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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평점 :
"돈이 최고다!", "경제적 자유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치며 부동산과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일이 당연시된, 노동의 가치를 상실해 버린 사회가 도래했다. 이제 자산을 불리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소리를 하면 바보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지경에 이른 것이 바로 한국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어쩌다 우리는 숫자로 검증되는 돈의 양의 사활을 걸게 되었는가.
비교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은 신뢰가 사라진 사회에서 남보다 더 나은 위치를 선점하는 데서 만족을 찾게 되었다. 즉 눈에 보이는 외적 가치를 손에 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보다 뒤쳐지는 삶은 용서할 수 없는, '중간은 해야 한다', '최소한 평균은 넘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를 돈에 목숨 거는 삶으로 몰아세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좇는 것은 바람직한 상이지만 돈에 눈이 멀어 불공정한 상황을 공정하다고 착각하며 사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책 <숫자 사회>에서 여러 나라의 빈곤과 불평등 등 사회 문제를 다룬 ODA 전문가 임의진 저자는 믿을 구석이 돈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린 한국의 '숫자 사회'에서 우리가 얻을 상실값이란 무엇인지를 논한다. 또한 자산 축적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현시대의 모습은 어디서 왔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자산에 대한 목마름은 헛된 욕심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왜 우리가 전과 달리 추구하는 바가 달라졌는지는 짚고 가야 한다. 이 책은 현 세태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준다. 강박적 숫자 사회는 우리를 더 절망으로 밀어 넣고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이는 우리가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은 '1장 돈에 미친 사람들은 누구인가, 2장 숫자 이면에 숨겨진 생존 투쟁, 3장 한국형 성공에 얽힌 욕망, 잠복기는 끝났다, 4장 숫자 너머 새로운 도약'이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욕망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어떻게 하면 적은 노력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확실하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러한 현상이 매우 심화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마저 이 방향으로 확 쏠렸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불안과 두려움, 비교와 질시, 소외감과 패배감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과 같은, 개인의 진정한 '자유'를 억압하는 부정적 감정들로 가득한 억압 속에서 경제적 자유는 삶의 목적 그 자체이자 인생의 맹목적 목표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적 신뢰가 사라지고 숫자로 표현되는 물질적, 외형적 가치만 남은 현실에서는 오직 경제적 자유만이 나와 내 가족을 살리는 확실한 수단이 된다고 말한다. 돈이 가장 중요할지언정 다른 가치들 역시 존중 받아야 마땅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너 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래야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먹고 사는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회를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는 각자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서툴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분명히 독창적인 내면이 실재함에도 물질적이고 외형적인 가치 외에는 자신의 삶에서 그 어떤 의미도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면 계좌에 얼마가 있는가, 자산은 얼마가 되는가, 어디에 혹은 어느 아파트에 사는가, 어떤 차를 모는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끝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점점 심화하는 결과 중심 사회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경제적 자유를 향한 맹목적 욕망이 분출하는 데는 기본적인 삶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마음 역시 크겠지만, '다른' 가치가 없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돈으로 환산 가능한 숫자 이외에는 행복이나 만족을 찾기 어려운 사회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돈을 더 버는 데 있지 않으며, 삶에서 어떤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결핍에서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극한 경쟁과 부족한 사회 안전망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피폐해지며 외로워진다. 믿음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숫자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는 사회의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그러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구성원이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인들은 평범을 선망하면서도 싫어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소위 '튀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남들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개성을 추구하며 존재감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 인간 본연의 욕구이자 보편적 욕망이라고 한다면, 아무 특색 없는 '다수 중 하나'로 남기보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부각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다. 저자는 우리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점은 튀는 것을 싫어하고 지양하는 성향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남과 달라서는 안 된다. 다른 것은 곧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간과 평균(이상)에 집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튀고 싶지 않아서, 남과 다르고 싶지 않아서다. 그랬다가는 공동체에서 배척당하기 십상인 까닭이다.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상황은 주변 사람이 나만 빼고 모이는 것이 아니던가. 괜히 나대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나 혼자 배제당한다. 특히 예전의 농촌 마을 공동체에서 소외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저자는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필수 요건을 뒤집어 말하자면, 한국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시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은 중간보다 못하는 것 또는 평균에 미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에게 뒤처지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기준은 '남들보다 뒤처지지는 않았는가'이며, 중산층은 그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 이들이 원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란 굉장히 어렵다. 중산층의 기준은 현실적으로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어려서부터 학습되어 뼛속까지 내재화된 계급의식이 반사적이고 자동적으로 평생 등급과 계층을 나누고 우월감과 자격지심의 진자 운동을 계속한다고 이야기한다.
"차별화는 무의식적인 집단화와 편 가르기를 동반한다. 사회적으로 합의되었다고 여기는 일정 평균 범위에 속하는 사람보다 뒤처지지 않았으며, 특히 중간도 못 가는 '그런' 사람과 나는 다르다는 인식에 기반해 우리는 항상 나와 너를 나누고 '우리'에 집착한다. 울타리를 친 뒤 밖에 있는 사람을 타자화하고 때로는 비인간화하며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대신 냉혹한 비판과 비난을 가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감은 피곤하고 불필요하며 '비효율적인' 일일 뿐이다. 그저 나와는 다른, 이상하고 비상식적이며 개념 없는 사람 혹은 집단으로 몰아붙이면 그만이다."
저자는 자산과 소비 수준으로 계급이 형성되고 오직 눈에 보이는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지위를 확인하는 사회, 나와 타인을 비롯한 세상 모든 것을 가르는 기준이 숫자로 일원화되는 사회에서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그 행동이 돈이 되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돈 안 되고 성적에 중요하지 않은, 대입과 취업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삶의 요소가 경시되는 사회적 시선과 분위기를 뿌리 깊이 체득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알지 못한 채, 세상을 숫자로 환산 가능한 외적 조건으로 구분하는 데 익숙해지고, 그럴수록 돈을 제외한 무언가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기고 힘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공정에 대한 요구는 '내가' 성공할 기회,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을 기회를 보장하는 의미, 즉 생존 투쟁이라고 말한다.
"신뢰할 수 있는 영역이 일부 주변인에 한정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존재에 대한 믿음은 부족한 사람들에게 돈은 신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며, 이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항상 가진 것들을 비교하고 질시하며 불행해진다.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과시적 소비와 그것을 통한 정체성 확인, 그리고 인정욕구 충족은 저신뢰 성과 중심 사회의 단상이다."
저자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위기는 선조들이 국가를 대신해 기대고 의지하 수 있었던 지역, 마을 공동체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사회 안정망의 부재와 더불어 사람들은 각자 마음속에 불신을 품은 채 고립되어 '섬'이 되었고, 이 섬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가족에게만 주어진다. 저자는 이것이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불신 사회의 본질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낮은 수준의 신뢰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이전보다 더 돈과 자산에 탐닉하는 한편 각자도생에 내몰리며 생존 투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변화의 이유는 결국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실제적 변화, 즉 '사실'보다 '인식'이 더 큰 폭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로는 아파트를 비롯한 자산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신분과 '어디에 사는지'를 기반으로 일어나는 의식적, 무의식적 서열화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2020년대 2030세대의 관점이 10년 전 2030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무엇보다 극적으로 달라졌지만 주목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간과되고 있는 세 번째 인식 변화는 바로 현재 젊은 세대가 지각하는 '삶의 기본값'이 이전 세대와 상당한 사이를 보인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현재의 20대와 30대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에 있던 시기의 성장한 윗세대와 달리, 어느 정도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이후 태어나 상대적으로 훨씬 풍족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이전의 한국 사회를 알고는 있지만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삶의 디폴트값이 이전 세대와 다르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만한 최소한의 조건, 다시 말하면 가정을 꾸리는 시작점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현재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어릴 때부터 누렸던 '삶의 기본값'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있다. 결혼과 육아 기피 역시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다. 결혼하고서도 내가 원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아리를 낳는다면 그러한 삶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집값 안정은 물론 각종 육아 수당 제공, 육아휴직 활성화, 경력 단절 대책 등 여러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나 이 모든 것에 앞서 기저에 깔린 심리를 읽어내야 한다. 부동산 대책은 출산율 제고 역시 이러한 인식 변화를 정면에서 마주하고 인정하는 데서부터 풀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가 복원하려는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 형성이 잘되지 않았던 여러 이유가 존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 역시 많았으나, 가장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경험해 보지 않은 공동체를 회복하려 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추구하려던 노력과 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한국형 공동체의 핵심 가치는 넓은 범위의 구성원 간 신뢰에 기반한 다양성 확장이다. 현대적 마을 공동체는 우선 불안과 불신의 완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은 사람들이 각자 사회로 나가 다양한 사람과 더 건강한 소통과 교류를 하도록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역할은 그러한 소통과 교류를 바타응로 더 나은 사회적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토대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전 방식을 따르는 공동체 구현만으로는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니즈를 맞출 수 없다.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신뢰와 관용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가진 사회경제적 욕망의 강도를 줄이려면 굳이 자산을 늘리지 않아도, 돈을 더 벌지 않아도 괜찮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숫자' 외에도 삶의 충만한 기운을 전해주고 의미를 찾아줄 매개체들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 저자는 사람들의 욕망을 완화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돈과 자산을 기준으로 나와 남을 가르고 그들과 비교해 더 많은 외적 가치를 확보하는 데서만 만족을 얻는 '만족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가진 결핍 혹은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는 다른 방도를 확립해 가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기득권층이 감히 기어오를 생각을 하냐며 자신들의 계급을 고착화하는 사이, 못 가진 자들 역시 우리가 어떻게 저기까지 가냐며 '감히' 넘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점점 경계가 선명해지는 사회적 신분과 그에 기반한 차별에 분노하면서도 이미 기존의 구조를 깊이 내면화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전제를 바꿔서, 경력 초반에 남들 다 알아주는 간판을 달지 못하면 점점 삶이 어려워지고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나와 다른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여러 형태의 성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한국 사회라는 배를 틀어야 한다고 말한다. 간판 취득과 유지 방법에 변화를 주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삶의 다양성을 보장함으로써 좁고 제한적인 기회에 모두가 매달려 다수의 실패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하며, 나아가 삶의 '만족'을 가능케 하는 루트를 폵넙게 열어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늦게 시작하더라도 충분한 시회가 주어져야 한다.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해도 나이나 출신에 따른 차별은 여전히 시재한다. 당장 간판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회 인식을 허물기는 어렵다. 신입으로 시작하지 않더라도 여러 방면으로 정규직이 되어 공평한 승진 기회를 보장받고, 동시에 자격과 간판을 획득하는 문호 역시 개방하는 방향으로 걸음을 떼도 좋을 것이다. 즉 성안에 들어가 내부자가 될 수 있는 문 자체를 활짝 열어야 한다."
저자는 '인간다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직종 간 격차를 줄여서 사회가 제시하는 정답을 좆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먹고사도록,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길이 존재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우회로가 불러온 다채로운 성공의 모습은 직접적인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산 외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복구해 계급과 계층성을 약하화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처럼 특정 직업군에 사람이 몰리는 게 아니라 다양한 현태의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도록 만들어간다면 그러한 직업적 다양성이 사람들에게 미래를 꿈꾸도록 해줄 것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성공의 다양화를 넘어, 근본적으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하지만 실상 모두가 동시에 누릴 수는 없는 경제적 성공을 꼭 이루지 않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그쯤 되면 돈과 자산 이외에도 만족을 주는 다른 요소들을 삶에 추가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키워질 테고, 그 요소들이 풍성해질 때 굳건한 기존 만족 매커니즘에도 서서히 균열을 내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결과 중심 사회에서 탈피해 인생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려갈 수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교류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단절이 아닌 연결 가능한 거주, 생활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한다. 주거 공간의 다양화는 사람들 사이 접촉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이는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현대적 공동체와 다채로운 성공의 모습을 가져가려는 노력은 모두 주거 공간의 다양화와도 연결되오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접촉을 늘려 사회적 신뢰를 조성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사람들이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근육을 키우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높은 신뢰 수준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배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등 사회적 포용성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포용은 상대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 관용 등을 두루 포함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안정된 소속감을 갖도록 한다.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기꺼이 끌어안음으로써 갈등을 해소하는 신뢰와 포용은 다양성의 존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