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8
엘러리 퀸 지음, 박기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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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나라 이름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병원을 무대로 한 작품입니다. 사실 병원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은 많지만 병원 자체가 트릭의 공간으로 사용되는 추리소설은 처음이라 저에게는 나름 신선했습니다. 사실 제가 퀸의 《나라 이름 시리즈》는 처음 읽어봤는데, 나라 이름을 왜 붙였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이번 작품에서도 ‘네덜란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병원 이름이 네덜란드 기념병원일 뿐. 그런데 저는 이런 시리즈의 제목이 좋네요. 또한 각 장에 속해 있는 제목들도 모두 ‘-TION’으로 끝이 나는데 소설의 내용과는 크게 관련성이 없는 이런 ‘장난스러움’, 추리소설 작가라면 이런 치기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참 재미있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덜란드 기념병원에서 백만장자 노부인이 살해 됩니다. 아니 의사와 간호사, 심지어 엘러리 퀸까지 있는 곳(대수술실)에서 백만장자 노부인이 죽은 채 발견됩니다. 살해 장소는 대수술실 옆의 대기실. 그리고 범인으로 의심되는 용의자의 제2의 살인까지. 과연 범인은? 관련자들의 시간대 알리바이를 열심히 추궁해 보지만, 해당되는 범인을 찾기는 힘듭니다. 과연 그 시간대에 누가 살인을 저질렀을까? 알리바이 트릭을 다룬 본격 추리소설입니다. 제가 추리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맹점’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맹점이 잘 이용되었네요. 사실 제목에도 보이는 ‘구두’에 숨겨진 비밀(의미)이나 제2의 살인의 트릭은 조금 추리가 쉬웠으나 ‘맹점’을 활용한 트릭은 속았네요. 다소 장황한 느낌 때문에 초반에는 살짝 지루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속도감이 붙네요. 그럭저럭 읽을 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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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2.0 밀실살인게임 2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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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하고 창의적인 밀실살인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잔인 리얼 토론. 이번 『밀실살인게임 2.0』은 전편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에 비해 좀 더 트릭이 복잡하고 내용이 잔인해졌네요(「상당한 악마」에서 다루는 밀실사건은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정말 악마가 아니고서는 구상할 수 없는 그런 살인이 펼쳐집니다. 소설에서도 자주 나오는 단어인데 ‘귀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작품은 전편도 그러했지만 조금 잔인하고 불편합니다.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그 상상 자체만으로도 구토가 나올 정도로 그런 장면과 내용들이 있습니다. 불쾌하지만 외면하기는 싫은 묘한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불편하지만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살해 동기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차별 살인의 질 낮은 살인은 아닙니다. 물론 살인에 무슨 고급과 저질이 있느냐? 반문하시겠지만 이 소설은 게임입니다. 그 정도도 수용할 수 없으면 이 소설의 참 재미를 느끼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밀실살인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도구로서의 인간만이 존재합니다. 이번에는 이 악동들(?)이 과연 어떤 밀실살인을 펼쳐 보일까요?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를 읽은 저로서는 그 트릭들이 무척 궁금해 죽겠더군요. 트릭만 놓고 보면 전편과 그 수준은 비슷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밀실트릭들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닙니다. 편차가 있습니다(그래도 이번 작품에서 두광인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귀축!!). 알리바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트릭은 괜찮았는데, 지명이 많이 등장해서 조금 헷갈리더군요. 물론 트릭을 푸는데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044APD는 전편에서도 그랬듯이 역시나 추리의 종결자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트릭은 둘째 치고 깜짝 놀랠만한 그런 반전도 자주 등장하고요. 순수한 재미로서는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가 괜찮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밀실살인게임 2.0』이 더 괜찮네요.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는 충격효과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밀실살인게임 2.0』은 사실 조금 준비를 하고 읽었거든요.

  인터넷은 만능일까요? 사실 만능이죠. 방에 인터넷만 있으면 생활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죠. 온라인동호회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채팅을 하고, 일도 할 수 있고, 음식도 시켜 먹고, 옷도 사고, 은행 거래도 하고 등등 할 수 없는 것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로 정말 인터넷은 완벽 그 자체죠. 다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없을 뿐. 그들의 밀실살인게임에서 여실히 드러나듯이 ‘마음’이 없습니다. 그들이 살인을 저지른 후에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래서 조금 슬픕니다. 이 친구들은 온라인에서 이런 자극적인 게임을 하면서 외로움을 달래는구나! 물론 소설 속에서 그들의 내면(오프라인에서의 실제 생활모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순간 구질구질해졌겠죠. 이 소설이 좋은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런 생활의 구질구질함이 없다는 것이죠. 반면 그런 생활의 구질구질함이 없어서 뭔가 차가움이 느껴지고요. 순수하게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살인게임만 있을 뿐, 다른 부차적인 것들은 전혀 없습니다. 깔끔하다면 깔끔하죠. 그들이 즐기는 밀실살인게임을 지켜보노라면 이 소설이 꼭 나쁘고 위험한 소설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저는 순수함과 쓸쓸함이라는 묘한 감정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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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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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도 하네요. 신간임에도 가격도 크게 나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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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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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상의 사라진 머리를 찾아라!’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에게 의뢰된 사건입니다. 과연 석고상의 머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우선 그 전에 왜 석고상의 머리를 찾아야 할까요? 사람의 실제 머리도 아닌 석고상의 머리가 도대체 뭐기에? 암튼 이런 의문점을 갖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은 살인사건 후에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이 많죠. 그런데 이 작품은 실시간입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석고상의 사라진 머리를 찾는 의뢰가 들어오죠. 탐정의 눈으로, 실시간으로 계속 사건을 따라갑니다. 그러다보니 실패를 하기도 합니다. 천재 명탐정은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사실 독자는 조금 지루합니다. 고작 석고상의 머리 하나 찾으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물론 중간 중간 복선과 흥미로운 요소들(실제 살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뭔가 독자의 관심을 확 끌기에는 부족하더군요. 사건의 결말이 밝혀지기까지(이야기의 3분의 2지점까지) 정말 재미없게 읽었습니다. 이 작품 꽤 유명한, 이런저런 수상경력도 화려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이거 뭐지? 나만 이렇게 재미없게 읽는 것일까. 그런데 3분의 2지점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초반의 그러한 늘어졌던 이야기들이 수긍이 가기 시작합니다. 아, 떡밥도 이런 떡밥이 없구나! 그렇다고 초반의 지루함이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꽤 잘 쓰인 추리소설임에는 분명하나 초반의 지루함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오해’와 ‘X’이 주요 키워드입니다. 꽤 지적이고 논리적인 작품입니다. 추리적인 요소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기술이 꽤 정교하더군요. 암튼 잘 쓰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초반의 지루함은 보상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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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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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이 잔인하게 무너지는 이야기.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치고는 유머가 거의 없더군요. 사실 오쿠다 히데오는 뭐라 정의내리기 힘든 작가 같아요. 소재에 상관없이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을 잘 쓰는 작가 정도. 암튼 『방해자』의 내용은 꽤 무겁고 묵직합니다. 마치 사회파 드라마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요? 믿음직한 남편과 토끼 같은 자식들과 정원이 있는 집에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주부 교코7년 전 아내를 잃고 삶의 의욕을 완전히 잃은 강력계 형사 구노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량학생 유스케의 시점에서도 이야기가 진행은 되지만 비중은 조금 작네요. 암튼 사건의 발단은 시게노리(교코의 남편) 회사의 방화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인명 피해는 없고, 재산 피해도 별로 없는 사소하다면 사소한 방화사건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파고들고, 어떻게 파괴시키는지를 잔인하게 보여줍니다. 왜? 하필이면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 미스터리는 다소 약하지만 사회적인 문제는 꽤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파헤칩니다(동네마트에서 평범한 주부 교코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놓고 마트 측과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분노와 허탈감도 컸고요. 사는 것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이렇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암튼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결말은 다소 심심합니다. 그런데 그 심심함이 오히려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의외의 결말이나 반전은 없습니다. 그냥 예측하는 대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평범한 삶이 무너지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는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무미건조한 결말이 좋더군요. 여운도 없고, 기대감도 없게 만들어 버리는 그런 결말이 말이죠. 소설 속 주인공들은 또 다시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 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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