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기담집 - 아름답고 기이하고 슬픈 옛이야기 스무 편
고이즈미 야쿠모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골동'이라 하면 오래되었거나 희귀한 것을 의미하거나 여러 가지 자질 구레한 것이 섞여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고이즈미 야쿠모의 <골동 기담집>은 이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담겨있는 이야기 책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답고 기이하고 슬픈 옛 이야기 스무 편

기이한 이야기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 기담집의 저자도 이색적이라 눈길을 끌었다.
이름만 보자면 일본인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그는 일본 태생이 아닌 아일랜드 군의관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가 아닌 친척에게 맡겨져서는 열아홉 살 때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많은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저널리스트로 문필력을 인정받고는 이후 뉴욕에서 <고사기> 등의 영향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와세다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

그는 와세다 대학의 분위기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으나 임용된 지 반 년 만에 심장병으로 일본에서 사망하였으며, 그의 장례식이 치루어지는 날 와세다 대학 문학부는 휴강을 하여 그의 죽음을 추모하였다고 하니 그 명성이 어떠하였는지 짐작이 되었다.

그는 영국과 미국에서 살아 오면서 현대 문명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왔고, 과학적인 것보단 영적인 것이나 자연적인 것들에 더 큰 흥미를 느끼면서 일본의 기담이나 괴담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그의 문학성이 <골동 기담집>의 스무 편의 이야기 속에 묻어난다.
기담집은 1부 오래된 이야기와 2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래된 이야기의 경우가 '골동 기담'의 의미를 많이 담아내고 있는 슬프고도 기이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의 경우는 자연적이고 과학적인 현상과 영적인 현상을 동시에 담아내면서도 철학적인 사유에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1부의 이야기는 술술 읽혀나갔지만 2부의 경우에는 그의 문학성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않고는 작품속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옛 이야기들이 재미있을 때가 있다.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경우가 많아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다.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주던 옛이야기 중 기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잊혀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무더위로 힘든 요즘 고이즈미 야쿠모의 <골동 기담집>을 읽으며, 짧게라도 기이함과 오싹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