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추혜연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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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읽어보지 않은 이들은 있어도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이는 없을만큼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다.

헤르만헤세가 1919년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출간하게 되고 출간 직후부터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을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꼭 한 번은 읽어야하는 고전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니 걸작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데미안」을 처음 읽은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문학 시험의 정답을 맞추기 위해 뜻도 의미도 모른 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그저 어려운 문학작품이라는 생각에 머릿속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현대적 감각의 일러스트와 만난 「데미안」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고 소개될 때부터 눈여겨보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나는 그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대로 살아가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가 어린 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을 그린 자서전적 소설이다.

에밀은 작가들이 소설을 쓸 때 마치 자신들이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꿰뚫어 파악하고, 마치 신이 자신에게 말해 주기라도 한 듯 그런 이야기를 숨김없이 어디서나 묘사할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작가들은 그럴 수 없으며, 자신 역시도 그렇게 할 수 없고 자신의 이야기가 중요하기에 자신의 오래전 이야기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며 글을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에밀이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그저 평범한 생각을 하며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 거라는 예측이 들었다.

「데미안」에는 싱클레어가 소년시절에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이 몇 명 등장한다.
프란츠 크로머, 그는 밝은 세계 속에서 부모님의 보호하에 자라던 에밀에게 악의 세계를 알려준 첫 번째 인물이다.
그에게 거짓으로 자신의 절도에 대해 말하게 되고 크로머는 그것을 약점으로 잡아 에밀을 협박하면서 그의 평온했던 삶을 뒤흔들게 되고 그의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이 아닌 진실로 죄를 범하게 되면서 에밀은 고통 속에 살게 된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인물이 나타났으니 그는 바로 막스 데미안.
에밀이 기억하는 데미안은 모든 면에서 다른 애들과 달랐으며, 아주 독특하고 개성이 두드러져서 남의 이목을 끄는 동시에 남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쓴 인물이다.
데미안은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에밀 싱클레어를 벗어나게 해주었지만 그 역시도 크로머와는 다르긴해도 그를 유혹하는 자였으며, 다시는 알고 싶지 않은 악하고 나쁜 두 번째 세계로 연결시켰다.

그의 이야기는 내가 그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소년 시절의 수수께끼를 정확히 짚었다. 데미안이 말하는 하느님과 악마, 허용된 하느님의 세계와 묵살당하는 악마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바로 나의 생각, 나의 신화였다. 두 세계 혹은 세계의 두 부분 -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 관한 생각이었다.
- 105p

데미안은 에밀이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고 종교적 이야기나 교리들을 조금씩 더 자유롭고, 개인적으로, 유희적으로 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데 영향을 주었다.

데미안이 크로머에게 어떻게 했기에 에밀에게 접근하지도 않고 봐도 피하게 했는지 자신도 묻지 않았기에 그 이유는 물음표로 남았으나 데미안의 포스로 보자면 대충 예상이 되기도 했다.

또 다른 인물인 오르간 연주자인 피스토리우스, 그와의 모든 대화는 에밀의 내면의 한 지점을 조용하지만 끊임없이 두드려 대며, 그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자신의 머리가 조금씩 더 높게 더 자유롭게 머리를 치켜들었고, 마침내 자신의 노란새가 산산히 부서진 세계의 껍데기 밖으로 아름다운 매의 머리를 내밀었다고 말하고 있다.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시스다."

아브락시스는 신인 동시에 악마로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의 결합이라 말한다.

「데미안」을 읽음에 있어 전세계적인 바이블인 성경 속에 나오는 아벨, 카인이라든지 아브락시스에 대해 알고 있다면 조금은 이해가 쉬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잘 몰라서 검색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오늘날의 경우는 종교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인정이 되었지만 당시의 경우는 교리자체가 절대적이며 편협한 사고로 인해 에밀과 데미안은 어쩌면 '이단아'라 여겨졌는지 모른다.
자기정체성의 고민이 시작되는 청소년기로 볼 때 에밀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며 겪게 되는 혼란이나 불안감은 정상적이면서 하나의 성장통이며, 데미안의 경우 기존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과 생각에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모습은 진화적인 면이 있다고 여겨졌다.

끊임없는 고민과 질문을 통해 '진정한 자아찾기'에 이른 에밀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새로운 세계로 나오기 위해서는 새가 알을 깨고 나와야 하듯 기존의 익숙한 세계에서 벗어나 도전을 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세계를 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데미안」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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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를 발견하는 글쓰기의 힘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 홍익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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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로가 필요한 시간,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라.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잠깐의 위로보다

스스로 치유되는 기적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하면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런 경우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면서 감정을 추스리게 되는데 나의 경우는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후 몸과 마음이 지치고 쉬고 싶을 때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고요한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꺼내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짐을 느낀다.

보통 이 시간에 음악을 들으면서 감상에 젖거나 하루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일기를 쓰는 이들도 많다.

어릴 적 일기는 검사를 받기 위한 일기였다면 성인이 되어서 쓰는 일기는 자신만을 위한 글쓰기로 꾸준하게 일기를 쓰면 나중에 그것이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로 하나의 개인사가 되며, 가치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메모도 잘하고 노트에 끄적끄적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육아를 하면서는 이 모든 것이 사치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그냥 하루 하루 별일없이 지나감에 감사하며 지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기쓰기도 소홀하게 되고 지금은 거의 드문드문 쓰고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번에 읽은 셰퍼드 코미나스의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는 이런 나에게 생각의 전환과 함께 다시금 일기쓰기에 도전하게끔 불을 지펴주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를 발견하는 글쓰기의 힘

저자는 극심한 편두통에 시달리다 병원을 찾게되고 그곳에서 의사가

"규칙적으로 일기를 써보세요."

라고 권하게 되고 절망적인 상태에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일기 쓰기를 꾸준하게 해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차츰 글쓰기에 빠지게 되면서 편두통의 고통을 잊게 되고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된 후 자신과 같이 치유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글쓰기 워크숍'을 개설하고 강연도 하면서 글쓰기의 효용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일기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이의 경우 종이 자체를 편안하게 느낄 필요가 있기에 지나치게 고급스럽거나 텅빈 백지의 경우보다 가급적 줄이 쳐진 일기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편하게 쓸 수 있는 펜과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구속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당신만의 장소에서 글을 쓰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당신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이것이다. 편집을 하게 되면 일단 글쓰기를 멈추게 되고, 이제 슬슬 자아비판을 하게 된다.

호흡이 끊기는 것은 글쓰기의 효과를 줄이는 일이니 반드시 피하라.

교정을 하지 말고 얼마든지 실수를 하도록 내버려두어라.

- 30p


감정의 기록이야말로 그 순간의 스냅사진이며, 인생이라는 앨범 속에 존재하는 무수한 사진 중의 하나이다.

- 39p

치유를 위해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글쓰기의 가장 집요한 걸림돌은 '은폐된 비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안돼, 안돼!"라고 부인하면서 마음속으로 떠올리기를 거부하는 것들 말이다.

- 51p


왜 써야하는가?로 서문을 연 저자는 치유를 위한 글쓰기편에서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글쓰기를 해 온 우리에게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솔직한 글쓰기를 해보도록 조언하면서 치유를 위한 글쓰기의 유익함과 글쓰기를 통해 우리의 기대감도 달라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치유의 글쓰기 연습편에서는 음식, 여행, 꿈, 유언 작성 등의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글쓰기 워크숍'의 참가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재능과 창조성 뿐 아니라 우리의 내면의 불안이나 기대감들을 치유해나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으로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해본게 언제인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자신에게 이렇게 물음을 던져보았다.

힘들때면 주변의 위로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런 경우 위로는 오래가지 못하거나 어떨 땐 괜히 말했나하는 생각에 더 힘든 경우도 있는데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힘들고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주고 힘과 용기를 얻어볼 수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같다.

다시금 시작해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치유를 위한 글쓰기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나의 감정들을 담아 버릴 수 있는 '감정의 쓰레기통'을 만들어 그 곳에 쏟아버리며 치유할 수 있는 글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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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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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기적'이 있다고 믿나요?

우리가 믿든 믿지않든 과학이나 의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토픽에서도 소개되는 것처럼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거나 식물인간으로 오랫동안 지내온 사람이 깨어나기도 하는 등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

여기 이 남자의 경우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육체에 정신이 갇혀서 자신은 깨어있다 생각하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인간'상태로 지내온 그에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으며, 덤으로 얻은 인생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긴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작가는 멕시코작가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사이며 영적 지도자로 인도의 명상가인 오쇼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했다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은 그런 그의 이력이 잘 반영된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주인공인 나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부짖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는데 그 목소리는 영혼의 안내자 즉 자신의 '깊은 영혼'으로 그와 소통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그동안의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에서 벗어나 인식의 전환을 하게 되면서 연인과 가족과 화해해나가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식물인간, 식물인간....'
'의식불명에 빠진....'
'누군가는 식물에 물을 줘야...'
- 16p

우리는 '식물인간'이라는 판정을 받은 경우 육체와 정신이 모두 죽은 상태라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신은 깨어있으면서 육체만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면 얼마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소리는 다 들리나 자신의 외침은 다른이들이 들을 수 없는 상태라면....

주인공과 '깊은 영혼'의 소통이 처음부터 원활했던 건아니다.
존재자체를 부정하다 조금씩 받아들이며 소통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과 생각이 다른 견해를 보이며 삶의 주인은 항상 너였으며, 상황을 통제할 순 없겠지만 상황에 대한 반응은 통제할 수 있었다며 그것을 결정하는 것도 너라고 말하는 영혼의 소리에 화가나기도 하고 갈등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 일시적인 심정지가 찾아와 잠깐의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며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보게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의사의 노력으로 다시금 맥박이 돌아오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맛보면서 서서히 상황의 받아들임이 달라지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질없이 허상을 좇느라 바쁘게 시간을 낭비하지. 갖지 못한 무언가가 자신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리곤 정작 삶의 가장 소중한 선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 54p

나 역시도 갖고 있지 않은 무언가가 행복을 줄거라는 생각으로 허상을 쫒고 있지는 않았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갖진 것의 소중함을 느끼며 그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기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문구였다.

관점에 따라서는 이 소설이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한 남자의 기적같은 인생드라마를 보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절대 고독과 외로움에 놓인 순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와 진정한 소통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늘 알지만 놓치게 되는 주변과 일상이 주는 소중함에 대한 일깨움으로 끝나게 되는 감동을 주는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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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수상한 그림자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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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화작가로 너무도 유명한 황선미 작가님

아이들의 심리를 어쩜 이리도 잘 표현하나 싶을만큼 작품 속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면서도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과 세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잘 담아내고 있다.

「나쁜 어린이표」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나온 신작인 「할머니와 수상한 그림자」는 동화와 카운슬링이 결합된 신개념 관계동화로 이번에도 역시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감동과 조부모육아 및 가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였다.

"낯선 사람들과 잘못 배달된 물건들
뭔가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장사를 하느라 바쁜 엄마로 인해 늘 텅빈 집에서 외로움을 느낀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가 있는 집을 자주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무조건 사랑해주고 챙겨주는 또 다른 어른인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부모의 잔소리나 꾸지람으로부터 막아주는 영원한 방패막이며, 마냥 어리광을 부려도 허허허~~웃으며 따스한 미소로 답해주고 늘 노심초사 손주들이 다칠까 아플까 걱정하는 그런 분들이다.

 


우리의 주인공 기훈은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조손가정의 아이이다.
그는 엄마와 아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기에 슬프지도 않다고 생각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같다.
잔소리하는 엄마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에게 저런 엄마가 없어서 좋다고는 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엄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하는 마음도 드는 기훈이다.

 

요즘 기훈이의 마음은 복잡하고 짜증스럽다. 자신에게 뭔가 숨기는 것 같은 할머니의 수상쩍은 행동과 집으로 찾아오는 낯선 사람들 그리고 할머니도 모르는 잘못 배달되어오는 물건들 등 궁금하고 답답한 일 투성이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장루이라는 친구와의 관계로 마음이 복잡한 가운데 우연하게 부딪힌 낯선 남자가 계속해서 신경쓰이는 상황까지 벌어지다보니 기훈은 짜증을 내는 날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도 기훈에게는 '하나'라는 여자아이친구가 있다. 당차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똑부러지게 하는 그녀는 기훈이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그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친구이다. 그리고 쫄랑이들이라고 강아지 친구들도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존재들이다.

「할머니와 수상한 그림자」는 황선미작가가 들려주는 두번째 관계이야기이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맺음을 하며 살아간다.
이 작품은 그런 관계맺음을 잘 그려내고 있다.
기훈이와 할머니의 관계, 친구관계, 낯선 남자와의 관계 등 다양한 관계로 얽혀있는 기훈이의 복잡하고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의 친구관계에서의 심리와 조손가정의 아이들의 심리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였다.
자신이 죽고 난 후 혼자 남게 될 기훈을 걱정해서 후견인을 찾고 있었던 할머니의 사연과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빠진 기훈의 심리를 그린 부분에서는 먹먹함마저 들었다.
상실의 아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줄 알기에 더욱 그러했다.....

 

 


요즘은 조부모가 육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부모의 이혼이나 맞벌이로 인한 피치못할 사정등으로 인해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인한 문제점들도 생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 수업'이라는 코너를 통해 조부모와의 함께 산다는 것과 조부모와의 제대로 된 관계 맺기에 대해 잘 정리해주고 있어 아이와 함께 동화를 읽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난 후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 부분으로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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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탐정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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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탐정」 제목이 좋았다. 그리고 궁금했다.
로버트 크레이스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TV시리즈 각본가로 범죄스릴러 장르의 가장 다재다능한 작가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나에게 또 한명의 작가를 알게 된 기쁨을 준 「마지막 탐정」

각본가라서 그런지 그의 이번 작품은 한편의 액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했다.
아이의 유괴를 시작으로 아이를 찾으려는 이들과 아이를 매개로 복수를 하려는 자의 숨막히는 대결,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심리묘사 그리고 범인들이 통고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까지....

LA협곡에 위치한 엘비스 콜의 집에서 그의 연인 루시의 아들인 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 베트남전에서 작전 수행 중 저지른 잘못에 대한 복수로 아이를 납치했다는 유괴범의 전화였다.
엘비스 콜은 범인을 추정해보려하나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조금씩 밝혀지는 유괴범의 실체, 그리고 유괴전담반의 교체 등 단순한 유괴가 아님을 예고라도 하는 듯한 전개
무슨일이 있어도, 누구보다 먼저 자신이 벤을 되찾아오겠다고 말하는 엘비스 콜은 자신의 파트너인 조 파이크와 함께 유괴범을 찾아나서는데...
그들은 과연 전문킬러와도 같은 유괴범을 찾아 무사히 벤을 찾아올 수 있을까?
그들이 말하는 복수를 할 만큼의 잘못이 무엇일까?

유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의 경우 유괴범과 경찰들 사이의 심리전뿐 아니라 아이가 느낄 공포감 그리고 아이의 부모가 느끼는 피가 마르는 긴장감과 숨막힘을 담고 있기에 작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함께 몰입해서 스릴감과 긴장감 그리고 사건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느끼게 하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범행 동기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복수에 의해 시작된 것이고 스케일이 액션영화를 방불케하기에 왠만한 필력이 아니고는 쉽게 써내려가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주인공인 엘비스 콜을 비롯하여 그의 파트너인 조 파이크 그리고 유괴범의 한명인 마이크 팰렌 등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빠른 이야기 전개는 작품의 가독성을 높여주면서 흥미진진함을 더해주었다.
다소 얽히고 설킴으로 인해 아이의 유괴문제 해결에 있어 늘어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색다른 느낌의 작품을 볼 수 있었는 점에서 좋았다.

폭발적인 액션, 강렬한 서스펜스, 탁월한 심리묘사
장르의 벽마저 돌파하는 로버트 크레이스의 또 하나의 걸작

독자들마다 내리는 평이 다르겠지만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하는 나로서는 대체로 만족하며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찾아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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