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나무 사이 건너는
이름도 모르는
바람 같아서
가지와
가지 사이 건너며
슬쩍 하늘의 초승달
하나만 남겨두는
새와 같아서
나는 당신을
붙들어 매는
울음이 될 수 없습니다
당신이
한 번 떠나간
나루터의
낡은 배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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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에 한동안 무릎에 얼굴을 묻고 눈시울이 불거지도록 몰래 흐느껴 본 사람,
컴컴한 곳에 앉아 멍하니 불켜진 창과 가로등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시간을 떠올려 본 사람이라면
이 시가 가슴 아리게 다가설 것이다.
시인이 향한 누군가에 대한 마음,....절대 고독을 느끼게 한다.
나는 당신을 향하고 있지만 당신은 나무와 나무 사이 건너는 바람 같아서,
슬쩍 초승달 하나만 남겨주는 새와 같아서,
이제 당신을 잡아둘 수 없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마음이란 서로를 이어주는 가슴 속의 길이다.
그 마음이 나루터에 낡은 배만 덩그라니 남겨두는 것 같은 그런,
쓸쓸한 풍경은 나 역시도 싫다.
소통할 수 없는,
이쪽과 저쪽 사이에 강이 흐르는 그 마음에,
이제 울음마저 거두려 하니 부디 그대여 날아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