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 독점계약 번역 개정판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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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중인 우리의 아픈 현실들

 

4월16일 세월호 2주년. 곳곳에서 그날을 잊지 않기위해 추모행사가 진행중이다. 정부의 안전시스템 부재, 선박관리자들의 안일한 대처와 해경들의 일산불란한 구조가 아쉬웠던 사건이었다. 그당시 억울하게 죽어갔던 젊은이들에게 이제 대한민국의 역사는 무엇이라 기록하게 될까

 

그동안 우린 역사를 국사, 세계사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달달 외우기만 했던 (과거에 대한) 지식적인 공부만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실상은 우리 역시 눈앞에 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동시대 존재임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다시말해 우리는 역사속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척도가 되는 것이다. 역사란 역사를 현재와 과거(사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자 대화이기 때문이다.

 

역사공부의 고민, 딜레마

 

다산 정약용선생님도 모든 공부의 시작은 역사라고 하시며 자녀들에게 역사공부를 정진하게 했다고 한다. 그럼 어떤 역사책으로 시작하면 좋을까. 많은 좋은 역사서적이 있지만, 무엇보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단순한 나열된 지식획득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도있고 진지한 역사에 관한 토론장으로 초대해준다

 

당시 경험주의의 영향으로 실증사학을 중시하는 영국에서는 역사철학을 거부한다.

E.H 카도 이성의 간계라며 절대이성이 정한대로 역사가 발전해간다는 헤겔의 역사철학를 주관주의라고 비판하지만,  더 나아가 경험주의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보다 발전적인 역사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실을 개방적으로, 다양화 시켜 과거와 미래사이를 일관된 연관성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역사에서의 우연(클레오파트라의 코)의 요소는 합리적 해석이 아닌라는 점에 반대하고 개인주의 가치에 입각하거나 경험주의에 만연하는 태도에도 반대한다.

 

생각해보면 역사가는 자신의 신념, 철학, 사회환경등에 영향을 받아 주관적일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역사철학처럼 주관주의가 강하게 드러나면 객관성이 없게 되고, 그렇다고 역사적 사실만 강조하는 경험주의적 실증사학에서는 역사가의 역할이나 역사가 갖는 의미나 목적이 등한시 하게된다.

 

이러한 딜레마에 대해, 현재의 시대상황속에 있는 역사가가 과거의 역사적사실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역사가도 자신의 개념이나 철학에 얽매여서도 안되며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발전해가는 기준에 의존해야한다는 점은 E.H. 카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역사가는 단순히 과거 사건이나 제도, 정책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어도 재판관은 아니며, 사건을 판단하는 초역사적 기준이나 잣대등 외부적 가치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가치의 성격이 역사적으로 조건지어지고 역사의 일부로서 그 안에서 진지한 판단이 이루어져 한다

 

또한 카는 역사가 이성의 각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그 이성이 수행할 수 있는 역활을 점점 더 철두철미하게 의식해야 하며, 역사에서의 객관성은 과거와 미래사이의 일관된 연관성을 확립해야만이 의미와 객관성을 갖으며, 역사지식은 역사가 자체도 역사적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으므로 제한된 시야를 넘어 미래를 투사하고 과거를 통찰할 능력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진보로 나가는 역사

 

개인, 가족, 국가, 자연을 각각을 대상으로 기록하게 되면 개인사, 가족사, 인류사, 자연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은 생몰을 기준으로, 가족은 그 후손이 끊기면, 국가는 망하게 되면 역사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인류나 자연은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그에 대한 역사는 계속 될 것이다.

 

역사는 과거 사회를 이해하고 현재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증대시키며,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이해와 지배 증진를 통해 더 나아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런 더 나아진다 '진보'에 대한 생각은 어느정도 동의하는 것 같다.

 

특히 '진보'를 기존질서의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일에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고 현존질서에 대해 그리고 그 것이 의지하고 있는 공공연한 또는 은폐된 전제들에 대하여 이성의 이름으로 근본적인 도전을 감행했던 인간들의 그 대담한 자발성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는 부분은 우리모두 경청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여러 출판사의 번역본들이 있지만, 까치글방의 책이 가장 신뢰감이 들며 특히 부록에 추가된 카의 노트부분은 최신의 카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다.

 

1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 2 사회와 개인 3 역사,과학 그리고 도덕 4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5 진보로서의 역사 6 지평선의 확대- 이러한 구성된 6장의 본문이 강의내용 형식으로 연관성이 떨어지고, 그 당시 인물, 상황들이 인용되어 읽는데 다소 지루함이 있지만, 역사가로서의 카의 진솔하고 진지한 고민과 성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 좋았다. 꼭 한번 필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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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회의 탄생 - 중국의 지식인 시의 나라를 열다 이상의 도서관 52
강필임 지음 / 한길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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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시를 스토리형식으로 여러배경및 이해를 도와주는 책,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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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내관의 재미있는 세계사 기행 쏭내관의 재미있는 기행 시리즈
송용진 글.사진 / 지식프레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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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흐름에 따라 설명해주네요.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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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오이디푸스 - 자본주의와 분열증 현대사상의 모험 1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지음, 김재인 옮김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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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간되어 나와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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