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범죄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보통 연쇄살인의 경우도 여성을 상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난 '범죄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어갔을까?' , '그녀의 유가족은 어떤 심정으로 살아갈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예전 어느 프로그램에서 학교행사 뒷풀이를 하고는 집으로 간다고 나온 여대생이 실종이 되어 오래도록 소식이 없음에도 실종자의 아버지는 희망의 끈을 놓치않고 경찰도 포기한 사건을 딸을 위해 끝까지 돌아다니면서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으러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평범했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고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 가족, 그들의 삶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으니 카린슬로터의 「예쁜 여자들」이였다.

작가는 기존의 범죄소설과는 달리 범죄피해자와 그 주변사람들의 심리에 집중하며, 실종자 아버지인 샘과 그의 두 자매인 클레어와 리디아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24년 전, 줄리 캐럴은 조지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신입생이였는데, 어느 날 한 무리의 친구들과 술집에 놀러가서는 거기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지금껏 그녀를 봤다는 이도 줄리아의 시체도 찾지 못하면서 줄리아네 가족들의 삶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경찰은 단순 가출이라 말하며, 사건을 가볍게 여기게 되고 이에 줄리아의 아버지는 분노하며 하소연도 해 보지만 소용이 없게되고 일기형식으로 자신의 심정을 기록한다.

또 다른 이야기이자 사건이 펼쳐진다.
클레어와 폴은 저녁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골목에서 강도의 습격으로 폴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슬픈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클레어의 집앞에 형사와 경찰차가 진을 치고 있는 걸 보는 순간 또 다른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케하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경찰은 집으로의 진입을 막아서며, 강도가 들어서 부상자도 생겼다고 말을 한다.

무슨 이런 일이 있는가?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 몸도 마음도 힘든 상황에 집에 강도라니....
나쁜 일은 한 꺼번에 온다고 그랬던가? 클레어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건가라는 마음으로 계속 읽기 시작했다.

클레어는 대학기숙사 룸메이트이자 폴보다 오랫동안 알아온 그들의 결혼식 베스트맨인 애덤의 전화를 받고 그는 폴과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음을 언급하며 그것을 찾아 자신에게 보내주길 부탁하고 그의 부탁으로 폴의 컴퓨터를 살피던 중 자신이 몰랐던 폴의 충격적인 면을 알게 되는데....

자신의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고 있었는데, 그것도 변태 성향의 영화로 영화 속의 장면은 잔인함 그 자체 였다.

이게 실제일까? 어떻게 이게 실제일 수 있지?
- 109p

그 극도로 불쾌한 쓰레기 같은 영화를 보던 남자가 어떻게 18년 동안 그녀를 위로해준 그 점잖았던 남자와 같은 사람일 수 있단 말인가?
- 113p

몰랐으면 좋았을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클레어, 그녀에게 또 어떤 충격적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리디아와 죽은 폴 스콧은 어떤 관계였을까?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리디아가 폴에게 분노하고 폴의 묘지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폭발을 하는지 궁금했다.

18년 전 폴이 리디아를 강간했고 이 사실을 엄마와 그녀의 막내동생인 클레어에게 말했으나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 일로 인해 리디아는 폴 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사이도 멀어지게 되었는데...

계속해서 죽은 폴을 둘러싸고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고 클레어는 폴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SM(가학피학 성향)의 파일로 인해 그를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하게 된다.

우연?
파일이 더 있을까?
그게 실제 일어난 일일까?
- 153p

그녀는 폴의 사무실로 올라가 또 다른 파일이 있는지 찾아보려하고 잠시나마 고민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뭘까?"
그녀는 결론내린다.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녀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그녀의 입장에 된다면 고민할 것같다.
죽은 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칠 필요가 과연 있을까? 그러면서 알고 싶은 마음도 클 것같다.

폴의 동영상들을 복사해서 경찰서에 들고 간 클레어는 일종의 저급영화로 이런 유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나오며 그녀의 차 앞 유리창에 꽂혀 있는 쪽지를 발견한다.

난 그 파일이 정말 필요해요. 제발, 내가 힘든 방법을 써서 손에 넣게 하지 말아줘요. AQ

애덤 퀸의 필적이 담긴 쪽지....
왜 그에겐 폴의 파일이 필요한걸까? 폴의 파일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지 점점 미궁으로 빠지면서 궁금증만 커져갔다.

클레어는 그동안 연을 끊고 살던 언니 리디아에서 문자를 보내고 무시할 줄 알았던 언니 리디아는 그녀의 집에 찾아온다.
죽은 폴 스콧으로 인해 다시금 재회한 자매는 이상한 동영상과 하나 둘씩 밝혀지는 폴의 믿을 수 없는 행적들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10대 소녀의 실종사건과 폴 스콧의 살인사건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건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형사들의 태도나 FBI의 개입, 애덤 퀸의 행동, 폴의 숨겨진 진실 등 이해하기 힘든 일 투성이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했다.

실종되었던 10대 소녀가 시체로 발견되고 폴에 대해 파헤칠 수록 충격적인 상황과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언니인 줄리아의 실종과 죽은 남편인 폴에 대한 진실 파헤치기를 위해 힘을 합친 클레어와 리디아, 이 두 자매는 위험천만한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예측을 불허하는 음모와 역전, 반전의 무한 변주!

처음 접하는 작가인 카린 슬로터의 「예쁜 여자들」은 표지부터가 강렬했으며, 내용은 이리 저리 꼬인 복잡한 구성을 보이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하는 힘이 담긴 작품이였다.
충격적인 반전과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답게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으며, 적나라 상황 묘사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용서와 두 자매의 돈독해진 우애를 담아내고 있어 감동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움은 항상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지.
하지만 그거 알아?
때론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 이유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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