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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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를 쓴 앨리스 피니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고, 15년간 BBC에서 기자, 리포터, 뉴스 에디터, 예술 오락 프로듀서, 1시 뉴스 담당 프로듀서로 일했다. 2017년에 출간한 데뷔작 <Sometimes I Lie>가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고,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사가 사라 미셸 겔로 주연의 TV 드라마로 제작했다. 현재 여섯 권의 소설을 집필했고, '뉴욕타임스' 1백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30여 개국에서 책이 출간되고 있다. 2021년 작인 소설 <가위바위보>는 넷플릭스 TV 시리즈 제작이 결정되었다. 앨리스 피니는 '트위스트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변화무쌍한 전개와 놀라운 반전이 있는 스릴러로 유명하다.

소설 <가위바위보>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부의 평온한 일상 속에 깃든 놀라운 비밀을 밝혀내며 독자들을 서늘한 공포의 세계로 데려한다. 작가 앨리스 피니는 이 소설에서 부부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친구, 형제 사이가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힌 계획적인 사건에 이용될 경우 어떤 비극이 초래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소설 <가위바위보>의 주인공 애점은 안면실인증이 있어 친구, 가족, 심지어 아내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인물이다. 애덤은 젊은 시절 노팅힐의 극장에서 영화 티켓과 팝콘을 팔다가 스물한 살에 처음 시나리오를 썼고, 그가 쓴 <가위바위보>는 제작 단계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계약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붙게 되었고, 그때부터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각색하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애덤이 처음 각색한 시나리오는 저예산 영국 영화로 만들어져 바프타상(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고, 그 결과 더는 극장에서 팝콘을 팔지 않고 전업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도 한동안 무명 시절을 보내던 애덤은 유명 작가 헨리 윈터의 소설을 각색해 대박을 터뜨리며 일약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 대열에 합류한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하는 아내를 만나 단칸방에서 경제적으로는 힘겨운 날들을 보내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훈훈하고 행복했던 신혼을 보내다가 시나리오의 성공과 더불어 수입이 늘어나면서 런던의 부촌으로 이름난 햄스테드에 저택을 마련한다. 애덤은 비록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각색하는 작업을 하지만 영화판에서 명성을 얻어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은 외도로 미래가 알 수 없는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하필이면 애덤의 외도 상대는 아내의 친구이자 유기견 보호소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어밀리아다.

소설 <가위바위보>는 이번 주말여행이 소원해진 부부 사이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어밀리아, 안면실어증으로 아내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애덤,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부치지 않는 비밀 편지를 보내는 애덤의 아내, 예배당 밖에서 은밀하게 어밀리아와 애덤 부부를 지켜보는 로빈이라는 네 명의 화자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 책은 이들의 각자의 시점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을 들어다보는 동시에 긴장감과 몰입력, 그리고 반전 스릴러의 묘미를 선보이는 소설로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소원해진 부부 사이를 회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애덤과 어밀리아 부부가 산간벽지 예배당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상한 일들을 마주하는 장면들은 책을 손에 놓을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여기에 더해 이 책은 안면실인증이 있는 남자 애덤 뿐만 아니라 진실을 바라보려고 애쓰기 보다는 각자의 눈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 주변의 관계를 바라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안에 숨겨진 다양하고 비밀스런 욕구를 파헤치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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