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과학 - 미인 불패, 새로운 권력의 발견 과학전람회 9
울리히 렌츠 지음, 박승재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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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책이야기 먼저
 
[아름다움의 과학]은 사람들의 추상적인 사고영역을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는 인문과 과학의 경계선상의 문제를 다룬 책이다. 저자가 일반교양인을 상대로 책을 썼다고 해도 처음부터 읽기에는 여간 부담스러운 책이 아니다. 큰 목차는 네 부분으로, 세부 목차는 열 여섯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나역시 책장을 넘겨가면서 읽기에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책의 반절이상 앞부분에서는 美에 대한 많은 학설과 실험, 연구결과들이 무수한 학자들과 함께 등장하기 때문이다. 자칫 책의 흐름을 놓칠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역으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본다. 학술서 성격도 띠고 있는 책이라, 저자의 주장과 결론적 이야기를 먼저 이해해두고, 그 논거와 주장들을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이 책을 밀도감있게 보는 방법일 것이다.
 
 
2. 책 내용에 관해
  
먼저 14~15장은 아름다움과 관련한 문제제기 부분으로, 오늘날 美에 대한 광기수준에 주목한다. 너나 할것없이 젊고 날씬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난리다. 꼭 결혼,취업을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신감 차원에서도 성형을 마다하지 않는 실태다. 문제는 이런 美의 추구가 미디어나 미용집단에 의해 변질되고 있는 점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1장과 11장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역사적 조명을 하고 있다. 태초의 인간부터 고대 중세 르네상스 현대를 거쳐 어떻게 변천했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8장부터 10장에서 본격적으로 도달적인 화두를 던진다. 아름다움은 타고난 축복이고, 아름다움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사소한 혜택부터 권력적 속성까지도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태생이 스스로 돕지 못했다면 예뻐지려고 노력하라고 한다.(젠장) 그렇다면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이고, 아름다움의 존재이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제부터 우리는 책의 앞부분을 정성껏 넘겨볼 수 있다. 2장의 아름다움의 조건으로 평균과 대칭, 앳됨(동안), 성숙미, 표정들을 열거하고 있고, 몸매에 대한 시각의 변천이나 엉덩이, 가슴, 작은 발, 금발머리등에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총체적으로 아름다움의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p75~77)  다음으로 등장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존재이유는 5장부터 8장에 걸쳐 학설도 많이 나누어져 있고, 견해대립도 심하다. 그러나 간단히 정리해보면 유전적 진화적 측면으로 다룰 것인가 아니면 뇌의 지각편애에 따른 감각적 즐거움으로 볼 것인가로 대립한다. 전자의 견해인 진화론적 견해에서도 좋은 vs 나쁜 vs 적합한 유전자 가설로 다시 나누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상대를 만나지 않기 위해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이론에 호감이 간다. 매번 선택의 순간이 오면 최고 최상의 선택을 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나는 최악의 리스크만 피한 선택이면 만족한다. 그렇게 하면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융통성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 자주 인용되는 핸디캡이론과도 크게 모순되지 않게 된다고 생각된다.
 
3. 결론에 다다르며
 
美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하물며 이를 객관화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자는 사람들의 美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고자 했고, 아름다움이 갖는 속성도 파헤쳐 본다. 잘 생기고, 예쁘다며 당장에 나를 칭찬해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듯이 아름다움이 갖는 자신감, 친밀감이 플러스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아름다움 자체를 추구하는 자체는 비난할 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태초에 순수한 마음으로 새롭게 자신을 꾸미고자 했던 놀이수준이 사회가 발전하면서 미용관련 이해집단이 돈과 권력과 결탁하고 추잡하게 이를 변질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아름다움 자체를 부정하지도 말고, 또한 아름다움에 지나친 집착하는 것도 하지 말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움의 정체를 알게되면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삶은 더욱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이다. 참고적으로 최근에 조용진교수의 [미인]이라는 책이 나와 있는데. 미학적 기준은 물론 해부학, 인류학, 도상학, 사회학적으로 미인의 실제를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대비 너무 비싼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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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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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들어가며
 
흥미로우면서도 쉽지 않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니 망설여진다.
책을 읽는 행위인 '독서'의 대상인 책이 수만종에 이르고, 독서의 주체인 개인의 성향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최소한 선을 긋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이 많은 책을 다 읽지 못한다면 어떻게 독서를 전략적(?) 실천적으로 해야할 지가 문제로 대두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제목처럼 단순히 책읽기 자체를 포기하자는 말은 아닐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 정도로 되려면 책을 바라보는 안목이 고수의 수준에 있어야 할 지도 모른다.
 
2. 그럼 뭐야 !
 
저자가 말하는 독서의 반대편의 '비독서'의 개념에는 책을 전혀 읽지 않은 것 뿐만아니라 대충 읽은 것, 귀동냥한 것, 읽었어도 잊어버린 것까지 포함해서 해석한다. 저자가 이렇게 폭넓게 '비독서'의 범위를 잡는 이유는 보다 진지하게 독서의 진정한 요소를 찾고자 하기 위함이다. 즉 책 자체나 독서행위 자체보다 책을 매개로 (읽었던, 읽지 않았던) 끊임없는 자신의 내면을 자극하고, 창조하고, 떳떳하게 자기 생각을 얘기 하는 것을 중요시 하자는 것이다. 왜 이렇게 저자는 단언할 수 있었을까?  '책'자체는 작가의 사회적 지위나 위치에 따라 유동적이고, '독서'역시 책을 읽을수록 또다른 기억의 점진적 소멸의 장소로 옮겨가는 행위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듯 모든 것이 유동적이고 불확정적인 상황인데, 책을 읽고 안 읽고에 뭔 큰 차이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3. 그럼 어떻게 하라고?
 
따라서 독서하지 않았다고 부끄러워 하지도, 죄의식을 느끼지도 말라고 조언한다. 책을 총체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내면의 울림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의문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론적 시각에는 동의하는 바도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아무런 바탕없이 이런 시각이 가능할런지 묻고싶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책을 다 사서 읽을 여력도 없지만, 그래도 관심있는 책은 당장에 읽지 못하더라도 사놓고 봐야한다. 그리고  최소한 매주 발행하는 신문의 책소개나 북칼럼을 통해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고 읽어나가야 한다. 리뷰쓰기에 앞서, 이번 주 북칼럼에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책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천천히 읽는 슬로리딩(遲讀)를 강조한다. 솔직히 지독(遲讀)의 단계는 초보단계에서는 문제가 있다. 천천히 읽는 이유는 생각을 많이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어느 정도 기존의 독서량이 있어야 생각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조언자들은 처음에 관심있는 부분부터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하게 접근해서 책을 읽거나, 어느 한 저자에 대한 전작주의도 괜찮다. 다만 이 수준을 넘으면 적게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글을 써보는 게 좋다고 한다. 그리고나면 이제 어느 책에 대해 읽지 않아도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으려나 생각되는데...아무튼 말을 해보고 글을 쓰다보면 그동안의 머릿속에 뒤죽박죽 되어 있던 내용들이 정리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나아가 사고의 확장과 창의적일 수 있다. 참고적으로 위대한 철학자 쇼펜하우워도 일찍이 "책을 읽지않고도 그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했다. 그 방법론은 양서(良書)를 읽고, 악서(惡書)를 읽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데. 양서는 고전을 말하고, 고전을 많이 여러번 읽어야만 이런 능력이 키워진다고 한다.
 
4. 마무리하며
 
책속에 활자화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자신의 말로, 또는 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인재의 조건인 번역능력이다. 책을 읽던 안읽던 지식과 경험에서 오는 자극을 자신에게 어떻게 치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렇다면 실천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옛 선인들은 공부를 하더라도,책을 읽더라도 순서를 정해서 했다. 먼저 인간의 도리 (효, 제)를 가르치는 공부부터 시작했다. 독서의 순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또한 독서의 방법론에 있어서도, 한갓 책을 읽어치우는 '도능독(徒能讀)'도 경계하며, 속독, 정독,지독 어느 하나에만 얽매일 것도 없다.  무엇보다 책의 수준, 자신의 역량에 맞추어 독서법도 찾아보고, 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사족이지만 이번 도서가 주제나 내용이 괜찮은 책임에도 번역이나 책의 편집, 책의 크기에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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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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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를 읽다보니, 문득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8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나는 때이른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중학교때까지 머리를 빡빡 깎고 일본식 교복을 입고 다녔기 때문에, 
두발과 교복 자율화가 주는 해방감은 사춘기인 시절에 맞추어 커다란 돌파구였다.
그런데 그당시 기억 언저리에 자리잡은 두명의 같은 반 친구는 지금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하다.
한 친구는 핸드볼 특기선수로 입학하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핸드볼부가 해체되어 버렸다.
평소에 공부와는 담을 쌓고 오로지 운동만을 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말썽과 싸움만 반복하다가 결국 자퇴하고 말았다. 
또다른 친구는 가난하여 부모님이 포장마차를 하지만 자존심이 무척 강해서,
쉽게 어울리지도 않고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고 만다. 

작품속의 주인공 완득이를 보며 두 친구가 생각이 났다.
물론 완득이는 난쟁이인 아버지밑에서 어머니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
출발선부터  평탄한 성장통을 겪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다.
난쟁이 아들이라는 사회적 편견의 차가운 시선속에서
그가 선택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킥복싱이다. 
전체적으로 어디에서 많이 익숙한 스토리 전개는 진부하고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책속에는 똥주라는 담임선생과 외국이민 체류자의 노동현장과 고발, 장윤하라는 여자친구가
겪는 왕따의 우리 교육의 현주소, 킥복싱관장님이 도장을 계속 운영할 수 없는 어려운 서민경제
생활상, 아버지와 가짜 삼촌 남민구가 전국를 누비며 근근히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 베트남 엄마가
겪는 외국이민자의 생활등,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어두운 이면의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무겁게만 덮어두지 않고 가벼운 웃음과 실감나는 욕지거리,
그리고 리디미컬한 대사를 통해 세상속으로 끄집어 들어가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외면하지도 회피하지도 말고 우리 사회의 한부분으로서 편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다. 장애인이라서 외국이민자라서 겪을 막연하고 특별한 아픔으로 보지말고
그냥 이웃, 지인이 겪는 우리네 아픔으로 말이다.

되짚어보면 모든 사람에게는 아픔과 말 못할 고민들이 잠재되어 있다.
굳이 장애인이나 외국이민자가 아니더라도 똥주 담임선생도, 좋은 환경속에 커 온 장윤하도
아픔이 있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이를 대처하고 극복하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작품속에서도 각자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고민을 치유하며 나름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작가가 어느 한 인물에 치우침이 없이 골고루 그 해답을 적어놓고 있으니, 나머지는 책을 읽어보시라...
씩씩한 완득이의 기를 흠뻑받아가는 느낌이다. 
모처럼 재미나고 감동적인 우리 소설을 만나 반갑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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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분 텔미~ 영어 독해 - 쉬운 독해, 30일 코스
진형진 지음 / 북카라반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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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에는 중학교부터 영어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하여 중3년, 고3년, 대학4년을 기본으로 공부 했었다. 처음 영어 공부할때 영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미혼의 처녀 영어 선생으로 기억되는데, 그당시 나는 호기심이 많았다. 도대체 영어로 왜 이렇게 적고 읽어야 하죠? 질문하면 그냥 외우란다. 그리고 여지없이 제지당했다. 귀찮다는 것이다. 첫번째 나의 영어 시련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논리적이고 규칙적인 공식이 많은 수학을 좋아했고 영어보다 훨씬 잘했다. 지금도 변하지 않은 생각은 어떤 과목이든지 선생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선생님은 학년마다 최고의 선생님들을 만난 것으로 기억되는데, 영어선생님은 대학을 갓 나온 초자들이 많아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그러다가 제대로 가르침을 주신 영어선생님을 고1때 만났다. 왼손으로 칠판에 영어를 써내려가는 솜씨는 과연 일품이셨다. 정말 매일 칠판하나 가득 써주신 영어 숙어며 관용구를 그냥 열심히 다 외웠다. 엄청난 양이었는데, 그당시 학원에서도 이렇게 해주지 못했고, 선생님의 억양은 과히 독보적일 정도로 강세를 주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 되었다. 지금도 성문종합영어니 맨투맨 영어의 숙어, 관용구는 20년이 지났어도 기억이 되살아난다. 내 생애의 영어 황금기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 뚜렷한 스승을 만나지 못하고 대학때 타임지를 들고 써클 활동에 참여한게 전부다. 물론 그 당시 김영로씨의 '영어순해'라는 직독직해가 큰 유행이 되었다. 지금처럼 영어 공교육으로 몰아부치지 않더라도 정말로 열심히들 공부했었다.

이제 [하루 30분 텔미]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책의 강점은 지나친 문법지향적인 것을 거부하고 꼭 독해에 필요한 문법을 근간으로 해석해서 의미파악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각 단원마다 해석할 때 중요한 to부정사,동명사,분사 와 여러의미로 쓰이는 have, make, get 의 용법을 다루고 있고, 문장속에 자주 쓰이는 전치사 of, for, 접속사 as등을 살펴보고,  문장의 연결에 핵심적인 관계사에도 비중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일반 문법서보다 자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곁가지를 쳐주고 독해에 필요한 줄기를 짚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직독직해가 속독을 위해 필요한 만큼 이 책에서는 문장에서 많이 쓰이는 순서대로 해석을 나열하고 있고 이를 암기하라고 권한다. 실제 독해하다보면 거의 80%이상 계속적으로 쓰이는 표현이나 해석이 자주 등장한다. 독해를 많이 하다보면 이러한 감이 오기 마련인데, 저자가 이런 부분을 염두해두고 두껍지 않고 조금씩 시간을 투자해서 실용적으로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출간하지 않았나 싶다. 어학책인 만큼 소장가치는 솔직히 없다. 내가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만 보충해서 읽으면 되리라 본다. 꾸준한 독해연습을 통해 자기만의 독해비법을 가지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아마도 이 책의 메모란에 자기 비법을 첨부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더불어 책의 크기는 일반 소책자정도임을 감안해두고 책을 구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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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블로그 - 역사와의 새로운 접속 21세기에 조선을 블로깅하다
문명식 외 지음, 노대환 감수 / 생각과느낌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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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블로그'라는 제목만 보면, 처음에는 정보화시대에 맞추어 역사책도 퓨전바람이 불었나 싶었다. 그러나 서문에도 나와있지만 몇백년전 우리 조상들도 글을 읽고 감상평과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에 대한 의문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역사 인식과 서술 부문에서 큰 차별화가 있게 된 점은 획기적인 사실이다. 
 
역사학은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관찰하고, 과거의 일을 비추어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는 학문'으로, 역사는 '사건 그 자체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 역사'로 크게 구분된다. 그동안의 우리 역사 뿐만아니라 세계의 많은 역사가 그 당시 지배층의 입장을 대변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선별해서 기록하고 전해주었다. 물론 다음 정권이나 지배층이 자신의 입장에 배치되면 그 역사기록은 사라지고 새롭게 각색되어 만들어져 왔다. 그렇다면 지금 남아있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가치관을 배제한 채 오직 사료에 입각해 사실만의 역사를 쓴다면 이 또한 과거의 지배층이 그렇게 써주기 바랐던 대로 역사를 쓰는 꼴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선블로그'의 바탕이 된 69권의 불로구나 15권의 갑회에는 권력에 소외된 계층의 가감없는 의견이나 생각, 일상적인 소소한 이야기까지 전하고 있고, 역사를 일방통행식의 단순히 지배권력의 자기 합리화로서 아니라,  서로 접촉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만남으로 다시 태어나듯이 서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의 학문'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용적으로는 '조선'의 큰 흐름을 다루며 크게 왕권과 신권의 대립, 사화, 실학, 풍속화, 경제상황을 오늘날의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해서 다루고 있다. 물론 저자들의 지나칠 정도의 꼼꼼하고 세세하게 그림과 옆에 주석을 달아 필요에 따라 상황설명을 잘 해주고 있지만, 역사서술에 있어 최소한 역사적 사실간의 합리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커다란 줄거리 중심과 댓글로만 다루다보니 자칫 역사적 흐름이 끊기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어떻게 보완하는냐가 문제점으로 남는다. 
 
또한 태조,태종,세종,광해군의 블로그는 블로그라는 옷만 입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부분에서는 참신함보다 잘못하면 곡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고, 모두 아는 사실을 재구성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왕 블로그 형식으로 시작한다면, 기존 역사책에서 역사적 흐름으로 인해 다룰 수 없었던 것들을 비교하거나 종합할 수 있는 테마를 중심으로 책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의미에서 의병, 실학, 풍속화카페나 상인블로그가 참신성이 있었고, 다양한 의사소통의 장이 돗보였다. 
 
사실 아직도 인터넷상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유통되고 인터넷 정보는 쓰레기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식정보가 어느 특정계층에 집중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대세가 되어 버렸고, 이제 역사학도 새로운 역사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자료발굴과 다양한 측면으로 바라보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조선 블로그'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지적한 우려나 문제점은 이 책의 독창성과 의미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이어지는 역사블로그 시리즈와 불로구갑회복원위원회의 앞으로의 활동에 응원과 성원을 기대해 보는 바가 더욱 크다. 소장할 가치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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