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밥벌이 -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한
곤도 고타로 지음, 권일영 옮김, 우석훈 해제, 하완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 아사히신문사라고 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텐데 세상이 참 많이도 바뀌어 신문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추세라? 기자로 30년 넘게 글을 써 밥을 먹고 산 이가 50대 후반의 나이로 농사판에 뛰어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이의 이름은 곤도 고타로, 주위에서는 사람들과 어울릴 줄 모르고 고고한 척하는 괴짜 양반이라 부르는 모양인데 나름의 철학으로 무장한 멋쟁이 아저씨였다. 알로하 티셔츠와 카우보이 모자를 갖춰입은 기자 양반의 작업복 버전을 실사로 한 번 보고싶었는데 일본어로 검색해야하는지 나오지 않아 몹시 아쉬웠다!

먹고 살아야한다는 이유때문에 쓰고 싶지도 않은 기사와 글을 써야하는 삶이라면 과감히 포기, 나 먹을 쌀은 내가 기른다! 라는 큰 결심을 하고 벌레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는 도쿄깍쟁이 아저씨가 논을 얻고 스승님을 만나 농사의 A부터 Z까지 배워가는 과정이 제법 유쾌했다.

더불어 일본의 경제사정이며 어려운 이야기를 되려 벼농사 이야기보다 많이 하셨는데... 일본의 상황이 우리나라의 미리보기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올라 순간순간 걱정이 되고 괴로워졌다.

곤도 아저씨(기자님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이렇게 불리는 것을 그도 좋아할 것 같은데 그냥 내 생각이려나?)는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글만 쓸 수 있다면 두메산골에서도 행복하다고 했는데 내게는 그렇게 가슴 설레는 무언가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글이 이상한 곳으로 흐르고 말았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심오한 책 때문이라고, 읽는 이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드는 노란 책 때문이라고 변명하며 글을 맺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늑대일까요?
이주영 지음 / 쉼어린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ㅎ 비오는 날의 책읽맘 콰과과광입니다 ㅎ 이런 날 또 책 한 권 소개해야지.. 안그러면 삶의 고단함으로 우울해질 수 있어요 ㅎ 바로 시작합니다!!!

제목은... <<나는 늑대일까요?>>에요 ㅎ 여섯 살 아드리에게 너는 늑대냐? 하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아니라고 해놓고 왜 이상한 말 하냐고 1초만에 화냈...ㅋㅋ 

이야기는 책의 주인공 작고 이쁜, 투프의 탄생으로 시작합니다 ㅎ 오렌지색의 작고 통통한 투프를 보며 흐뭇해하고 있는데 한 장 넘기자마자 어른 늑대들의 걱정이 전달됩니다! 늑대라면 무시무시한 송곳니,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어둠 속에서 몸을 숨기기 적합한 회색 털이어야 하는데!!! 우리 투프는 그런 일반적인 늑대들과 다른 까닭에 그러시는 거였어요 ㅎ


생각이란 것을 조금이나마 하게 되었을 때부터 투프는
그래서 고민하게 됩니다. "나는 늑대일까?" 

많이 힘들고 괴로웠나봐요.. 옆 마을에 가서 무려.. 페인트로! 염색을 하기로 결정한 걸 보면요... 상상만해도 끈적끈적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방법인데...

 

 

 

 

색은 잘 나왔어요 ㅋ 그쵸?!? 저도 염색해야하는데.. 투프 보고 셀프로 도전해볼까..하는 생각 잠깐... 해봤습니다 ㅎ

이제 나도 당신들과 같은 늑대라고 소리쳤는데... 마을 늑대들 반응이 영... 시원찮았대요 ˃̣̣̣̣̣̣⌓˂̣̣̣̣̣̣  사실 다 똑같이 생겼으니 색이 좀 다르든가 말든가 자기 사느라 정신 없고..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남에게 관심이 없으니께요...

속상한 투프의 마음을 따라 하늘도 눈물을...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빗물에 씻겨내려가는 페인트따라 투프도 울고 저도 울려는 찰나! ㅎㄹㅇ가 나타납니다! 늑대들은 도망가느라 바빠요! 투프는 우느라 모르고 있고요..

ㅎㄹㅇ는 투프의 띄엄띄엄 씻긴 페인트와 원래 투프의 색인 주황빛을 보고 동족인 줄 알아요 ㅋ 투프는 그 착각을 최대한 활용, ㅎㄹㅇ를 늑대 무리와 멀리멀리 떨어트려놓죠 ㅎ 그리고 위기를 넘긴 순간 자신의 특별함을 깨닫게 됩니다 ㅎ

흔히 다른 거지 틀린 거 아니라고 아이에게 쉽게 말했는데요 ㅎ 판에 박힌 소리 열 번 하는 것보다 투프 이야기 한 번 읽어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ㅎ 그리고 다르면 또 어떤가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투프인데요? 제 아이의 다름과 모남도 좀 더 여유로운 맘으로 다독일 수 있는 제가 되고 싶네요 ㅎ 같이 읽어요?!? 저는 또 올게요 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모르는데 엄마가 되었습니다 - 모든 게 엉망진창, 할 수 있는 것은 독서뿐 걷는사람 에세이 3
김연희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을 공격(!)하는 산후우울증을 독서로 이겨냈다는 엄마를 만났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엄마가 되었습니다>> 라는 책으로! 색다른 에세이일 것 같았는데 역시나 무수한 책을 여러 번 씹고 뜯고 맛보아 즐긴 티가 많이 났다.

재밌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동생에게 <<오만과 편견>>을 추천한 걸 보면 독서 취향이 나와 몹시 닮은 편은 아니지만 그녀에게 살아갈 힘을 주고, 육아가 어려울 때마다 떠올렸다는 여러 책들은 제법 매력적이어서 온라인서점 장바구니를 든든하게 채워주었다.

출산가방에 <<돈키호테>>와 <<개선문>>을 넣었고, 원활한 수유를 위해 가슴마사지를 받으며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책을 떠올렸다는 김연희 작가. 나는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부류가 아니라서 그녀가 받았던 만큼의 에너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책과 독서는 내게도 귀한 위안이다. 애 좀 키워본(!), 또 책이 좋은 엄마인 나는 그래서 더 즐겁게 읽었다.

초보 엄마에게도 좋을 것 같은 것이 임신 테스터로 아이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며 경험하게 되는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들- 띄엄띄엄 몇 개 적어보자면 모유수유, 어린이집 입학, 기저귀 떼기 등등-의 순서 따라 약처럼 씹어(!)먹은 책을 소개하고 있고 유도분만이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고 배란테스터는 어찌 쓰는지, 소아 신체 발육 표준치나 수유방법까지 적혀있어 그렇다. 약사인 엄마답게 해열제 사용법, 감기약에 대한 지식도 들어있으니 참으로 괜찮지 않은가?

홀아비 심정 과부가 안다고 막막하게 엄마 노릇을 먼저 시작했던 이가 뒤에 달려올 주자들에게 혼자가 아니니 힘을 내라고 써서 세상에 내놓은 글이다. 오늘도 치열하게 꽃처럼 예쁜 녀석들을 돌보는 중인 엄마들에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증탈출 - 혼자서 하는 도수치료 홈 클리닉
고태욱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발도 못신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갔던 날을 떠올려본다. 재채기하다가도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는 시원찮은 몸이긴 했지만 걷는 행위조차 불가능하다 느껴져 두렵기는 처음이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어찌어찌 몸을 일으켰는데 한 발자국도 걷지 못했고 다시 눕는 일도 어려워서 구급대원들이 오기까지 두 손을 양옆으로 펼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앉아 버티느라 손바닥이 하얗게 변했다. 바닥과 닿은 부분의 붉은 기는 한참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건강이나 운동에 관련된 책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중간, 기말고사 볼 적에나 들여다봤는데 5일을 진통제 먹으며 누워만 있고나니 책에서 답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참을 수 없게 일렁였다. 하여 도수치료 베테랑인 고태욱 선생의 <<통증탈출>>을 장만했다.

오타인 줄 알았던 슬괵근을 포함, 설명을 읽고도 모르겠고 익숙해지기 어려운 느낌의 용어들이 많았지만 알려주신 내용 하나하나가 몹시 유용했다.

몇 가지 적어보자면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떨어지고 1도 올라가면 500-600% 올라간다는 것, 뇌의 움직임 프로그램이 몸 상태에 맞게 계속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는 것(40대 아저씨들이 20대 때의 움직임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몸 상태가 달라진 줄 모르고 움직이다 부상을 당하는 원인), 시각에 의존해 균형을 잡는 나 녀석은 고유수용감각을 사용하지 않아 퇴화 중인 상태고, 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충격을 받으면 다칠 수밖에 없다는 것 등등...

의자에 앉아 무수한 일을 하며 급속한 나라 발전을 이룩했지만 몸 곳곳의 통증까지 함께 획득한 우리나라 사람들, 안타깝게도 통증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고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하니... 미세먼지와 나의 피곤을 이유로 놀이터를 멀리하려던 마음은 접고 한 시간씩이라도 날마다 놀게 해줘야겠다. 2호가 걷기 시작하면 한 달에 한 번은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야지...

우선 내가 할 일은 <<통증탈출>> 책의 Chapter. 3 통증 부위별 셀프 도수치료법과 친해지는 것이다. 쭈욱 읽으며 가볍게 따라해도 체온이 살짝 오르는 것인지 덥다. 결리던 몸도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날마다 사진 속 그녀들과 어울리면 날씬함도 더불어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 과연? 이곳저곳이 아픈 그대들이여 같이 움직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멋대로 떨고 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상 이력이 몹시 화려한 일본의 작가 와타야 리사의 신간 <<제멋대로 떨고 있어>>를 읽었다. 내 남동생과 같이 1984년에 태어났다는 이 작가는 17세에 처음 쓴 소설<<인스톨>>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등단, 2년 뒤 19세가 되었을 때에는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그렇게 어린 사람이 쓴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세상 물정 모르던 아가씨 시절에 열심히 읽었던 것이 어쩐지 (이제 와서) 부끄러워진다.

작가의 성장과 경험따라 주인공들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아직 못 읽었지만) 2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앞서 한 권 펴냈다고 하고 - <<불쌍하구나?>>라는 제목인데 역시나 오에 겐자부로상을 최연소로 탔다고 한다! - 이번에는 연애 경험이 전혀 없고 오타쿠 기질이 다분한 스물 여섯의 에토 요시카란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바람결에(?) 들려오니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 나에게는 두 명의 남자 친구가 있다. 어차피 이런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테니 마음껏 즐길 생각이다(14쪽).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던가? 후자인 편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장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주인공 요시카는 바로 그런 고민을 끝도 없이 하는 중이다.

... "어째서 나를 '너'라고 부르는 거야?"

"미안,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102쪽)

애석하게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사랑한 남자 1호(이치)는 요시카가 자신을 두고 고민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심지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2호(니)는 그나마 요시카에게 사귀자는 말을 실제로 했다. 니는 영업맨답게 고백 후에 마구 몸으로 들이대는데 그의 체취가 기름 둥둥 뜬 콘소메 수프 같고, 입술은 문어 빨판을 연상시킨다 말하는 요시카이니 결과는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길고 무거운 느낌의 찰랑대는 앞머리, 옆으로 길게 처진 눈은 미소를 지으면 살짝 능글맞아 보이고, 부리부리한 검은 눈동자는 촉촉이 젖어 있다(19쪽).

반면 모태왕자는 이러한 묘사를 받는 식이니 오타쿠 그녀는 남자 1호를 주인공으로 만화까지 그린다. 하지만 그와 요시카의 관계는 비현실과 환상이 덧칠된 것이라 진정한 남녀 사이의 것과는 멀기만 하다. 적지 않은 나이의 그녀 이대로도 괜찮은가? 그대들의 사랑은 안녕한가? 작가가 자꾸 묻는 것 같았다.

17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것을 보면 그녀와 같은 상황과 심정인 여인들이 일본에 많은 모양인데 나는 (비로소) 다 가진 곧 마흔 아줌마라 공감과 동일시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학창시절 왕자님 같은 존재인 남자 1호와 요시카의 썸(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지만)을 응원하게 되고 가엾을 정도로 사랑에 환상을 품고 있는 모습에 풋내나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니 막장드라마에 지친 아줌마 동료들과 함께 읽고 싶어졌다. 요시카와 같은 고민 중인 프로 금사빠 꽃처자들도 함께 읽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