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 - 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조용빈 옮김, 신현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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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신간, 앤드루 로스 소킨 <1929>는 번영의 정점에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자본주의의 가장 극적인 52개월을 복원한 논픽션이다. 1929년 2월의 맹목적인 낙관론부터 1933년 6월 위기의 주역들이 법정에 서는 순간까지 탐욕과 오만이 빚어낸 시스템 붕괴의 실체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빌 게이츠가 올해의 책으로 극찬했으며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저자 앤드루 로스 소킨은 뉴욕타임스 간판 저널리스트이자 경제 매체 CNBC의 핵심 앵커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다룬 <대마불사>로 널리 알려졌으며 인기 금융 드라마 <빌리언스>의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그는 권력과 자본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밀도 높은 취재 스타일로 제럴드 로브상과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소킨은 과거의 라디오 기술 혁신이 현재 인공지능 시대로 형태만 바뀌었을 뿐 대중의 빚투 열풍과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은 소름 끼칠 정도로 닮아 있다고 경고했다.


책의 목차는 1929년 2월 1일의 불길한 징조에서 시작해 대폭락 직전의 여름을 거쳐.. 파국의 순간으로 치닫는 순차적 구성을 취한다. 당시 월스트리트는 찰스 미첼이 이끄는 내셔널시티은행을 필두로 주식 투자를 위한 대규모 마진 거래를 조장했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 대출이 급증하며 시장에는 끝없는 우상향에 대한 확신이 팽배했다. 10월 24일 검은 화요일을 기점으로 J.P. 모건, 리처드 휘트니 등 당대 금융 거물들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렸다. 평범한 시민부터 윈스턴 처칠 같은 유명 인사까지 막대한 부가 증발했고 이는 뼈아픈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수년이 지난 1933년이 되어서야 허술한 규제 정책을 다시 세우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고통스러운 회복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역사와 비극은 반복된다. 인간의 탐욕은 멈출 줄 모르고 경주마처럼 질주하기에 그 시간차는 점점 짧아지고, 낙폭은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주식 시장은 AI와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혁신에 베팅하며 과거 1920년대의 광풍을 재현하고 있다. 소수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견인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은 100년 전 월스트리트와 놀랍도록 흡사하다. 최근 오픈 AI의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에 비해 실질적인 미래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제기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1920년대 라디오 산업의 무한한 성장을 믿었던 맹신이 1929년 대폭락으로 산산조각 났던 궤적과 섬뜩하게 겹친다. 만약 다우지수, 나스닥, 비트코인 등에 낀 거품이 일시에 꺼져 대폭락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 규모는 1929년을 아득히 뛰어넘을 것이다. 당시 윈스턴 처칠이나 J.P. 모건의 임원들조차 속수무책으로 막대한 자산을 잃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붕괴는 실리콘밸리의 테크 거물들과 글로벌 금융 기관들을 단숨에 집어삼킬 수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수십조 달러가 단기간에 증발하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평범한 시민들의 노후 자금까지 연쇄적으로 파괴될 위험이 도사린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AI 기술의 발전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 시장의 맹목적인 기대감은 순식간에 공포로 돌변할 것이다.


<1929>에서 디테일하게 묘사하듯 빚을 내어 투자한 마진 거래의 연쇄 청산은 단순한 금융 붕괴를 넘어 실물 경제의 장기 침체라는 참혹한 후유증을 낳는다. 현대의 금융 규제 시스템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인간의 탐욕,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라는 근본적인 리스크가 여전히 굳건하다. 막연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자산의 레버리지를 엄격하게 통제해야 다가올 파국에서 생존할 수 있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비공개회의록, 개인 일기, 메모 등 방대한 미공개 자료를 파고든 저자의 집념이 돋보인다. 숫자의 나열을 넘어 허버트 후버, 찰스 미첼 등 실존 인물들의 심리와 선택을 스릴러처럼 생생하게 복원해 냈기에 이 시대의 필독서로 강력히 추천한다. 책의 서문에는 1929년 10월 26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통찰이 적혀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서 실질적인 교훈을 얻을 만큼 오래 살지 못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각자가 그 교훈을 매번 새로 배워야만 한다."_서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현인이 남긴 말은 버블의 정점에 선 우리에게 서늘한 경고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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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삶 -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에릭 사댕 지음, 박지민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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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신간, 에릭 사댕 지음 <유령의 삶>은 스크린과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테크놀로지 매트릭스 속에서 현대인의 존재 방식이 어떻게 변질되었는지 철학적으로 해부한 비평서다. 프랑스 유력 매체들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이 책은 장강명 작가 전치형 교수의 강력한 추천을 받으며 화제로 떠올랐다. 단순한 스크린 중독의 경고를 넘어 현실의 구조적 붕괴를 날카롭게 짚어낸 깊이 있는 사유가 돋보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기술이 주는 편의 이면에 숨겨진 통제와 탈주체화의 위험성을 서늘하게 일깨우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 에릭 사댕은 디지털 기술이 인류 문명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성찰해온 프랑스 대표 기술 비판 사상가이자 작가다. 2013년 <증강된 인간성>으로 위베르상을 수상하며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파이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사상가 10인에 이름을 올리며 사상적 권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주요 저서인 <인공지능 세기의 문제> <전제적 개인의 시대> <결별하기> 등에서 일관되게 디지털 기술에 의한 인간의 도구화와 주체성 상실을 경계해왔다. 책 전반의 논지를 살펴보면 그는 테크놀로지가 약속하는 장밋빛 미래를 맹신하는 거시적 결정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칸트 미셸 푸코 기 드보르의 사상을 빌려 기술의 독재에 맞서는 특수 지식인과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하는 단호한 철학적 스타일을 견지하고 있다.


책의 목차를 따라가면 급속히 발전하는 첨단 기술이 신체와 사회를 지배하는 과정이 드러난다.

<제1장 프랙털 삼위일체>는 스크린 중심 환경이 인간의 신체를 기술 경제적 배치 속에 어떻게 옭아매는지 분석한다. <제2장 현실의 재가공>은 감시와 초개인화 알고리즘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입맛대로 통제하는지 고발한다. <제3장 또 다른 유령>에서는 원격 관계가 일상이 되면서 진짜 타자는 증발하고 가상 관계망에 의존하게 되는 새로운 감정 경제 구조를 파헤친다. 마지막 <제4장 탈주체화 과정>에서는 자기다움마저 피로로 전락하고 인류가 결국 사기적 담론 속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저자는 거대한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이 자신을 잃은 무기력한 유령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주체적인 행동하는 힘과 자율적 판단력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알고리즘이 설계한 매트릭스에 순응하지 말고 자유와 다양성에 기반한 진짜 현실을 인간의 의지로 쟁취해야 한다는 통렬한 일갈이다.


에릭 사댕이 제시하는 핵심 개념들은 도발적이고 날카롭다. 고정된 신체의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현대인이 물리적 이동 대신 스크린 앞에 묶인 채 데이터 생산 기계로 전락한 섬뜩한 현실을 짚어낸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의자에 붙박인 신체가 곧 자본을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은 소름 끼치도록 정확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전환점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유와 창의성마저 대체하며 능동적 판단력, 창의력을 훼손하고 있음을 경계한다. 원격 관계의 보편화에 대한 지적 역시 뼈아프다. 스크린 너머의 익명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타자의 체온과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은 마비되고 관계는 철저히 파편화되었다. 그 결과 마주하는 '인류의 식물인간화'라는 진단은 절망적이다. 스스로 사고하고 결단하는 능력을 AI 알고리즘에 외주화한 채 생명만 유지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했다는 저자의 경고는 현대인의 초상을 아프게 찌른다.


<유령의 삶>이 기존 디지털 세계, 중독이나 AI 관련 도서들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문제의 근원을 개인의 나약한 의지나 도파민 과잉에서 찾지 않고, 존재론적 인식론적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흔한 도서들처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라는 얄팍한 처방전을 내밀지 않는다. 대신 스크린과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현실계의 근본적인 질서를 파괴하고, 인간의 주체성을 체계적으로 강탈하는지 치밀한 언어로 논증한다. 기술 비관론에 머무는 대신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적극적인 철학적 저항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지닌 지적 무게감은 압도적이다.


저자의 묵직한 통찰이 응축된 본문의 문장들은 깊은 잔상을 남긴다. 단테의 신곡을 비틀어 서론의 문제의식을 여는 "어떤 경우라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 다가오는 현재 대신 우리가 원하는 현재 자유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도래하게 할 현재를 위해 노력하자"라는 선언은 책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지향점을 보여준다.


1장의 뼈대를 이루는 "합리적 경제적 질서의 핵심을 지탱하는 주체는 더 이상 의자에 앉아 있는 신체가 아니라..."라는 통찰은 고정된 신체가 자본과 직결되는 서늘한 풍경을 압축적으로 묘사한다. 무엇보다 "알고리즘과 픽셀을 통해 세계와 맺는 관계가 개인화되자 인간이 가진 행동하는 힘 즉 자율적 판단력 의식 책임감을 발휘하는 능력에는 재갈이 물렸다"라는 지적은 맹목적인 기술 추종에 매몰된 현대인에게 스스로 사유하는 주체로 거듭나라는 강렬한 철학적 타종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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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빵집 6 : 도깨비 왕자와 피리 호랑이 빵집 6
서지원 지음, 홍그림 그림 / 아르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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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사 아르볼 신간, 서지원 글/홍그림 그림의 <용감한 호랑이 빵집 6: 도깨비 왕자와 피리>는 옛날이야기를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다시 꾸며서 어린이 친구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판타지 동화 시리즈의 새 책이랍니다. 단군 할아버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신단 마을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그림이 만나 더욱 빛난답니다. 역사 속 이야기에 작가님의 멋진 상상력을 더해서 등장인물들이 마치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져요. 초등학생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힐 만큼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서지원 작가님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직접 쓰실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나신 분이에요. <자두의 비밀 일기장>, <고구마 탐정> 시리즈 등 무려 300권이 넘는 책을 써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홍그림 작가님은 <조랑말과 나> 같은 그림책을 직접 만들기도 하셨고 매일 따뜻하고 힘찬 그림을 그리신답니다. 두 작가님이 힘을 합쳐 옛날이야기 속 요괴, 요물, 신비한 존재들을 우리 곁에 있는 친근한 이웃처럼 재미있게 그려냈어요.


이번 6권은 지나친 욕심 때문에 괴물로 변해 평화로운 신단 마을을 위험에 빠뜨린 황부자 이무기와 맞서 싸우는 호빵단 이야기랍니다. 원래는 호랑이인 든든한 빵집 주인 호 셰프, 솔직하고 믿음직한 다람쥐 조수 람이, 우연히 신비한 힘을 얻게 된 단군 초등학교 3학년 동이, 귀여운 반려견 흰둥이가 주인공이에요. 이들 앞에 다리 셋 달린 강아지 삼족구 알콩이를 찾으러 신라의 도깨비 왕자 비형랑이 나타나요. 비형랑은 도깨비감투를 훔쳐 신단 마을에 숨어든 나쁜 도깨비 길달을 쫓고 있었지요. 길달은 바로 황부자 이무기와 손을 잡은 도깨비랍니다.


<용감한 호랑이 빵집 6: 도깨비 왕자와 피리>는 삼국유사라는 옛날 책에 나오는 신라 문무왕과 신문왕의 멋진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나라를 하나로 합친 문무왕은 죽어서 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남겼어요. 그의 아들 신문왕은 바다에서 얻은 신비한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었는데.. 이 피리를 불면 적군이 도망가고 거친 파도가 잠잠해진다는 '만파식적'이랍니다. 이 신비한 피리와 바다를 지키는 용이 황부자 이무기를 막아내는 필살기로 등장해요. 비형랑과 호빵단이 용을 부르는 피리를 불며 붉은 용이 되려는 이무기에 맞서는 장면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재미있어요!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치 눈앞에서 일이 벌어지는 것처럼 생생해서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답니다.

책 속에서 "검붉은 연기와 함께 이무기의 몸집은 점점 커졌어. 붉은 욕심의 기운이 이무기의 몸을 휘감고, 두 눈은 짙은 핏빛으로 타올랐지. 적룡이다! 나는 곧 용이 된다!"라고 소리치는 이무기의 모습은 끝없는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줘요.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라는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신비한 피리와 도깨비라는 재미있는 소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풀어냈어요. 매력적인 귀여운 등장인물들의 신나는 모험만으로 푹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답니다.


옛날이야기의 지혜와 요즘 아이들의 상상력을 멋지게 합쳐놓은 <용감한 호랑이 빵집 6: 도깨비 왕자와 피리>. 우리 어린이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독서 시간을 선물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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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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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신간, 니클라스 브렌보르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은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 등이 어떻게 우리의 뇌를 잠식하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진화생물학과 신경과학을 넘나드는 통찰력으로 극찬을 받았다. 무작정 의지력 부족이라 비난하는 대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은 우리가 왜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탐닉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진화의 관점에서 파헤친다.


저자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코펜하겐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덴마크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전작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30개국 이상에 번역 출간되었다. 노보 노디스크 국제 재능 프로그램 등에서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복잡한 생물학적 기제를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현대의 자극이 과거 생존에 필수적이었던 보상 회로를 교란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인간의 의지력 부족을 탓하기보다 환경 설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목차를 살펴보면 이 책의 방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난다. 1부에서는 식품 중독을 다루며 진화 과정에서 희귀했던 당과 지방이 오늘날 경쟁적인 초가공식품의 형태로 넘쳐나면서 비만과 대사 질환을 일으키는 함정을 지적한다. 2부는 포르노 중독과 성적 자극의 범람이 인간의 도파민 시스템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분석한다. 3부에서는 스크린 중독을 통해 끝없는 스크롤에 빠진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그린다. 이러한 맹독성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단순히 스마트폰을 끄거나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수준을 넘어, 자극의 원천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환경 자체를 리셋, 재설계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도파민에 대한 신경과학적 재해석이다. 저자는 1950년대 캐나다의 피터 밀너와 제임스 올즈가 진행한 쥐 실험을 언급하며 도파민이 단순한 쾌락 물질이 아니라 무언가를 강렬히 원하게 만드는 욕망의 분자임을 명확히 한다. 우리는 쾌락을 느껴서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그것을 원하도록 속았기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이 날카롭게 해부하는 지점은 초자극 시대에 범람하는 포르노그래피의 폐해다. 과거 인류에게 짝을 찾는 일은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클릭 한 번으로 무한한 시각적 자극을 얻을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대상을 갈구하는 진화적 본능인 쿨리지 효과가 인터넷의 무제한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우리의 뇌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책 속 "성적 자극은 보상 효과가 대단히 강력하기 때문에 선택권이 주어지면 동물은 그 보상을 열심히 추구한다" (150쪽)라는 문장은 이 함정의 무서움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포르노 중독이 도덕적 타락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학적 재난임을 경고한다. 강렬한 성적 초자극은 도파민 수용체를 둔감하게 만들어 일상적인 기쁨을 앗아가고 현실의 친밀한 관계 맺기를 방해하며 뇌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끝없는 스크롤과 틱톡 같은 숏폼 플랫폼의 폐해 역시 이 책이 짚어내는 심각한 질병이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선을 단 1초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끊임없이 새롭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한 주입한다. 소셜미디어를 스크롤하는 행위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예측 불가능한 간헐적 보상은 슬롯머신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여 사용자를 화면 앞에 묶어둔다. 이는 개인의 시간을 훔치는 것을 넘어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고 깊은 사유의 가능성을 앗아간다.


저자는 결론부에서 진화생물학자 니콜라스 틴베르헌의 연구를 인용하며 '초자극'이 지닌 양면성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가짜 알을 품으려 애쓰는 새처럼 맹목적으로 쾌락적인 초자극을 좇으면 결국 파멸에 이르지만 이를 역이용하면 인류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삼을 수도 있다. 쏟아지는 자극 속에서 현명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뇌가 지닌 생물학적 취약성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단순한 의지력에 기대는 대신 유혹과 나 사이에 물리적 장벽을 세우는 환경 설계가 필수적이다. 스마트폰을 침실 밖으로 치우고 정제 탄수화물을 집 안에 두지 않는 식의 구체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 나아가 학습, 운동, 창작과 같은 생산적인 활동에 초자극의 보상 원리를 결합하여 긍정적인 도파민 회로를 구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새장 안에서 커다란 알을 쳐다보고 있다.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더니, 알 위로 뛰어오르려 한다."_여는 말 7p


라는 첫머리의 비유처럼 우리는 지금 본능을 교란하는 거대한 가짜 알 앞에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무방비 상태로 알고리즘과 자본이 던져주는 파괴적인 쾌락에 끌려다닐 것인가, 아니면 진화의 맹점을 직시하고 환경의 지배자가 될 것인가? 의지가 아닌 환경을 철저히 통제하고 긍정적인 초자극을 선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중독의 사슬을 끊고 진정한 삶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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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바이킹 비케와 독재자의 도시 동화는 내 친구 44
루네르 욘손 지음, 에베르트 칼손 그림, 배정희 옮김 / 논장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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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장 신간, 스웨덴의 아동문학가 루네르 욘손, 삽화가 에베르트 칼손이 탄생시킨 <소년 바이킹 비케와 독재자의 도시>는 지혜와 용기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고전 명작이랍니다. 폭력과 힘이 지배하던 바이킹 시대에 칼 대신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따뜻한 마음으로 평화를 이끌어내는 꼬마 비케의 활약상은 1965년 독일 아동문학상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국경을 초월한 감동을 선사했어요. 완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른들과 대비되는 비케의 총명함은 폭력 없는 평화로운 문제 해결의 교과서라 불리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로 평가받는답니다.


저자 루네르 욘손은 스웨덴의 언론인이자 작가로서 평화주의적 신념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힘보다 지혜가 위대하다는 철학을 작품에 꾸준히 녹여낸 인물이에요. 아이들에게 진정한 영웅은 폭력을 쓰는 자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임을 강조했답니다. 에베르트 칼손 특유의 생동감 넘치고 풍자적인 펜화가 더해져 이야기의 매력이 한층 더해졌어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시사 만화가이기도 한 에베르트 칼손은 인물들의 우스꽝스럽고 개성 넘치는 표정을 통해 어리석은 권력자, 어른들의 허위의식을 예리하게 포착해 내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답니다.


페이지를 펼치면 플라케 마을의 바이킹 용사들이 남쪽으로 항해를 떠나며 벌어지는 모험을 엿볼 수 있어요. 으스스한 도시에 도착한 할바르 대장, 비케, 선원들은 갈게 대왕, 레프 대왕, 욀가 대왕이라는 탐욕스러운 독재자들과 맞닥뜨리게 된답니다. 힘으로만 덤비려는 어른들과 달리 비케는 악어와 사자가 득실거리는 함정을 피하고 독재자들을 무너뜨릴 기상천외한 계획들을 척척 세워나가요. 공중을 날아가고 맹수들이 들이닥치는 위기 속에서도 비케의 지혜 덕분에 왕들은 줄줄이 쓰러지고 마침내 변신한 도시에서 프리슬란드 해적들까지 참회하게 만드는 통쾌한 승리의 과정이 스피디하게 펼쳐진답니다.


1963년 첫 출간된 <소년 바이킹 비케> 시리즈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아동 문학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한 역사적인 작품이에요. 근육질에 호전적인 전통적 바이킹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작고 힘없는 소년이 상상력과 지혜로 무리를 이끈다는 설정은 당시로서는 무척 혁신적이었답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진짜 힘은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연한 사고에 있다는 깊은 울림을 현대의 아이들에게도 전해줘요.


이 작품이 대중문화에 끼친 매력적인 영향은 세계적인 만화 시리즈 <원피스>의 직접적인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이랍니다. <원피스>의 원작자 오다 에이치로는 어린 시절 즐겨 보던 비케의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을 통해 해적에 대한 동경과 모험의 즐거움을 처음 느꼈다고 고백했어요. 무모하지만 정 많은 어른들과 그들을 위기에서 구출하는 지혜로운 소년의 서사는 <원피스> 특유의 유쾌한 동료애와 기발한 문제 해결 방식의 든든한 뿌리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배가 거센 파도를 타고 고향으로 달리는 동안 할바르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난 역사에 남을 거야." 할바르는 이제 정말로 집이 그리웠습니다! 윌바는 진짜로 여자들 가운데 최고였습니다. (..) 할바르 같은 사람에게는 가끔씩 그렇게 쿡쿡 찔러 대는 사람이 꼭 필요하니까요."_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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