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속도를 늦춰라 - 하버드대 행복학 명강의
장샤오헝 지음, 최인애 옮김 / 다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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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하버드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의 중 하나가 탈 벤 샤하르 교수의 긍정심리학’(행복학)이라는 강의는 학생들의 인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까  샤하르의 행복학을 만나보았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날마다 고군분투한다. 복잡하고 냉정하게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매일 최선을 다해 일하고, 더 좋은 지위와 더 많은 소득을 위해 오랜 친구와의 만남도 외면한 채 죽어라 야근한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이것이 과연 우리가 원하던 인생인가.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는 지금 뭐라 말하고 있는가.

 

가끔은 스스로에게 나는 행복한가하고 자문해보고 세상 사람들이 당신을 이상하게 볼지라도 나 자신의 행복에 대해 고민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한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가난할 때는 돈이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주지만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수입이 아무리 늘어도 그로 말미암아 행복감이 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시선 속이 아니라 바로 나의 마음속에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뭐가 나쁜가?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사람마다 기준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최대한 그들의 요구에 맞추려 노력할 수는 있다.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사사건건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법을 배워라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를 고민하며 전전긍긍하는 것만큼 어리석고 무의미한 일도 없다.

 

샤하르는 말했다. “행복은 인생의 가치를 가늠하는 유일한 잣대다.”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거나 그것을 무기 삼아 휘두르지 않는다. 행복하다는 것 자체가 비할 데 없이 소중한 재산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참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인생을 알 수가 없고, 인생이 무엇인지 알 때쯤 되면 더 이상 젊지 않다. 여기서 젊음이란 단순한 나이가 아닌, 순수함과 열정을 말한다.p15

 

러시아의 대문호 투르게네프는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천천히 산책을 즐기며 길가에 핀 꽃들을 어루만지는 때다.”p77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주체하지 못한다. 이들은 불꽃에 노출된 휘발유와 같아서 언제 분노의 화염에 휩쓸릴지 알 수가 없다. 내일의 목표를 실현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바로 오늘의 두려움이다. 긍정적이고 강인한 믿음으로 모든 두려움을 이겨내자.

 

인생은 단순할수록 행복하다. 왜냐하면 행복은 안정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인생에는 여러 가지를 복잡하게 계산할 일도, 매일을 피곤에 절어 쓰러질 일도, 온갖 걱정과 의심에 밤을 지새우거나 인상을 찌푸릴 일도 많지 않다. 일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 그것은 노동에서 오락으로 바뀐다. 그러나 일을 어쩔 수 없는 부담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무거운 짐처럼 고통스럽다.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이 노력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지나치게 높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고려해서 인생 목표를 세우라. 남과 자신을 비교해가며 허황되고 그럴싸한 목표를 세우지 말라. 중년은 나이 어린 청년을 부러워하며 세월의 무상함을 한탄하고, 청년은 중년의 성숙함과 안정된 생활을 부러워한다. 지금 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도 어쩌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림이다. 어째서 우리는 낯선 사람이 잠시 베푼 친절에는 고마워하면서 낳고 수십 년 동안 길러주신 부모의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일까. 어쩌면 모든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베풂이 없는 인생은 참담하고, 나눔이 없는 마음은 메마르며, 친구가 없는 세계는 처량하다. 자신이 먼저 사랑과 도움을 베풀면 더 큰 사랑과 도움이 보답으로 돌아온다.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길 바란다면 자신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이 책은 샤하르의 행복론을 바탕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행복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린다 까지 풀어놓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떠나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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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 지구는 어떻게 우리를 만들었는가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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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리진]은 영국 우주국의 연구원이자 TED의 인기 강연자, 천재 과학자라 불리는 루이스 다트넬 교수의 신작이다. 우리 몸을 이루는 각 세포의 DNA 도서관에 저장된 먼 옛날의 유전 암호를 해독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만들어낸 우주의 힘들을 살펴보기 위해 망원경을 들여다본다. 과학이어서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는 모두 유인원이다. 진화의 나무에서 호미닌hominin이라 부르는 인간의 가지는 영장류라는 더 큰 동물 집단의 일부이다. 오늘날의 침팬지와 보노보의 공통 조상으로, 다른 한 갈래는 호미닌으로 갈라져 나갔다. 우리는 나무에 매달려 살아가던 영장류에서 풍요로운 초원을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두발 보행 호미닌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지난 5000만 년 동안의 지구 기후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냉각화이다. 신생대 냉각화라 부르는 이 과정은 빙기와 간빙기가 교대로 반복되는 현재의 맥동 빙기인 260만 년 전에 정점에 이르렀다.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에티오피아에서 모잠비크까지 수천 킬로미터나 뻗어 있다. 그 아래에서 마그마 기둥이 계속 솟아오르기 때문에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아직도 양쪽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구가 완벽하게 똑바로 선 자세로 돈다면, 계절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전축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어 일 년 중 절반은 태양 쪽을 향해 기울어진 북반구가 남반구보다 햇빛을 더 많이 받아 여름이 된다. 지구의 궤도를 이심률, 자전축의 기울기와 그 흔들림은 모두 지구위 기후에 영향을 미치며, 이것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기적으로 변한다, 이 주기를 밀란코비치 주기라고 부른다.

 

단순한 국내 운송 체계, 나일강이 제공한 농업의 생태학적 지속 가능성, 사막이 제공한 천연 방어 장벽 같은 환경의 이점들이 결합된 결과로 이집트 문명은 안정 상태를 오래 지속할 수 있었다. 이 지역에 번영을 가져다준 핵심 요인은 나일강이었다. 그래서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묘사했다.

 

수백년 동안 이슬람 상인의 다우와 대상이 아시아를 지나는 세 갈래의 큰 동서 교역로를 지배했다. 세 교역로는 홍해와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을 건너는 두 갈래의 해상로와 중앙아시아로 지나가는 실크 로드였다. 이것은 <천일야화>에 나오는 신드바드의 세계였는데, 신드바드는 바그다드에서 상품을 싣고 바스라로 가 그곳에서 배를 타고 페르시아만을 내려가는 모험 항해를 일곱 차례나 한 상인이다.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큰 격변 중 하나가 페름기에서 트라이아스기로 넘어가던 무렵인 25200만 년 전에 일어났다. 페름기 말에 일어난 이 대멸종은 전 세계의 땅덩어리들이 판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으로 뭉쳐 있을 때 일어났는데, 지구에 복잡한 생명이 출현하고 나서 지금까지 5억 년 사이에 일어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대멸종 사건이다.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원시 태양 주위를 빙빙 돌고 있던 먼지와 가스 원반에서 생겨났다. 먼지들이 서로 들러붙어 작은 알갱이가 되었고, 이것들이 합쳐져 점점 더 큰 암석 덩어리가 되었으며, 다시 이것들이 중력으로 서로 들러붙으면서 점점 커지다가 지구가 되었다.

 

서로마 제국은 정착 부족들과 스텝에서 온 유목 부족들의 대이동으로 멸망했다. 로마 제국의 멸망을 낳은 근본 원인은 기마 유목 민족이 살아간 유라시아 스텝의 건조한 초원과 제국의 정착 농경 민족을 부양한 가장자리 주변의 땅 사이의 생태학적 차이와,민족 대이동을 촉발한 스텝 지역의 기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석탄기에 침강하는 습지분지에 있었던 숲처럼 백악기의 해저에서는 탄소 순환 체계가 붕괴하여 유기 물질이 수천만 년 동안 쌓이게 되었다. 그 결과로 산소가 부족한 해저에는 유기물이 풍부한 진흙 슬러지가 두껍게 쌓였고, 이것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검은색 셰일 퇴적층으로 변했다. 그래서 데티스해의 광범위한 지역에 셰일이 축적된 시기를 블랙 데스’, 검은 죽음이라 부른다.

 

문명의 전체 역사는 현재의 간빙기에서 잠깐 동안 반짝이는 불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잠깐 동안 기후가 안정된 시기에 살고 있다. 지구는 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질 무대를 마련했고, 그 자연 지형과 자원은 계속해서 인류 문명을 나아갈 방향을 이끌고 있다.

지구가 우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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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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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는 여성 작가로 남편과 시인 바이런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인간과 똑같은 능력을 갖춘 기괴한 형상의 거대한 인조인간을 다루어, 오늘날의 과학소설(SF)의 선구가 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영화와 뮤지컬로 재창작되며 200년이 넘도록 오래 사랑받은 명작이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이 아닌 괴물을 창조한 인물이다. 괴물은 이름이 없고 책에서는 악마로 불린다. 이 책은 풀컬러 일러스트 독특한 그림들이 포함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소설은 월튼 선장이 사랑하는 누님 새빌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북극 탐험을 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간직해 온 최고의 꿈인 북태평양에 도달할 거라는 생각으로 탐사와 항해의 역사를 다룬 책들을 읽었다. 공감을 주고받을 동료나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 가슴에 사무친다고 하였다.

 

어느 날, 800미터 거리에서 체구가 거대한 남자가 썰매에 앉아 개들을 몰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전날 본 것과 비슷한 썰매가 밤사이에 커다란 얼음 조각에 실려 온 남자를 구조한다. 그의 이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으로 전날 지나간 악마를 쫓고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처참한 몰골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월튼은 빅터를 보살피며 태도가 온화하고 점잖은 그가 형제처럼 좋아지기 시작했다. 기운을 되찾은 프랑켄슈타인은 성공과 업적을 열망하는 월튼이 과거의 자신과 닮았다고 느낀다. 월튼에게 그런 열정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을 들려주기로 한다.

 

빅터는 제네바 출신으로, 다정한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잉골슈타트 대학에 들어간다. 자연 철학 분야에 끌렸다. 생명의 원리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해부학에 통달하게 되고 인체의 분해와 부패를 관찰했다.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재료들은 해부실과 도살장에서 가져왔다. 240센티미터, 노란 피부, 검은 머리카락은 윤기 있게 출렁였으며 이는 진주 같았고 하지만 칙칙한 눈구멍과 축축한 눈동자, 쭈글쭈글한 얼굴, 새카만 입술은 섬뜩했다. 그렇게 괴물이 탄생되었지만 악마 같은 시체가 다가오는 건 아닐까 공포를 느끼며 도망쳤다. 숙소에 돌아오니 괴물은 없었고 그는 열병을 앓았다. 친구 클레르발이 지극 정성 간호를 해주어 회복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때에 막내 동생의 죽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창조한 괴물이 동생을 살해한 범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버려진 괴물은 흉한 모습 때문에 인간들의 혐오와 분노의 대상이 되어 폭력을 당한다. 허름한 헛간에 숨어 들어 다정한 가족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의 언어를 익히고 숲에서 주운 책으로 독서도 하게 되었다.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 괴물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돌아온 것은 인간에게 보여준 혐오감과 추방뿐이었다. 악마는 자신을 창조한 자를 찾아 견딜 수 없는 불행으로 내던져지게 만든 상대에게 전쟁을 선언했다.

 

저주받을 창조자! 당신조차 역겨워서 고개를 돌릴 만큼 흉측한 괴물을 왜 만들었는가? 악마는 절망과 고독한 시간 속에 빠져들었다. 괴물은 자신과 똑같은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빅터는 반쯤 만들다가 파괴해버렸다. 괴물의 분노는 엄청난 비극을 일으킨다. 윌리엄, 저스틴에 이어 친구 클레르발의 죽음, 결혼식날 아내 엘리자베스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월튼 선장에게 자신이 죽은 후에 놈이 나타난다면 놈을 살려 두지 말고 놈은 말재주가 좋아서 한번은 나도 넘어갔으니 절대 그를 믿지 말고 말을 듣지 말라고 당부한다.

 

 

 

월튼 선장은 빅터가 숨을 거두면서 요청한 대로 원수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호기심과 연민이 뒤섞이면서 마음이 멈칫했다. 그의 추악함에는 너무 오싹하고 섬뜩한 뭔가가 있어서 차마 두 번 다시 얼굴을 올려다볼 마음은 들지 않았다. 괴물은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갈망했고, 여전히 멸시를 받았다. 모든 인간들이 내게 죄를 저질렀건만 왜 나만이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죽음만이 유일한 위안이라는 괴물의 울부짖음을 듣고 있으면 진짜 괴물은 누구일까. 괴물을 만들어놓고 책임을지지 않고 버린 프랑켄슈타인도 괴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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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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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은 타라 웨스트오버의 첫 저술이자, 회고록이다. 아이다호주 벅스피크의 유년 시절부터 케임브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남다른 배움의 여정을 다루었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1986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도였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에 타라는 16년간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에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었다. 심판의 날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며 여름을 보냈고, 저장해 놓은 것들이 썩지 않게 손질하면서 겨울을 보냈다. 인간이 다스리는 세상이 망한다 해도, 우리 가족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을터였다.

 

아버지와 남매들은 산속 폐철 처리장에서 폐철을 모으고 자르는 일을 하였다. 어머니는 산파일을 하는데 자격증 없이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이어서 형사 고발을 당할 수도 있었다. 아버지는 계속 하라고 시켰다. 약초를 끓이는 일을 하였다. 나중에는 사업을 하기도 한다. 의학을 믿지 못하는 부모님은 피가 흐르든, 심한 뇌진탕, 폭발로 인한 화상도 병원에 가지 않고 약초로 치료했다.

 

아버지는 첫째, 둘째, 셋째 아들을 학교에 입학시켰고, 몇 년 후 모두 자퇴시키고 집에서 가르치겠다고 맹세하기는 했지만 토니 오빠가 학교에 다니겠다고 하자 허락했다. 타일러 오빠는 대학을 가겠다고 집을 떠난지 몇 년만에 돌아와 타라에게 대입자격시험(ACT)을 권유하였다. 아버지에게 대학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을 때 여자가 있어야 할 곳은 가정이고, 주님의 약국이라고 부르는 약초들을 배워 엄마로부터 그 일을 물려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독학으로 28점을 받아 브리검 영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서양 예술사 강의를 듣기 위해 구입한 그림책을 펴고, 홀로코스트 단어를 마주하기도 한다. 아버지는 이방인은 사방에 퍼져 있고 모르몬교도들도 이방인이지만 자신들은 그 사실을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흑인 인권 운동에 관한 강의를 듣고 숀 오빠가 그녀를 놀릴 때 쓰는 깜둥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나쁜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숀 오빠가 장난이라고 치는 행동들을 읽을 때는 화가 치밀었다. 숀이 인정은 있는 것 같지만 엄연한 학대이다. 부모님이 모른채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었다.

 

학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 상담 선생님 덕분에 학업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심리학 개론 수업 중 스크린에 나열된 조울증 증상을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우울증, 조증, 편집증, 희열, 과대망상, 피해망상, 교수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 아버지다> 공책에 그렇게 적었다. 세상은 아버지가 말했던 것과는 아주 달랐다. 아버지는 연료 탱크를 비우려다 탱크가 폭발하여 화상을 입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엄마가 주는 물약을 마시고 몇 번이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났다.

 

타라는 홀로코스트를 알게 된 것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 배우지 못했다 말했고 교수는 계속 도전하라고 한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환 학생으로 가게 되었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저술로 큰 명성을 얻은 스타인버그 교수를 만나 에세이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은 스스로가 다스린다는 의미도 알게 되었다.

 

논문을 위한 자료 조사차 유타를 여행하던 중, 웨스트오버라는 내 성을 듣고 발끈하는 젊은이를 만났다. 숀 웨스트오버와 혹시 친척이냐 오빠라고 했다. 그 오빠라는 마지막을 봤을 때 말이죠 [그 사람 양손이 내 사촌 목을 감고 있었고 그 애의 머리를 벽돌 벽에다 쳐대고 있었다. 할아버지 아니었으면 아마 내 사촌을 죽이고 말았을 거라]한다.

 

아버지는 타라를 모르몬교도로 만들 방법을 궁리한다. 기적이 생기기를 바랐다. 부모님이 넘어갈 정도로 새로 태어나는 연기를 잘 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몇 년 동안 해온 모든 공부는 특권을 사기 위한 것인데 지금 굴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쟁에 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내 정신의 소유권을 잃는다는 의미였다. , 루소, 스미스, 고드윈, 월스톤크래프트와 밀을 다시 읽었다. 가족에 관해 생각했다. 타라는 아버지의 비틀어진 신념으로 힘들었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것은 교육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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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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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인생응원가 저자인 정찬주 작가 [광주 아리랑]을 읽어보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세월이 흘러 소설과 영화로 알았다. 전남대생이던 사촌 오빠가 며칠 밤을 산길을 걸어 우리집으로 몸을 피신했었다는 부모님 이야기도 들었다.

 

저자는 실화를 소재로 삼더라도 소설이라는 사실을 기록하는 보고서가 아닌, 진실을 탐구하는 묵시록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논픽션의 다큐와 픽션의 소설을 오가는 다큐소설이다.

 

지금까지 잘 조명되지 않은 광주시민들을 중심에 두고 있다. 등장인물은 주방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 역시 80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로서, 한 사람 한 사람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기리고 싶었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광주시민이 계엄당국에서 줄곧 주장한 폭도가 아니었다는 관점이었다.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픈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들이었을 뿐이다.

 

도피생활, 연극에 대한 열정, 산 자로서의 부끄러움을 느끼는 친구는 45세 나이로 요절했다. 친구에게 광주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감히 집필을 생각지도 못했다가 202040주년이 되는 해 경험하지 못한 어린 세대에게 더 늦기 전에 805월이 광주 역사를 전해주어야 할 책무를 느꼈다고 작가는 전한다.

 

[광주 아리랑]을 읽으면서 마음도 아팠지만 실명이 나올때는 검색도 같이 하였다. 1권은 514일부터 521일까지의 기록이며 독립운동을 하신 아버지를 둔 학생과장 서명원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양동시장 명태가게를 운영하는 병규 엄마 김양애씨는 아들이 내려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들불야학에서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 나명관과 신은주는 해고 통보를 받고 대학생 집회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공수 특수전 교육을 받던 이경남 일병. 신학대 졸업을 앞두고 입대를 했는데 강원도 화천의 최전방이었다. 공수 및 특수전 교육을 받았다. 주민등록증 분실 신고하러 내려 온 김현채는 대학생들의 요구가 무엇이고, 시국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됐다. 나명관은 들불야학 동기이자 동갑인 김성섭과 유인물을 만든다.

 

주방장 염동유는 박래풍이 구두를 공짜로 닦아주는 보답으로 한잔하며 시국을 논한다. 래풍은 친구 김용호 집으로 갔다. 전남대 학생회장 박관현은 횃불 시위를 기획한다. 전남대 국문과 동기이자 연극반 회원인 이희규와 박정권, 박효선은 연극한다고 동참을 못했는데 오늘 집회가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서명원은 복학을 앞둔 농대 축산과 윤한봉과 녹두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문과 출신 김상윤과 나눈 시국 이야기가 가슴을 답답하게 눌렀다. 신군부를 이끄는 전두환이 언제 어느 때 허수아비로 내세운 최규화 대통령을 밀어내고 얼굴을 내밀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베짱 좋은 학생이 나서서 항의하자 계엄군이 학생을 진압봉으로 실신할 만큼 두들겨 패고 나서는 후문 앞에 꿇어앉혔다. 동네 주민들이 보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입대를 앞둔 범진염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아버지 농사일을 거들며 입대했으나 귀가 조치 되어 다시 입영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삭발한 모습이었다. 원예사로 농약을 사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공수부대원들이 승객들을 내리라며 휘두르는 진압봉을 두어 대 맞아 귀가 얼얼했다. 농약을 사서 집으로 갔지만 가족들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 채 혼절해 일어나지 못했다.

 

전남대 안에서는 특전사가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군홧발로 채이고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안경이 깨지면서 피가 흘러 얼굴을 붉게 적셨다. 학생 진호림을 조카라고 속이고 구해준 수위도 있었다. 군용헬리콥터 한 대가 프로펠러 회오리바람으로 최루가스 분말과 먼지를 일으켜 눈을 뜨지 못하게 했다. 대학 연극반 출신들은 동료들이 시위할 때 연극만 했으므로 시위에 동참하기로 했다. 공수부대원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아무나 붙들고 진압봉을 휘둘렀다. 부상당한 학생을 업고 병원으로 가는 위성삼, 예비군 소대장 문장우는 넥타이를 풀고 시위대에 가담했다.

 

3학년 박금희는 공수부대원이 칼로 미자 언니 가슴을 찔렀다는 것을 친구에게 전해 듣는다. 승려 진각은 부상당한 청년을 업고 개인병원으로 착각하고 동구청 안으로 들어갔다. 전옥주와 차명숙은 가두 방송을 하였다. 페인트공 오인수는 트럭으로 버스를 못 타는 사람들을 태웠다. 박병규도 트럭을 탔다.

 

차량 시위에 대형 버스 네 대와 화물차 여덟 대, 택시 200대가 가담하고 있었다. 전경들과 공수부대원들은 당황했다. 노동청 쪽에서도 시위 차량이 도청 공수부대를 향해 강하게 압박했다. 이틀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잔 위성삼은 카빈소총을 껴안은 채 눈을 감았다. 조원들에게는 잠을 자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2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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