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완결편으로 [너 어디로 가니]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너 누구니], [너 어떻게 살래] 이어 세 번째로 읽어보는 책이다.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를 떨치고 한국과 동아시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저자가 학교에 들어간 것은 1940년이었는데 다음해 3월에 국민학교령이 공포되었다. 동시에 조선총독부에서는 민족교육금지령을 내렸다. 해방이 된 뒤에도 국민학교라는 말을 그대로 썼다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1996년이 되어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일제는 어떻게 어린이들을 교육시키고자 했을까. 조선인에게는 보통교육과 실업교육이 중심이었다. 보통학교의 경우 조선어와 한문시간이 1주에 5~6시간이었지만, 일본어는 배가 많은 10시간이었다. 고등보통학교 역시 조선어와 한문은 3시간, 일본어는 7시간이었다. 교실에서 세계에서 첫째가는 국기가 히노마루(일장기)’라고 가르쳤다. 일본이 한국을 강점했던 식민지 시절이어서 국기는 우러러보는 것이고 높은 곳에서 압도하는 것이었다.

 

서울에 다녀오신 아버지가 사다 주신 란도셀. 무명천으로 만든 친구들의 책보는 김칫국물이 줄줄 새는 것이었지만 저자에게는 말끔한 란도셀이 있었다. 란도셀이 뭔지 검색을 해보니 일본에서 초등학생들이 메고 다니는 책가방이라고 한다. 재질이 단단하여 어린아이가 메고 다니기에 무거웠을 것 같다.

 

상자와 보자기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사고방식을 비교할 수 있는 원형이 될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은 가방을 들고 다니고 한국인(동양인)들은 보자기를 메고 다닌다. 보자기는 싸는 물건의 크기와 모양새에 따라 달라진다. 싼 물건이 둥글면 보자기 모양새도 둥글어지고 네모난 걸 싸면 보지기 모양도 반듯해진다.

 

동방의 아시아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 것은 총칼의 힘도 물질의 풍요도 아니었다. 세한삼우의 하나인 소나무다. 추위 속에서 따뜻한 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소나무지만 그 추위의 특성이나 차이에 따라 중국의 송, 한국의 솔, 일본의 마쓰가 제각기 다르다. 태어날 때는 솔잎을 매단 금줄을 띄우고 죽을 때에는 소나무의 칠성판에 눕는 것이 한국인의 일생이다. 풍상에 시달릴수록 그 수형은 아름다워지고 척박한 땅일수록 그높고 푸른 기상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한평생 같은 동화를 세 번 읽는다고 한다. 한 번은 어려서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 두 번째는 자기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읽는 동화다. 세 번째는 늙어서 자기 자신의 추억을 위해서 다시 읽는 동화다. 그것은 파랑새이야기다. 교과서에 실린 <아카이 도리 고토리>속에 등장했다. 아동극 <파랑새> 등 어느 동화보다도 저자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찍혀있다.

 

메이지유신 정부는 어린이들의 역할 모델로 니노미야 긴지로에 주목했고, 그를 근대 일본 어런이들이 본받아야 할 근면과 덕행의 이상으로 삼았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동생들을 돌봤고 어머니마저 여의자 고아가 됐고, 동생들은 친척 집에 맡길 수밖에 없었고, 자신은 백부 밑으로 들어가서 주경야독의 삶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수탉에 비유한 까닭은 암탉은 알이라도 낳지 수탉은 시간 맞춰 우는 것 외에 하는 일이 없다. 괜히 볏만 세우고 이러저리 똥폼만 재고 다닌다. 양계장에 가보면 병아리 감별사들이 하는 일은 암평아리 속에서 수평아리를 골라내는 일을 한다. 남아 선호사상이 득세한다지만, 한국 남자들의 신세도 수탉과 다를바가 없다.

 

예전에는 동네 이야깃거리를 가져오는 소금장수가 있었다. 요즘 미용실 같은 사랑방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시대가 바뀌면 소금장수 이야기도 라디오와 TV의 전파를 타고 인터넷의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그것이 <전설의 고향>이요, 인터넷 괴담이라고 하였다.

 

책의 마지막장에 천자문에서는 하늘이 검다고 했을까. ‘검다는 말 하나에 얽힌 동서양의 역사와 사상, 본문에서 미처 다 풀지 못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는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른다고 했다. 한국인의 이야기 시리즈 인문학을 추천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 공부]의 저자는 사형수 교화위원을 30년 동안 해왔다. ‘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면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가 신조인 그녀는 누군가가 SOS를 치면 언제든 달려가는 열혈 상담가였다. 이 책은 사형수들이 일깨워준 삶의 가치들, 그리고 암 선고를 받고 삶의 끝에 와서 알게 된 것들을 담은 글이다.

 

2010, 저자는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그 해 1월과 11월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9개월간의 항암치료도 이어졌다. 완치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아직 암이 남아 있다면 이제는 안고 가리라했다. 20147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두면 어떻게 살아야겠다가 환히 보인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이별 연습은 사형수들이 저자에게 가르쳐주고 간 인생 공부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인생의 끝을 말하더라. 사형수들은 사형만 면하게 해주면 죽는 그날까지 살과 뼈가 가루가 되도록 좋은 일만 하다 가겠습니다.’하고 간절하게 용서를 빌어. 그래도 집행장으로 가는 길밖에 없어. 우리는 살아 있음을 감사하자. 불행은 가정에서 시작돼 성숙하지 못한 부모, 책임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가정에서 보호 받지 못한 생명들은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브레이크가 고장 나버린 것이다.나이 든 부모가 되면 보채지 않고 혼자 고물고물잘 살아주는 것이 자식을 위하는 일이라고 했다.

 

날마다 오늘이 집행날은 아닐까 가슴 졸이다 떠나는 것이 사형수의 운명이지. 감옥 밖에 사는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나고. 사형수와 우리에게는 다만 그 차이가 있을 뿐이야.p23

 

저자는 칠순을 맞이하여 고향 같은 동네 홍대 앞에서 같은 물에서 노는 60명을 초대해서 잔치를 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마음으로 모이니 그렇게 평안하고 마음이 따뜻할 수가 없었다. 다시는 생일이 없을 테니 철들고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일잔치를 한 것이다. 거금을들여 생일잔치를 열어준 출판사 대표와 자리에 와준 60명의 고마운 마음들을 받았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듣고 그대로 따라 한다. 딸아이가 너무 짜증을 내고 말을 밉게 한다는 지인의 말에 아이가 짜증 내면서 말을 할 때 가만히 들어보면 어디서 듣던 말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평생 씻기지 않는 깊은 상처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사형수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알게 모르게 언어 폭력 속에서 상처 받으며 세상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죄까지 저지르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실화를 수도 없이 들었다.

 

학교폭력 문제는 복잡하고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결국 부모 마음 안에서 찾아야된다.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한 법이니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대 아이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사형수 박00는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제약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지만 큰아들이 공부에 관심이 없자 유학을 보냈다. 생활비가 모자라 방탕한 생활이 이어지고 부모를 살해하고 재산을 마음대로 쓸 줄 알고 범행을 실행한 것이다. 공학박사이자 교수인 한 남자는 조교와 사랑에 빠져 3년 동안 몰래 사랑하다 더 큰 고통의 터널에 갇혀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 집으로 들어가 그동안의 일을 고해성사하라고 일러준다. 3개월 후 문자메시지가 왔다. 선생님 덕분에 살아 있고 고마웠다고.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나이 먹는 것이 싫어도 날이 갈수록 나빠지는 눈 대신 갖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마음의 눈이다. 이걸 지혜라고 해도 좋고, 분별력이라고 해도 좋다. 철이 있다 없다 할 때 그 철이라고 해도 좋다. 한마디로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졌단 말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다고 철이 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팔십을 향해 가면서 공주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을 보니 나이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인생 공부는 하루하루 내가 걸어가는 발자취의 연속이다. 어른이 되는 공부는 특별하거나 거창한 게 아니라 마냥 이등병으로 인생을 살 수는 없으니 인생 계급장이 한 단계 두 단계씩 성장한다면 보람차고 기쁜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삶의 지혜이다. 하루하루를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며 잘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상이야기가 청파동 ALWAYS 편의점을 배경으로 각각의 사연들은 작은 울림을 주었다. 작은도서관에 2권이 있는 것을 보고 대출을 하게 되었다.

 

[불편한 편의점2]는 독고가 떠나고 일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야간 알바는 곽선생이 하고 있었다. 50대 생계형 알바를 하던 오선숙이 점장을 맡았는데 말이 점장이지 편의점을 도맡아 하고 있다. 편의점을 팔아서 사업 자금을 대달라고 하던 아들 민식이 사장이 되었다. 그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수익 운운하며 직원의 주휴수당 같은 비용을 줄이려고 열을 올리니 불편해진 편의점이 아닐수 없다. 무엇보다도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이 소설 속에도 코로나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곽선생 다음으로 새로 온 알바는 커다란 덩치에 화려한 알바 경력을 자랑하지만 편의점 일은 둔하기만 하다. 황근배라는 이름이 있는데 홍금보 이름표를 달고 밤의 편의점을 지키고 있다. 점장 선숙의 아들은 오랜 칩거를 끝내고 취업에 성공했다. 영화, 드라마 기획 피디라는 아들의 직업이 묘하기 그지없었다. 아들은 엄마가 점장이 되자 수시로 들러 매장을 살피며 조언을 해주었다.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카페를 덜 가니 편의점에 괜찮은 커피를 찾을거라던 추천 이유가 맞아떨어졌다.

 

취준생 3년 차에 접어드는 소진은 수많은 면접에서 서른 번이 넘게 낙방하고 점점 자신이 없어 답답한 속을 달래기 위해 참이슬에 어릴 때 추억이 깃든 자갈치와 함께 구매하는데 참치! 하며 조합이 좋다고 말하는 근배가 싫었다. 서울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ALWAYS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다. 소진에게 폐기도시락을 챙겨 주는 근배의 정체를 알 것 같았고 반면교사의 모델로 근배씨를 저장했다. 알바 한달 뒤 홍보 전문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자영업을 하는 최사장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고 있다. 근배는 옥수수 수염차를 건네며 친근하게 다가간다. 최사장은 벽창호 꼰대였지만 근배는 상꼰대, 왕진상, 갑질 짱까지 두루 겪어본지라 반격이 가능했다. 엄마가 늘 말씀 하시던 비교는 암, 걱정은 독이라고 말한다. 사장인 민식은 편의점과 빌라를 처분해서 병원을 세우자는 누나의 말에 골치가 아팠는데 근배가 바지 사장만 하지 말고 직접 알바를 하라고 권한다. 근배와 민식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같은 대학 국문과 선후배 관계였다. 아무도 믿지 않던 민식은 근배를 형이라고 부르며 그를 따랐다.

 

인경이 쓴 대본으로 근배를 캐스팅했고 독고라는 캐릭터는 일생일대의 배역이었다. 알바를 하기 전에 인경이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편의점에 독고 씨는 보이지 않았다. 70대 초반의 할머니로 설정되어 있는 그녀를 만나면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며칠을 염탐해도 편의점 사장으로 보이는 할머니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일하며 캐릭터를 연구하고 편의점이라는 무대를 파악하고 있다.

 

염여사는 언니 집에서 일년 넘게 생활하다 아들이 서울로 오시라며 데리러 온다고 한다. 발주도 하고 직원 관리도 자신이 하면서 편의점을 잘 꾸려 갈테니 엄마는 사람들을 만나라고 한다. 아들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끝을 보았다. 사업은 망했고 사람들을 잃었고 감염으로 몸도 고통을 겪었다. 아들은 지금 다시 걸음마를 시작하는 갓난쟁이일지 모른다. 근배로 인해 민식의 태도와 생각이 바뀐 것에 많이 기뻐하였다.

 

코로나가 터지고 점장에서 잘린 채 방에 박혀 OTT로 수많은 드라마와 애니를 보고 또 보던 시현은 일본 드라마 자막 크레딧에서 일본어 자막 번역 일을 하며 알게 된 신 선생님의 이름을 마주하게 되었다. 새로운 번역일도 들어왔다. 염사장님이 보고 싶어져서 ALWAYS 편의점을 들어가니 같은 학원에서 공부하던 남사친 준성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지는 것인가보다. 시현도 코로나 터지기 전에 일했다고 말했다.

 

[불편한 편의점2]는 마음이 머물고, 사연이 오가고 눈물과 웃음이 터지는 곳이다.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의 힘들고 아픔을 나누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 토마쓰리 일러스트 에세이
토마쓰리 지음 / 부크럼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부터 고양이 그림이나 글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하나 둘 셋 넷. 저자는 긴장이 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면 숫자를 세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올망졸망 모인 수채화로 수만 명의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토마쓰리의 첫 일러스트 에세이다.

 

저자는 혼자만 갖고 있던 마법 같은 말과 마음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 차곡차곡 모은 그림과 글을 네모나게 엮어 보았다. 데이지, 두두지, , 튤립 요정, 뿔소라 요정, 체리 요정, 체리 판다, 토끼 삼둥이, 곰돌이 요정, 강아지 요정 등 토마쓰의 친구들을 소개한다.


설탕이 되고 싶어 너의 하루를 달콤하게 만들어줄 거야. 글이 상큼하고 귀여워서 함박 웃음이 났다. 물건에는 저마다의 추억이 스며 있어 하나하나 소중하고 소품을 모아 놓은 장식장은 한 권의 앨범이 된다. 머리가 복잡할 땐 곰돌이를 세어 봐 하나 둘 셋 넷 모든 게 사랑스러워지는 주문이다. 눈에 보이는 따뜻한 마음을 좋아해요. 친구가 멀리서 활짝 웃으며 달려오면 몽글몽글 들뜬 마음으로 두 팔 벌려 친구를 기다려요.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

하나 둘 셋 넷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마법 같은 말이예요

힘들었던 마음은 어느 새 고양이 발바닥처럼 말랑해질 거예요.

 

둘이 함께해야 더 달콤한 것들을 알려 줄게

버터와 팥이 들어 있는 앙버터

소보로와 딸기잼이 들어 있는 소보로 딸기빵

멜론과 생크림이 들어 있는 생크림 멜론빵

옥수수와 감자가 들어 있는 옥수수 감자빵

그리고 너와 내가 함께하는

달콤한 빵 같은 오늘 하루 p134





너에게 빵집 같은 친구가 되고 싶어

날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 행복했으면

동그란 빵은 내 따뜻한 마음이야

 

오늘도 밖은 너무 무서웠어 이리저리 도망 다니기만 했던 하루야. 그러다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지 뭐야. 넘어진 김에 쉬어가야지. 시작은 달달하게 해 보자고 어차피 쓰고 떫은 일들이 많지만 마음에 까끌하게 남는 맛들은 달달한 것들로 보드랍게 해 주자. 가끔은 단 것이 당길때가 있는데 바닐라 라떼를 선호한다. 그런데 살찔 것을 우려하여 자제하기도 한다.추위를 많이 타던 내가 갱년기로 인해 여름이 너무 싫어졌고 겨울이 빨리 왔으면 바라고 있다. 밤에라도 시원하게 잘 것 같은 바람이랄까.


저자는 몇 년 동안 모아둔 그림들과 짧게 메모했던 글들을 다시 꺼내면서 많은 동그라미가 떠올랐다. 통통통 튀어 다니던 동그란 말과 마음들을 네모난 책에 엮고 나니 흩어져 있던 시간이 모여 잔잔한 행복이 되었다. 잔잔한 행복, 이 다섯 글자를 그림 속에 한 글자씩 새겨 넣으려고 한다. 이 책을 보는 순간 표지의 그림과 글이 귀여움에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아름다운 글귀와 그림들을 보고 읽다 보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마음이 힘들 때, 울적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힐링이 되는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테크 책을 한두 권 사서 읽다 말았던 경험이 있다. 실천하기에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데 이 책은 읽기도 편하고 신박하다. 짠테크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사지 말고 쓰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한 달 지출 반토막 내기다. 저자는 아주경제신문 기자로 짠내일기30편 이상 연재했다. 오로지 절약으로 3년 만에 목표 자금 5천만 원을 달성하고 계속 레벨업 중이라고 하였다.

 

한 번 늘어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1949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소득, 저축 및 소비자행태이론]에서 톱니바퀴 효과라고 정의했다. 소득이 증가해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향후 소득이 감소해도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고 봤다.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는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아라. 부자와 결혼하라.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라이다.

 

저자는 오래 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트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때 자신이 경제적으로 나아졌단 걸 느낀다사연에 공감했단다. 그렇게 살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인생 첫 정규직사원이 되던 날 목표를 정했다. 3년 안에 5000만원. 여러 제테크를 비롯해 창업 등 무언가 시도하려면 최소한의 자금 5000만원이 필요하다. 초년생 때 익힌 돈 모으기 습관의 만기는 평생이다. 월급이 적을 때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은 월급이 많아져도 돈 모으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재테크는 푼돈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노머니데이를 시작한 뒤로 스틱형 커피를 챙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카드 포인트 찾기, 하루 1만원 안에서 생활하기, 카드가 연동된 앱을 하나씩 지우기다. 하루에 편의점을 두세 번 들락거렸는데 이별을 고했다. 밥 사먹는 일을 줄이기로 하면서 식당에서 남은 것을 포장해 한 끼 식사로 재탄생시켰다. 중고거래와 친해지자. 이런 걸 사는 사람이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 물건에도 판매 완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알뜰교통비카드를 쓰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하기보다는 식사를 줄이고, 5,000걸음이라도 더 걷길 택하는 식이다.

 

우리집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어컨은 인버터형과 종속형이 있다. 인버터형은 실내가 희망 온도에 다다르면 전력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온도를 유지한다. 정속형은 희망 온도가 돼도 언제나 100% 출력으로 운전한다. 엄격한 소비 통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탄탄한 돈 근육을 만들어준다. 월급 안에서 저축과 지출, 비상금 등을 나눠 예산을 세우다 보면 이번 달은 이만큼만 써야 한다라는 한계선이 정해진다. 사고 싶었던 물건을 집었다 다시 내려놓는 일은 다반사가 된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남들보다 몇 십만원 더 저축할 수 있는 단단한 소비 체질로 바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무 상담을 받는다고 하니 지인들은 많은 돈을 모았느냐고 물었는데 작고 귀여운 돈도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 자문 서비스로 부채와 소득, 지출 관리, 은퇴, 노후준비 등 꼭 알아야 하는 알짜배기 내용으로 재무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푼돈을 우습게 여긴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푼돈에 울게 된다. 짠내 생활을 시작했다면 영수증을 받아서 네이버 ‘MY 플레이스에 영수증 리뷰를 남겨보라고 한다. 네이버는 영수증 인증을 한 이들에게 네이버 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리뷰 창이 나오는데 리뷰를 쓰지 않고 별점만 체크해도 포인트가 지급된다. 마침 모아 놓은 영수증이 있어 인증을 했더니 포인트가 쌓였다. 이런 신박한 일이 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사자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한다는 말이 있다. 모든 목돈이 푼돈에서 시작하는 만큼 액수가 적더라도 사력을 다해 낭비를 줄여야 한단 뜻이다. 3년간 절약을 통해 모은 5000만원은 통장 액수 그 이상의 것으로 남겼다. 가계부 작성은 수시로 나를 돌아보게 했고 중고 물품을 판매하면서부턴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겼다. 텅장이 5000만원짜리 통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저자 스스로 던진 질문과 답을 모은 이 책이 짠테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제기자의 체험형 절약의 기술을 한 번 따라해봐도 좋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