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돔 3 - 완결 밀리언셀러 클럽 113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함께 세상으로 돌아간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선물을 입고 있었다. 바로 삶이었다.” 마을이 투명 돔으로부터 고립되는 설정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 극한의 상황으로 인간들을 몰아넣고 ‘삶의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네요. 사실 이런 조금은 식상한 메시지는 조금 뻔하고 낯간지러울 수가 있는데, 역시나 최고의 이야기꾼답게 능수능란하게 펼쳐 보이네요. 책을 덮으면 정말 지금의 이 순간을, 나의 삶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그런 다짐이 생깁니다. 굶어봐야 배고픔을 알고, 실연을 당해봐야 사랑의 소중함을 알듯이 많은 사람들이 현재 자신의 삶의 소중함을 너무 쉽게 잊는 것 같아요.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의 이야기임에도 스티븐 킹만의 그런 독설과 유머로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스티븐 킹이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하면 정말 그래야할 것 같은, 빠져들 것 같은 그런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언더 더 돔』은 『스탠드』, 『다크타워』와 함께 스티븐 킹의 대작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말 훌륭한 작품입니다. 사실 앞의 세 작품은 제가 스티븐 킹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이야기의 흡입력이 정말 대단한 작품들이죠. 또한 캐릭터의 창조력과 무한한 상상력도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뛰어나고요. 견공들까지도 무척 사랑스럽더군요(견공들의 의인화 무척 놀랍습니다. 웃음을 담당하는 견공들). 3권 완결에서는 돔의 정체(비밀)가 밝혀지는데, 호러소설의 결말로서는 의외의 반전을 선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벌여놓은 이야기의 결말이 조금 걱정스러웠는데(사실 결말이 중요한 소설은 아닌데, 또 이런 장르소설은 결말이 중요하기도 하죠),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게, 그럴듯하게 잘 마무리를 지었네요. 결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정치, 호러, 유머, 가족애, 마약, 테러, 권력, 폭력 등 모든 것들이 압축적으로 들어가 있는 작품입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긴 작품이기는 하지만, 정말 인간사의 모든 추악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는 것도 결코 쉽지는 않을 텐데, 그것을 해 내더군요. 스티븐 킹이 꽤 오래 전에 구상한 작품이고, 미국사회 이면에 감추어진 여러 문제들을 폭로하는 성격이 짙은 작품인데, 이거 묘하게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 모습과 많이 겹치더군요. 특히 마을 부의장 짐 레니는 현재 우리나라의 썩어빠진 정치인들을 묘사한 것 같아 조금 놀랬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정치적인 사건의 은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아주 비슷한 사건들도 묘사되어 있고요. 마을의 권력자 짐 레니가 마을주민들을 지배하는 과정은 정말 소름이 끼쳤습니다(저는 이런 내용이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바보 같은 주민들, 속지 말라고 속으로 외쳐보지만, 짐 레니의 달콤한 말에 그냥 속아 넘어가더군요. 진실은 감추기도 그리고 속이기도 참 쉽다는 것을 알고 무척 허탈했습니다. “정치 그게 뭐야?” 너무 어려워, 그리고 골치 아파. 정말 어렵다면 어려운 정치를 이렇게 공포 장르로 알기 쉽게 풀어낸 스티븐 킹의 천재성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네요. 이 소설을 읽으면 정치에 무관심한 10-20대들이 조금 정치에 관심을 가질까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웃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정치를 배우게 됩니다. 정치교과 교재로도 괜찮을 듯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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