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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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죽음과 저승세계를 유쾌하게 그린 만화입니다. 저승세계도 이제 근대화가 되어서 변호사도 있고, 트랙터도 있고, 지하철도 있으며, 심지어 염라대왕은 인터넷을 이용하기도 합니다(joogle주글이라는 검색 엔진을 주로 활용하는 듯). 물론 복장도 현대화가 되어서 <전설의 고향>에서의 검은 모자와 검은 옷도 더 이상 입고 다니지 않습니다. 평범한 소시민 김자홍은 죽어서 49일 동안 총 7번의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익히 알고 있는 염라대왕을 포함한 진광대왕, 초강대왕, 송제대왕 등으로 부터). 지옥도의 모습은 성보문화재연구원에서 제공한 도판으로 사실성을 더하고 있고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죄인들은 펄펄 끓는 무쇠 솥에 빠지거나 얼음 속에 가둬지거나 시퍼런 칼날이 우거진 숲에서 고통을 받습니다. 죄를 짓지 마세요. 저승에서 상상도 못할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만화는 무척 토속적입니다. 물론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의 유래를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라면 저승사자나 염라대왕은 알고 있죠(물론 요즘 10대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실(이승)에서는 착한 사람은 손해를 보죠. 그러나 저승에서는 다릅니다. 착한 사람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가 있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지옥에 가고 착한 일을 하면 천국에 간다는 다분히 비현실적인 교훈을 주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세상살이 힘들잖아요? 저승삼차사의 강림도령이나 염라대왕은 조금 코믹한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패러디나 풍자도 많아서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유쾌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세치 혀의 정치인이나 중범죄자들에 대한 최후는 사실 조금 짜릿했습니다. 이들은 이승에서라면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정말 나쁜 놈들인데 말이죠. 그리고 군대에서 벌어지는 은폐 사건도 시사하는 바가 크고요. 캐릭터의 독창성, 스토리의 신선함, 교훈적인 주제, 감동과 웃음 등 장점이 무척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잔잔한 재미와 감동,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만화를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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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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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을 붙잡아다 조사한 놈들, 유모차 엄마들부터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꾀를 낸 놈들, 이자들의 이름을 반드시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이길이 지워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개혁해야 합니다. 권력에 붙으면 책임을 지게 되어 있구나, 아, 감옥에 갈수도 있구나, 보여주어야죠. 지금 우리가 보는 이런 모습들이 바로 수구의 본색입니다. 공안기관 없이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잖아요. (p.383)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독재자나 친일파 쓰레기들을 제대로 청산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권력에 빌붙고 아부하면 정말 엄청난 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청산을 못하니 더 기고만장해서 이들이 날뛰는 거 아닙니까? 전두환은 가끔 언론을 통해서 망발을 내뱉고, 악질 친일파들은 더 자신들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고요.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특강」은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한 강의 기록입니다.

  뉴라이트, 건국절, 토건족, 민영화, 광우병, 괴담, 경찰 폭력, 사교육, 그리고 촛불시위. 정말 저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버라이어티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이번 정권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더군요. 부동산 불패신화, 강부자, 토건족, 사교육, 경찰 폭력, 그리고 MB정권 정말 죽이 잘 맞아서 돌아가고 있네요. 암담한 것은 다음 대선입니다. 오히려 지금의 MB정권보다 다음 정권이 더 걱정이 되네요.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20년, 30년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한홍구 교수는 파시즘을 우려하고 있던데, 우려가 정말 우려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여러분의 40, 50대는 안전합니까? 비정규직 노동자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정말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어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도 조용할까요? 이랜드 김경욱 위원장은 촛불을 보면서 절망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자기 조합원들은 몇 달씩 파업을 해서 전기세를 못 내어 전기가 끊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애들이 촛불을 켜놓고 숙제를 한답니다. 현실의 촛불은 바로 이러한 것이겠죠). 40, 50대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 빼앗기고, 자식들 사교육에 등골 휘고, 남는 것은 뭐겠습니까? 그 때 자식들에게 “부모가 돈이 없어서, 못 나서 정말 미안하다!” 그런 핑계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자신들이 지키지 못한 민주주의를 누구에게 탓합니까? 아직은 남의 일이니까, 직접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으니까, 귀찮으니까, 고놈이 고놈이니까, 그렇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이 민주주의는 10년이 아닌 100년 후퇴할 수도 있습니다. 후퇴된 민주주의는 부메랑이 되어 결국 자신의(가족의) 목을 조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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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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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 함께 1950년대 후반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약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악마의 공놀이 노래』만큼 재미는 별로 없네요. 요코미조 세이시가 긴다이치 코스케 탐정을 데려와 쓴 유치한 삼류 통속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네요. 긴다이치 코스케 탐정을 굳이 이 작품에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합니다. 통속소설이 나쁜 소설은 아니죠. 연애소설도 물론 그렇고요. 그러나 요코미조 세이시에게 통속소설은 조금 안 맞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21세기에 20세기 중반에 쓰인 통속소설을 읽으려니 무섭고 에로틱한 장면도 무척 코믹하게 느껴지네요.

  이 소설은 오토네라는 젊은 여성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이 처자의 독백이나 내뱉는 대사는 정말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사실, 끔찍한 일을 겪은 여성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을 묘사한 장면일 텐데, 촌발 날리는 대사로 인해 웃음이 나옵니다. 마치 60-70년대 한국 멜로영화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요?(“나 잡아봐라” 하면서 여자가 느리게 달리는 장면. 그런 장면을 봤을 때의 손발의 오그라듦) 물론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답게 (겉으로 보기에는 웃기지만) 뜯어보면 상당히 잔인하고 광기어린 장면이기는 합니다. 60-70년대 한국 멜로영화의 성인버전이라고 할까요? 결론적으로 서스펜스 스릴러로서의 매력도 제게는 별로 없었습니다. 야한 장면인데 웃음이 나오면 안 되잖아요?

  다음으로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살펴보면, 기존의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서 전혀 벗어나지를 못하네요. 의외의 범인(?)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서는 너무나 흔한 범인이고, 무엇보다 이 작품은 트릭이 거의 없습니다. 놀랄만한 반전도 당연히 없고요.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서 기대하게 되는(또는 긴다이치 코스케 탐정에게서 기대하게 되는) 그런 요소가 별로 없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색적인 작품,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약해서 흥미가 없고, 그 당시의 통속적인 내용은 지금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네요. 저는 이 작품을 무척 웃으면서 봤습니다. 작가는 그런 의도가 물론 아니었겠죠. 오토네라는 이 아가씨의 행동이나 대사, 속마음을 표현한 문장들은 정말 웃겼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호기심으로 읽어봤던 삼류 야설이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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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6
하야시다 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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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권이 한꺼번에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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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5
하야시다 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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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확인했습니다. 질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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