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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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쩐 일이에요?"
"얘기했잖아. 너한테 전할 메세지가 있다고."
"뭔데요?"
"초크맨을 조심해."
(147p)

또 끔찍한 악몽을 꿨다. 끝나지 않은 그의 악몽의 시작은 30년전의 어느 사건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눈도 채 감지 못한 소녀의 시신를 누군가 발견하고 그 시신의 일부인 머리를 들어서 배낭 안에 조심스럽게 넣고는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도착한 현장감식반에 의해 시신은 시체안치소로 옮겨져 시신이 완성되길 기다리지만 그날은 찾아오지 않았으며, 그렇게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과거에 십대들이였던 아이들은 어느 덧 40대중반의 성인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그들만이 아는 표식이라 할 수있는 하얀 분필로 그려진 그림인 일명 초크맨이 그려진 편지가 도착하면서 영원히 미제로 남을 것같던 사건이 수면으로 다시금 떠오르게 된다.
공식적인 떠오름이 아닌 은밀한 떠오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시작점은 어디서부터인지 모르지만 지역 축제가 있던 그날 일어난 끔찍했던 사고가 사건의 발단이라 여기면서 이야기는 과거인 1986년의 어느 여름에서 시작된다.

지역 축제날의 끔찍한 사고, 사고로 인해 크게 다친 댄싱 걸(일라이저)과 그녀를 구한 에디와 핼로런, 마을 내에서 일어나는 시위, 미키 형의 죽음, 목사 습격 사건 등 평온했던 마을에 드리워지는 어둠의 그림자와 사건•사고는 인간의 선입견과 편견, 두려움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고 있다.

분필을 통해 자신들만의 표식이자 소통의 수단으로 그림을 그렸던 아이들의 장난같은 일이 30년이 지난 후 자신들의 목을 옥죄이며 서로를 의심하는 결과를 가져올 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30년만에 재등장한 초크맨. 이는 억울하게 죽은 소녀가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는 외침이였을까?

친구이면서도 서로에게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아이들. 그들이 두려워하고 숨기고 있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두려움으로 보고도 말하지 못했던 일들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나타남에도 또 다시 그 두려움의 틀에서 벗아나지 못해 말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고 자신을 구해준 헬로런마저 구하지 못하는 에디.
그런 에디가 과연 30년이 지난 지금, 영원히 비밀로 덮어질 뻔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낼 것인가?
그리고 초크맨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375p)

아들에게 가르쳐준 아버지의 가르침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기도 했다.
속이고 거짓말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회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작가의 메세지가 담겨있기도 한 이 소설은 단순히 사건의 발생과 범인이 누군인지를 추적해가는 스릴러물이 아닌 어린 에디가 점차 성장해나가면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소설이기도하다.

작가의 메세지처럼 범인이 누구일 것이라고, 등장인물들이 어떠한 인물일 것이라고 예단하지 않고 추리의 과정보다는 어린 에디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이 어떠했는지 왜 그가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에 포인트를 두면서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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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9
진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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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살아 있잖아!”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단다. 아저씨가 널 밖으로 꺼내 줄거야. 조금만 참으렴.”

“얘야, 넌 참 운이 좋구나.”

운이 좋은 아이, 세븐 보이, 럭키 보이, 세븐

이 많은 수식어는 한 아이를 가리키고 있다.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이 한반도에도 영향을 주면서 일부 지역의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무너진 건물에서 7일간 살아 있다가 구조된 7살 아이 .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를 따라 다니는 꼬리표가 위의 단어들이다.

곤은 분명 억세게 운이 좋은 아이다. 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건물 더미에서 살아난 아이로 기억을 하든 하지 못하든 생과 사를 넘나드는 체험을 하였으며, 사(死)가 아닌 생(生)으로 다시 한번 새 삶을 얻어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곤에 대한 이야기이다.

곤 자신은 이런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가 부담스럽다 못해 스트레스로 인해 ‘행운병’이라고 럭키, 세븐, 행운과 관련된 단어만 들어도 울화가 치밀거나 이상할 정도로 화를 내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사고 이 후 지진에 대한 불안도가 높아지는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에서 시달리면서 오히려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같이 재수없는 얘는 없을 거야. 니 운을 나한테 반만 떼어 줄래?”

 

그와 달리 억세게 운이 좋지 않은 소녀가 있다.

곤과 같은 날 지진의 여파로 건물 붕괴가 있던 그때 자신을 살리고 엄마가 죽었으며, 지적 능력이 5살 수준인 오빠를 돌보면서 집안의 가장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곤과 동갑내기의 같은 학교의 여학생인 경우이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오빠를 돌보면서 제대로 먹지를 못해서인지 키도 딸막하고 힘든 삶으로 인해 여느 십대들과 달리 성숙하고 까칠해질 수 밖에 없는 생활력 강한 아이로 그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삶을 그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의 한 명이라 여겼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경우가 왜 불안해하면서 곤의 행운을 부러워하게 되는지 알게 되면서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는 이 두 소녀 소년의 성장 소설이면서 달콤쌉쌀한 첫사랑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10대 청소년들의 생활과 생각도 엿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기도 하다.

자신의 오빠인 경석의 목욕을 부탁하는 경우, 경우의 느닷없는 키스로 인해 심장에서 대지진을 일으키는 것을 느끼는 곤, 결코 경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며 세차게 고개를 흔들고 부정해보는 곤이 서서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인정해나가는 과정, 경우와 경석남매의 남모를 사정, 사진공모전에 도전하려는 곤과 친구들의 이야기 등 한 권의 소설 속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지진과 관련한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라 여겼다. 하지만 스토리를 읽어가면서 지진은 둘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하면서 두 아이의 불안을 드러내는 장치의 하나일 뿐 이야기의 중심은 두 소년 소녀가 서로를 통해 세상을 달리 보게 되고 상반되고 모순된 감정들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은 신기루처럼 홀연히 나타났다가 또 사라져 버리는, 그러다 또 번개처럼 나타나 심장을 꼬집는 해괴한 불량배, 그렇기에 곤은 그 악동 녀석을 사각 프레임안에 잡아 가두고, 분석하고, 해부하고, 야단치려 한다. 썩 물러가라고! (212p)

곤의 이같은 모습은 불안이라는 감정을 버리고 살아가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나에게 작가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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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미술관 - 미술관 담장을 넘어 전하는 열다섯 개 그림 이야기
이소라 지음 / 혜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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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미술관은 개점과 폐점 시간이 정해져 있다.
문을 여는 날과 닫는 날도 정해져 있고 사정이 있을 경우 임시 휴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24시간 언제든지 내가 보고 관람하고 싶은 시간, 관람하고 싶은 날에 볼 수 있고 문을 닫을까봐 걱정하거나 미술 작품 감상에 있어 안목이 없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미술관이 있다.

늘 품에 지니고 다닐 수 있으며, 이동 중에도 미술 작품의 감상뿐 아니라 재미있는 해설로 인해 지루함이 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단점이라면 다양한 미술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점과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수록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모든 미술 관련 서적이나 미술관이 가지는 단점이 아닐까?
그래서 이 부분을 감안하고 본다면 더 없이 좋은 책이 있어 소개해보려 한다.

이소라 작가의 <한밤의 미술관>은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나만을 위해 특별히 미술관의 문을 열어 놓은 듯 주제가 담긴 미술 작품을 전시해놓고 작품과 관련한 작가의 삶과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와 함께 작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잘 담아내어 감성이 충만해지는 한밤에 미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하였다.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미술을 전공한 이들과는 달리 미술에 거의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저자와 내가 나란히 걸으며 산책을 하듯 나의 눈높이에 맞추어 같은 작품을 바라보며 곁에서 때로는 해설가처럼, 때로는 동행자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 속의 작품과 이야기 중 나는 8장의 무(無)로 돌아가라는 편의 모래 만다라가 인상적이였다.
티베트의 승려는 미세하게 갈아놓은 색색의 모래를 구리로 된 깔때기에 담아 널찍한 판 위에 ‘얹는다.’ 깔때기를 톡톡 두드리면 바람결처럼 고운 모래가 만다라의 형상의 밑그림 위에조금씩 떨어지게 되면서 작품이 완성되어 간다.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바닥에 펼쳐놓은 판 위에 한없이 낮은 자세로 몸을 구부려서 색을 채워야하는 것으로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으며,‘인내'와‘더딤’의 과정을 이겨내야지만 완성되는 작업인 것이다.

승려들은 만다라가 완성되자마자 그것을 없애버린다.
커다란 붓으로 화려하고 장엄한 만다라를 휘저어버리는 것이다.
바로‘해체 의식’이다.


그렇다. 힘든 작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은 완성과 동시에 ‘해체 의식’을 통해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충격과 함께 인생의 덧없음과 무로 시작해서 무로 돌아가게 되는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작품뿐 아니라 작가에 의해 완성된 작품 속에 담긴 행복, 불안, 거짓, 죽음 등의 표현들을 보면서 그들이 살아온 삶과 내가 살아오고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든 한 밤
그 고요함을 뚫고, 나는 오늘도 미술관 뜨락을 잠시 거닐어 본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든 그 그림을 만나러 가고픈 마음이 몽글몽글 맺히게 해주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 나의 마음에 닳아서인지 다시금 책장을 열어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책 속의 작품들을 직접 가서 눈으로 감상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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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아, 내가 집사라도 괜찮을까? - 고양이 입양고사
마담툰 지음 / 네오카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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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재미와 함께 고양이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책이 있다.
제목도 이색적인 <야옹아! 내가 집사라도 괜찮을까?>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현대 사회의 추세에 맞추어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주제로 하는 서적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이기에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나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은 일명 ‘고양이 입양고사’로 고양이를 입양하여 돌봐줄 수 있는 집사가 될 자격 여부가 되는지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테스트편과 고양이 탐구 생활편이 수록되어 있다.
고양이 탐구 생활편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부터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들만의 언어라든지 몸짓, 그리고 고양이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과 지식 및 입양 방법까지 정말 다양한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고양이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이 무섭고 기피하는 동물로 여겼던 나에게 이 책이 제공하는 내용들은 그저 신세계와 같은 이야기들이였다.
여기서 알게 된 지식을 통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길고양이의 습성과 행동 양식뿐 아니라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선인장도 죽이는 마이너스 손을 가진 미정은 남편과 이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 곳에서 고양이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미래를 만나게 되고 미래를 통해 길고양이에 대해서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뜨개 공방을 운영하면서 주인을 잃거나 아픔을 가진 고양이들을 돌보는 모로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함께 고양이의 집사가 되어 공방의 고양이뿐 아니라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어쩌면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공방의 고양이가 자신의 신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미로는 고양이에게 마음을 주고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주인의 사랑을 받고 따뜻한 환경 속에서 살았을 고양이들이 어떠한 연유로 인해 버림받아 유기묘가 되어 길고양이의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명 ‘캣맘, 캣대디’라고 불리는 이들에 의해 다시금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면 생활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되면서 이 책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아직도 고양이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쉽게 다가가서 손길을 내밀거나 관심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고양이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조금은 변화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야옹아! 내가 집사라고 괜찮을까?>는 비록 집사의 자격은 없음을 확인했지만 고양이에 대한 반감은 조금은 줄어들면서 재미가 읽을 수 있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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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 - 인생의 오지라퍼들을 상큼하게 퇴치하는 법
이소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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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힘내? 무슨 힘을 더 내?"

이 책을 읽고 난 후 누군가에게 위로하는 말이나 힘을 북돋아주는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늘 해오던 말이라 무의식중에 가장 많이 했던 그리고 하고 있는 이 말이 때론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
제목을 보자 마자 머릿 속이 쿵하면서 뭔가에 맞은 듯 한 동안 멍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주변에서 "힘내! 괜찮아질거야!"라는말을 들었을 때
"나는 괜찮지 않은데 어떻게 힘을 내라는거지? 이미 나도 애쓸만큼 애쓰고 있는데 더 얼마나 힘을 내라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왈칵 눈물이 쏟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
"힘내! 오늘도 화이팅!" 이였다.
이 말은 들은 그 친구들은 과연 이 말이 힘이 되고 기운을 내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긴 했을까?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써 왔던 말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힘을 내기는커녕, 의욕이 샘솟기는커녕 그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 <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였다.

글 쓰는 드라마 PD인 이소연 작가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힘내라는 격려도, 따뜻한 위로도 사실은 다 좋아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만큼 엉망진창인 날이 있음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고 결국 상황을 이겨내고 털고 일어남에 있어 중요한 건 "자신"임을 우리에게 얘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
상처받아도 괜찮다.
상처는 반드시 아무니까.
숨 쉬는 법만 잊지 않는다면!
(28p)

그 순간 깨달았다.
온 우주가 나의 존재를 축복하고 있다.
동시에, 이 세상에는, 절대로,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48p)


분명 위로를 받고 싶은 날이 있다. 그때 곁에서 토닥이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때가 있다.
그녀의 말처럼 모두가 힘을 내보려고 잘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어쩌면 "힘내"라는 말보다 토닥임이나 아무 말없이 손 한번 잡아주거나 아님 그냥 그 상황을 잠시나마 잊어볼 수 있게 밥이나 차 한잔 같이 마셔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에게 나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는 방법일 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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