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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 권정생 산문집
권정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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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빌뱅이 언덕>은 <몽실언니>, <강아지똥>의 아동문학 작가 권정생의 산문집이다. 작가 권정생의 작고 5주년을 맞아 출간된 작품이여서 더욱 뜻깊은 에세이이다. <빌뱅이 언덕>은 43편의 산문과 부록(시7편,동화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권정생 작가의 인간다움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공감되었다. 나의 동화는 슬프지만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는 말에서 아픔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의 생각이 전해진다.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어른들에게도 읽히는 것은 아마 한국인디면 누구나 체험한 고난을 주제로 썼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동화에다 무리한 설교조의 교훈을 담은 것이 있는데, 과연 그런 동화가 우리 인간에게 얼마만큼 유익한지 알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 속의 인간보다 잘 보존된 자연 속의 인간이 훨씬 인간답다."

 

동화를 통해서 위안을 주고 싶어했던 권정생 작가의 말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서러운 사람에게는 서러운 이야기 속에서 위안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권정생 작가의 동화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쓰는 동화는 그냥 '이야기'라 했으면 싶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생 작가는 소박한 자연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한다. 문학은 인간을 따뜻하게 만들고, 책을 읽는 것은 잃어버리기 쉬운 동심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는 말이 가슴깊이 느껴진다.

 

"사실 지식이란 사람에 따라서는 선하게 쓰일 수도 있고 나쁘게 이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배운 사람이라고 더 훌륭하고 착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 세상의 모든 교육은 선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좀 더 편리하고 풍요하게 살기 위한 교육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물질적 풍요와 편리는 지나쳐서 쾌락으로 어긋나 버린 것이다. 그래서 많이 배운 사람은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많이 편하게 살고, 배우지 못한 사람은 가난하고 고달프게 살아야 한다. 나 혼자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친구도 이웃도 다 뿌리쳐야 하고, 나 혼자 취직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수백 명 수천 명을 밀어내 버리고, 더 많ㅇ느 땅을 가지기 위해 집 없는 사람을 산등성이나 난지도로 몰아내 버리고, 자가용을 타고 좁은 길을 지나가면서 무거운 짐을 든 사람들을 한쪽으로 비켜서게 하고, 큰 기업체들은 돈을 벌기 위해 공장폐수를 쏟아 놓아 더러운 물을 마시게 하고, 어디 한군데 사람다운 곳은 없다."

 

"과학은 인간을 더 차갑게 만들지만 문학은 인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굳이 책을 읽으라고 권할 마음이 없어진다. 그 이상 즐거운 행복이 어디 또 있다고 그런 행복의 순간을 뺏고 싶지 않아서다. 하지만 어린이는 영원히 어린이가 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바로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책을 읽는 것은 잃어버리기 쉬운 동심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정의롭고 씩씩하면서도 따뜻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인간이면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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