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상이야기가 청파동 ALWAYS 편의점을 배경으로 각각의 사연들은 작은 울림을 주었다. 작은도서관에 2권이 있는 것을 보고 대출을 하게 되었다.

 

[불편한 편의점2]는 독고가 떠나고 일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야간 알바는 곽선생이 하고 있었다. 50대 생계형 알바를 하던 오선숙이 점장을 맡았는데 말이 점장이지 편의점을 도맡아 하고 있다. 편의점을 팔아서 사업 자금을 대달라고 하던 아들 민식이 사장이 되었다. 그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수익 운운하며 직원의 주휴수당 같은 비용을 줄이려고 열을 올리니 불편해진 편의점이 아닐수 없다. 무엇보다도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이 소설 속에도 코로나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곽선생 다음으로 새로 온 알바는 커다란 덩치에 화려한 알바 경력을 자랑하지만 편의점 일은 둔하기만 하다. 황근배라는 이름이 있는데 홍금보 이름표를 달고 밤의 편의점을 지키고 있다. 점장 선숙의 아들은 오랜 칩거를 끝내고 취업에 성공했다. 영화, 드라마 기획 피디라는 아들의 직업이 묘하기 그지없었다. 아들은 엄마가 점장이 되자 수시로 들러 매장을 살피며 조언을 해주었다.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카페를 덜 가니 편의점에 괜찮은 커피를 찾을거라던 추천 이유가 맞아떨어졌다.

 

취준생 3년 차에 접어드는 소진은 수많은 면접에서 서른 번이 넘게 낙방하고 점점 자신이 없어 답답한 속을 달래기 위해 참이슬에 어릴 때 추억이 깃든 자갈치와 함께 구매하는데 참치! 하며 조합이 좋다고 말하는 근배가 싫었다. 서울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ALWAYS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다. 소진에게 폐기도시락을 챙겨 주는 근배의 정체를 알 것 같았고 반면교사의 모델로 근배씨를 저장했다. 알바 한달 뒤 홍보 전문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자영업을 하는 최사장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고 있다. 근배는 옥수수 수염차를 건네며 친근하게 다가간다. 최사장은 벽창호 꼰대였지만 근배는 상꼰대, 왕진상, 갑질 짱까지 두루 겪어본지라 반격이 가능했다. 엄마가 늘 말씀 하시던 비교는 암, 걱정은 독이라고 말한다. 사장인 민식은 편의점과 빌라를 처분해서 병원을 세우자는 누나의 말에 골치가 아팠는데 근배가 바지 사장만 하지 말고 직접 알바를 하라고 권한다. 근배와 민식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같은 대학 국문과 선후배 관계였다. 아무도 믿지 않던 민식은 근배를 형이라고 부르며 그를 따랐다.

 

인경이 쓴 대본으로 근배를 캐스팅했고 독고라는 캐릭터는 일생일대의 배역이었다. 알바를 하기 전에 인경이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편의점에 독고 씨는 보이지 않았다. 70대 초반의 할머니로 설정되어 있는 그녀를 만나면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며칠을 염탐해도 편의점 사장으로 보이는 할머니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일하며 캐릭터를 연구하고 편의점이라는 무대를 파악하고 있다.

 

염여사는 언니 집에서 일년 넘게 생활하다 아들이 서울로 오시라며 데리러 온다고 한다. 발주도 하고 직원 관리도 자신이 하면서 편의점을 잘 꾸려 갈테니 엄마는 사람들을 만나라고 한다. 아들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끝을 보았다. 사업은 망했고 사람들을 잃었고 감염으로 몸도 고통을 겪었다. 아들은 지금 다시 걸음마를 시작하는 갓난쟁이일지 모른다. 근배로 인해 민식의 태도와 생각이 바뀐 것에 많이 기뻐하였다.

 

코로나가 터지고 점장에서 잘린 채 방에 박혀 OTT로 수많은 드라마와 애니를 보고 또 보던 시현은 일본 드라마 자막 크레딧에서 일본어 자막 번역 일을 하며 알게 된 신 선생님의 이름을 마주하게 되었다. 새로운 번역일도 들어왔다. 염사장님이 보고 싶어져서 ALWAYS 편의점을 들어가니 같은 학원에서 공부하던 남사친 준성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지는 것인가보다. 시현도 코로나 터지기 전에 일했다고 말했다.

 

[불편한 편의점2]는 마음이 머물고, 사연이 오가고 눈물과 웃음이 터지는 곳이다.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의 힘들고 아픔을 나누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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