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읽어보는 것도 좋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 싹이 올라올지 알 수 없는, 오랜 뒤에 보람이 나타나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 239

[독서의 핵심은 (...) 자신의 내면에 콕 박혀 계속 빠지지 않는 한 권을 만나는 행위이다.] 274

머리 하면 뇌를, 마음 하면 심장을 떠올리는데 바꿔 말하면 머리는 뇌와 같은 체간體幹에 속하고 마음은 심장과 같은 내장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  마음의 문제를 내장 감각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내장으로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고방식에 이를 수 있다.
머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이론에 치우치는 것과는 반대로 내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몸을 타이르는 설득력이 있다. - P2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뭇잎이 마르고_김멜라


그녀는 마치 운동화 끈을 묶기 위해 구부려 앉은 아이를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사람이란 기다리기만 하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존재라고 믿는 것 같았다.
(...)
그녀는 사람에게 다가가 마음을 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먼저 주고, 준 만큼 되돌려 받지 못해도 다시 자기의 것을 주었다. 결국 그건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멀리, 크게 보면 그렇다고. - P27

가을 하늘이 파란 사탕 껍질처럼 펼쳐진 날이었다.



자긴 이미 여섯 살 때부터 알았다고. 그런 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라고. 언젠가 자신이 신을 찾게 될 거라는 믿음이나 언젠가 예술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하게 되는, 영혼에 새겨진 주름 같은 것이라고. - P32

그리고 그 나무를 보았다. 산비탈에 서 있던, 한눈에도 메마르고 병들어 보이던 나무,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는 일이 고달프다는 듯 꽈배기처럼 몸을 뒤틀며 자란 나무. 다가가 굵은 줄기를 어루만지자 과자 조각처럼 껍질이 부서졌다. 그 껍질 속으로 검게 썩은 속살이 보였다. 그런데도 가지에 달린 잎만은 풍성해 둥근 잎들이 마치 꿀을 바른듯 윤이 났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잎 두들기는 빗소리, 멀리 새 우는 소리, 아직 입안에 남아 있는 오이 향. 체와 대니는 먼 훗날 누군가 발견하게 될 산의 비밀을 상상하며 나무 아래 씨앗을 심었다.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보다 : 봄 2021 소설 보다
김멜라.나일선.위수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읽다 보면 익숙해져! 처음엔 두번 세번 문맥을 연결해서 읽어야 알똥말똥 한데....˝어 마따. 너 오소옹포응 있히?˝ ˝오,소,옹,포,쯩! ˝ 아~고소공포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도 저렇게 (도대체씨 처럼)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작은 아기 밥그릇 만도 못하면서 커다란 밥솥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해 후회를... 그릇만큼 살아!

값이 싼 가전일수록 자아가 발달할 수 있다 - P12

평생 나와 잘 맞는 것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 P66

어떤 것은 어느 순간 중요하지 않게 된다 - P67

내가 나로 살 수 없게 하는 것들을 최대한 피할 것이다. 그것들에서 멀리멀리 달아날 것이다.
나는 최대한의 내가 될 것이다. - P70

일기라는 게 참 부질없는 것같다가도...
가만히 보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게 있다.
영원한 괴로움은 드물다는 것이다.

‘지금 이 괴로움도 언젠기른 희미해지겠지‘ - P90

살면서 즐거운 순간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그때마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본다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짧은 순간들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그 와중에 얼마 되지 않는 즐거운 순간을 징검다리 삼아 밟으며 건너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
예측 가능한 징검다리가 있지는 않은지 두리번거리는 것이다. 그것을 밟고 이 삶을 건너가기 위하여.

- P102

약간 불쾌한 일이 있었는데 그냥 흘려보내기로 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 의한,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사람에 의해 일어난 매우 중요한 사건마저 몇 년 지난 후에는 시시한 일이 되어버리기 일쑤인데.  - P111

정리의 신이 내릴 때가 있다.



‘추억의 신‘이 나타나면 사라진다.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보다 : 가을 2020 소설 보다
서장원.신종원.우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각성자 우다영! 고감도 감정이입 능력자! ˝안다는 기억이고, 기억이 우리를 구성한다˝ 놀라운 기억력의 작동, 아즈와 깔로 소설을 쓰는 작가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읽을 수록 빠져듭니다. 조금 더 깊게. 이러다 나도 각성자 될 수 있을까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