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프로그래밍 되었는가 - 한국인으로 태어난 우리를 지배하고 명령 내리는 것들
고진석 지음 / 갤리온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일본인들은 일본 제품만 쓴다. 예전에는 일본 제품이 좋아서 썼다. 실제로 제품이 좋았다. 지금은? 별로이다. 그래도 그냥 쓴다. 애국심이다. 일본 사람은 일본 제품을 써야 한다는 애국심이다. 개인의 선택은 의미가 없다. 강제로 사라는 사람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압력은 있다. (134쪽)

 

우리에게는 이런 것이 없을까? 혹자는 우리는 수입품을 쓰고 때로는 명품을 사주고 외국제품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그 것은 우리의 사고에 어떤 부분이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이런 사고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일까? 역사와 문화가 그런 기반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생각이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책의 서두가 시작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고의 근원은 어디에서 시작을 하며 개인의 사고를 지배하는 집단의 사고는 어떻게 형성이 되었으며 그 사고는 자연발생적인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것일까? 이 질문을 던지며 저자는 우리 문화 전반에 걸친 우리 사고의 근간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이 편한 것이 사실이다. 의심은 분열과 갈등을 만들기 쉽다. 인간은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쉽게 믿고 싶은 것을 생각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있던 것을 믿는다. 우리가 쉽게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믿고 싶어서 믿었나? 아니면 믿는 것이 편해서 믿었나? (24쪽)

 

우리가 쉽게 믿고 의지하고 행동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 그 질문이 자유의지였는지 그저 갈등을 피하기 위한 행위였는지 좀 더 개인적인 생각을 가미한다면 집단의지에 의해 조정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사고를 점검하기 위해서 저자는 역사적 관점에서부터 접근을 해서 일제 강점기 그리고 유신시대까지 그리고 현재까지의 우리의 사고와 지도자 그리고 역사적 해석을 같이 해본다. 그 속에서 우리는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저자의 논조는 조금은 좌측에 기울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다. 한참 정치이야기가 민감한 시점이라 저자의 글들에는 많은 현실정치의 논리를 흔들만한 것들이 많다.

 

서로 다른 의견을 절충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정치이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를 심어 놓았다. 정치보다 경제와 군대가 중요하다는 근대 논리를 프로그래밍 했다. (114쪽)

 

아직도 이승만과 박정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회고하면서 좋던 시절을 기억하고 싶어 한다. 그 속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악령이 숨어 있다. (159쪽)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속에서 논리를 찾아가는 것이 독자의 몫인 것 같다. 저자의 말에서 우리는 과거사에 얽힌 많은 프로그래밍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분은 정치로부터 일 부분은 경제적 이득을 가지기 위한 사람들의 집단으로부터 그렇게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게 된다. 그렇게 우리의 사고를 프로그래밍 하여 기계적인 장치처럼 움직이게 되었다는 것에 반기를 들어 독자적 사고와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자는 논리와 주장이 이 책의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한 편으로는 북한에 대한 전쟁의 위협과 그 속에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도 문제를 풀지 못하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들 모두 마찬가지이다. 정치에 대한 혐오를 심어 놓은 것이 일본의 프로그래밍일지는 몰라도 지금도 정치에는 그렇게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나, 그렇게 모른 척 하는 동안 또 다른 프로그래밍이 만들어 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섬뜩하기는 하다.

 

누군가는 어떤 집단에 프로그래밍 되어있고 누군가는 그 반대 집단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면 우리사회에 정치란 있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루프에 갇힌 사람들의 사고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벗어나라고? 혹자는 이 책에 많은 욕을 할지도, 혹자는 이 책에 많은 감탄과 찬사를 보낼지도 모른다. 현재 자신이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논리에 따라서..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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