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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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었다. 문화유적지에 답사를 갔다와서 해당 부분을 찾아 다시 읽기도 했고, 책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겨서 답사를 떠나기도 했다. 그렇게 답사를 하고 나면 간단하게 답사기록을 한 경우도 있지만, 거의 사진으로 찍고 눈으로 보고 기록이라는 것에 주요하게 시간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을 받아보기 전에 집에 있는 오래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후속작인가 생각했었는데, 여행자를 위한 만년 다이어리라는 것을 받아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책의 많은 부분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여백으로 채워져 있고, 계절별로 가볼만한 유적지의 목록화하여 멋진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빽빽하게 유적지 설명과 단상들을 기대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의 구성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책을 1년간 채워나가면 나만의 문화유산답사책 한권이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으로 설레임이 컸다.

 

최근 짧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방법들로 무엇인가 기록으로 남기려고 하는데, 이 책도 글쓰기를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다이어리이기에 올해의 계획과 일정들을 적으면서도 항상 여행을 꿈꾸게 하는 여유와 계획을 생각하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고, 이 책에 나와 있는 곳이든, 새롭게 가본 곳이든 여행지에 대한 기록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노트처럼 쓸 수 있고, 일반도서보다는 두꺼운 종이라서 드로잉노트로 겸해서 쓸 수 있어서 앞으로 1년간의 내 삶을 이 다이어리에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 설명된 유적지는 그동안의 답사기에서 엄선한 계절를 감안한 추천 여행지이다. 그냥 다이어리가 아니라 일상의 기록, 여행의 기록, 한해의 계획을 함께 아우르는 만년다이어리로 손색이 없다. 지나온 시간 흘려보냈던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나의 서사를 담고 싶어하는 기록에 관심이 있다면 한 권의 책이 만년 기록장이 되어 올 한해를 가득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새해 계획을 생각하며 이 다이어리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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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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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책을 받자마자 여행 다이어리라는 점이 너무 좋습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책은 읽기만 했지만, 이번 책은 답사계획과 단상들을 적을 수 있어서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하나씩 유적지를 다녀보고 1년간 에세이 쓰듯 나의 생각을 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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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의 딜레마 - 제7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30
임서진 외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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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 및 우수 응모작 모음집으로, 바이러스, 기후 위기, 환경오염, 등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고민을 담은 여섯 편의 SF이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해방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과학소설로 꼽히는 <잃어버린 소년(1953)><금성탐험대(1957)> 1950년대부터 40년이 넘게 수십편의 과학소설을 발표한 한낙원 선생을 기리며 과학기술 자체가 보다는 그것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담아 한낙원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상이다. 이번 일곱 번째 수상작의 과학소설도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의식과 일상생활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었다.

 

임서진 작가의 <항체의 딜레마>는 기후변화로 생겨난 (None)바이러스가 지구를 비상사태로 만들어 인구의 1/4이 줄어든 미래사회를 그렸다. 공기가 정화된 곳 밖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감염구역과 비감염구역이 철저히 나뉘어진 연구소에서 주인공 이브는 논 항체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A를 만나게 된다. 인간을 위해 존재했던 A는 자유를 꿈꾼다. 로봇의 권리와 윤리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이면서 인류가 멸종한 지구에 아담(A)과 이브만이 남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 것을 예고한다. 바이러스,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앞으로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실임을 깨닫게 한다.

 

이번에도 임서진 작가의 <반달을 살아도>는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지구를 떠날 우주선을 떠도는 미래로 설정하였고, 결국 지구가 다시 희망의 땅이 된다. 로봇 강아지 에피기온의 관계를 통해 미래사회에 새로운 존재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로봇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고민하게 된다.

 

소향 작가의 <달아래 세 사람>은 신윤복 그림 <월하정인>의 월식 중이 달의 과학적 근거를 모티브로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월식에 일어난 시간여행의 이야기이다. 돌아가신 아빠의 서재에서 발견한 미니어쳐 달항아리의 타입캡슐을 타고 조선의 시대로 간 은별이는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홍 유생을 만나서 겪는 이야기가 드라마같은 재미가 있다.

 

조윤영 작가의 <외계에서 온 박씨>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패러디하였고, 제비가 은하영웅 게코19’로 등장하여 다양성과 존중의 가치와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로 하는 덕목을 전래동화를 신선하게 보는 시각으로 스토리를 구성하였다

 

나혜림 작가의 <달의 뒷면에서>18살 미래의 아들이 16살의 엄마를 찾아온다. 미래에는 엄마가 먼저 죽게 되고 아들은 엄마를 그리는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엄마에게 그 마음을 고백하면서 16살의 엄마는 미래의 자신이 더욱 궁금해진다. 달을 볼 때마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 당신을 위해 달을 따온다면 누구도 닿은 적 없는 달의 뒷면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릴 듯하다고 하다는 작가의 생각이 잘 묘사되었다.

 

임성은 작가의 <여름이 옵니까>는 우연히 돌고래 방류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친구에서 선물한 화분이 말라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쓰게 된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글을 읽고 옆에 놓은 화분에 물한컵 부어주고 돌고래의 자유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여러 작품들 모두 기발한 발상이 작품의 읽는 재미를 더했고,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의 작품이었다. 과학기술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였지만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점에서 디스토피아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가보지 못한 우리의 미래를 탐험해보는 상상의 즐거움으로 단숨에 책을 읽었고, 이 소설들을 통해 과학기술과 윤리, 환경문제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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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 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5
이수경 지음, 솜보리 그림 / 책고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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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아이들 시리즈 25번째 책이다. 한국외환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동시로 등단을 한 이수경 작가는 저마다의 빛깔로 제 향기로 꽃을 피우며 각자 자신만의 나이테를 새기며 살기를 소원했고, 모르면 묻고, 틀리면 고치고, 잘못하면 뉘우치면서 지금의 나를 사랑하며 가장 나답게 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번 시집의 작가의 말에 담았다. ‘소원을 말해봐라는 제목으로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고, 장미는 백합을 부러워하지 않듯이, 누구를 닮고 싶어도 아무리 소원을 빌어도 바뀌지 않는 늘 그대로인 자신을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을 동시집에 담았다.
 
시집을 보면서 맑은 수채화로 동시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솜보리 그림작가는 보리밭 가득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자연이 주는 보석들을 발견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고, 동시를 읽는 동안 마음에 작은 햇살이 비치는 그림으로 동시의 느낌을 맑고 따뜻한 시화집 한 권을 보는 행복을 더했다.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그림과 글씨가 아이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아낸 동화책 같기도 하다.
 
지금이 가장 좋은 줄 알며 사는지를 동시집 속 친구들에게 외쳐 줄까?로 질문을 던진 작가는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너는 너야! 너다우면 돼!”라고 응원하는 작가의 말이 동시 하나하나에 정성으로 담긴 것 같다. 짧은 동시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내면의 깊이를 발견하게 되고, 부모로서 또는 어른으로서 동심을 일깨우는 감각적인 동시들이 담겨있다. 동시를 읽으며 어른의 몸을 가진 아이인 어른이인 내가 만나온 자연과 가족, 주변환경들에 대한 순수한 감성들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시간이 되었다.
 
* 누나의 사춘기 *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육학년 누나
 
갑자기 울더니
날 쏘아 본다
 
현관문 쾅 닫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
말로만 듣던
사춘기가
 
우리 집에도
상륙했나 보다
 
* 태풍이 지난 뒤 *
 
개울 건너로 쓰러진
소나무 위로
 
다람쥐 지나간다
달팽이 마실간다
도마뱀 건너간다
 
햇살도 앉아 쉬어가는
소나무 다리
 
또 다른 삶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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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8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 쓰는 딸들 -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소피 카르캥 지음, 임미경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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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딸들 #소피 카르캥 #미디어 창비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심리학자 마리즈 바양과 함께 심리학적 관점에서 자매 사이를 살펴본 <자매 사이 : 여성성의 문제>를 펴낸 바 있던 스랑스의 기자이자 작가인 소피 카르캥이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프랑스 대표 여성 작가들의 삶을 그려낸 책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의 삶과 작품 속 어머니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담겼다. 이 세 사람에게는 시대에 맞선 여성이라는 점과 삶과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친 어머니의 존재가 공통적인 점이다.

 

어머니는 딸을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의 방식은 다양하다. 세 딸들과 그들의 어머니의 이야기로 3부작 전기를 보는 듯이다. 심리학을 토대로 뒤라스의 인도차이나 메콩 삼각주라는 곳에서의 삶, 시몬 드 보부아르의 벨에포크 시대의 파리, 콜레트의 뿌르고쿠 돌판과 생소뵈르 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소설같은 느낌이다. 딸로써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살았지만 뒤라스의 어머니 마리 도나디외는 성마르고 편파적이며 현실감각이 없는 이상주의에 가까운 인물이고, 콜레트의 어머니 시도는 섬세한 사람이면서 집요하기도 한 인물이다. 프랑수아즈 드 보부아르의 어머니는 두딸 엘렌과 시몬에게 권위적이며 지배력과 권력의자가 강한 어머니로 비춰진다.

 

딸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에 서툴렀던 어머니들로 인해 세 명의 여성 작가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며 어머니와의 거리두기에 노력하고, 각자 글쓰기로서 피난처를 얻고자 했다. 고통스럽지만 글쓰기를 통해 절박한 요구로부터 태어난 작가들이 되었다. 세 작가가 글쓰기를 꿈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어머니였고, 그렇게 작가들의 그들만의 고유한 문체를 갖게 된 과정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어머니를 글쓰기의 출발점으로 글쓰기 여정에 함께하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지나온 과거의 기억과 딸로서 살아온 삶의 굴곡을 되돌아 보게 한다.

 

글쓰기는 고독 속에서 자신과 만나는 과정이다. 혼자만의 시간과 고독과 대면할 때 글쓰기가 이루어진다. 글쓰기는 세 작가에게 어머니와 화해할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는 사실과 어머니를 떠나 자신의 삶을 살기로 홀로서기를 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나의 어머니는 어떤 관계로 서로에서 삶의 일부가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한 사람의 삶에 어머니가 미치는 심리적 관계와 아프고 치역하지만 글쓰기와 작가라는 삶을 꿈꾸고 살아간 세 명의 여성 작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문학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단순히 결핍과 푝력, 소통의 부족의 문제를 넘어 삶이라는 현실 속에서 글쓰기는 새로운 연대를 찾고, 두려움과 마주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지적인 작업을 통해 자기표현과 치유의 과정이자 구원의 손길과 같은 삶의 탈출구이자 수단이기도 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한다. 한 인간으로 각자의 삶의 현실에서 어머니와 수십년간 엮어내려간 기쁨, 슬픔, 애정, 원망, 배반과 화해의 과정이 작품과 글쓰기에 대한 태도를 통해 추적한 작가들의 삶이 지금의 모녀의 관계를 객과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에는 답이 없지만, 다큐멘터리같은 이 책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나온 글쓰기의 욕망이 여성의 소통의 출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글쓰는 딸로 나와 타인과의 화해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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