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씽킹 - 단순한 생각을 멋진 아이디어로 성장시키는
윤태성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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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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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씽킹 - 단순한 생각을 멋진 아이디어로 성장시키는
윤태성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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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은 갑자기 툭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런 행운은 항상 오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계속 생각해야 그중에 좋은 생각이 나타난다. <미라클 씽킹>의 저자인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윤태성 교수는 "좋은 생각을 하려면 먼저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많은 생각을 하려면 간결한 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어떻게 생각할지다. 책 <미라클 씽킹>은 메모법, 이름표, 1구 2언, 이미지, 사분법, A3 생각법, 매트릭스 등 좋은 생각을 어떻게 뽑아낼 수 있는지, 단조로운 생각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키우는 '미라클 씽킹' 습관 11가지를 소개한다. 미라클 씽킹 생각 습관은 저자 윤태성 교수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효과를 본 방법들로, 카이스트 학생들 수업에도 활용하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사람 대신 결정하고, 사람은 편리함에 젖어 들어 생각하지 않는 모습에 익숙해진 지금이야말로, 미라클 씽킹은 의식적으로 키워야 할 생각 습관이라고 강조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11가지 생각 습관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굿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상황에 자신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미라클 씽킹 습관으로 이제 뇌를 자극해보자.

저자는 '1장 좋은 생각은 습관에서 나온다, 2장 생각을 틀을 깨고 균형을 맞춰라, 3장 미라클 씽킹, 창조적 생각의 조화를 만든다'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메모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다빈치와 에디슨을 비롯한 메모왕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 생각이 떠오르면 일단 메모하며, 우연히 떠오르는 생각을 중시한다. 둘째, 생각을 그림으로 그린다.

"그림을 그리면 생각의 핵심이 단순하게 표현된다. 복잡한 생각일수록 문장으로 적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든다. 문장은 끝까지 읽어보지 않으면 의미를 알기도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나중에 새로운 내용을 생각하고 의미를 덧붙이려고 할 때다. 문장으로만 작성된 자료에는 여백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문장을 덧붙이거나 추가하기 힘들다. 생각을 그림으로 그리면 노트에 여백이 많이 생긴다. 그림을 그리는 가치는 여백에 있다. 여백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거나 기존 내용을 수정하는 작업을 매우 쉽게 할 수 있다. 여백을 두지 않고 너무 복잡하게 그리면 활용하기 어렵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사람이 생각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을 유도하는 필터 버블 문제로, 미국 작가인 엘리 프레이저가 제시한 개념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나에게 특정한 사건이나 뉴스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그 중에서도 관심 과는 뉴스만 보는 것은 인공지능이 질문하고 내가 대답을 한 셈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다양한 내용을 보지 않고 한가지 방향으로 쏠린 내용만 계속 보면 내 생각은 버블 속에 갇혀버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을 더욱 굳어진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필터 버블은 세뇌의 첫걸음이며, 세뇌는 중독으로 이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이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은 나를 중독시키려고 한다. 배후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내가 더 좋아하게 만든다. 가끔은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일부러 방해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나와 밀당하면서 때로는 내가 이겼다고 느끼게 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인공지능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유도한다. 인공지능은 나를 중독시키기 위해 여러 개의 알고리즘을 구사하면서 나를 조용히 유도한다. 인공지능이 나를 유도하는지조차 내가 알지 못해야 기업에 유리하다. 기업은 한번 잡은 고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고객을 중독시켜서라도 오랫동안 고객으로 머물기를 바란다."

저자는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훈련으로 1구 2언을 한다고 말한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훈련이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각각 생각하고 논리를 전개한다. 한입으로 두말하지만 내 감정이 어떤지와는 상관 없다. 기준은 단 하나다. 얼마나 완벽하게 논리를 전개했느냐만 평가한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서로 반대인 주장을 완벽하게 전개하는 수준이 훈력의 목표다. 저자는 1구 2언은 두 가지 생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훈련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상반된 두 가지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이라고 이야기한다. 1구 2언을 하는 순서는 '첫째, 주제를 정하기, 둘째, 하나의 주장을 전개하기, 셋째, 반대 주장을 전개하기, 넷째, 1구 2언 디베이트를 하기'이다.

저자는 이분법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말까'로 묻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왜 해야 하는지 혹시 한다면 언제할지 등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데 이분법은 이를 무시하기 때문에, 이분법의 폐해를 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하나의 이분법이 있다면 여기에 새로운 이분법을 하나 더 추가하여 사분법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처음에 만든 이분법은 관점이 있으나 새롭게 추가하는 이분법은 관점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주제를 만들 수 있다. 관점을 바꾸어가면서 여러 개의 이분법을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이분법을 두 개 모아 세로축과 가로축으로 나열해서 사분법을 만드는 방식은 뇌가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림으로 그리면 생각의 핵심을 표현하기 수월하며, 생각의 핵심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면서 생각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기 쉬우며, 지금까지 놓치고 보지 못한 허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그림을 보면서 생각을 더 깊고 넓게 확장 시킨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생각이 아니라 그림에 집중하고, 그림을 다양한 형태로 바꾸면 이에 맞는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저자는 심리학에서도 중요한 주제인 연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융이 말하는 콤플렉스는 강장 감정이 실린 복잡한 마음이라고 말한다. 어떤 단어를 들으면 기분이 좋고 어떤 단어를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단어를 연상하면서 마음속에 복잡한 반응이 나타나고, 이런 마음을 다른 사람이 지적하면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콤플렉스라고 했다.

"연상은 심리학에서도 중요한 주제다. 스위스의 의학자인 카를 융은 유럽 최고 수준인 취리히 부르크휠츨리 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융은 많은 환자를 대하면서 강박관념과 환각에 관심을 가졌다. 이런 증상이 왜 일어나는지 원인을 찾기 위해서 언어 연상 실험을 고안했다. 사람은 어떤 단어를 보면 무엇인가 연상한다. 금방 연상하는 경우도 있고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연상하면 즐거운 기분이 되는 경우도 있고 불쾌한 기분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단어를 연상했는데 이 단어에는 기억하기 싫거나 나쁜 기억이 있다면 입 밖으로 꺼내서 말하고 싶지 않다. 말을 주저하거나 말을 제대로 못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융은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연상을 하며 마음속의 콤플렉스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연상 훈련을 할 때 '1단계는 출발 단어를 제시하기, 2단계는 연상한 단어를 적기, 3단계는 왜 이 단어를 연상했는지 이유를 적기, 4단계는 출발 단어에서 시작해서 적어도 스무 개 이상 연상하기'의 순서로 진행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연상 훈련에서 주의할 사항은 '첫째, 연상하는 시간은 20분 이내로 하고, 둘째, 나 혼자 보는 건지 공개하는 건니 미리 밝히는 것이며, 셋째, 기차 방식으로 연상하기, 넷째, 연상은 지능과는 상관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기차 방식은 연상하는 단어가 마치 기차와 같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기차 방식 연상은 끝말잇기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끝말잇기는 발음으로 연결되지만 기차 방식 연상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주어진 단어에서 어떤 단어를 연상한 후에 새로운 단어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적는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보고 파괴를 연상했다면 다음에는 파괴라는 단어에서 창조를 연상한다. 이어서 창조하는 단어에서 역사하는 단어를 연상한다. 종이에 파괴, 창조, 역사를 순서대로 적고 각 단어를 연상한 이유를 적는다."

저자는 도요타자동차에서 활용하는 A3 매니지먼트를 소개한다. 문제 정의에서 표준화에 이르기까지 모두 A3 용지 한 장에 명확하게 표현한다. 두꺼운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핵심만 쉽게 파악하는 방식이다. A3 한 장이면 원인과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저자는 A3 매니지먼트의 목적은 린 변환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린 변환은 가치를 만들기 어려운 활동은 제거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도요타 생산 방식이 원조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구조화하면 지속적으로 개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저자는 일상에서 A3생각법을 활용하려면 요령이 있다고 말한다. 용지는 접지 않고 펼친 상태로 책상 위에 옆으로 길게 놓는다. 책상 위에는 A3 용지 한 장과 3색 펜만 놓아둔다. A4 용지는 많이 사용하므로 눈에 익지만 A3 용지는 막상 눈앞에 있으면 낯설다. 책상 위에는 물건을 두지 않고 공간을 여유롭게 만든다. 저자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지고, 이미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라고 새로운 생각과 연결하면 의미가 새롭게 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참고 자료에 있거나 강연에서 들은 내용은 검은색 펜으로 적는다. 적는 위치는 용지의 어디라고 상관없다. 나중에라도 내용을 추가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여백을 두고 적는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인상적인 내용만 적는다. 한 가지 자료에서 한 가지 내용만 건지면 된다는 마음으로 적는다. 그러나 검은색 펜으로는 가급적 적지 않는다. 그 대신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파란색 펜으로 많이 적는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자료나 강연과 연결할 수 있으면 좋다. 파란새 펜으로 적는 내용이야말로 내가 생각하고 생성한 아이디어다. 자료나 강연은 지식 촉매가 되어 내 생각을 자극한다. 나중에 찾아볼 내용은 빨간색 펜으로 적는다.

A3 용지에 적는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자료에 있거나 강연에서 들은 내용, 지식 촉매로 인해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나중에 추가로 적은 내용, 자료나 강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 머릿속에 떠오른 세렌디피티다."


<미라클 씽킹>의 저자인 윤태성 교수는 미라클 씽킹을 반복하면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은 습관이 되고 습관을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독자를 향해 생각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고 미라클 씽킹을 새로운 습관으로 받아들여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바란다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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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탐구 생활 - 완벽주의와 자기의심에 대하여
사월날씨 지음 / 왼쪽주머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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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에 관한 저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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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탐구 생활 - 완벽주의와 자기의심에 대하여
사월날씨 지음 / 왼쪽주머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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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탐구 생활>은 <결혼 고발>, <서른에 얻은 말과 버린 말>로 여성의 삶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드러내 온 에세이스트 사월날씨 작가가 자신의 마음 가장 깊은 곳을 고통스럽게 들여다보며 쓴 책이다. 사월날씨 작가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수치심이 아니라 오래 지속되고 과도하며 내면화된, 그리하여 성격처럼 고정되어 버린 수치심에 대해 탐구한다. 수치심은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한 깊은 불안이다. 자신이 세상과 타인과 묘하게 어긋나 있는 느낌이자 나라는 존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수치심은 어느 부분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그 완벽을 충족하지 못한 자신에게 불안과 자책을 안겨준다. 그렇기에 수치심의 탐구는 완벽주의와 자기의심에 대한 고찰이 된다. 자신의 수치심이라는 특정한 심리적 상태를 탐구해 나가는 이 과정은 심리학과 문학의 경계에 서서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탁월히 활용하고 있다. 상처를 드러내고 살점을 베어낸 이 글을 읽는 독자 또한 마침내 용기 내어 자신의 수치심을 들춰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장 완벽에의 환상, 2장 집에 두고 온 나, 3장 가치 증명 전쟁, 4장 여자라는 몸, 5장 완벽과 충분 사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수치심이 불러일으키는 왜곡된 자기애는 자꾸만 나 아닌 무언가가 되려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내면의 불완전감이 타인의 인정에 목매달레 만들지만 바로 그 불완전감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드러내지 못하니 인정도 받을 수 없는 모순의 고리 안에서 끝내 나를 채워줄 것을 충분히 얻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주제에 맞지 않거나 틀리게 해석하는 말을 내뱉는 건 내가 할 만한 일이 아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나를 미숙한 사람, 경솔한 사람, 생각이 짧은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아야 한다. 사랑은 못 받아도 존경은 받아야 한다. 가장 뛰어나기까지는 못해도 적어도 가장 못나지는 않아야 한다. 나는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고 그걸 들킨 사람들 앞에서 완전히 위축되어 버린다."

저자는 수치심은 나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저자는 나를 바라보는 기준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며, 언제나 타인의 시선 앞에 노출되어 있다고 느끼고 타인의 눈을 통해 나를 바라본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수치심은 관계적인 감정이며, 대인 관계의 사건 없이 스스로 생겨나기도 하지만 대체로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성이로서의 나라는 몸 하나에 서로 다른 기대와 모순되는 잣대가 들이대어질 때, 그리하여 나는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는 완벽한 사람이 되지 못하겠다는 희미한 예상이 어렴풋이 밀려올 때, 내가 믿어왔던 나라는 사람이 더 이상 나의 무기가 되어주지 못할 때, 그때가 바로 수치심이 서식하기 몹시 좋은 환경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뭐든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여자다운 여자가 되어야 하는 과제를 받아 든다. 여자다운 여자란 무엇이든 되려고 나서고, 돌진하고, 주관을 갖고 밀어붙이고, 탐험하고 깨지고 주저앉았다가도 다시 성나게 일어나는 사람은 아무래도 아니다. 여자에게 좋은 직업이란 카테고리를 만들어놓고 그것은 제한이 아니라 너를 위해 좋은 것이라고 포장한다. 무엇이든 해보라고 말하면서, 실패했을 때는 더 가혹한 비난을, 성공했을 때는 덜 화려한 상찬을 내린다. 앞길을 닦아줄 생각은 없이 그저 뒷짐을 진 채 진정으로 원한다면 어떤 방해물로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거라고 내게로 책임을 넘길 뿐이다. 모름지기 여자란 잘남을 현명하게 숨겨야 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되기를 진실로 격려받을까?"

저자는 여자를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는 시선이 부족한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기 위하여, 몸을 수치스럽지 않은 존재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기 위하여, 내 몸이 외부에 의해 마음대로 점령되거나 가르고 나뉘고 재단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담긴 나 자체임을 선언하기 위하여, 우리는 여자의 몸에 가득 덮인 기호와 상징을 비판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내면화되어 버린 세상의 시건을 걷어내기 위하여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신과 영혼을 담고 있으며 나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실체라고, 너에게 보이기 위해 있지도 너를 홀리기 위해 있지도 않으며, 너에게 쉬이 모욕당하지 않으며, 나의 몸에 가한 너의 행동은 나의 모욕이 아니라 너의 모욕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내 몸은 기쁨과 슬픔과 고통과 환희를 느끼는 몸이며 자유로이 표현하는 몸이고 너의 존재에서 몸이 차지하는 의미와 다르지 않은 몸이라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타인의 존엄성과 결정권을 침범하는 너라고. 이것이 여자의 몸에 관해 알아야 할 전부이다."

저자는 우리가 억지로라도 자만을 만들어온 이유는 지금껏 약점을 드러내지 말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약점을 공개하는 건 남들에게 공격할 수단과 빌미를 제공할 뿐이며, 취약한 건 약한 거고 약한 건 나쁘고 부끄러운 거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존하려면 다름 아닌 바로 그것들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취약함을 말하고 감정을 나누고 깨져 있는 나를 드러내야 한다. 꼿꼿하게 무장한 채로는 기댈 수 없다. 하지만 무장해야만 세상이라는 전장에 나갈 수 있다고 믿는 우리에게 건강한 의존과 도움 요청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마음 놓고 취약함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굳건한 조건이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애정에 대한 믿음,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나의 약함을 무기로 삼아 나를 비난하거나 판단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게 있어야 비로소 우리는 취약해질 수 있다."

저자는 나름의 확고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에서 상정하는 일반 노동자가 아닌 조금 어긋난, 조금 부족한 노동자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왠지 모르게 나를 숨겨야 할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프리랜서 수치심이란 능력주의와 실용주의로 인한 수치심의 연장이고, 존재에 대한 수치심이 옆에서 이를 살짝 거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치심에 대해 탐구해오면서 발견한 것은 지금처럼 성취를 존재의 목표이자 가치로 삼는 경우, 나는 영영 지는 입장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성취의 개념을 작고 눈에 보이지 않고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로 넓게 확장시킨다면 나는 좀 더 자주 기분이 좋고 좀 더 스스로를 믿어주고 좀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후 세 시쯤 집을 나서서 병원에 가거나 은행 업무를 처리하거나 마트에 가서 장을 보거나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한 산책을 하거나 택시를 잡아타고 운동 스튜디오로 향하는 일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부끄럽다. 남들이 한창 일하고 있을 시간인 오전 아홉 시에서 오후 여섯 시 사이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신경 쓰인다. 병원과 은행과 마트의 직원에게, 택시 기사에게, 그저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는 것이다. 스스로 밥법이를 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기대어 지내는 존재처럼, 잉여의 존재처럼 여겨지지는 않을까? 오후 세 시의 집 밖의 나는 어딘지 당당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되새기고 싶은 건 프리랜서로서 일하는 내용을 떠올려보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물론 에세이를 쓴다는 건 주류에서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나 작가 지원 사업, 책 발간 사업, 도서 선정 사업 등등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낄 자리가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니까. 공고문 안에 '산문', '수필'이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말이다. '등단'이라는 말이 주는 권위와 소속과 허라과 인정을 받을 기회조차 없는 에세이란 분야는 문학의 범주에 당연하게 끼어 있지는 않은, 애매하게 걸쳐있는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가 당당히 문학의 범주에 들어가고, 에세이로 상을 받고 에세이로 축제가 열리고 에세이로 전시가 열리는 문화 풍토가 생겨나기를 바라며, 나는 에세이 쓰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수치심 탐구 생활>의 저자가 수치심에 대한 글을 쓰면서 새롭게 깨달을 건 수치심을 가져도 괜찮다는 글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다고, 수치힘을 느끼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정말 믿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고통스러웠다.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것의 구덩이를 손을 들어 파헤쳐야 했다. 힘들어도 이 파헤침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되뇌었다. 손톱을 바짝 세우고 손을 높이 쳐들자, 충분히 파헤치고 나면 나는 잔인하게 꺼내놓은 것을 다른 땅에 옮겨 묻고 떠날 것이다. 다른 땅이라고 해봤자 여전히 내 마음 안이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것을 새로운 땅에 넓게 펴 바르고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이다. 그 땅에서 천천히 걸어 나올 것이다. 이것이 나의 쓰기의 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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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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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알레르기인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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