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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ㅣ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평점 :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을 붙잡아다 조사한 놈들, 유모차 엄마들부터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꾀를 낸 놈들, 이자들의 이름을 반드시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이길이 지워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개혁해야 합니다. 권력에 붙으면 책임을 지게 되어 있구나, 아, 감옥에 갈수도 있구나, 보여주어야죠. 지금 우리가 보는 이런 모습들이 바로 수구의 본색입니다. 공안기관 없이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잖아요. (p.383)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독재자나 친일파 쓰레기들을 제대로 청산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권력에 빌붙고 아부하면 정말 엄청난 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청산을 못하니 더 기고만장해서 이들이 날뛰는 거 아닙니까? 전두환은 가끔 언론을 통해서 망발을 내뱉고, 악질 친일파들은 더 자신들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고요.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특강」은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한 강의 기록입니다.
뉴라이트, 건국절, 토건족, 민영화, 광우병, 괴담, 경찰 폭력, 사교육, 그리고 촛불시위. 정말 저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버라이어티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이번 정권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더군요. 부동산 불패신화, 강부자, 토건족, 사교육, 경찰 폭력, 그리고 MB정권 정말 죽이 잘 맞아서 돌아가고 있네요. 암담한 것은 다음 대선입니다. 오히려 지금의 MB정권보다 다음 정권이 더 걱정이 되네요.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20년, 30년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한홍구 교수는 파시즘을 우려하고 있던데, 우려가 정말 우려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여러분의 40, 50대는 안전합니까? 비정규직 노동자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정말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어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도 조용할까요? 이랜드 김경욱 위원장은 촛불을 보면서 절망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자기 조합원들은 몇 달씩 파업을 해서 전기세를 못 내어 전기가 끊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애들이 촛불을 켜놓고 숙제를 한답니다. 현실의 촛불은 바로 이러한 것이겠죠). 40, 50대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 빼앗기고, 자식들 사교육에 등골 휘고, 남는 것은 뭐겠습니까? 그 때 자식들에게 “부모가 돈이 없어서, 못 나서 정말 미안하다!” 그런 핑계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자신들이 지키지 못한 민주주의를 누구에게 탓합니까? 아직은 남의 일이니까, 직접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으니까, 귀찮으니까, 고놈이 고놈이니까, 그렇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이 민주주의는 10년이 아닌 100년 후퇴할 수도 있습니다. 후퇴된 민주주의는 부메랑이 되어 결국 자신의(가족의) 목을 조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