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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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 ㅣ 박영수의 생생 우리 역사 시리즈 3
박영수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평점 :
학교 다닐 때 제일 두려워 했던 과목이 국사입니다. 세계사 역시 재미없어서 수업시간에 꾸벅 졸기도 했어요. 선사시대부터 쭉 나열된 , 방대한 양의 역사를 외워야 하는 건 정말 저에게는 고문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만나는 선생님마다 목소리도 작으시고, 필기만 하시던 분, 알아듯든 말든 혼자서 신나게 이야기하시던 분, 무조건 달달 외우게 해서 못 외우면 때리셨던분...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되기는 커녕 점점 웬수로 여겨질 뿐이었어요.
역사에 관련된 기억이 모두 나쁜 건 아니었어요. 중학교 다닐 때 숙제 때문에 일연의 <삼국유사>를 읽었어요. '사' 자 들어가는 책들이 대부분 지루하고 양도 많아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피하는 책들이었는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꼭 옛날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어서 절대 지루하지 않았구요. 흥미진진해서 금방 한 권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국사에 대해서 배운 기억을 떠올려 보면 삼국시대나 조선시대는 그나마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데 고려시대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 하네요. 고려를 세운 왕의 정책 세 가지를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날 뿐, 나머지는 그게 고려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시대의 이야기인지 가물거립니다.
중 고등학교 다닐 때 <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를 읽었으면 고려라는 나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 같아요.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인물들에 대해서 새롭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기억하는 이미지와 다른 역사적 인물들도 있네요.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두껍에 숨겨 왔다는 이야기를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하네요. 당시 원나라의 사정도 알려진 바와 달랐구요. 그리고 공민왕에 대한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어 반갑구요. 교과서에서는 무척 중요한 인물로 그려져 있는데 반해 의외로 설명은 간단했거든요.
오히려 조선시대보다 더 자유로운 시대가 아니었나 싶어요. 여자들에 대한 대우도 훨씬 존중되고 있는 듯하구요. 한 편씩 읽어보면서 교과서에서 본 적 있는 인물과 사건에 대해 떠올려 보았어요. 묘청의 난, 강감찬과 거란의 싸움, 이자겸의 난...이름과 특성만 배우고 외웠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야기처럼 풀어서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구요.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어려운 말도 쉽게 바꾸어 말하고 있어요. 한자가 종종 나오지만, 풀이가 있어서 어렵지 않았구요. 상황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역사가 따분한 과목이라고 여기는 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요. 역사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건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죠. 고려시대 전반에 대한 흐름을 꼼꼼하게 짚어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