말고, 미리 목적을 두지 마라.’고 하셨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오랜 시간 동안 그 분들의 말을 실천하려고 하다 보니 매일 조금씩 아무 생각 없이 작곡을 하고 있다.<최우정>

 

클래식과 오페라는 때론 치열하게 공부해야지 그 세계에 조심스럽게 들어갈 수 있다. 대중문화와 K-POP 성공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클래식 가수가, 본인의 길을 꾸준히 파면서 외로움과 고독 발성의 난해함과 뼈를 깍는 노력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 대중문화 시스템에 인기를 얻어 무대에서 크로스 오버를 부른다는건 사실 우려가 된다고 말한다.<고성현>

 

트럼펫은 무지개와 같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만지고 싶고 또한 색깔이 많다. 개선 행진곡 등 클래식 영역 뿐만 아니라 콘서트의 밴드 악단에서 필수인 악기다. 재즈 음악에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무한한 반복 연습과 끊임없는 연구정신으로 늘 새로운 무대를 창조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안희찬>

 

클라리넷의 매력은 악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색이다.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또 다른 매력은 모던함이다. 다른 악기에 비해 역사적으로 길지 않다.나중에 악기가 개량되고 발전하고, 악기의 음역과 음색이 다양해지면서 재즈악기에 많이 쓰인다.<조인혁>




플루티스트의 길로 이끈 것은 영원한 멘토이자 영웅인, 엠마누엘 파위다. 1998년 엠마누엘 파위의 내한 공연을 본 후 시작되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카라얀 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 합격한 후 또 다른 세계의 음악을 경험했다. 플루트는 자신에게 또 다른 나이라고 말한다. 플루트를 연주할 때에는 호흡을 통해 소리를 내고, 마음의 모든 것을 담아 표현해야 관객과 하나가 될 수 있다.<조성현>

 

세기의 디바, 오페라의 여신이라고 불렀던 마리아 칼라스를 존경한다. 누구나 처음에는 실력에 상관없이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들이 찾아온다. 음악은 보통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시작하지만, 끝까지 모든 것을 잘하고 성공하는 것은 오직 성실한 노력뿐이라고 말하고 싶다.<박미자>

 

[클래식 유나이티드]는 예술가들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삶과 철학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음악은 숨 쉬는 공기와 같아서 음악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매일 연습하며 공부를 하는 노력 덕분에 음악을 듣는 우리들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클래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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