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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의 따뜻한 아침식사
리처드 르뮤 지음, 김화경 옮김 / 살림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의지와 실천만 있다면 세상에 못 이룰 꿈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가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가족과의 행복도 자신을 사랑해 주는 주변의 친구도 영원할 것이라 믿었고 지금의 자신의 행복을 누구에게 자랑하지도 아니 스스로 겸손하다 생각하며 한 평생을 살아가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순간에 그에게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립니다.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아니면 잃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폐해 졌을 때 그는 노숙자로서의 삶을 이어갑니다. 아프고 견디기 힘은 창피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그는 노숙 생활에서 자신이 그렇게 행복이라 여겼던 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구걸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한 수치심으로 고민도 하며, 가진 시절 자신을 신처럼 떠받들던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며 자신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자신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이겨나가면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노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예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하였던 것임을 생각합니다. 그리곤 글을 써내려갑니다. 마지막 글을 마치면서도 더 이상 쓸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글로 표현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아쉬워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죄다 버리는 세상, 사람도 마찬 가지지.” Page 247
가졌던 시절에 누군가 그에게 이런 말을 해 줍니다. 당시에 느끼지 못한 이 말은 노숙자의 신분인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무엇을 가졌기에 버리는 것인지, 정말 이 노숙하는 동료들이 정말 버려져야 할 사람들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중요하지 않은 그리고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가슴 깊이 새겨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숙의 인연은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만들어 줍니다. 주변의 동료가 하나 둘 씩 자신의 곁을 떠날 때 그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여기서 생을 마감한다면, 내 과거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 중 누구도 나의 죽음을 알고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C와 샐리네에서 고정적으로 식사하는 그들만이 나의 부재를 알아차리고, 나를 위해 한 마디 기도라도 해줄 것이다. - Page273
누구도 자신이 부유하던 시절의 사람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지금 이 무료 급식소인 샐리네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하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곤 자신의 강아지를 팔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진 사람들의 가치관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해서 말을 하지만 영원한 인간의 의문인 확신을 하지는 못합니다.
읽어가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도 혹은 감동적이게도 만들어갑니다. 소설처럼 느껴지지만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엮어진 글이기에 마음속에 남는 깊이는 다른 글들과 조금 다르게 깊게 파고 들어옵니다. 우리 주변의 노숙을 하는 분들과 그리고 언제 어느 순간에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교차하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불안만을 전하기 위해서 리처드 르뮤는 이 글을 지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진 것이 있던 없던 분명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 물질적 가치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소소한 일상이 가장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이러하기에 글은 노숙자의 일상이지만 많은 것을 움켜쥐려는 생각으로 온통 고민하는 저에게 한마디 던집니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바로 움직이라고 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합니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