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추혜연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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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읽어보지 않은 이들은 있어도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이는 없을만큼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다.

헤르만헤세가 1919년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출간하게 되고 출간 직후부터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을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꼭 한 번은 읽어야하는 고전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니 걸작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데미안」을 처음 읽은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문학 시험의 정답을 맞추기 위해 뜻도 의미도 모른 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그저 어려운 문학작품이라는 생각에 머릿속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현대적 감각의 일러스트와 만난 「데미안」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고 소개될 때부터 눈여겨보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나는 그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대로 살아가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가 어린 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을 그린 자서전적 소설이다.

에밀은 작가들이 소설을 쓸 때 마치 자신들이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꿰뚫어 파악하고, 마치 신이 자신에게 말해 주기라도 한 듯 그런 이야기를 숨김없이 어디서나 묘사할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작가들은 그럴 수 없으며, 자신 역시도 그렇게 할 수 없고 자신의 이야기가 중요하기에 자신의 오래전 이야기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며 글을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에밀이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그저 평범한 생각을 하며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 거라는 예측이 들었다.

「데미안」에는 싱클레어가 소년시절에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이 몇 명 등장한다.
프란츠 크로머, 그는 밝은 세계 속에서 부모님의 보호하에 자라던 에밀에게 악의 세계를 알려준 첫 번째 인물이다.
그에게 거짓으로 자신의 절도에 대해 말하게 되고 크로머는 그것을 약점으로 잡아 에밀을 협박하면서 그의 평온했던 삶을 뒤흔들게 되고 그의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이 아닌 진실로 죄를 범하게 되면서 에밀은 고통 속에 살게 된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인물이 나타났으니 그는 바로 막스 데미안.
에밀이 기억하는 데미안은 모든 면에서 다른 애들과 달랐으며, 아주 독특하고 개성이 두드러져서 남의 이목을 끄는 동시에 남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쓴 인물이다.
데미안은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에밀 싱클레어를 벗어나게 해주었지만 그 역시도 크로머와는 다르긴해도 그를 유혹하는 자였으며, 다시는 알고 싶지 않은 악하고 나쁜 두 번째 세계로 연결시켰다.

그의 이야기는 내가 그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소년 시절의 수수께끼를 정확히 짚었다. 데미안이 말하는 하느님과 악마, 허용된 하느님의 세계와 묵살당하는 악마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바로 나의 생각, 나의 신화였다. 두 세계 혹은 세계의 두 부분 -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 관한 생각이었다.
- 105p

데미안은 에밀이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고 종교적 이야기나 교리들을 조금씩 더 자유롭고, 개인적으로, 유희적으로 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데 영향을 주었다.

데미안이 크로머에게 어떻게 했기에 에밀에게 접근하지도 않고 봐도 피하게 했는지 자신도 묻지 않았기에 그 이유는 물음표로 남았으나 데미안의 포스로 보자면 대충 예상이 되기도 했다.

또 다른 인물인 오르간 연주자인 피스토리우스, 그와의 모든 대화는 에밀의 내면의 한 지점을 조용하지만 끊임없이 두드려 대며, 그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자신의 머리가 조금씩 더 높게 더 자유롭게 머리를 치켜들었고, 마침내 자신의 노란새가 산산히 부서진 세계의 껍데기 밖으로 아름다운 매의 머리를 내밀었다고 말하고 있다.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시스다."

아브락시스는 신인 동시에 악마로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의 결합이라 말한다.

「데미안」을 읽음에 있어 전세계적인 바이블인 성경 속에 나오는 아벨, 카인이라든지 아브락시스에 대해 알고 있다면 조금은 이해가 쉬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잘 몰라서 검색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오늘날의 경우는 종교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인정이 되었지만 당시의 경우는 교리자체가 절대적이며 편협한 사고로 인해 에밀과 데미안은 어쩌면 '이단아'라 여겨졌는지 모른다.
자기정체성의 고민이 시작되는 청소년기로 볼 때 에밀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며 겪게 되는 혼란이나 불안감은 정상적이면서 하나의 성장통이며, 데미안의 경우 기존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과 생각에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모습은 진화적인 면이 있다고 여겨졌다.

끊임없는 고민과 질문을 통해 '진정한 자아찾기'에 이른 에밀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새로운 세계로 나오기 위해서는 새가 알을 깨고 나와야 하듯 기존의 익숙한 세계에서 벗어나 도전을 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세계를 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데미안」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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