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과 늑대들의 노래 중, 이런 가사가 나온다.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이제 가르쳐줘"
오지은 특유의 목소리가 처음 이 문장을 나에게 들려줬을 때, 나는 뭐에 홀린 듯 이어폰을 벗었다.
역시 나는 병이라도 걸린 거야
요즈음 들어 그녀가 내 꿈에 나타나는 횟수가 줄었다. 그래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웬걸,
꿈에 나오지 않으니 생각에 그녀가 나타난다.
언젠가 내가 여행을 갔을 때, 하늘색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쇼윈도 너머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 원피스는 내 머릿 속에서 그녀에게 입혀졌고, 그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하늘색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불과 몇초 만에. 그녀의 모든 세계가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그 때부터 내가 미쳤나-를 심각하게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그녀를 혼자서 좋아해온지 4년 째가 되어간다.
그 4년 사이, 나는 그녀를 세 차례 만났고, 그 때마다 그녀를 잊겠다는 결심은 깨어졌다.
작은 화면 속의 그녀보다, 현실의 그녀가 수만 배는 예뻤다.
이미 나는 그녀를 포기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건 그녀인가? 그녀와의 교제를 원하는 건가?
이 사랑은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알기에
이 것을 내 마음대로 포기하네 마네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나도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안될 것을 아니까, 꿈도 희망도 없는 느낌이다.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은 밤이다.
사랑이 내 손에 들어왔길래 좋아서 힘껏 쥐었더니 사랑은 바스라지고 손에는 아픈 상처만 남더라.
혼자서 이게 뭔 짓인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