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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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없다면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도 심각한 사고를 낼까 두려워 시속 40~50킬로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큰 정부가 사람들을 변화에 더 개방적으로 만들고, 그에 따라 경제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p.300)

  장하준 교수는 이제는 불편해질 때가 왔다고 말을 합니다. 저자는 요즘 전 세계를 지배하는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많은 독자들이 불편해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자가 유명인이 아니고, 한국에서 활동을 하는 경제학자였다면 아마도 정치인이나 동료 경제학자들에게 많은 배척을 받으며 좌파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가 세계 경제학계에서 유명하다는 것이 한 명의 독자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나 많은 것으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무런 고민도 없이 지금의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를 너무 맹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는 것이 모두가 잘 사는 가장 효과적인 경제정책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암튼 경제 전반에 관한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세계를 이해하는데도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설명한 내용들도 많아서 이해하기도 편했고요.

  미국의 CEO들의 평균 보수는 노동자 평균 임금의 300~400배라고 하네요. 회사가 망해도 그들은 챙길 것은 다 챙기고, 크게 타격을 입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우리나라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나요? 회사에서 해고당하지 않으려고 불합리한 대우에도 꾹 참고 그냥 직장을 다니죠. 하루하루를 정말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죠.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다면 갈 곳이 없거든요. 그래서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그냥 참습니다(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임금 하락 위협, 간단해진 해고 절차와 정규직을 대신하는 임시직의 증가 등. p.208). 이런 처우를 개선할 만한 제도를 확고히 마련한다면 노동자들도 좀 더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텐데… 문제를 알면서도 외면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인지, 이대로 계속 간다면 과연 앞으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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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4
하야시다 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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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진흙구정물'이라는 표현 정말 마음에 듭니다. 블랙 판타지+호러+코믹. 권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확장되는 세계관. 이것이 도로헤도로. 카이만, 혼자 마법사의 세계로 떠납니다. 해골 아가씨 에비스의 마법 연기의 정체도 드러나고, 도마뱀 머리의 카이만의 정체도 아주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니카이도, 카이만, 바우크스 의사, 카스카베 박사 등으로 이루어진 중앙 병원과 평화 병원과의 야구 게임도 있습니다. 5, 6권은 1월에 출간되네요. 암튼 갈수록 재미있어집니다. 3D 입체 엽서 카드는 별로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일반판으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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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엄마
서미애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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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엄마.”

  위의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엄마가 아이에게 잘 자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또한 그런 말은 무척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들리죠, 아이가 엄마에게 잘 자라는 말은 조금 무섭게 들립니다. 모르겠습니다. 이미 이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추리작가라는 정보) 제목을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제목을 보는 순간 무척 무서웠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도 섬뜩합니다. 연민의 감정도 조금 생기기는 하지만, 엔딩의 충격 때문인지 뭐라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과 무서움, 연민이 뒤죽박죽, 뭔가 답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더 혼란스러워지기만 했습니다.

  이 작품의 화두는 “과연 연쇄살인범은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환경이 만드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혼란스럽고 고민이 되었던 문제이기도 하고요. 범죄와 가정환경은 정말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편모나 편부가정의 아이, 부모에게 학대 받으면서 자란 아이, 부모에게 애정을 전혀 받지 못하면서 자란 아이, 이런 아이들이 크면 정말 지독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높을까요?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의 유전자는 따로 있는 것일까요? 잔인한 연쇄살인범들은 정말 왜 그렇게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는 것일까요? TV 속의 연쇄살인범에게 연민이나 심지어 동정심을 갖는 사람들은 거의 없죠. 모두 욕하면서 때려 죽여야 한다고들 말을 하죠. 정말 그들은 죽어야만 하는 존재들일까요? 이해조차 하면 안 되는 괴물들인 건가요?

  사실 조금은 (외국 추리소설의 틀 안에서는) 평범한 주제입니다. 연쇄살인범의 이면을 들여다본다든지,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은 많죠. 다소 지루하고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를 나름 잘 살린 느낌이 듭니다. 물론 사건 전개가 다소 늘어지고, 중간 중간 큰 충격 효과가 없어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기까지는 조금 심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종반의 클라이맥스는 꽤나 괜찮더군요. 그리고 그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조심스럽게 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고요. 너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서 그 점을 조금 싫어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엔딩의 충격이 충분히 보상을 해 줍니다. 제가 원하는 엔딩이었습니다. 주제의식과 오락적인 재미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방화연쇄사건과 연쇄살인범과의 면담, 그리고 느닷없이 생긴 아이, 과연 2010년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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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4 한정판
하야시다 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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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나왔네요^^ 그런데 주문해도 14일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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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창 노블우드 클럽 6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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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실트릭의 대가 존 딕슨 카의 법정 미스터리? 법정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질 리는 없고,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것일까? 무척 궁금하더군요. 명탐정이 등장해서 기괴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과 추리로 해결하는 것이 존 딕슨 카 추리소설의 매력이죠. 가끔은 유령도 나타나고, 밀실에서 범인이 사라지는 등 정말 마술이 아닌 이상 도저히 해결하거나 설명할 방법이 없는 사건의 명쾌한 추리. 법정 미스터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제게 이번 작품은 그래서 조금 끌리지가 않았고, 무엇보다 법정 미스터리와 밀실트릭은 뭔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컸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나 존 딕슨 카, 실망을 시키지 않네요. 물론 트릭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법정까지 불가능해 보이는 밀실살인을 가져와서 독자들의 끊임없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피고의 무죄를 밝혀내기까지의 치열한 공방전에서 오는 긴장감 조성은 역시나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유다의 창. 이번 작품에서 밀실트릭을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서입니다. 트릭은 다소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정말 저는 엄청난 뭔가를 기대했는데(물리적으로 절대로 불가능한 살인사건이 밀실에서 벌어지거든요), 조금 김이 빠지더군요(개인적으로 이런 트릭은 글보다는 영상이 확실히 효과적인 것 같아요). 그러나 이것 역시 독자들의 편견과 선입견일 수 있죠. 나름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면 찌르는 트릭일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트릭보다는 우연에 의한 사건의 복잡성과 그러한 우연들을 논리적인 사고로 풀어내는 독특한 추리방식이 좋았습니다. 법정변호사인 주인공 메리베일 경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아직까지는 펠 박사가 더 좋지만요). 지루하다면 지루할 수 있는 법정신에서 이렇게 호기심과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기는 처음이네요. 바로 불가능해 보이는 밀실트릭을 풀어야만 피고의 무죄를 밝힐 수가 있거든요. 정말 불리한 싸움입니다. 과연 이 난관을 메리베일 경은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마지막 사건이 해결될 때 오는 지적 쾌감 역시 아주 짜릿하고요. 이번 작품의 키워드는 법정, 트릭, 우연 이 세 가지 정도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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