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늘어지게 잠만 잤다.
몸이 이상하게 상큼한 걸 원해서 오렌지를 세개쯤 까먹은 것 같다.

그리고 그녀. 한 동안 꿈에서 나오지 않던 그녀가 오늘은 어째 꿈에 나왔다.
그녀는 나를 아는 체 조차 하지않고 나를 지나쳐 어디론가 갔다. 그리고 나는 달렸다.
요새 너무 그녀 생각이 난다. 자기 전 - 꿈 - 일어난 후의 무힌 루프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무슨 미친 짓이란 말인가.

언젠가 그녀의 벌칙주를 마셔준 적이 있다. 설탕 '이빠이' 탄 플라스틱 소줏잔 속의 맥주.
'나도 마셔볼래' 하고 맛있다며 다 마셨다.
아니, 맛있지 않았다. 달다 못해 썼다.
그냥, 그래야 될 것 같아서 그랬다.
나도 참 웃긴 놈이다. 이젠 이 짝사랑을
'의무'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누군들 끝내고 싶지 않으랴, 가장 절실한 건 나 자신이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한마디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다 행복해지는 나다.
나도 안다. 이 걸 끝내지 못하면 나만 손해인 것을.
그걸 알면서도 계속 과거에 머물고 싶어한다.
과거에 머물면 미래가 없는 법이다. 아니, 현재 조차 없을 것이다.
아직 과거의 망령에 붙잡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가끔 과거에 머물러도 괜찮아.' 하고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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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5-2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를 하루쯤은 깨끗히 지우고 지내봐요.
하루쯤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