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장난>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먼 독일에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어찌나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는지,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멀쩡한 사람도 단 한마디로 바보로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말이다. 상처를 주는 말, 용기를 꺽어버리는 말, 절망에 빠지게 하는 말....사람에게 아픔을 주는 말은 너무 많다. 똑같은 말도 누가 듣는가에 따라 상처가 되기도 하고 격려가 되기도 한다지만, 똑같은 형태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이버 스토킹은 절대 약이 될 수 없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

왜 나를 그토록 미워하는 거야?

기어코 나를 무너뜨려야 속이 시원하겠어?

그래서 너희가 얻는 게 뭔데? (173쪽)

 
열네 살 소녀 스베트라나는 부모님을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살다 독일로 이주했다.러시아 근방 국가와 동유럽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곱지 않게 쳐다보는 시선이 존재했기에 그녀 가족의 삶은 넉넉치 못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교사로 일했던 엄마는 슈퍼마켓에서 가공육을 팔기도 하고, 학교 청소부로 일하기도 한다.  화물일을 하시는 아버지는  집을 자주 비우셨다. 스베트라나는 그래도 행복했다. 엄마를 닮아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근성이 있고, 무엇이든 파고들어 끝까지 파헤치고 마는 성격이었기에 공부도 잘했다. 실업학교에 다니다 장학금을 받고 명문 김나지움에 들어가게 된다. 그것도 학기중에.

 
그런데 그것이 바로 문제였다. 김나지움의 학생들 눈에는 스베트라나가 곱게 보이지 않았다. 이주자 출신이고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면서 공부는 최고인 그녀가 미웠다. 자기들의 무리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들의 괴롭힘은 계속된다. 말로 주는 상처, 눈길로 주는 상처, 점점 도가 지나쳐지면서 문자와 카페에 올리는 글을 통해 그녀를 힘들게 한다. 똑똑한 스베트라나였지만, 그들의 스토킹에 조금씩 멍해지고 결국은 최악의 길로 접어든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  독일로 와서  성공하고 싶었던 한 소녀의 꿈은 무너진다. 밝고 명랑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던 그녀 역시 무언의 압력과 테러 앞에서는 무참하게 짓밟힌다. 그녀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왕따문제, 학교 폭력문제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아무리 씩씩하게 버티려고 애써도 절대 안전하게 무사할 수 없는 게 바로 그것들이다. 

 
그때 나는 상대방이 나에게서 무엇을 얻어 내려 하는지도 모른 채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비난을 받는 범죄자,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집행 날짜는 모르는 죄수였다. 그리고 왜 죽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255쪽)

 

처음에는 스베트라나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입장도 조금 이해해보려고 했다. 돈이 많고 명예로운 가정 출신이지만, 가정불화로, 때로는 다른 문제로 기숙학교에 버려진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행동은 절대 용서가 안된다. 영악하고 막돼먹은  정도를 넘어서 범죄보다 무서운 잘못을 저지르는 그들이 무서웠다. 익명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지 않는 스토킹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악성 댓글에 상처받고 자존감을 잃어 우울증에 시달리고 , 결국 목숨을 버리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다. 안타깝고 가슴아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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