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곳에서 빛난다 - 제주 하늘 아래 무심코 행복함을 느낄 때
조연주 지음 / 황금부엉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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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곳에서 빛난다

제주도 하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라고 할 정도로 관광명소이다.

이런 '제주'를 소재로 홀로 제주 여행을 하며 글을 쓴 조연주 작가의 「제주, 그곳에서 빛난다」를 만났다.

여행에세이의 경우는 선택에 따라 복불복이라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내가 가본 곳인 '제주'를 배경으로 여행가이드북의 형식이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를 엮어 만들어 독자에게 소개하는 책이라 관심이 가서 읽게 되었다.

어느 덧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이 편하고 좋은 나이가 됐다. 지루해도 일상의 반복, 오래 만나서 익숙하고 편한 사람들이 좋다. 살면서 점점 감탄할 일이 없다. 크게 웃을 일이 없다.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는다. 웬만한 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점점 감정이 굳어간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하며 열을 올리던 일도 "그럴 수도 있지 뭐." 한마디로 상황을 끝내버린다.
- 20p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웃음많고 작은 거에 감동받으며 좋아했던 나였는데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는 요즘이라 그녀의 이 문구가 와 닿았다.

자신을 평생 여행이라고는 모르고 살던 여행무식자라 소개하는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고 대화할 수 있는 곳, 자신을 자꾸 부르고 끌어당겨주는 곳이 '제주'라 말한다.

그래서 아무리 흔한 음식도 제주에서 먹으면 다르게 느껴지고 특별한 이유없이 특별한 곳이라 생각이 드는 곳이라 했다.

그럼 나에게 있어 '제주'란 어떤 곳인가?
나에게 있어 '제주'라 하며 '가족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제주의 첫 방문은 첫 아이의 태교여행이였고 그 다음은 친정가족들과의 여행, 이후는 시댁가족들과의 여행이였기에 제주를 생각하면 가족들과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나홀로 제주 여행이 그저 부럽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아직 혼자만 여행을 가 보지 못했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오롯이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제주의 숨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여행정보 책자가 아니다. 가이드북도 아니다.
제주의 명소를 소개하기보다는 내가 걸었던 길에서 겪은 경험과 사계절의 풍경,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 나의 생각으로 채웠다. 그냥 제주가 좋아서 다녔다. 바닷가에 가서 앉아 있고, 오름에 오르고, 드라이브를 하고, 카페에서 책을 보는 그런 일들이 더 이상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 느껴졌다.
- 프롤로그

이 책은 작가의 자서전적 에세이로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여행일기를 열어보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삶에서 느끼는 회한과 힘겨움에서 벗어나 잡고 놓치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놓고 비워가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에 나 역시 빠져들며 읽게 되었다.

늘 소심하게 겁먹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그녀는 제주에서 조금씩 자신의 틀을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움과 익숙함을 모두 받아들이고 행동할 수 있게 성장하였다고 한다.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제주이지만, 무엇보다도 도보를 할 수 있는 올레길이 최고인데 사실 몇 번의 제주 여행에도 올레길 한 번을 걸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돌아올 때면 늘 아쉬워하며 다음 번에 가게 된다면 '꼭 한 번은 걸어보리라.' 다짐을 했는데 그 다짐이 언제나 지켜질련지....

작가가 담아놓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사진은 내가 그곳에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고, 먹거리사진은 보는 내내 배고픔을 불러 일으켰다.

믿을 수 없는 게 제주의 날씨라고 했던가...
나 역시도 제주도 여행 중 날씨가 좋았던 적이 몇 번 없어 제주도를 갈 계획을 세울 때면 날씨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
날씨 탓에 갑작스런 결항 소식이 우리 가족을 노숙자로 만들기도 했고, 계속된 지연 소식은 기다림에 지침을 주기도 했기에 특히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갈 경우의 제주도 여행은 신경쓸 것이 많아 아름다운 추억들이 악몽으로 바뀔 때도 있었다.

그녀는 제주도 여행 중 만난 태풍으로 무서웠고 당황스러웠지만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진짜 태풍을 만난 후 알았다.
태풍이 지나가면 화창하고 평온한 시간이 찾아온다는 것을.
이렇게 제주의 바람은 나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봄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제주도는 어떤 느낌일까?
아직 제주의 봄풍경을 직접보지 못했기에 작가의 사진 속 풍경으로는 그 느낌을 모르겠다.
아이 때문에 자동차로만 이동하며 본 제주도의 해변주변도 기회가 된다면 자전거를 타고 봄바람을 맞으면서 달려보고 싶다.

「제주, 그곳에서 빛난다」는 한 번에 후루룩 읽고 싶은 책이 아니였다. 조금씩 천천히 제주의 알려지지 않은 곳과 숨은 매력을 느끼면서 일상에서의 탈출이 필요할 때 꺼내서 따뜻한 한 잔을 마시며 읽으면 좋은 책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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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 평범한 세상을 남다르게 담아냈어요 바위를 뚫는 물방울 4
데보라 홉킨슨 지음, 친 렁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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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세상을 남다르게 담아낸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 사망 200주년 기념
2018 영국 새 화폐 10파운드 인물로 선정


셰익스피어 이래로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인 제인 오스틴, 그녀의 작품 중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을 고르라면 「오만과 편견」이 아닐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철저한 고증으로 되살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책을 쓰는 작가인 데보라 홉킨슨에 의해 탄생된 「제인 오스틴」을 읽게 되었다.

세겨적으로 유명한 명작들을 읽으면서도 글을 쓴 작가의 삶에 대해 아는 경우는 많이 없다.
그저 책 뒤에 부록처럼 덧붙여 놓은 경우가 있음 흘려서 보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그냥 작품을 읽는 것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품 속에는 작가가 살았던 시대상이나 사회적 풍토 뿐 아니라 작가의 가치관과 꿈꾸는 이상 등이 담겨있기에 작가의 삶을 알고 보면 작품의 이해가 더 잘 되는 경우도 있기에 요즘은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인물책들을 찾아서 읽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번의 제인 오스틴도 그녀의 몇 작품과 이름정도만 알다 보니 그녀의 삶에 대해 궁금했다.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작가이지만 그녀의 삶은 너무도 평범했고 그 당시에는 돈도 많이 못 벌고 유명하지도 않았다.

어린 시절의 제인은 낯을 가리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아이였다.
하지만 영리한 제인은 늘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잘 관찰했다.

 


제인에게는 자기네 집 자체가 굉장한 구경거리였고 별별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그 자체였다.

제인의 집은 가족끼리 놀이도 즐기고 춤도 추고 저녁이면 아빠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등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해마다 12월이면 제인의 가족은 낡은 창고를 극장으로 바꿔 연극이나 코미디무대로 꾸며서 친구와 이웃을 초대하였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제인에게는 아빠의 서재가 그녀의 보물창고와도 같았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었으나 그 중 소설을 가장 좋아했다.
어린 나이이지만 책을 대할 때만큼은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날카로운 관찰력을 통해 작품의 비평도 할 줄 알았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제인은 자신의 글로 가족들을 즐겁게 해 주었고 아빠는 딸의 재능에 믿음으로 힘을 보태주고 지원을 해 주었다.

성공에는 본인의 재능이 중요하겠지만 주변인들의 믿음과 격려, 재능을 키울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였다.

제인은 책도 읽고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어른이 되기 전에 소설을 써냈다.

제인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처럼
독자들이 책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반가워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는 악당에 잡혀가는 아름다운 여자도 악당을 무찌르는 용맹한 남자도 없다.

그녀는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의 이아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자기만의 길을 걸었다.

 


제인은 세 편의 소설을 썼고 그 중 한편을 아빠가 출판사에 보냈으나 안타깝게 거절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소설을 계속해서 다듬어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책을 내겠다는 출판사를 만나 여섯 편의 소설 중 네 편을 이름이 없이 '여성 지음'이라고 적어 출판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제인의 글을 읽고는 그녀의 정체를 궁금해하게 되고 머지않아 제인의 정체가 드러났으며, 작가로써의 길을 걸음에 기뻐했다.
비록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으나 자신이 이루고자 한 꿈을 이룬 제인 오스틴, 200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작품은 계속해서 사랑받으며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나도 할 수 있어. 아니, 더 잘할 수 있어.
남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이 평범한 세상을 담아낼 거야."


남다른 관찰력과 작품에 대한 비판력으로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녀의 삶 속에는 화목한 가정환경도 영향이 있었던 것같다. 평범한 세상 속을 살아가는 우리를 주인공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소설은 계속해서 찾아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씨드북에서 출판한 「제인 오스틴」은 삽화와 적당한 분량의 글로 구성이 되어있어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고 책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운 성인들도 가볍고 쉽게 읽기 좋으니 한 번쯤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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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선생의 약선 레스토랑 왕 선생의 약선 레스토랑
난부 쿠마코 지음, 이소담 옮김, 나카오카 도하쿠 감수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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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표지 속 남자 그윽한 표정에 깔끔함까지 갖춘 것도 모자라 능력있는 약선사란다.

약선이랑 약재를 넣어 조리한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를 돕기 위하여 먹는다는 것을 말한다.
약선사란 이런 약선에 대해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생소한 용어가 담긴 「왕 선생의 약선 레스토랑」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일, 사랑, 미래에 상처받고 지친 여성의 몸과 마음.
매력적인 중의사 왕의 약선 레스토랑에서 치유하세요!

스물일곱 살의 시마무라 히요코
사립 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식품회사를 다니는 그녀
속 사정 모르는 사람이라면 좋겠다하겠지만 사실은 계약직.
위기에 봉착한 회사로 인해 정규직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벤치에 앉아 '생리통'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고 있던 그때 요괴로 착각할 정도의 미모에 홀딱 반할 것같은 눈매를 지닌 남자가 부드러운 미소로 그녀에게 괜찮냐고 다가온다.
낯선 사람이기도 하고 너무 잘 생겨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피곤해서 그런다는 핑계로 그 사람을 보내고 후회하는 모태솔로되시겠다.

사마무라 히요코는 생각이 많고 눈치를 보며, 조금만 가슴이 두근거리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는 체질이였다.

그녀는 갑작스런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지고 깨어난 곳에서 아까의 그 남자를 다시 만나는데, 자신이 깨어난 곳을 둘러보니 화려한 호텔급 레스토랑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였다.

그 곳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왕선생이 아닌 또 한 남자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출근시간이 지났음을 알고는 안절부절 못하고 부서에 전화하고도 마음이 편치않아 휴식을 취해야한다는 왕선생의 권유에도 출근을 결심하고 나서려 한다.

왕선생은 그런 그녀에게 '마법의 수프'을 먹고 가라 말하며 준비를 한다.

요괴같다 싶을 정도의 미모를 지니고 꿰뚫어보는 듯한 능력을 지닌 남자라는 점에서도 '이건 뭐지?'했는데 '마법의 수프'라니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의 정체가??

얼굴 잘 생기고 실력 좋은 중의사이며 음식까지 만드는 그는 중국 역대 황제를 모신 유서 깊은 식의일족의 후손이란다.
식의라 하면 요즘 말로 약선사라는데...

그가 만들어 온 수프는 맛도 좋고 식욕을 돋게 하며, 위장이 늘 말썽이라 힘들었던 그녀의 위장을 편안하게 해 준 말 그대로 '마법의 수프'였다.

어떤 재료로 만들어 맛과 건강을 다 챙길 수 있는 것인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내용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사마무라. 그녀에게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면서 몸이 지쳐가고 가끔은 왕선생의 그 수프가 생각나면서 감사인사도 할 겸 그의 레스토랑을 다시 찾게 된다.
그는 반갑게 맞아주며 식사시간에 찾아온 것같아 결례로는 생각에 나가려는 그녀를 걱정하는 말을 해준다.

"체질은 성격에도 나타납니다. 기가 허한 사람은 패기가 없지요. 심장이 허한 사람은 정신이 불안정해지기 쉽고, 폐가 허한 사람은 근심 걱정이 많고, 쓸개가 허한 사람은 눈치를 보고 겁이 많아요.
- 111p

나는 쓸개가 허한 사람인가? 눈치도 보고 겁도 많으니...
이런 잘 생기고 능력있는 약선사에게 '나도 상담이라도 한 번 받고 싶네' 라는 마음으로 사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책 속에는 부록처럼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사이에 앞선 나온 요리의 재료와 효능을 밝히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스트레스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여성의 몸의 원기가 부족해짐에 따라 마음까지 병이 생기는데, 이렇게 멋진 약선사를 만나서 좋은 음식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매력적인 중의사인 왕의 약선 레스토랑에서 몸에 좋은 음식도 먹으면서 원기를 회복하고 싶다.^

단순히 한의학 관련 내용과 재료 및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였다면 지루할 수도 있고 그냥 필요한 부분한 발췌해서 보았을 것이다.

스토리가 있고 그 속에 지식이 담겨 있으며, 다소 지나치게 잘 생긴 인물의 설정이 있긴 했지만 재미가 있었기에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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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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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범죄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보통 연쇄살인의 경우도 여성을 상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난 '범죄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어갔을까?' , '그녀의 유가족은 어떤 심정으로 살아갈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예전 어느 프로그램에서 학교행사 뒷풀이를 하고는 집으로 간다고 나온 여대생이 실종이 되어 오래도록 소식이 없음에도 실종자의 아버지는 희망의 끈을 놓치않고 경찰도 포기한 사건을 딸을 위해 끝까지 돌아다니면서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으러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평범했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고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 가족, 그들의 삶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으니 카린슬로터의 「예쁜 여자들」이였다.

작가는 기존의 범죄소설과는 달리 범죄피해자와 그 주변사람들의 심리에 집중하며, 실종자 아버지인 샘과 그의 두 자매인 클레어와 리디아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24년 전, 줄리 캐럴은 조지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신입생이였는데, 어느 날 한 무리의 친구들과 술집에 놀러가서는 거기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지금껏 그녀를 봤다는 이도 줄리아의 시체도 찾지 못하면서 줄리아네 가족들의 삶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경찰은 단순 가출이라 말하며, 사건을 가볍게 여기게 되고 이에 줄리아의 아버지는 분노하며 하소연도 해 보지만 소용이 없게되고 일기형식으로 자신의 심정을 기록한다.

또 다른 이야기이자 사건이 펼쳐진다.
클레어와 폴은 저녁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골목에서 강도의 습격으로 폴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슬픈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클레어의 집앞에 형사와 경찰차가 진을 치고 있는 걸 보는 순간 또 다른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케하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경찰은 집으로의 진입을 막아서며, 강도가 들어서 부상자도 생겼다고 말을 한다.

무슨 이런 일이 있는가?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 몸도 마음도 힘든 상황에 집에 강도라니....
나쁜 일은 한 꺼번에 온다고 그랬던가? 클레어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건가라는 마음으로 계속 읽기 시작했다.

클레어는 대학기숙사 룸메이트이자 폴보다 오랫동안 알아온 그들의 결혼식 베스트맨인 애덤의 전화를 받고 그는 폴과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음을 언급하며 그것을 찾아 자신에게 보내주길 부탁하고 그의 부탁으로 폴의 컴퓨터를 살피던 중 자신이 몰랐던 폴의 충격적인 면을 알게 되는데....

자신의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고 있었는데, 그것도 변태 성향의 영화로 영화 속의 장면은 잔인함 그 자체 였다.

이게 실제일까? 어떻게 이게 실제일 수 있지?
- 109p

그 극도로 불쾌한 쓰레기 같은 영화를 보던 남자가 어떻게 18년 동안 그녀를 위로해준 그 점잖았던 남자와 같은 사람일 수 있단 말인가?
- 113p

몰랐으면 좋았을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클레어, 그녀에게 또 어떤 충격적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리디아와 죽은 폴 스콧은 어떤 관계였을까?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리디아가 폴에게 분노하고 폴의 묘지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폭발을 하는지 궁금했다.

18년 전 폴이 리디아를 강간했고 이 사실을 엄마와 그녀의 막내동생인 클레어에게 말했으나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 일로 인해 리디아는 폴 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사이도 멀어지게 되었는데...

계속해서 죽은 폴을 둘러싸고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고 클레어는 폴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SM(가학피학 성향)의 파일로 인해 그를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하게 된다.

우연?
파일이 더 있을까?
그게 실제 일어난 일일까?
- 153p

그녀는 폴의 사무실로 올라가 또 다른 파일이 있는지 찾아보려하고 잠시나마 고민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뭘까?"
그녀는 결론내린다.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녀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그녀의 입장에 된다면 고민할 것같다.
죽은 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칠 필요가 과연 있을까? 그러면서 알고 싶은 마음도 클 것같다.

폴의 동영상들을 복사해서 경찰서에 들고 간 클레어는 일종의 저급영화로 이런 유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나오며 그녀의 차 앞 유리창에 꽂혀 있는 쪽지를 발견한다.

난 그 파일이 정말 필요해요. 제발, 내가 힘든 방법을 써서 손에 넣게 하지 말아줘요. AQ

애덤 퀸의 필적이 담긴 쪽지....
왜 그에겐 폴의 파일이 필요한걸까? 폴의 파일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지 점점 미궁으로 빠지면서 궁금증만 커져갔다.

클레어는 그동안 연을 끊고 살던 언니 리디아에서 문자를 보내고 무시할 줄 알았던 언니 리디아는 그녀의 집에 찾아온다.
죽은 폴 스콧으로 인해 다시금 재회한 자매는 이상한 동영상과 하나 둘씩 밝혀지는 폴의 믿을 수 없는 행적들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10대 소녀의 실종사건과 폴 스콧의 살인사건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건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형사들의 태도나 FBI의 개입, 애덤 퀸의 행동, 폴의 숨겨진 진실 등 이해하기 힘든 일 투성이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했다.

실종되었던 10대 소녀가 시체로 발견되고 폴에 대해 파헤칠 수록 충격적인 상황과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언니인 줄리아의 실종과 죽은 남편인 폴에 대한 진실 파헤치기를 위해 힘을 합친 클레어와 리디아, 이 두 자매는 위험천만한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예측을 불허하는 음모와 역전, 반전의 무한 변주!

처음 접하는 작가인 카린 슬로터의 「예쁜 여자들」은 표지부터가 강렬했으며, 내용은 이리 저리 꼬인 복잡한 구성을 보이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하는 힘이 담긴 작품이였다.
충격적인 반전과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답게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으며, 적나라 상황 묘사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용서와 두 자매의 돈독해진 우애를 담아내고 있어 감동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움은 항상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지.
하지만 그거 알아?
때론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 이유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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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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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교다닐 때 수학여행을 갔을 때 친구들과 '유령의 집'이라는 곳에 들어갔다. 뻔히 유령과 각종 유령과 관련된 장식품이나 분장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을 알면서도 음산한 음악과 함께 예고도 없이 튀어나올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아악~~~"하고 소리를 지르고 했다.

 

'고스트'를 주제로 하는 책과 티비프로그램이나 영화들도 많은데, 실감있게 무서움을 주는 작품도 있지만 귀여운 캐릭터로 유령을 그리거나 만들어서 표현해놓은 작품도 있는데, 그런 것을 볼 때면 유령이 무섭다기 보다는 친근하고 귀여운 느낌에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난 레이나 텔게마이어 작가의 <고스트>는 나에게 후자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였다.

장르로 치면 '그래픽 노블'

그래픽노블이란 만화의 형식을 빌리지만 소설처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야기가 완결되는 구조의 만화책을 말하는 것으로 만화의 재미와 소설의 감동을 모두 담고 있기에 만화라고 아이들만 보는 유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래픽 노블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읽은 <고스트>라는 작품을 통해 그래픽 노블 장르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계속해서 작품들을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고스트>는 카트리나 가족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 가족은 이사를 간다. 북부 해안 지역으로

아빠의 새 직장 때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진짜 이유를 안다.

내 동생 마야는 건강한 아이가 아니다.


'낭포성 섬유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마야를 위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하지만 카트리나는 익숙했던 환경과 정든 친구들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적응한다는 것이 싫었고 그런 동생은 언니의 마음을 알리 없고 이사한 집을 마음에 들어 한다.

카트리나는 마음이 그래서 인지 음산하고 추운 듯한 그 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야의 등살이 마을을 돌아보기로 하고 나가게 되고 확 트인 바다쪽으로 걸어가다 이상한 건물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곳에서 '유령 투어'를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이상한 옆집 남자애를 만나게 되고 카트리나는 유령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면 그의 말을 믿지 말라 말하지만 마야는 관심을 보이면 신나한다.

집에 돌아온 카트리나와 마야는 부모님과 옆집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아까의 그 남자애인 카를로스를 또 만나게 되고 식사 중에 '죽은 자들의 날' 할로윈같은 마을 행사에 대해 듣게 된다.


'죽은 자들의 날'은 11월 1일이야.

그날이 되면 세상을 떠났던 사랑아흔 사람들의 영혼이 돌아오지.

- 44p


우리는 영혼들이 자신들의 특별한 날에 환영받는다고 느끼길 바라지요.

그래서 최고의 음악과 춤과 음식들로 큰 파티를 열러 준답니다...

바이아데라루나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든 환영이야!

- 47p


유령의 존재를 부정하는 카트리나에게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지루하고 그저 집에만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데...


고스트? 유령이라고?! 유령이 있다는 게 말이 돼?

하자만 그 누구도 영원히 죽지 않는 이 마을.....뭔가 이상해!

 

 


어느 날 마야의 간곡한 부탁으로 카를로스와 함께 두 사람은 '유령 투어'에 나서게 되고 그곳에서 정말 유령의 존재를 만나게 되는 두 사람...겁 많은 카트리나 어서 이 상황을 벗어나길 바라지만 마야는 그저 신기하고 좋아하며 행복한 웃음으로 유령들을 대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유령들이 스스로 숨을 쉴 수가 없어 주변 세상의 숨결 중 일부를 흡수하는데 그게 마야의 숨이였던 것이다. 마야는 호흡과 소화에 문제가 있는 병에 걸렸기에 그녀의 숨을 빼았겨서는 안되는데....결국 마야는 쓰러지고 그런 마야를 카트리나는 업고 뛰어가고 미안해서 카를로스는 어쩔 줄 몰라한다.


'유령 투어'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그림 속의 유령 캐릭터들은 무서움보다는 귀여움과 친근함을 주고 있어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현실 속에도 정말 '유령 마을'이라는 게 존재할까? 있다고 해도 상상만해도 오싹함이 드는데...

유령을 상대로 마야처럼 저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을지 겁이 많은 나는 달아나기 바쁠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죽은 자들의 날'이 다가오고 겁이 많은 카트리나는 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마야는 그런 언니가 자신을 대신해서 꼭 참석해주길 바라는데....



마야와 카트리나의 유령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 지 궁금하고 그 이름도 생소한 '죽은 자들의 날' 행사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책을 끝까지 읽어봐야겠죠^^


오랜 만에 만화를 보면서 탑을 쌓아놓고 읽었던 옛 추억과 '고스트'와 관련한 일화들이 떠오르면서 과거로의 여행도 즐길 수 있었다.

만화도 보고 감동도 느끼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는 그래픽 노블의 <고스트>

또 다른 그래픽 노블 작품을 찾아서 읽고 싶게 만들어준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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