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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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는 전 세계 4000만 독자라 사랑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슈워츠 교수가 학자가 아닌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다. 사회학자이자 심리치료사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누구도 소외받지 않으며, 환경으로 평가받지 않는 세상을 꿈꿨던 모리 교수는 삶을 마지막 날까지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의 시간이라 보았다. 나이 듦은 태어난 이상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앞으로 주어질 시간을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바라는' '자기만의 세계'로 완성한다면 생의 어느 단계에 있든 큰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에 대해 미치 앨봄의 목소리로 대신 전해 들었던 영혼의 가르침을 모리 교수의 육성으로 직접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1장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는다, 2장 감정 밸런스 게임, 3장 인생이라는 하모니, 4장 멈추기, 보기, 듣기, 5장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6장 무엇이 두려운가, 7장 렛 잇 비, 8장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9장 멘시. 좋은 사람'이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는 65세 이상과 은퇴자를 주 대상으로 삼지만 그 외 모든 연령대에도 해당한다. 중년에게는 미래의 모습을 그릴 유용한 토대가 될 것이다. 현재 삶에 적용할 내용도 많지만 나이 든 부모를 더 잘 이해하고 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노인 생활 센터와 공동 시설에서 노후의 기회, 도전, 딜레마에 대해 집단 토론을 할 때 담당자가 참고할 만하다. 물론 젊은 독자들도 얼마든지 이 책에서 노후의 삶을 내다보거나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모리 슈워츠는 나이 들면서 우리는 모순되거나 상충하는 방향과 방식으로 나아간다고 말한다. 예컨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은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욕구와 상충하고, 사회생활에 참여하려는 욕망은 집단과 거리 두고 싶은 마음과 충돌한다. 우리는 어떤 현실을 대하고 싶은지, 어떤 현실을 피하거나 부인하고 싶은지 갈등한다. 누군가에게 도움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최대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서 의존하는 정도의 균형을 맞추려 애쓴다. 결국 우리는 희망을 품는 일과 절망에 지는 일 사이에서 갈등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양극성이나 상충이 아니라 노년기의 모습을 인정하고 융합하는 과정의 양면으로 볼 수도 있으며, 노년기는 이질적인 것들을 조율하려고 애쓰는 시기라고 이야기하는 저자 모리 슈워츠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문제들과 타협하기, 잘 나이들기, 최대한 좋은 사람 되기를 추구할 수 있느냐는 활기 있고 희망찬 삶과 자신을 지치게 하는 절망적인 힘의 균형이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인 모리 슈워츠는 희망과 절망 사이의 두 딜레마 사이의 균형을 최대한 빨이 잡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삶에 적극적이고 충만하게 뛰어들라. 현실을 되도록 많이 대면하라. 최대한 자립하라.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대하라. 친밀한 관계들을 유지하되 필요할 때는 고독을 누려라. 세상과 소통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비난, 고립, 공동체에서 멀어지려는 유혹에 저항하라. 의존을 최대한 피하되 필요할 때는 의지하라. 절망을 극복하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희망을 찾으라."

저자는 잘 늙고 최대한 멋진 사람이 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지각'이라고 말한다. 지각을 확장하면 문제 영역을 구분해 해결책을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자신, 타인들, 아는 것들에 대해 사고하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자신과 바깥세상을 반추할 수 있다. 삶에 대해 더 복잡하고 사고하고 다른 영역까지 이해를 넓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인간은 한평생 가까이 몽유병자로, 반만 지각한 채 자동 주행 장치를 가동한 것처럼 살지만, 우리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을 훨씬 더 지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저자는 '멈추기, 보기, 듣기'는 지각 확장을 시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왔으며, 지각 확장법으로 전체를 바라보기, 밖을 내다보기, 안을 들여다보기, 관찰한 것들을 파악하기를 소개한다.

"'멈추기'는 집중할 준비를 하라는 뜻이다. '보기'와 '듣기'는 온 마음으로 앞에 놓인 현실들을 관찰하고 돌파할 방도를 다양하게 시도하라는 의미다. 따라서 지각의 확장은 흐릿하거나 한눈 팔거나 부주의한 지각에서 직시하고 사려 깊고 또렷한 지각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그런 지각은 내가 하는 행위뿐 아니라 내면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하게 한다. 물론 이 과정은 별다른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더 충분히 의식하고 단순한 습관 이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저자는 노인층을 모욕하고 차별하는 치욕적인 편견인 노인 차별의 개념을 확장해 '노인 낙인'이라는 용어를 도입하고 싶다고 말한다. 노인층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배제를 규정할 때 쓰일 수 있는 말이다. 저자는 노인 차별이라는 나쁜 낙인이 더애히면 새로운 신분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이 신분은 노인에게 제약을 가하고, 품위를 떨어뜨리며,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사회와 격리시킨다. 저자는 따라서 우리 노인들은 실제 인간이 아니라 노인 차별된 투영된 그림자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노년층을 향한 경멸은 우리 문화의 핵심 가치들을 반영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미국 사회는 젊음을 숭배하며, 텔레비전 문화는 인격보다 외모를 추앙하고 평가하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속도와 효율성에 대한 욕구는 노년층을 낡은 기계처럼 무용지물로 만든다.

"미국 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여전히 핵심 가치로 평가된다. 독립성과 개인의 진취성을 높이 사고, 반대로 의존은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의존은 모든 지구 상 생명체의 현실이다. 완전한 독립이란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모두 육체적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지구의 생명계와 상호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독립하려고 애쓴다. 노인층은 서로가 필요하며, 장수할수록 더 의존하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결국 우리는 가족과 도우미에게 더 의존하게 된다. 철저한 개인주의라는 미국식 윤리는 이런 미래상을 거부하고 노년층, 특히 의존하게 된 노인들을 평가절하 한다.

노인 차별이 만연한 또 다른 요소는 돈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이다. 우리는 가장 전능한 돈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에 산다. 여기에는 자존심, '가치'의 원천으로 고된 노동과 밥벌이를 필수로 삼는 문화가 포함된다. 은퇴해 수입이 없으면 사회는 우리를 실패자들, 즉 연금 수급자, 저도득층, 노숙자와 똑같이 취급한다. 많은 사람이 우리를 하찮게 생각하게 된다. 물론 어이없는 양상이다. 인간으로서 누구도 수입과 고용 여부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존재의 문제인 죽음에 대한 공포도 또 하나의 이유이다. 죽음에 가장 가까운 연령층인 노년은 음울한 필연성을 연상시킨다.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현실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려 애쓰기에 죽음은 물론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연상시키는 노인들을 거부한다. 노년층은 아직 늙지 않은 이들에게 장래의 이미지이며, 젊은이들은 이 이미지를 꺼린다. 그래서 미래가 보낸 메시지를 직시하가로 채근하는 메신저들을 모욕한다."

저자는 노년층과 노후에 대한 대토와 전망으로,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어떤 연령대이든 그 주인이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고 말한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들과 똑같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공통의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저자는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기술, 지식, 지혜 ,관점을 많이 갖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들을 분별하고 명예로운 윤리의식을 보전할 수 있다. 인간의 조건을 이해하고, 실패를 감당하고 성공을 축하할 수도 있다. 또 타인들을 민감하고 책임감 있게 대하며, 더 깊고 진솔한 자아를 접할 수도 있다."

저자는 노년기에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면 전에 없던 통렬함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죽는 과정은 개념이나 관념을 넘어선다. 더 생생해진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저자가 맥서 러너의 저서 '천사와의 씨름'에서 죽음과 노후에 대해 말하는 글을 소개하여 인상적이다.

"노화는 생의 한 단계이며 죽음은 최종 상태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종국과 더불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다. 노화의 두려움은 누구나 잘 아는 두려움이다. 이 둘은 우리를 행동하게 한다. 노화는 그 여파로 생긴 병증들과 함께 임박한 죽음을 알리는 조기 경보체계가 된다. 죽음의 두려움은 에너지와 분주함이 생기도록 자극하고, 그 기운은 죽음의 공포를 가려준다. 노화에 대한 두려움, 즉 생활 반경을 좁히고 세상에 기여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두려움은 우리에게 한 발짝 물러나 자신을 재발견하고 여생을 더욱 만끽하라고 자극한다. 다시 말해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남은 삶 동안 뭘 하고 싶은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중심에 둘지 재고하라고 부추긴다."

저자는 흔히 통증과 괴로움을 동의어로 보지만 둘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의 사망, 마음의 상처, 관계의 절연으로 인한 괴로움과 다리 골절, 치아 신경 치료, 중증 질환으로 겪는 통증은 같지 않다. 저자는 통증과 괴로움을 하나로 묶는 것은 '견딜' 수 없어서 죽을 것 같은 느낌과 극심한 거북함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많은 사람이 죽음보다 그 과정에서 겪을 통증과 괴로움이 두렵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의 저자 모리 슈워츠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더 많이 발견하여 노후와 노후의 넘쳐나는 기회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늘 바꾸고 싶었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노화에 관한 지혜와 잘 나이 들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노령기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이 든 부모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저자는 노후는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잘 살아내야 할 단계이며, 꽃피우려면 영원히 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의 과제는 노화의 어려움과 기회 속에서 각자의 필요, 관심사, 능력에 맞는 최선의 노후 생활 방식을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모험에 나서는 데는 나이가 없으며, 늙었다고 해서 매력적인 신비와 수수께기를 풀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멘시,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여 눈길을 끈다. 저자는 '유대어의 기쁨'에서 멘시를 "반듯하고 영예롭고 고결한 사람. 중요한 인물, 감탄하고 본받을 인물, 숭고한 인격의 소유가. 진짜 멘시가 되는 열쇠는 바로 인품이다. 정직함, 기품, 올바름, 책임감, 예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다."라고 정의한다고 이야기한다.

"멘시가 되라는 것은 득도하라는 뜻이 아니다. 성인이 되라고 채근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성취할 때마다, 최선의 인간형에 가까워질 때마다 희열을 얻을 수 있다. 예상컨대 한 걸음 다가설 때마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만족감이 쌓여 자존감과 자기 존중이 커질 것이다."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는 노년기의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저자 모리 슈워츠의 글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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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 평생을 수치심과 싸워온 우리의 이야기
로라 베이츠 지음, 황가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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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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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 평생을 수치심과 싸워온 우리의 이야기
로라 베이츠 지음, 황가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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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의 저자 로라 베이츠는 2012년 여성들이 자신이 겪은 성차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성차별 프로젝트'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10만 개가 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고, 오늘날에는 20만 명의 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냈다. 그렇게 세계 각지에서 쏟아져 들어온 온갖 불평등 이야기들, 성차별적인 농담, 길거리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직장 내 차별, 성추행 등의 사건이 이 책에서 말하는 각자의 '목록'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일상화된 불평등의 원인을 사회의 제도적, 구조적 시스템에서 찾는다. 그 누구보다 평등을 지향해야 할 교육, 경찰, 사법, 정치, 언론이 어떤 식으로 여자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그들의 입을 막고 좌절하게 하는지 들여다본다. <목록>은 여자로 살아가며 평생에 걸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의 기록인 동시에 더 잇아 그것이 개인의 일상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선언이다.



저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수치심을 경험하는 일에 대한 자신만의 목록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억누르고, 받아들이고, 참고, 수용하고, 감내하라고 배우기 때문에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 목록들을 우리의 역사, 우리의 유산, 우리의 일부로 간주하기 시작하면 그것의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영향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목록에 제일 먼저 적어 넣는 것은 명백한 사건들, 즉 금방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 또는 두드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더 많은 것이 떠오르고 의문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작은 일들. 정말 쓰라렸지만 과민하게 굴지 말자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던 일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유난 떨지 말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했던 일들. 사소한 일들. 상대방에게 악의가 없었음을 당신도 아는 일들. 자신 있게 판단을 내릴 수 없었던 일들."

저자는 폭력적인 행위와 초점을 개인에게 맞추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회에서는 아이가 그와 똑같은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나기 쉽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는 한편으로는 괴롭힘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보고 본능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성은 평생 자신의 도전과 실수와 실패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배워왔고, 동시에 성차별과 괴롭힘의 경험을 무시하고 축소하고 일축하게끔 길들여져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는 모든 게 우리 탓이라는 말을 듣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무조건 자기 탓부터 하지 시작하거나 아예 우리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가부장제'란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권력을 쥐어온 사람들, 즉 부유한 백인 비장애인 남자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만든 유구한 제도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것은 인종차별적, 계급 차별적, 이성애 규범적, 장애인 차별적인 제도다. 백인우월주의인 동시에 남성 지배다. 정부 및 정치구조에서부터 직장, 직업, 교욱, 사회규범, 복지 및 의료 체계에 이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든 제도의 근간에 자리한 위계질서다. 이성애 규범적, 인종차별적, 계급 차별적, 장애인 차별적인 경험들이 가부장제의 영향하에 있다면 직업에서부터 가정생활에 이르는 여러 결과와 현실 또한 가부장제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대중매체에서 여성을 묘사하는 경향은 성차별적 태도를 반영하는 동시에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여자들이 장식으로 사용되고, 성적 대상화되고, 어린애 취급을 당하는 예는 언론이 특정 신체 부위를 '과시'하거나 '뽐내'거나 갖고 있다며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조롱하는 수많은 헤드라인에서부터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무기로 여성 정치인을 공격하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많은 방식으로 대중매체는 우리 일상에 배경을 제공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여성상 확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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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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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삶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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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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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이혼 시키기>는 <지지 않는 하루>,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를 쓴 이화열 작가의 닮음과 다름, 독립과 의존에 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이화열 작가는 결혼 25년 만에 남편과 서재를 나누며 '닮음'의 열망 때문에 '다름'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책 <서재 이혼 시키기>에 타인과 더불어 살지만 궁극적으로 자아를 잃지 않는, 독립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독립적인 삶의 태도는 기질과 취향이 다른 영원한 타인인 배우자와 고군분투하는 결혼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독립을 겪으면서 따뜻한 애착의 습관, 정신적인 탯줄을 끊고 함께 성장해야 하는 부모에게도 꼭 필요하다. 나아가서 단단하고 영리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미덕이다. 작가 이화열은 배우자 올비, 자녀 단비와 현비, 부모, 그리고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따뜻하고 소소한 하루하루를 통해 나를 온전히 발견하고 타인 대신 '자신'으로 채우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약 자신을 제대로 소유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타인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결혼에서 독립은 상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과 행복을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서재 이혼 시키기>는 배우자와 부모,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 관계 때문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 자기 인생에 '자신'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읽기를 추천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도 의존적이지 않은, 자아를 잃지 않고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사랑은 결코 두 영혼을 하나로 결합시켜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불완전한 반쪽이 자신에게서 도망쳐 다른 반쪽을 통해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독서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듯, 결혼은 타자가 비춰주는 자신을 통해 온전한 반쪽으로 성숙하는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다.

"서재를 결혼 시키든 서재를 이혼 시키든, 취향과 기질이 다른 두 존재의 우여곡절이 동반된 여정에서 우리는 닮음과 다름, 독립과 의존 사이에 결국 각자의 적당한 함숫값을 찾게 된다."

저자는 사람은 자신이 왜 배신당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거나, 자신을 속인 상대를 이해하지 못할 때 복수심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더 큰 고통과 상처를 준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불행으로 끝나는 결별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자신감을 획득하는 것이다. 우린 타인의 행동에 아무런 통제력이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집중할 수 있다. 니체의 말대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복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복수는 상대에게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저자는 자식과 부모의 정신적인 거리두기는 매번 산고처럼 고통이 따른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자신의 독립은 포근하게 덮고 있던 이불이 젖혀지는 순간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거리를 존중하지 않는 사랑은 대상을 고유하고 자신을 채우려는 욕망이며, 부모는 탯줄을 자르고 나온 자식이 자기 몸의 일부가 아닌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하루에 열두 번 아로새겨도 결코 모자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살아봐야 아는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장하고 독립하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며, 우리도 더 이상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줄 수 잇는 것을 아낌없이 주었고, 받을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받는 행복하고 공정한 거래였으며, 자신을 애착의 습관에 붙들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녀 단비를 향해 여행지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안뜰을 열어 정원의 체리를 건네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또한 저자는 자신에게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찬사보다, 펼쳐진 시간 여행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낚는 낚시꾼의 즐거움에 가깝다고 말한다.

"너 아니? 사람들은 부탁하는 것만 해주라고 말해. 먼저 해줄 필요가 없다고. 한국말로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리켜 '오지랖'이라고 해. 그런데 살면서 기분 좋은 사건은 말이지. 대부분 누군가의 오지랖 넘치는 행동 덕분이야."

저자는 느긋함은 현명함이라고 말한다. 바쁨에서 멈춰 서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주위에 일어나는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이며, 내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나는 시간을 쪼개는 것보다 시간을 보태는 것이 좋다.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는 느긋하게 대화에 집중하고, 좋아하는 요리를 할 때는 색깔과 냄새, 요리하는 시간에 집중한다. 맛은 거기서 나온다. 인생도 비슷하다. 집중한다는 건, 현재의 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습관이다."

"가끔 잘사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를테면, 아이의 긴 손가락을 내 손가락에 깍지 끼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 발밑으로 부드러운 모래 감촉을 느끼며 바닷바람에 섞인 행복의 입자를 천천히 들이마시는 것."

저자는 고통을 전면으로 마주하고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절망을 겪는다면 죽음에서조차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으며, 결국은 자신을 찾는 일이라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비극의 서사는 자신을 맡아주거나 책임져줄 타인을 기대하는 것이다. 자신은 벗어던져야 할 무거운 짐가방이 아니다. 신을 비롯해서 타인이란 구원이 아닌 위로일 뿐, '자신'을 위탁할 곳은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뿐이다. 어떤 사람은 용기 없이 도망치거나 모호한 희망을 가지고 살면서, 타인들의 시선으로 절망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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