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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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의 저자는 사형수 교화위원을 30년 동안 해왔다. ‘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면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가 신조인 그녀는 누군가가 SOS를 치면 언제든 달려가는 열혈 상담가였다. 이 책은 사형수들이 일깨워준 삶의 가치들, 그리고 암 선고를 받고 삶의 끝에 와서 알게 된 것들을 담은 글이다.

 

2010, 저자는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그 해 1월과 11월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9개월간의 항암치료도 이어졌다. 완치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아직 암이 남아 있다면 이제는 안고 가리라했다. 20147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두면 어떻게 살아야겠다가 환히 보인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이별 연습은 사형수들이 저자에게 가르쳐주고 간 인생 공부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인생의 끝을 말하더라. 사형수들은 사형만 면하게 해주면 죽는 그날까지 살과 뼈가 가루가 되도록 좋은 일만 하다 가겠습니다.’하고 간절하게 용서를 빌어. 그래도 집행장으로 가는 길밖에 없어. 우리는 살아 있음을 감사하자. 불행은 가정에서 시작돼 성숙하지 못한 부모, 책임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가정에서 보호 받지 못한 생명들은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브레이크가 고장 나버린 것이다.나이 든 부모가 되면 보채지 않고 혼자 고물고물잘 살아주는 것이 자식을 위하는 일이라고 했다.

 

날마다 오늘이 집행날은 아닐까 가슴 졸이다 떠나는 것이 사형수의 운명이지. 감옥 밖에 사는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나고. 사형수와 우리에게는 다만 그 차이가 있을 뿐이야.p23

 

저자는 칠순을 맞이하여 고향 같은 동네 홍대 앞에서 같은 물에서 노는 60명을 초대해서 잔치를 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마음으로 모이니 그렇게 평안하고 마음이 따뜻할 수가 없었다. 다시는 생일이 없을 테니 철들고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일잔치를 한 것이다. 거금을들여 생일잔치를 열어준 출판사 대표와 자리에 와준 60명의 고마운 마음들을 받았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듣고 그대로 따라 한다. 딸아이가 너무 짜증을 내고 말을 밉게 한다는 지인의 말에 아이가 짜증 내면서 말을 할 때 가만히 들어보면 어디서 듣던 말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평생 씻기지 않는 깊은 상처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사형수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알게 모르게 언어 폭력 속에서 상처 받으며 세상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죄까지 저지르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실화를 수도 없이 들었다.

 

학교폭력 문제는 복잡하고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결국 부모 마음 안에서 찾아야된다.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한 법이니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대 아이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사형수 박00는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제약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지만 큰아들이 공부에 관심이 없자 유학을 보냈다. 생활비가 모자라 방탕한 생활이 이어지고 부모를 살해하고 재산을 마음대로 쓸 줄 알고 범행을 실행한 것이다. 공학박사이자 교수인 한 남자는 조교와 사랑에 빠져 3년 동안 몰래 사랑하다 더 큰 고통의 터널에 갇혀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 집으로 들어가 그동안의 일을 고해성사하라고 일러준다. 3개월 후 문자메시지가 왔다. 선생님 덕분에 살아 있고 고마웠다고.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나이 먹는 것이 싫어도 날이 갈수록 나빠지는 눈 대신 갖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마음의 눈이다. 이걸 지혜라고 해도 좋고, 분별력이라고 해도 좋다. 철이 있다 없다 할 때 그 철이라고 해도 좋다. 한마디로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졌단 말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다고 철이 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팔십을 향해 가면서 공주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을 보니 나이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인생 공부는 하루하루 내가 걸어가는 발자취의 연속이다. 어른이 되는 공부는 특별하거나 거창한 게 아니라 마냥 이등병으로 인생을 살 수는 없으니 인생 계급장이 한 단계 두 단계씩 성장한다면 보람차고 기쁜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삶의 지혜이다. 하루하루를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며 잘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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