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세계사 -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전쟁과 테러 등 넷플릭스로 만나는 세계사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
오애리.이재덕 지음 / 푸른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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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세계사>는 미국, 멕시코, 스웨덴,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스무 편의 콘텐츠를 통해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전쟁과 테러, 보혁 갈등 등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사의 주요 이슈를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기묘한 이야기>, <퀸스 갬빗> 등 내로라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뿐만 아니라 <로마>, <맹크>, <메시아> 등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은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세계사의 가장 특별하고 중요한 순간들을 담았다.

이 책은 '1장 인종차별과 저항, 2장 전쟁과 테러리즘, 3장 보혁충돌과 화해, 4장 빈부격차와 분노, 5장 현대사의 특별한 순간들'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멕시코의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무한한 사랑으로 돌봐줬던 원주민 도우미 여성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한 여성의 삶, 한 가정의 일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20세기 멕시코의 치열했던 역사를 들여다보는 영화 <로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로마>에는 멕시코 원주민들이 겪는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가 잘 드러나 있다. 클레오가 도망간 애인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멕시코시티 외곽의 처참한 모습도 멕시코의 일상화된 차별을 보여준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로마'와 달리, 원주민과 가난한 메스티소(백인과 원주민 혼혈)들이 모여 사는 그곳은 상수도 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도로는 진흙투성이고, 열악하기 짝이 없는 판잣집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영화 <맹크>를 통해 영화 <시민 케인>의 탄생과 배경에 대해 소개한다. <맹크>는 영화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늘 거론되는 <시민 케인>이 탄생하는 과정 속에 1930~1940년대 할리우드의 막강한 '스튜디오 시스템'과 언론 권력, 대공황과 나치즘의 부상, 미국의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충돌 등 묵직한 이슈들을 구석구석 촘촘히 박아 넣은 작품이다. 실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에 20세기 초중반 미국의 대중문화와 정치, 사회상을 들여다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맹크>의 주인공은 <시민 케인>의 오슨 웰스 감독이 아니라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실제로 썼던 허먼 맹키위츠다. 이 책은 영화 <맹크>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오르간 연주자의 원숭이' 우화라고 말한다. 오두막 안에 사실상 갇혀서 <시민 케인> 시나리오 초고를 탈고한 맹크에게 존 하우스먼이 찾아온다. 하우스먼은 이 영화를 감독할 오슨 웰스에게 고용된 인물로, 방대한 분량의 초고를 읽고 솎아내는 일을 맡고 있다. 이 책은 영화 <맹크>에서 오르간 연주자의 원숭이 우화가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인 이유는 맹크는 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시민 케인>을 쓰려고 했고, 창작자는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가,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과연 무엇인가 등의 정신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의 막강한 파워는 1948년 연방대법원이 '셔먼 반독점법'을 근거로 스튜디오 시스템을 불법적인 독점으로 규정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고 말한다. 1890년에 제작된 이 법은 자유로운 거래를 제한하는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대법원은 영화제작은 물론 배급과 상영까지 하는 스튜디오 시스템을 독점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하우스먼은 맹크에게 "하필이면, 왜 허스트냐"라고 묻는다. 언론재벌이자 미국 사회와 정치를 쥐락펴락하는 허스트를 왜 <시민 케인>의 주인공으로 삼았느냐는 이야기다. 맹크는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자네 오르간 연주자의 원숭이 이야기를 아나?" 맹크는 아마도 이 말이 하고 싶었을 것이다. "허스트 같은 권력자를 건드리면 어떤 화를 입을지 알지만, 나는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춤을 추는 원숭이가 아니며, 내가 생각하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글을 쓴다네.""

"스튜디오 시스템은 1920년대 초부터 1950년대까지 일명 '황금 시대'에 미국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이 배우와 작가 등 장기 독점계약한 인력들을 토대로 제작은 물론 배급까지 장악했던 방식을 말한다.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특급 스타조차 스튜디오의 눈 밖에 나면 배우로서의 생명을 잃을 정도였다. 그러니 시나리오 작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걸출한 작품들을 쓴 맹키위츠의 이름이 영화 크레디트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은 당시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에서는 작가 개인의 명성보다 스튜디오의 이름이 더 중요했고 '집단 창작'으로 시나리오를 쓰는 관행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영화 <두 교황>을 통해 가톨릭 내분과 두 교황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베네딕토 16세와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톨릭 교단의 보수와 개혁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두 사람 중 그 어느 쪽도 틀리거나 맞다고 할 수 없고, 둘은 그저 다른 성향과 성격을 가졌을 뿐 성직자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는 점에서는 똑같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2000여 년에 걸친 바티간의 역사에서 음모와 스캔들은 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사제 성추문, 바티칸은행의 돈세탁 의혹, 권력 암투 스캔들 등은 가톨릭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고, 이러한 상황이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퇴위 결심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두 교황>은 사실과 상상을 정교하게 혼합한 작품이다. 베네딕토 16세가 퇴위를 결심한 후 별장과 바티칸에서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이는 순전히 작가의 상상이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중요한 사건이나 두 사람의 발언 대부분은 사실에 충실하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면 영화 속에서처럼 진짜로 불꽃 튀는 토론을 벌였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팩트를 존중하는 작가의 자세와 유려한 글솜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감독의 세련된 연출력, 그리고 두 노장 배우 안소니 홉킨스와 프라이스의 열연이 더해져 아름다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프란치스코는 교황이 되자마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 "흙을 묻혀 더러워진 교회"를 선언하고, 자기 자신도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으로 감동과 격찬을 불러일으켰다. 바티칸의 화려한 궁전 대신 수도사들이 머무는 소박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노숙자들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가 하면, 신자들의 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보였다. "내가 누구를 심파할 수 있겠는가"라며 동성애자들과 이혼자들을 포용하는 발언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는가 하면, 성범죄를 저지른 사제들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취했고, 온상으로 꼽혔던 바티칸은행에 대한 개혁을 단행했으며, 환경파괴를 곧 생명문제로 이슈화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를 '새로운 독재'로 비판하면서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한 것처럼 오늘날 (불펼등한) 경제가 사인을 저리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슬람 전통을 가진 나라로부터 존중받기 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온 이슬람 이민자들은 존중하고 사랑으로 포용하라"라고 요구했다."

"2021년 6월, 교황청은 사제의 신자 성추행 등을 범죄로 규정하는 새 교회법을 발표했다. 38년 만에 개정된 교회법에 따라 해당 범죄를 저지른 사제는 성직 박탈과 동시에 교회법상 처벌을 받게 됐다. 기존 교회법은 교회 내 성범죄를 다루는 절차가 너무 복잡한 데다가 고위 성직자의 재량권을 과도하게 허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개정된 교회법은 직접적인 성적 학대뿐만 아니라 신체 노출 강요, 음란한 사진의 습득, 보유, 유포도 범죄로 규정했다. 성직자가 신도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 착취를 하는 이른바 '그루밍'도 범죄임을 분명히 했다. 또 범죄가 발생하면 관할 교구의 고위 성직자가 사건을 다뤘던 관행을 없애고, 무조건 교황청에 즉각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 책은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캠빗>을 통해 체스판 위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여 눈길을 끈다. 체스에서 '퀸스 캠빗'은 첫수를 두는 방식 중 하나다. '갬빗'은 미끼를 던져서 자신의 수를 버는 것을 말하는데, '퀸스 갬빗'은 퀸 열에 있는 폰을 먼저 움직여서 상대에게 일부러 빼앗기려는 전략이다. 폰을 희생함으로써 뒤쪽의 기물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중앙의 공격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퀸스 갬빗'이 드라마의 제목이 된 이유는 체스 대국에서 뻔한 수를 두지 않고 상대편을 무자비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스타일이지만 일찍부터 겪어야 했던 쓰디쓴 상실의 트라우마에 여러 차례 넘어지고 처절하게 좌절한 후 아픔을 딛고 일어나 여왕이 된 주인공 하먼의 인생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퀸스 캠빗>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냉전과 체스 경쟁을 시대 배경으로 한다고 말한다.

"젠더 이슈는 이 드라마의 중요한 이슈다. 하먼의 생모는 코넬대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지만 불우한 삶을 살다가 어린 딸을 홀로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다.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지만 '잘못된 사랑' 또는 실패한 결혼생활에 좌절한 듯하다. 정신적인 문제도 있어 보인다. 하먼을 입양한 양어머니 알마도 비슷하다. 피아노 연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무대 공포증 때문에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했고, 아이를 잃은 후에는 알코올중독에 빠져 살아 결혼생활이 파탄 났다. 당시 대다수 여성들이 그랬듯이 스스로 돌벌이를 하지 못하는 알마는 냉담하지 짝이 없는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지만 결국 버림받고 만다. 하먼의 회상 장면에서 생모는 어린 딸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남자들을 온갖 것들을 가르치려고 해. 자기 면을 세우려는 거지. 너는 네 생각대로 가는 거야. 자신이 누군지 잊지 말아야 해.""

"1961년에는 독일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는 장벽이 세워져 미국과 소련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았다. 이듬해인 1962년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사태가 발생해 핵전쟁의 발발 가능성에 전 세계가 떨었다. 미국 측의 첩보기 록히드 U - 2에 의해 쿠바에서 건설 중이던 소련의 SS - 4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기지의 사진과 건설현장으로 부품을 운반하던 선박의 사진이 촬영된 것.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은 쿠바의 소련 미사일 기지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였고, 이를 강행한다면 3차 세계대전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자세를 취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지만, 양국이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은 체스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체스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는 게임인 만큼 자국민의 우월성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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