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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 - 인생의 오지라퍼들을 상큼하게 퇴치하는 법
이소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힘내? 무슨 힘을 더 내?"
이 책을 읽고 난 후 누군가에게 위로하는 말이나 힘을 북돋아주는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늘 해오던 말이라 무의식중에 가장 많이 했던 그리고 하고 있는 이 말이 때론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
제목을 보자 마자 머릿 속이 쿵하면서 뭔가에 맞은 듯 한 동안 멍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주변에서 "힘내! 괜찮아질거야!"라는말을 들었을 때
"나는 괜찮지 않은데 어떻게 힘을 내라는거지? 이미 나도 애쓸만큼 애쓰고 있는데 더 얼마나 힘을 내라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왈칵 눈물이 쏟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
"힘내! 오늘도 화이팅!" 이였다.
이 말은 들은 그 친구들은 과연 이 말이 힘이 되고 기운을 내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긴 했을까?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써 왔던 말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힘을 내기는커녕, 의욕이 샘솟기는커녕 그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 <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였다.
글 쓰는 드라마 PD인 이소연 작가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힘내라는 격려도, 따뜻한 위로도 사실은 다 좋아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만큼 엉망진창인 날이 있음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고 결국 상황을 이겨내고 털고 일어남에 있어 중요한 건 "자신"임을 우리에게 얘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
상처받아도 괜찮다.
상처는 반드시 아무니까.
숨 쉬는 법만 잊지 않는다면!
(28p)
그 순간 깨달았다.
온 우주가 나의 존재를 축복하고 있다.
동시에, 이 세상에는, 절대로,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48p)
분명 위로를 받고 싶은 날이 있다. 그때 곁에서 토닥이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때가 있다.
그녀의 말처럼 모두가 힘을 내보려고 잘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어쩌면 "힘내"라는 말보다 토닥임이나 아무 말없이 손 한번 잡아주거나 아님 그냥 그 상황을 잠시나마 잊어볼 수 있게 밥이나 차 한잔 같이 마셔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에게 나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는 방법일 지 고민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