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의 사전적인 의미는 죽은 생명체가 다시 태어나는 것.우리는 가끔 "다시 태어난다면 다음 생에는 무엇으로 태어날래?"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어느 가수의 노랫말에도 있듯 '다시 태어난 것 같다'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이 느낌을 진심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는 책이 있다.이름하여 <환생 블루스>주인공 마일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영혼으로 제대로 편히 죽음을 맞이 해 본적이 없는 남자다.이걸보고 '행운의 남자'라고 해야 할지?무슨 사랑을 그리 받아서인지 그는 9,995번이라는 감도 오지 않는 이 숫자만큼 죽고 태어남을 반복한다.사람부터 동물까지...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모습으로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환생의 주인공'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환생'이라는 걸 한 번쯤 생각하며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을까? ,이전 생에 대한 기억같은 것은 없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만의 상상을 하였다.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모습의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마일로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뭐 '환생 블루스'가 아닌 '환장 블루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사라지려는 게 아니예요." 그가 말했다. "집중하는 거죠. 이게 바로 어떤 일에 능숙해지는 방법이에요. 내가 이러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집착한다고 할 겁니다. 내가 뭘 찾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라고요.""그래, 뭘 찾고 있는데요?""완벽한 삶"(305p)사람들은 그가 뭔가에서 달아나려하고 집착하는거라 말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건 '완벽한 삶'이란다.수만번의 환생 끝에 마일로는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삶'을 사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한가지 확실한 건 마일로는 환생할 때마다 그때 그때의 삶의 방식을 터득하며 성장하고 있었다.상상도 할 수 없는 숫자의 환생을 거듭하는 신이 너무도 사랑하는 마일로의 인생 결말이 궁금하다면 <환생 블루스>를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만큼 다양한 눈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살아야지 하면서 살아오는 이는 없다.살다보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기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소통하며 지내는 것이다.이제부터 나에게는 없거나 부족하다 여기는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를 해보려 한다.기존에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눈높이와 방식이 있기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한지 궁금하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골라 읽어보는 것에서 시작하려 한다.나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만났다.<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어려서부터 미술작가가 꿈이였다는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그 꿈과 함께 자신이 터득한 예술적인 감각과 통찰을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이 책은 그의 그런 의도를 잘 담아내고 있는 하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과학부터 철학까지 어렵고 나와 관계없는 생각에 기피해온 학문들을 예술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보면 그리 따분하거나 재미없지만은 않으면서 세상이 새롭고 입체적이면서 복합적이게 보일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책이였다.예술과 인문학과의 만남보통 우리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고 말한다.그러나 '예술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주변을 돌아보니 사물뿐 아니라 학문들도 그저 독립된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마다의 존재 가치를 가지고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알레고리: 변신에 능한 배우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에서 알레고리에 능한 작가는 유능한 '프로게이머', '영화감독', 그리고 '무대연출가'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를 일컬어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른다.(259p)그가 이야기하는 주제들 중에는 쉽지 않고 무거운 주제들도 있다. 그럼에도 술술 읽히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아~ 이렇게 보니 재미있네"라는 말을 하게 한다.시작할 때는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다니 읽기 쉽지 않겠다 여겼는데 읽으면서 새로운 눈으로 주변을 그리고 세상을 보게 되면서 그동안 스쳐지나가며 봤던 봤지만 감흥이 없었던 것들이 다르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고정관념과 편견 속에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시야를 넓혀서 다양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일상이 무료함이 아닌 이색적이면서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얼굴이 없는 어두운 옷을 입고 있는 한 남자.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과 어우러져 붉은 글씨의 <악의의 질량>이라는 제목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 잡았다.<한국추리소설 걸작선>의 단편을 통해 알게 된 홍성호 작가님는 한국추리소설작가임과 동시에 현재 법원에서 양형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소설이 모두 끝난 마지막의 작가의 말에서"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추리소설가로 살아왔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앞으로는 글을 쓰지 못할 것같습니다."라 밝히고 그동안 작가로서의 삶이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말하며, 이번 작품을 추리소설의 대가인 김내성 작가에게 바친다고 했다.팬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소설 속에는 또 다른 소설인 <마인>이라는 작품이과 '김내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호는 아인으로 김내성 작가는 일제시대때의 실존했던 인물이였다.일본 탐정소설 전문지인 《프로필》에서 단편소설이 당선되고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중 최고의 작품이 <마인>이란다.궁금했다. 이 소설의 중심에 자리하는 김내성 작가의 <마인>이라는 작품이...<악의의 질량>은 하루 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전락한 인기추리소설작가인 오상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김내성과 그를 좋아하는 지인들의 고군분투 속에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소장하고 싶은 '아인 김내성 작가의 <마인> 초판본을 둘러싼 범인과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오상진. CCTV속 용의자는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오상진과 키와 체구가 비슷한 남자가 그의 옷과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행장소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증거는 범인이 '그'라고 지목하고 있지만 그의 지인인 김내성은 추리소설작가답게 상황과 증거를 면밀히 살피며 그가 범인이 아닌 진짜 범인이 있다여기고 오상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데...오상진, 그가 정말 아버지를 죽인 범인일까? 아님 진짜 범인이 따로 있는 것일까?범인이 있다면 범인의 범행 목적은 무엇일까?추리소설은 여러 가지 단서와 상황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해보고 사건의 핵심을 추리하는 과정 속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악의의 질량>는 단순히 사건 발생과 범인을 아는 것이 아닌 사건과 연관하여 얽힌 인간의 욕망과 잘못된 방식의 추종이 부른 참극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오랜만에 만난 작가님의 작품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동안 출간된 작품들을 하나씩 찾아서 다시 한번 읽어보는 재미를 가져야겠다.
'골동'이라 하면 오래되었거나 희귀한 것을 의미하거나 여러 가지 자질 구레한 것이 섞여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고이즈미 야쿠모의 <골동 기담집>은 이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담겨있는 이야기 책이라 할 수 있다.아름답고 기이하고 슬픈 옛 이야기 스무 편기이한 이야기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 기담집의 저자도 이색적이라 눈길을 끌었다.이름만 보자면 일본인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그는 일본 태생이 아닌 아일랜드 군의관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그는 어린 시절 부모가 아닌 친척에게 맡겨져서는 열아홉 살 때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많은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저널리스트로 문필력을 인정받고는 이후 뉴욕에서 <고사기> 등의 영향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와세다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그는 와세다 대학의 분위기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으나 임용된 지 반 년 만에 심장병으로 일본에서 사망하였으며, 그의 장례식이 치루어지는 날 와세다 대학 문학부는 휴강을 하여 그의 죽음을 추모하였다고 하니 그 명성이 어떠하였는지 짐작이 되었다.그는 영국과 미국에서 살아 오면서 현대 문명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왔고, 과학적인 것보단 영적인 것이나 자연적인 것들에 더 큰 흥미를 느끼면서 일본의 기담이나 괴담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그런 그의 문학성이 <골동 기담집>의 스무 편의 이야기 속에 묻어난다.기담집은 1부 오래된 이야기와 2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래된 이야기의 경우가 '골동 기담'의 의미를 많이 담아내고 있는 슬프고도 기이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의 경우는 자연적이고 과학적인 현상과 영적인 현상을 동시에 담아내면서도 철학적인 사유에 가까웠다.그래서인지 1부의 이야기는 술술 읽혀나갔지만 2부의 경우에는 그의 문학성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않고는 작품속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때로는 옛 이야기들이 재미있을 때가 있다.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경우가 많아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다.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주던 옛이야기 중 기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잊혀지지 않을 때가 있다.무더위로 힘든 요즘 고이즈미 야쿠모의 <골동 기담집>을 읽으며, 짧게라도 기이함과 오싹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자연사나 사고사가 아니다.누가 무슨 이유로 이들을 살해한 것일까?평온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떠난 휴가.그곳에서 데커는 뜻하지 않게 살해현장을 보게된다.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집안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두 남자. 데커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달려갔음에도 범인은 이미 떠난 상태.그들은 시작에 불과했다.배런빌이라는 도시.한 때는 잘 나가던 도시였지만 이제는 마약과 약물과용 등으로 얼룩진 저주받은 도시가 되어버린 이 곳에서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사람들이 살해되게 되는데...데커와 알렉스는 분명 휴가 기간.하지만 데커의 본능은 휴가보다는 사건 해결이 우선이라 말한다.금 간데도 부러진 부위도 없었다. 그래도 기묘한 기분이 들었고, 이건 단순히 뇌가 두개골 안에서 튕겨져서, 즉 뇌진탕이 일어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왜 뭔가 다른 느낌이 드는지, 도무지 모를 노릇이었다. (140p)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일까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데커는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게 되면서 예전과 다른 변화를 느끼게 된다.'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로 유명한 그는 기억력에도 이상을 보일 뿐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느낌까지 느끼면서 불안한 심정을 보이는데..."배런빌에 불법인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 (154p)어떻게 보아도, 배런빌은 공포스러운 마약성 진통제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었다. (244p)저주받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데커는 사고사나 자연사가 아니라 확신하며, 피해자들의 죽음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 경찰과 DEA요원과의 공조, 주변인의 탐문 수사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지만 쉽게 사건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피해자만 늘어간다.데커는 이번에도 얽히고 설킨 사건 속에 제대로 된 단서가 없는 이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데이비드 발다치의 <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를 시작으로 한 데커시리즈의 네번째 이야기이다.그는 독자들에게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사건의 발생부터 추리해가는 과정까지 술술 읽히는 것같으면서 금방 이래서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지 않고 있다.그리고 뇌 손상을 입은 이후 어떠한 뇌의 변화도 없었던 데커가 이번 작품에서는 치명적인 위험 상황 속에서 머리의 충격을 받으며, 조금씩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서 흥미로움을 더해갔다.늘어가는 피해자만큼이나 늘어가는 비밀과 단서들이 있음에도 확신을 가지고 결론 내릴 수 없는 수사상태.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는 에이머스 데커의 맹활약을 펼쳐보여 주었다.시리즈라고 해도 진부한 스토리 전개와 긴장감이나 스릴감이 없으면 중간에라도 보기를 포기하게 된다.그런 면에서 보자면 데이비드 발다치 작가는 나에게 있어 새로운 작품들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그는 변하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기에...한편으로 변하고 싶다. 그날의 기억을 잊고 싶기에....에이머스 데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