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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삶의 시작
원은수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7월
평점 :
책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원은수 원장은 자신의 잘못이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탓하며 노력하고 애쓰는 이들에게 우리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음을 명확하게 짚어준다. 또한 타인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나르시시스트의 존재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 풍성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은 지금 당신을 힘들게 하는 상황의 중심에 나르시시스트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는 일이야말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삶의 출발점임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심리 기저와 그들이 관계 가운데서 주로 보이는 반응과 행동 패턴, 그리고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타인을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여러 기수까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나르시시스트의 다양한 면면을 탐구하여 보여준다. 나아가 가족과 연인, 친구, 직장 동료 등 타인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거리 두기 방법과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현시적인 심리적 대응 밑 행동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진정한 나로 새로운 인생을 여는 길로 안내한다.
이 책은 '1장 그 사람은 왜 자기밖에 모를까?, 2장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 3장 당신이 몰랐던 나르시시스트의 다양한 얼굴들, 4장 어떻게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었는가, 5장 그들의 가족을 들여다보면, 6장 나를 조종했던 것들과 헤어지기, 7장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 8장 또다시 상처받지 않는다'라는 8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는 불안정한 자존감으로 인해 수치심으로 파생되는 불편한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폭발적인 분노감으로 변형시켜 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여 수치심을 자극시키는 상대에게 엄청난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저자는 이처럼 그들은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통해 내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통해 외부로부터만 자신의 행동을 조절받는 것이 가능한 유형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여 타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알라차리는 경우가 드문데, 유일하게 예민하게 감지하는 경우가 바로 자신과 관련된 상대방의 감정 및 행동의 변화라고 말한다. 상대는 별 의도 없이 그냥 한 말과 행동을 왜곡하여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경우도 많다.
"나르시시스트는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아닌지, 조롱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주위를 살핀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공격해올 대상이라고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자기와 가장 가까운 애인이나 가족도 그렇게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상대방이 진심 어린 태도로 자신에게 찬사를 표현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즉, 항상 전투 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남들에게 크나큰 피해를 줄 때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나르시시스트가, 누군가가 자신에게 솜방망이 같은 피해만 입혀도 복수를 부르짖는 왜곡된 심리는 무엇일까?
나르시시스트는 불안정한 자존감으로 인해 외부에 비춰지는 자신의 이미지가 무척 중요하다. 외적으로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가 내적 자존감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보기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행위는 크나큰 공격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을 향한 가벼운 농담이나,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는 사소한 행동, 자신을 조금이라도 깍아내리는 언행은 나르시시스트에게는 자존감의 근간을 뒤흔드는 큰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줫다는 것 자체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고 죄책감도 잘 느끼지 않으니 상대가 자신으로 인해 어떤 심정인지 신경 쓸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르시시스트에게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는 상황이라면 그에게 의도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그가 매번 내가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도 반복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런 상황으로부터 내가 나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가 피상적으로 관계를 맺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주된 목적인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상대방을 향한 관심을 토대로 교감을 하고 싶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것을 공급받기 위해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을 돋보이게 할 외적인 조건들을 갖춘 대상을 선택하고,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는 선에서만 얄팍하게 관계를 유지한다고 이야기한다.
"왜 그들은 보여지는 조건만을 그리도 중요하게 여기는 걸까? 그들은 어린 시절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인식과 정서적 교류의 결핍에서 오는 공허감을 외적인 조건으로 채우며 성장해 왔다. 자신이 외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상태여도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지녀온 것이다. 만약 사랑이나 공감, 유대감 등을 중요시할 경우, 자신에게는 그런 요소가 부재하기에 그만큼 더 결핍감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런 것보다 돈과 명예, 권력, 외적 아름다움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스스로 여기는 것이다. 또 당장 눈에 띄는 이러한 외적인 조건들이 자신의 과대성과 특권 의식을 유지하는 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가 중독에 취약한 이유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해서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한다. 나르시시스트는 다른 사람들보다 공허함과 무료함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한다. 따라서 그들은 자기 자신의 흥미를 돋우고 유지시킬 만한 자극들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갖가지 중독에 빠리기 쉽고, 성적으로 문란할 수 있으며, 스릴 넘치는 위험한 행위들을 무모하게 추구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보통 사람들은 엄두조차 못 내는 고위험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기도 하고, 또다른 경우에는 자신이 성장한 곳과는 전혀 다른 지역을 탐험하고 싶은 욕구를 끊임없이 느끼며 해외의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살기도 한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는 이런 행위들을 통해서 흥미진진함을 경험하면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나르시시스트는 이런 자극이 없으면 극심한 공허함과 지루함이 느껴져 힘들기 때문에 그로 인해 더 자극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나르시시스트가 다른 사람들보다 공허함과 무료함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하는 이유는, 뒤틀린 심리로 인해 의미 있는 대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보니 내면 세계가 비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양육자를 시작으로 점차 성장하면서 나에게 중요한 대상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으며, 그 대상을 마음속에 내면화시킨다. 그래서 힘든 시기에 직접 만나거나 대화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대상들과의 관계를 떠올리며, 위안을 얻고 지지를 ㅂ다는다. 그리고 이런 내면화된 중요한 대상들로 인해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충만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들은 어렸을 대부터 이러한 내면화 과정에 문제가 있다. 자신을 진정으로 위한다고 느끼는 대상이나 그 대상과 맺은 관계 양상들이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지 않기에 공허하고 삶에 대한 진정한 원동력이 없이 무료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내면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러한 자극을 외부의 자극 추구 행위를 통해 얻는 것이다."
저자는 내면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불안정한 정체성 및 자존감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공감 능력의 손상과 과대성, 우월감, 특권 의식, 자기중심성, 피상적 관계 양상, 관심과 찬사 추구, 과한 질투심, 분노감 등 감정 조절 어려움, 무능감과 수치심을 쉽게 경험하는 등의 특성들을 나르시시스트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반면, 그 외의 나르시시스트적 특성들은 존재하는 여부와 강도에 따라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저나는 근본적인 주요 심리적 특성이 매우 유사한 나르시시스트라고 해도 기타 나르시시스트적 특성 중 어떤 것을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서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매우 다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특성을 바탕으로 나르시시스트는 크게 과대형 나르시시스트, 취약한 나르시시스트, 악성 나르시시스트, 공동체적 나르시시스트, 독선적 나르시시스트 등의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당신이 현재 나르시시스트와 가까운 관계 안에 놓여 있다면,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먼저 상대가 나르시시스트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 나르시시스트가 변화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 번째,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적절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 최대한 끌려들어 가지 않으려면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이 원하는 서플라이를 하게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이를 무시하고 잘 버텨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회색돌 기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서플라이 역할에 대한 무언의 압박을 주는 나르시시스트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무미건조한 무반응으로 일관되게 대처하는 기술이다. 즉, 정말 그 사람에게 하나의 돌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주양육자에게 미러링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르시시스트는 성인이 되어서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자신의 과대한 모습을 그대로 비춰서 반사해주는 대상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보고, 만지고, 던져도 반응이 없으며, 상대의 모습이 비춰지지도 않는 돌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의 공급원 역할을 해줄 것을 압박하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가 나를 부당하게 비난하는 상황에서는 나르시시스트가 교묘하게 비틀어서 사용하수 있는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 방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필요하다면 객관적으로 일어난 사실만 아주 간략하게 언급하되, 내 의견이나 감정 상태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 아무런 이득도 없는 나르시시스트와의 피 말리는 공방으로 이러지는 상황으로부터 어느 정도 나를 보호하는 길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나르시시스트가 대면이 아닌 문자나 이메일로 나를 부당하게 비난하는 경우에도 감정이 실린 긴 답글로 나의 결백을 주장하려고 애쓰지 말자. 나르시시스트는 두고두고 그 글을 인용하며 꼬투리를 잡을 수 있다. 기록이 남는 상황에서는 더욱 "예", "아니요", "알았어요", "이해했습니다" 등의 단답형으로 말할 것을 권유한다. 덧붙여 나르시시스트에게 불필요하게 자기 방어하는 데 사용되는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의 발전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관계들에 사용하길 바란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와 물리적인 거리 두기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중요한 대처 방법은 정신적 거리 두기라고 말한다. 정신적 거리 두기란 내가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깨달은 것, 원하는 것, 그리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들에 대해 상대에게 일절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는 주로 상대방을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자신이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고 이야기한다.
"물리적으로 완벽한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정신적 거리 두기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평소에 깊이 있는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대상들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대상이 나르시시스트라는 것을 인지한 분들께 내가 가장 강조하는 조언 중 하나가, 바로 나르시시스트를 제외한 자신만의 삶의 영역을 반드시 만들라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와는 전혀 관계되지 않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사귀기 시작하고, 꼭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위해서 더 배우거나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찾을 것을 권유한다. 그동안 나르시시스트 때문에 지쳐서 자기 자신에게 사용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나르시시스트와 정신적 거리 두기를 함으로써 조금씩 생기는 에너지를 나 자신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하며, 취미를 갖는 등 스스로를 건강하게 가꾸는 데 사용하도록 하자."
저자는 많은 경우 피해자가 자신이 상대 나르시시스트와 트라우마 본딩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트라우마 본딩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이를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대가 나에게 하는 행동이 정서적인 학대라는 사실, 그리고 관계 안에서 이미 상대 나르시시스트는 막강한 힘을 쥐고 있고 나에게 처벌적인 행동과 약간의 보상을 반복하면서 나로 하여금 관계 안에서 머물러 있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누군가와의 관계 안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이 생기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데, 상대방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 혼자만 일방적으로 끊임없이 반추하고 있다면, 일단 생각을 멈추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를 향한 생각들이 내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영향을 줄 정도로 지나치지는 않은지 살펴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가 이런 반추와 집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상대방의 좋은 면을 바라보려고 하는 만큼 좋지 않은 면도 동시에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상대방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모두 인지한 상태에서 상대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 또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유지한 채, 나와 가까운 사람은 무조건 좋은 사람이며, 다 용서해줘야 하는 대상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가까운 관계라고 해서 상대의 잘못된 행동들을 모두 합리화하며 용서하는 것 또한 건강하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만약 상대가 반복저긍로 잘못을 저지른다면 이를 용서해줄지 말지는 매우 싱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무조건적인 용서가 항상 정답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는 자신의 인생의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자유해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함과 동시에, 자신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건강하지 않은 심리들을 자각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책은 상대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상처를 주는 상황이 자신의 탓이 아님을 깨닫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스스로의 가치를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