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제테크 책을 한두 권 사서 읽다 말았던 경험이 있다. 실천하기에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데 이 책은 읽기도 편하고 신박하다. 짠테크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사지 말고 쓰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한 달 지출 반토막 내기다. 저자는 아주경제신문 기자로 ‘짠내일기’를 30편 이상 연재했다. 오로지 절약으로 3년 만에 목표 자금 5천만 원을 달성하고 계속 레벨업 중이라고 하였다.
한 번 늘어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1949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소득, 저축 및 소비자행태이론]에서 ‘톱니바퀴 효과’라고 정의했다. 소득이 증가해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향후 소득이 감소해도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고 봤다.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는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아라. 부자와 결혼하라.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라이다.
저자는 오래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트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때 자신이 경제적으로 나아졌단 걸 느낀다”사연에 공감했단다. 그렇게 살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인생 첫 ‘정규직’사원이 되던 날 목표를 정했다. 3년 안에 5000만원. 여러 제테크를 비롯해 창업 등 무언가 시도하려면 최소한의 자금 5000만원이 필요하다. 초년생 때 익힌 돈 모으기 습관의 만기는 ‘평생’이다. 월급이 적을 때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은 월급이 많아져도 돈 모으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재테크는 푼돈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노머니데이를 시작한 뒤로 스틱형 커피를 챙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카드 포인트 찾기, 하루 1만원 안에서 생활하기, 카드가 연동된 앱을 하나씩 지우기다. 하루에 편의점을 두세 번 들락거렸는데 이별을 고했다. 밥 사먹는 일을 줄이기로 하면서 식당에서 남은 것을 포장해 한 끼 식사로 재탄생시켰다. 중고거래와 친해지자. 이런 걸 사는 사람이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 물건에도 판매 완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알뜰교통비카드를 쓰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하기보다는 식사를 줄이고, 5,000걸음이라도 더 걷길 택하는 식이다.
우리집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어컨은 인버터형과 종속형이 있다. 인버터형은 실내가 희망 온도에 다다르면 전력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온도를 유지한다. 정속형은 희망 온도가 돼도 언제나 100% 출력으로 운전한다. 엄격한 소비 통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탄탄한 ‘돈 근육’을 만들어준다. 월급 안에서 저축과 지출, 비상금 등을 나눠 예산을 세우다 보면 ‘이번 달은 이만큼만 써야 한다’라는 한계선이 정해진다. 사고 싶었던 물건을 집었다 다시 내려놓는 일은 다반사가 된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남들보다 몇 십만원 더 저축할 수 있는 단단한 소비 체질로 바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무 상담을 받는다고 하니 지인들은 많은 돈을 모았느냐고 물었는데 작고 귀여운 돈도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 자문 서비스로 부채와 소득, 지출 관리, 은퇴, 노후준비 등 꼭 알아야 하는 알짜배기 내용으로 재무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푼돈을 우습게 여긴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푼돈에 울게 된다. 짠내 생활을 시작했다면 영수증을 받아서 네이버 ‘MY 플레이스’에 영수증 리뷰를 남겨보라고 한다. 네이버는 영수증 인증을 한 이들에게 네이버 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리뷰 창이 나오는데 리뷰를 쓰지 않고 별점만 체크해도 포인트가 지급된다. 마침 모아 놓은 영수증이 있어 인증을 했더니 포인트가 쌓였다. 이런 신박한 일이 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사자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한다”는 말이 있다. 모든 목돈이 푼돈에서 시작하는 만큼 액수가 적더라도 사력을 다해 낭비를 줄여야 한단 뜻이다. 3년간 절약을 통해 모은 5000만원은 통장 액수 그 이상의 것으로 남겼다. 가계부 작성은 수시로 나를 돌아보게 했고 중고 물품을 판매하면서부턴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겼다. 텅장이 5000만원짜리 통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저자 스스로 던진 질문과 답을 모은 이 책이 짠테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제기자의 체험형 절약의 기술을 한 번 따라해봐도 좋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