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 문제행동으로 힘들어하는 반려견과 가족을 위한 책
권기진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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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는 반려견 행동기반트레이너 권기진이 제안하는 행복한 반려생활방법을 담은 책이다. 개를 사람처럼 대하는 '의인화'의 오류를 지적하고, 분리불안, 식분증 등의 유형별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실천방법을 상세히 수록하고 있다. 문제행동은 사람과의 생활이 개의 본성과 맞기 않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사람이 개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면 문제행동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반려생활의 진정한 의미인 '공유'를 역설하며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호소한다.

이 책은 '1장 개와 인간 '무리'가 되다, 2장 개의 생각은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 3장 개의 행복은 인간의 행복과 다르다, 4장 당신의 개는 당신에게 학대받는 중입니다, 5장 가짜 부모의 방임! 훈육 없이는 평화도 없다, 6장 개들이 보내는 고통의 신호들, 7장 당신이 변해야 개에게 평화가 온다, 8장 모든 문제의 근원 '주도권', 9장 조금만 더 자연에 가깝게 살게 하라'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개는 사람이 함께 행복한 반려생활은 거져 오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닙니다. 반려인이라면 개들의 생각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개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을 몇 개월만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많은 개들이 심리적 불안에서 벗어나 인간 세상을 두려워하거나 과민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저자는 개들에게 인간이 필요한 이유는 구조적으로 사람 외의 존재와는 '무리'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태어나 처음 무리 관계를 맺게 되는 어미와 형제들과는 인간에 의해 생이별하게 되고, 다른 개들과 교류할 기회도 없이 인간의 가정에 갇혀 버리다 보니 유일하게 무리를 맺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좋은 양육자가 되려면 잘 보살피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반려견의 삶을 평온하고 올바르게 이끌어 갈 팩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이 개들에게 어른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인간사회의 어른이 아닌, 동물사회의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사회에서의 어른이란, 내 것을 지킬 수 있고 주관 있게 행동하는 힘과 자신감을 가진 존재이다. 어리거나 약한 개처럼 행동새서는 개들 사회의 어른으로 인식되지 못한다. 저자는 '반려견 행동이론'에서 말하는 어리거나 약한 개로 인식되는 행동 4가지인 '4대 접촉행위'는 모든 행동문제 해결의 바탕으로 적용하는 매우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한다. 이는 이유 없이 반려견의 눈을 자주 주시하는 것, 시도 때도 없이 반려견에게 말을 거는 것, 개의 얼굴 주변을 조물거리거나 빠르게 만드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 개와 수시로 장난치고 놀아 주는 것이다. 저자는 과한 접촉행위를 줄일 수만 있다면, 반려견에게 어른으로 존중받을 것이며, 반려견도 어른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려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반려견과 삶을 공유함으로써 행복을 누리는 데 있다고 말한다. 개가 인간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체적 제약보다 정신적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정신적 제약'이란, 개들이 사람과 살아가면서 겪는 불안, 초조, 긴장, 공포, 두려움 등 심리적 부장용에 시달리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이런 문제는 과연 '개가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개들을 관찰해 오면서 개를 덜 짖고 덜 예민하게 기를 수 있는 확률 높은 방법은, 영 있게 말하고 호들갑스럽지 않게 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앉기'나 '엎드리기'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많이 걸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반려견의 과잉 행동을 완화시킬 수 있고, 불안을 덜 느끼는 개로 기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려견에게는 진중하고 평온한 반려인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그렇고 다 자란 개들 사이에서도 진중하고 평온한 존재는 '경거망동'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을 이끌어 갑니다. 어려서부터 봐 온 양육자가 정적이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강아지가 양육자를 대하는 태도는 새끼 강아지가 어미를 대하는 태도와 흡사해집니다. 어미개는 강아지들에게 놀이친구가 아닌, 단호하고 확신 있는 리더입니다."

저자는 반려견이 아무리 애틋하고 사랑스럽더라고 지나친 '의인화'에 빠지지 않도록 반려인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개를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은 개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개에 관해 궁금한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개를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은 개에 관한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의인화'에 빠진 사람들은 열심히 짖고 있는 개를 달래고 안아 주면 진정할 거라 생각합니다. 분리불안에 빠진 개에게 개들의 방식이 아닌, 아동 분리불안요법을 사용하려 들기도 합니다. '엄마 금세 돌아올 테니 간식 먹고 있어!'라고 말하고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와서는 '엄마 금게 왔지?'라며 간식을 주고 달래는 방식은 '아동 분리불안'에서나 시도되는 것으로 반려견에게 시도하면 안 됩니다. 짖으면 불러들일 수 있고, 돌아오면 친밀감을 표현할 거란 생각으로 인해 매우 많이 짖고, 엄청나게 불안한 개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인화'에 빠진 사람은 개를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개의 외모와 전용공간은 멋지게 꾸며 주지만, 속은 곪아 가는 것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개를 모르고 개를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개를 사람으로 여기면서 개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람을 대신해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고 둘도 없는 존재가 되었을지라도 그냥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겨야지 구태여 사람으로 둔갑시키려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누군가는 더 큰 행복감에 젖을 수 있겠지만, 개들은 점점 더 불안정한 삶, 정신 자립조차 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잠시도 떨어질 수 없고, 어디를 가도 불안해하며 다른 개들을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개들이 '짖음 지옥'에서 살아가는 원인도 지나친 의인화의 영향입니다."

저자는 반려견이 강박행동을 나타내고 있다면, 두 가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외부가 아닌 집 안엥서 장난감 던져 주기나 당기기 놀이를 자주 해 오지는 않았는지, 다른 하나는 사춘기 기간 동안 다른 개와 자주 접촉시키거나 산책길에서 다른 개의 마킹을 찾아다니는 걸 방치한 건 아닌지의 사항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의 반복과 허용은 반려견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며, 개의 '평온'을 깨트려 불안, 초조한 일상을 이어 나가도록 만드는 원흉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실내생활을 하는 개들에게서는 자기 신체에 가하는 정서불안 행동이 쉽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서불안에 의해 앞발을 자주 핥는 행동이나 귀를 자주 긁는 행동, 발톱을 씹는 행동, 몸의 털을 끊는 행동, 꼬리나 허벅지를 공격하는 행동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반려 가족이 근처에 있을 때 심하게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강아지를 쉬게 해 줘야 합니다. 아예 만지거나 놀아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부추기려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강아지들은 가만히 두면 그리 오래 장난치지 않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야 할 강아지를 깨우고 부르고 만지고 안아 주고 장난치기를 통해 쉬기보다 많이 움직이도록 조장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사람을 쫓아다니고 장난감을 물어 흔들고 있다면, 그 강아지의 정신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저자는 집을 지키려는 짖음과 산책길에서 다른 존재들에 대한 짖음, 가족이 모두 외출하는 걸 막으려는 '짖음형 분리불안'은 모두 개의 책임감에 의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가족 모두가 반려견에게 맞춰 줘 온 가정이라면 분리불안을 피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맞춰 준다'는 말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배려하는 것이지만, 개의 관점에서는 '추종'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가만히 있는 반려견에게 추종하는 듯한 행동을 지속해 왔다면, 집 안에서의 모든 주도권은 당연히 반려견에게 있는 것이고, 산책을 하면서도 모든 걸 맞춰 왔다면, 집 밖에서의주도권도 반려견에게 있다.

저자는 인간과 무리 맺은 반려견들이 필사적으로 집을 방어하려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구조 안에서 배수진을 친 상태로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집은 은신처이면서 큰 굴과 같다. 저자는 콘크리트 벽이나 담장으로 둘러싸인 구조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최후의 방어선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사수하려 애쓴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개들이 다른 개를 만나는 걸 좋아하 것이라 착각하지만, 1순위 경쟁자인 다른 개를 자주 마주치게 되면 자신이 위치해 있는 공간이 다른 개들의 세력권이라 여기게 되어 그 공간에 머무르는 걸 무서워하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산책 나온 모든 개들이 동일한 생각을 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게 되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게 되는데, 걷지 않으려 하거나 지나치게 급하게 걸으려 하거나 다른 개의 마킹에 집착하는 행동들을 나타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집 밖의 환경을 불안하게 여기는 개들을 편안하게 산책시키기 위해서는 책임자의 역할을 명확히 드러내어, 책임자는 자기 무리의 영역을 걷든 남의 영역을 걷든 상관없이 매우 침착하고 의연해야 하며, 자신이 하지 않는 모든 행동을 반려견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들의 '마킹'은 긴장감의 표현입니다. 혼자서 하는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다른 개를 의식한 표현이기 때문에 그 표식을 확인한 개도 덩달아 긴장하게 되어 자신의 오줌으로 그 표식을 덮으려 애쓰게 됩니다. 반려견이 다른 개들과 자주 만나는 걸 좋아할 거란 생각은 개들의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되지만,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려인은 다른 개의 마킹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활동일 거라 착각하여 더 많은 마킹을 확인하도록 돕습니다."

"여러분이 달리고 싶지 않은데 반려견이 달리려 하거나, 계속 걸어야 하는데 따라오지 않고 버티거나, 여러분은 다른 개의 마킹에 관심이 없는데 반려견이 그것을 확인하려 한다거나, 여러분이 길을 가다 정지했음에도 반려견이 어디론가 이동하려 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제어해야 합니다.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을 의지하며 여러분이 불안하지 않으므로 반려견도 불안해하지 말도록 가르치는 방법은 여러분의 결정에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개가 인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많은 상황들에서 통제를 가하게 되지만, 인간이 개를 주도할 수 있다면, 개는 인간을 통제하지 않고 맞춰 주려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개의 잘못된 판단이 그들의 본성에서 온 것일지라도, 그 본성을 역이용해 인간과 수평관계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줄 능력이 여러분 모두에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에게만 변화해야 부탁하고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개를 기르는 양육자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개에게 끼치는 영향을 미안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개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여러분 스스로를 바꾸겠다는 진지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 책의 주된 내용들은 개의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닌, 양육자의 행동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린 존재의 모습으로 반려견을 대하지 말아야 하고, 반려견을 어린 존재로 여기지 말아야 하며, 어미가 했던 훈육을 지금이라고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걸 차치하고 여러분이 강아지를 대하는 태도만 느긋한 어른처럼 바꿔도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일 내에 반려견의 눈빛이 편안해지고, 경직된 몸이 자주 이완되는 걸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훈육이 필요한 어린 강아지와 고쳐야 할 행동문제가 있는 반려견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예뻐하는 행동을 멈추거나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뻐하면 할수록 의지하고 모방할 존재가 없는 상태가 되어 반려견들의 심리는 불안정해지고 정신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사랑한다면 막무가내로 예뻐하기보다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주고받음을 시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려견들에게 집을 떠나는 모든 행위는 탐색활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반려견과 집을 나설 때 명심해야 하 것은 개들의 머릿속에 '놀러 가는 것'이란 개념을 없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산책은 바람 쐬러 가는 게 아닌, 탐색을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탐색을 나가는 반려견에게 흥분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반려가족이 집 외부 공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은 반려견이 외부 공간에서의 배타성을 높이지 않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탐색에서의 주도행위는 다음의 다섯 가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반려 가족 모두는 다섯 가지 상황에서 반려견의 자의적 행위를 막음으로써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행동은 집을 나설 때 반려견이 가족보다 먼저 문을 나서려는 행동입니다. 두 번째 행동은 리드줄을 잡은 가족이 어딘가에 정지했을 때 반려견은 계속 움직이고 있는 행동입니다. 세 번째 행동은 길을 걸으면서 지속적으로 끌어당기는 행동이고, 네 번째 행동은 조급하게 다른 개의 마킹을 찾아 헤매는 행동이며, 다섯 번째 행동은 지나가는 개나 사람, 고양이, 새 등에 대해 경계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에서 개들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고 근심, 걱정 없이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은 우리가 개들을 친구로 삼아 온 오랜 역사의 결실을 맺는 일이라고 말하는 저자 권기진의 글이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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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 - 대한민국 클래식 입문자&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한 불멸의 명곡 28
최지환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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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꼈던 클래식의 다양한 이야기를 좀 더 쉽게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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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 - 대한민국 클래식 입문자&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한 불멸의 명곡 28
최지환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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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은 끊임없이 욕망을 부추기는 세상에 거리를 두며 한 번쯤 음악의 속삭임에 마음을 열어보라고 지친 영혼을 안내하는 책이다. 욕망은 쉬지 않고 휘둘러야 하는 양날의 칼이다. 잘못하면 자기 손을 베기도 한다. 자꾸만 불안하고 조급해지는 이 시대에 더욱 클래식 같은 고전적인 영혼의 양식이 필요해지는 이유다. 지금이야말로 '음악의 힘'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은 클래식 음반 칼럼니스트 최지환이 클래식 입문자와 애호가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28곡을 엄선해서 담아냈다. 클래식 음반 컬렉터이기도 한 최지환의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선별한 명연주들로 구성하였기에 기대해도 좋다. 클래식 입문자라도, 혹은 애호가라도 그 매력에 충분히 빠져들 만한 보물 같은 곡들이다.

클래식이란 게 완전히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알게 되면 마침내 사랑하게 되고 더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이 책은 클래식에 진심이거나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클래식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 음악과 교감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충만한 만족감이 들 것이다.

이 책은 '1장 클래식을 온몸으로 느끼다, 2장 클래식을 그림처럼 보다, 3장 클래식을 이야기로 읽다'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쉽게 음악을 이해하는 방법은 음악 듣기를 일종의 소통으로 생각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분야를 통해 접근하는 겁니다. 미술, 건축, 문학, 영화 같은 예술 분야도 좋지만 철학이나 여행, 요리, 스포츠 등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나만의 창을 통해 음악을 접하면 클래식 음악 역시 보다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음악이 전하는 이야기가 들리고 감성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음악에 대한 통찰력이 한층 성장하게 될 겁니다."



저자는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오디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의 파장을 온몸으로 다 느껴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물론이고 피부에 있는 털들까지 음악의 파장 에너지를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가급적 모든 감각 기관들을 동원해 음악과 교감하려 한다면 같은 음악도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게 들릴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음악강상이라는 것은 우주 에너지와 소우주라 불리는 우리 신체와의 교감이라고 이야기한다.

"음악을 단순히 귀에 들어오는 소리로만 듣는다는 것은 음악을 너무 한정적으로 만나는 일입니다. 음악은 파장의 에너지죠. 이 파장 에너지를 귀에 바로 보내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람스 교향곡 1번처럼 강력한 에너지를 표출하는 음악은 오디오의 볼륨을 높여서 에너지의 양을 극대화해 온몸으로 들어야만 곡이 가진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와인과 음식에만 마리아주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음악 역시 시나 소설과 좋은 마리아주를 형성하며, 그 상호작용은 음악의 감정을 더 선명하게 하고 글귀의 표현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 속 글귀와 생상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3악장 렌토는 삶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감정이 보인다고 말한다. 저자는 생상스의 클라리넷 소나타는 그가 여든여섯 살의 나이로 타계하던 1821년에 오보에, 바순 소나타와 같이 작곡된 곡으로, 노년의 대가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그 감정이 더욱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꽃 피는 해안선'의 마지막 구절 "봄의 꽃들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죽고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다."라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다소 무심한 언급은 마지막까지 생상스 소나타와 동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목력꽃이 피고 지는 봄날이 오면 자연스레 레지날드 켈의 생상스 음반을 들으면서 마리아주를 느꼈던 그날의 감동을 되새깁니다. 음악의 마리아주는 문학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과 가능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늘 가까이하며 지내다 보면 여러분도 이렇듯 우연히 음악의 마리아주라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자는 클라라 하스킬은 화려하진 않지만 깨끗하면서도 조금은 조심스럽게 들리도록 터치한다고 말한다. 연주의 해석 방향은 철저한 고전을 고수하고 있으나 조심스럽고도 섬세하게 울리는 하스킬의 피아노 소리에는 그녀의 모진 인생이 같이 흐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클라라 하스킬의 연주는 밝은 선율에서는 어둠이 들리고 어두운 선율에서는 밝은 희망이 들리는 묘한 매력으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뒤흔든다고 이야기한다.

"불안 가운데서 새롭게 균형을 찾으려는 그녀의 태도는 어쩌면 굴곡진 삶을 겪어내고 이겨낸 그녀의 인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움 가운데 슬픔이 보이고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 모차르트 음악의 본질을 하스킬만큼 정확히 드러낼 수 있는 연주가는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모차르트는 이 세상의 희로애락을 초월한 그 너머의 초연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균형과 구조가 뛰어났던 베토벤 음악의 영향력이 지배적이었던 당시에는 구조가 약하고 선율이 반복되어 진행이 산만하게 느껴지는 슈베르트의 곡들은 관심을 받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낭만의 시대가 무르익자 구조로 꽉 차 있는 음악보다 느슨하게 보이던 슈베르트의 음악에서 오히려 편하게 숨 쉴 수 있음을 알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슈베르트의 음악은 감상자를 한순간에 이상향으로 순간 이동시키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삶의 힘듦이 너만의 것이 아니라며, 자신의 고통을 내보이고 같이 울어주며 위로한다고 이야기한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에는 앞서 말했듯이 아름다움과 동시에 슬픔과 고통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휘자가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음악의 해석이 달라집니다. 이런 관점으로 연주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곡이 지닌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에 집중한 연주입니다. 달콤한 선율로 우리의 감각계를 마비시키고, 우리를 천상으로 데리고 가서 순간의 현실을 잊게 하는 연주라 하겠습니다. 이 해석의 대표적인 연주는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의 빈 필하모닉 연주입니다. 클라이버의 지휘가 '감정적이지 않고 서정이 부족하다'라는 평도 있습니다만 사실은 감상자가 아름다운 선율에 집중하도록 일부러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요. 음악에서 감정을 덜어내며 연주한다는 것은 감정을 넣는 행위보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슈베르트의 좌절과 슬픔에 집중한 연주입니다. 끊임없이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성공은 찾아오지 않았죠. 소심한 슈베르트가 느꼈던 슬픔의 심연을 카를 뵘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이 오롯이 집중해서 들려줍니다. 이 연주를 통해 보여지는 슈베르트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세 번째로 한스 크나퍼츠부슈 지휘의 바이에른 국립관현악단 연주는 슈베르트가 아름다운 선율 속에 숨겨놓은 삶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고통은 슈베르트만의 것이 아니며 청자의 몫도 됩니다. 한스 크나퍼츠부슈는 이 곡을 통해 삶이란 고행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모두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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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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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 과학자의 인간을 탐구하기 위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내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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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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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은 여덟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고, 오랜시간 ADHD,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감각처리장애와 함께 살아온 여성 과학자 카밀라 팡이 생물화학, 물리학, 통꼐학 등 과학을 기반으로 한 지식을 통해 인간 심리와 행동에 관해 풀어나가는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은 '행성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생각하던 고립된 다섯 살 여자아이가 어엿한 과학자로 자라, 과학을 통해 공감, 이해, 신뢰와 같은 불가사의한 감정에 가닿는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는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며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부터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평생 스스로의 삶을 실험실 삼아 실패한 실험들을 쌓아온 감동적인 이야기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과착책으로, 스티븐 호킹, 빌 브라이슨 등 수십 년간 뛰어난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왕립학회에서 2020 최고의 과학책 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과학은 우리에게 복잡한 현실을 수용하라고 가르치고, 얽히고 설킨 것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현실을 매끄럽게 다듬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조화를 이루지 않는 대상을 탐색하고 질문하고 수용한 뒤, 이해하고 결정할 뿐이다. 저자는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더 과학적으로 하고 싶다면, 패턴을 감지하고 결론을 끌어내기를 바라기 전에 무질서를 수용해야 하며, 즉 나무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나무처럼 생각하기는 우리 주변의 복잡성을 반영하며 동시에 우리가 회복하도록 돕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자와 달리 나무는 인간처럼 계속 진화한다. 또한 나무의 수많은 가지는 상자의 몇 안 되는 모서리와 비교할 때 더 많은 결과를 상상하게 하며, 이는 다양한 선택으로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나무는 확장성을 갖추고 있어서 우리의 의사 결정을 이상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나무는 프랙털 구조로 멀리서 전체를 볼 때와 가까이서 부분을 볼 때 모습이 유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아무리 크고 복잡해도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구름, 솔방울, 로마네스코 브로콜리처럼, 프랙털은 규모나 관점에 상관없이 같은 구조를 유지한다. 상자가 형태 때문에 매우 일시적인 연관성으로 한계가 분명한 반면, 나무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 기억에서 저 기억으로, 이 결정에서 저 결정으로 가지를 뻗을 수 있다. 나무는 서로 다른 맥락과 주장을 넘나들며 제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할 수도 있고, 삶의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려 할 수도 있다. 의사 결저에서 나무는 핵심이 되는 형태를 계속 간직하면서도 당신의 믿음직한 동맹으로 남을 것이다."

저자는 단백질을 예로 들어 인간으로서 우리가 종종 우리의 잠재력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두 가지 영역을 강조한다. 첫째는 진화, 둘째는 차이의 효용이다. 저자는 만약 단백질 분자처럼 발전하고 삶을 바꾸는 우리의 능력을 더 믿는다면, 그리고 우리의 성격과 관점의 특수성을 더 신뢰한다면, 우리는 개인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가정과 직장을 집단으로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억압과 오해를 차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매우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남의 시선을 조금 덜 의식하며, 서로 다른 타인의 역할을 더 수용하라는 것이 단백질이 주는 교훈이다. 무리에 속하려는 기본적인 인간의 충동을 억제하고, 우리의 기묘한 면을 찬양하며, 이것이 사회 결속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차이는 우리가 함께 일하도록 도우며 개성은 효율적인 팀워크의 핵심이라고 단백질은 말한다.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분자가 우리에게 주는 커다란 교훈이다. 이제, 서로를 더 자세히 관찰해야 할 시간이다."

저자는 열역학적으로 선호되는 방식으로 산다는 것은 올바른 타협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질서 감각을 이해해야 하며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뒤에 거기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타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공감해야 하며, 당신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지 않은 채 타협해야 한다. 또한 무질서를 수용해야 하며, 이는 무질서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완벽함이 얼마나 불리한지 깨달아야 한다. 내 말을 한번 믿어보라. 융통성 없이 구는 것은 가장 진이 빠지는 일 중 하나다. 이와 반대로, 당신이 정해진 날이나 주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의식적으로 결정하고, 이에 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가장 힘이 되는 일 중 하나다. 무질서를 수용하고 즐기는 것이 곧 살아있음의 정의다.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삶을 지루하고 침체할 것이며, 에너지 측면에서도 인간의 진화에 불리할 것이다. 무질서가 없다면 당신은 무생물처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의자처럼 말이다."

저자는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을 약점처럼 부끄럽게 생각하는 대신,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과 친구에게 우리의 가장 뿌리 깊은 공포를 주저 없이 말하고, 공포를 드러내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프리즘과 같은 사고방식을 개발하려면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에 대해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공포를 억누르려는 충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렌즈를 통해 공초를 바라볼 준비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정신 상자 속에 두려움을 가두고 숨기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장점을 잃은 채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저자는 두려움을 수용하고 정신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조수 간만으로 얻는 전기를 활용하는 것처럼 두려움도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당신이 필터가 거의 없든 여러 개를 가졌든 간에, 내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는 필터가 하나 있다. 바로 두려움에 대한 프리즘의 관점이다. 두려움을 우리를 압도하는 무언가에서 우리가 통제하고 온전히 수용할 힘으로 바꾸려면 프리즘의 분산 효과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단순히 우리의 삶에서 몰아내기보다는 통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두려움이 필요하며, 두려움은 영감을 얻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겁에 질렸을 때, 우리는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대상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떠올린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때는 내 생에서 절대 단 하루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두려움 덕분에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다는 사실도 안다. 두려움은 '빛을 비추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 자체가 빛이며, 우리에게 함께 사는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고 심지어 혜택을 주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심어준 공포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눈먼 특권으로 보는 이유다."

저자는 타인과 파동의 위상이 일치한다는 말은 당신과 그 사람의 진폭이 완벽하게 똑같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조약돌이 수면 위를 춤추며 가로지르듯이, 아름다운 것을 함께 만들어내기 위해 두 물체, 혹은 두 사람이 특별히 비슷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각자의 파동 패턴이 여정을 충분히 공유하는 한편, 서로를 보완하 개성과 능력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인간은 변화를 위한 도전과 잠재력이 필요하며, 이것을 줄 수 있는 것은 자신과 대비되는 파동(인간)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두 사람이 서로의 대조적인 진동수에 적응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혼란을 이겨낼 수 있으며, 서로의 다름에 압도되기보다는 차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

"음악 비유를 확장하자면, 우리의 삶은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것과 살짝 닮았다. 우리는 모두 자기 악기를 연주하면서 주변에서 함께 화음을 이룰 상대를 찾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의 음을 연주하면서 종종 불협화음을 낸다. 모두의 연주를 하나로 이끌어줄 지휘자가 없으므로, 나와 화음을 이룰 상대가 있는지, 내가 아무리 애쓰더라도 항상 충돌하게 마련인 사람은 아닌지 잘 들어야 한다. 특히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공명이다. 공진주파수가 일치하는 사람과 작업환경, 사는 곳은 당연히 우리를 붇돋운다.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을 바쳐 공명을 찾아다니고, 본질적인 평화와 성취감, 행복을 안겨줄 친구, 반려자, 직업, 가정을 찾아다닌다. 이 탐색은 반드시 자신의 파장을 이해하고 타인의 파장에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삶의 추 위에서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리듬과 그에 맞춰 내가 춤추도록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자신이 군중을 분석하려고 시도한 것은 수많은 사람에게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다른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는 일 이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도 타인과 연결되어 독특한 것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진실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평균에서 벗어나 누구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하고 아무도 가지 않았던 곳을 탐험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생기를 되찾고 전반적인 합의에 도전해 그것을 확장할 아웃라이어가 없다면 주류는 시들어버릴 것이다. 누구에게나, 심지어 '힙스터'에게조차 맡은 역할이 있다."

"어린 시절 나는 다른 어떤 것보다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을 가장 두려워했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외출하는 일이 서커스 공연 같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무서워하는 접촉, 소리, 소음과 냄새를 피하려고 몸을 뒤틀었기 때문이다. 군중은 여전히 나를 불안하고 겁먹게 하지만, 그래도 군중을 연구한 것은 내게 가장 중요하고 유익한 실험이었다. 그 실험 덕분에 개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동시에 부정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며 내 개성을 지키는 동시에 내가 기여하고 혜택받을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집단에 참여하는 일은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것을 막지 않으며, 실제로는 내 존재와 경험, 내가 제공해야 할 것을 최대한 활용하게 한다. 약간의 순응은 내 개성을 훼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깊이를 만들어주었다."

저자는 다양한 관계는 우리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양육한다고 말한다. 공유결합은 한결같이 지지해주는 관계로 우리를 편안하고 안도하게 하고, 이온결합은 신나고 열정적인 관계로 종종 사랑을 발견하게 한다. 공유결합은 우리의 삶에서 한결같이 흐르는 강과 같아서, 밀려갔다고 밀려오고 방향을 바꾸기도 하지만 절대 마르지 않고, 이혼결합은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놀이와 같아서, 에너지와 가능성으로 우리를 열광하게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는 각기 다른 이유로 두 가지 결합이 필요하며, 우리의 존재와 삶에 적절한 비율로 언제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파트너나 단짝과 헤어지면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은 자신을 탓하는 것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르게 행동해야 했는지 의아할 것이다. 결합은 우리가 더 균형 잡힌 관점에 이르게 한다. 어떤 관계도 버텨낼 수 없는 진화도 있고, 지금까지 당신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어도 그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관계도 있다. 아마 관계가 무너졌다고 해서 우리도 무너질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이 가장 가치 있을지도 모른다. 화학에서의 정의에 따르면 결합이나 원자 정체성의 변화는 상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상태의 시작이며, 새로운 결합 가능성을 위한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도 똑같다. 관계가 부서지면 따뜻한 우유 한 잔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위안받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결합이 부서지더라도 우리는 항상 가장 인간적인 능력을 간직할 것이다. 새롭게 관계를 맺고, 새 친구를 찾고, 다시 사랑할 것이다. 우리의 바깥 껍질은 다음 전자를 주거나 공유할 준비를 마쳤다."

"사람 몸을 구성하는 원자처럼, 우리도 계속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소속감과 안정감이라는 근본적인 인간적 욕구를 추구한다. 이런 관계 중 일부는 덧없이 사라지고 일부는 지속될 것이다. 어떤 관계는 우리를 창조하고, 어떤 관계를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때 자신이 완벽하게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감히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화학은 인간을 정의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깨뜨리고 때로 재형성하 때 확신을 주는 새로운 인생관과 신선한 관점을 우리에게 줄 수 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의 저자 카밀라 팡은 무슨 일이든 잘 풀리기 전에 한 번은 잘못될 것이며, 상황이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괜찮다고 말한다. 사실 그 과정이 필요하다. 실패하는 실험을 즐기고, 혼자서 해내는 과정을 누리며,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이고 말하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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