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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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과 형식이 정해진 글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되어지는 에세이를 선호하는 편이다.
책을 선택함에 있어 장르의 고민도 하게 될 때가 있다.
재미와 빠른 전개의 소설이 보고 싶을 때가 보통이지만 때로는 잔잔함과 감동 그 속에 느끼게 되는 오랜 여운이 담긴 에세이가 읽어싶은 날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가지 일로 그동안 책을 거의 읽지 못한 터라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중 집어들게 된 <달나라로 간 소신>
기억과 기록이 만난 에세이라는 소개와 이색적인 제목에 이끌렸다.

<달나라로 간 소신>은 특정 분야나 저자의 특정한 삶의 일부분에 관한 글이 아닌 저자의 삶의 전반에 관한 스토리를 적어나감에 있어 소소함과 여유로움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억과 기록의 에세이였다.

가족과 생활
저자가 써 내려가는 글을 읽으면서 내내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한푼 두푼 모아서 내집 마련을 해 나가고 오직 자신의 삶보다는 가정과 자식을 위해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아버지...
저자와 다른 면이라면 아버지는 삶을 여유롭게 느끼며 살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게 두 아이를 키우며 아버지를 떠올리며 느끼게 되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다.

<달나라로 간 소신> 속 한 구절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며 위로하듯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첫 딸을 '삶의 밑천'이라고 믿는다. (80p)

첫 딸은 '삶의 밑천'이라는 이 말이 와 닿았다. 나에게도 첫째 딸아이는 삶의 또 다른 동반자같은 마음이 들어서 였을까?

저자는 자신의 소신이 달나라로 갔을까?라며 의문을 가지지만 그의 책을 읽는 동안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뿐 아니라 그의 생활 속에서의 소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신'이라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차이가 있겠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옳거나 타인에게 해가 됨이 없이 살아온다면 그게 소신이 있는 삶이 아닐까?

<달나라로 간 소신>이라는 이색적인 제목 속에 담긴 스토리는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었던 에세이였다.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책 속에서 나와 나의 가족의 모습과 생활을 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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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카봇 쿵 쿵쿵 종이접기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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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카봇~~~
하루에도 매번이고 듣는 소리, 둘째 아이가 외치는 이 소리는 어느 덧 내 귓속을 맴도는 소리가 되었다.
남자 아이라 그런지 자동차를 좋아하더니 로봇이 변신하는 자동차인 헬로 카봇을 좋아하면서 집 안 곳곳에 자동차들이 자리잡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헬로 카봇 쿵 쿵쿵 종이접기>는 종이 접기를 좋아하는 딸아이와 카봇을 좋아하는 아들아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아이템이였다.
단순히 색종이로 무엇을 만들기 보다 자신과 동생이 좋아하는 카봇을 만드는 거라 그런지 책에 소개되어 있는 순서대로 만들면서 둘이서 종알종알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책에는 종이 접기 기초와 심화부분을 설명한 뒤 본격적인 만들기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카봇의 주인공들과 소품들을 서툰 솜씨지만 제법 따라 만들며 하나 하나 완성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색색의 색종이를 이리 저리 접어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다보면 소근육 발달도 되고 상상력과 창의력도 발달된다는 점에서 종이 접기가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모양이 없는 색종이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종이를 통해 표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헬로 카봇 쿵 쿵쿵 종이접기>는 만족감을 주었다.

종이 접기에 있어서 정확하게 접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삐뚤빼뚤 모양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한 작품씩 만들어 가는 모습 자체를 칭찬해주면서 함께 종이 접기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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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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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리다보면, 한쪽 편을 강요를 받다보면, 뭘 희생해야 하는지 알다보면 그렇게 된다. 어쩌면 당신도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용감하지 않을지 모른다. 어쩌면 당신도 스스로 바라는 만큼 우리와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15p)

베어타운 그 이후의 이야기를 시작함에 앞서 그들은 말한다.
그를 믿었다고...그리고 여학생의 말이 거짓말이기를...
하지만 진실이 밝혀졌을 때 그들은 무너졌고 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과연 나 역시도 그랬을까?

하키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 중 하나가 아니였다.
그들에겐 하키가 사랑이고 생존의 이유이며, 자부심이였다.
하키는 한 마을을 살리고 공동체의 결속을 가지게 하기도 하였을 뿐 아니라 그 속에서도 인생을 다르게 살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우리와 당신들>은 앞선 작품인 <베어타운 >의 연장선이자 후속작이다.
후속작이라고 하면 보통 원작보다 재미없다거나 흥미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면을 느낄 수 없었다.
팽팽한 긴장감과 인물 하나 하나의 감정 표현은 이 작품의 스토리 구성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키라는 스포츠 경기와 베어타운과 헤드의 대립 구도,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 등의 여러 가지 요소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줌과 동시에 프레드릭 배크만 특유의 문체와 어우러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전편을 읽으면서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들의 공동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면 그것이 잘못된 일을 알면서도 덦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소설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현실 속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들에 대한 모습을 그린 듯해서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후편에서는 피해자인 그녀의 삶이 조금은 나아지길 아니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길 바래며 펼쳐든 이야기의 시작부터 무거운 마음이 들면서 여운이 오래갔었다.

작정한 듯한 미스터리함이나 스릴러적인 요소가 없음에도 긴장감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우리와 당신들>
제목부터가 서로를 구분짓는 듯한 느낌의 이분법적인 표현으로 나의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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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의 봄
안휘 지음 / 인문서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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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선왕(경종)께서 독살 음모를 피하지 못하고 승하하신 이후 이미 수년 동안 준비해왔고,민심 또한 분연히 떨쳐 일어나 대의에 반드시 순응할 것이다." (27p)

세상을 바꾸겠다며 자신의 삶을 바친 남자 이인좌
그의 뜻을 이루기에는 많은 난제들이 있었다.
조용히 진행된 거사 준비, 이 속에서도 그의 뜻과 함께 하는 이와 결국은 그를 배신하는 이들이 있었다.

정권 교체, 즉 역성 혁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또 한번 볼 수 있는 역사소설
경종의 죽음에 많은 의문과 독살이라는 소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인좌는 경종의 죽음이 원통할 뿐 아니라 즉위한 영조와 노론에 대항하여 정변을 꾀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당쟁이 격화되고 있었던 조선의 시대적 상황도 이인좌의 정변이 실패하는데 한 몫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소론의 주도하에 전국 각지에서 거사에 참여하겠다던 인물들과 병들이 있었음에도 준비 과정에서 분열되고 이인좌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인좌와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이 모이고 각지에서 난을 일으키는 장면, 일각에서는 성공하는 모습을 보일 때의 모습, 관군에 의해 안타깝게 진압되는 과정까지의 서술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긴박함과 이인좌와 그의 동지들의 확고한 의지는 읽는 내내 마음을 졸이게 했다.

뜻이 있으면 이룰 것이라고 하나 결국 이인좌의 난은 진압되면서 실패로 끝났을 뿐 아니라 이인좌는 처형되게 된다.
반상 제도의 타파와 세상을 바꾸겠다는 그의 꿈이 지나치게 원대했던 것일까?
그가 계획한 일은 거사이다.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
그러기에 준비 과정에서나 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희생이 있었던 것이요. 포기하고 돌아선 이들도 있었던 것이다.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소설 속 이인좌의 모습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소설일 뿐이라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권력을 둘러싼 암투를 다시금 보면서 과거나 현재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도 볼 수 있었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에 의해 승자와 패자가 바뀌기도 하고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기도 한다.
또 보는 관점에 따라 혁명이 되기도 하고 반란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 역시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역사 서술만큼은 거짓없이 기록되어 아이들에게 보여지고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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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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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날이 있다.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들고 무작정 전화를 걸어보고 싶은 날.
나에게 오늘이 그런 날이였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지낼 때도 있지만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에 걸었던 전화기 너머의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너무도 아픈 목소리에 보지 않아도 어떤 모습일지 그려지는 엄마의 모습에 이제는 괜찮다는 그 말이 왜 그리도 더 가슴이 아프게 느껴지는지....

엄마와 난 결혼을 하면서 떨어져 지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을 떠나 지내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라 여기며 일탈 한 번 꿈꾸지 않고 지내왔던 나에게 결혼은 인생에서 최초의 일탈과도 같았다.

그렇다고 엄친아도 아니요, 마마걸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지내는 것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기에 그런 시간을 부모님과 특히 엄마와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지내왔던 것같다.

엄마와 딸은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
닮고 싶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는 과하다 여길만큼 부정하면서 절대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마음먹어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닮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나를 믿어주고 나를 떠올리며 눈물흘려주고 끝까지 사랑해줄 사람이 바로 '엄마'인 것같다.

언제나 내 편이던 엄마가 그랬듯, 나는 이제 아들의 편이 되어 주며 산다. 이것은 내 삶이 사랑을 받는 삶에서 사랑을 주는 삶으로 이동했음을 뜻한다. 이 삶도 괜찮다. 누군가의 편이 되어 주는 건 역시 언제나 옳다.
(60p)

엄마가 나의 편이 되어 주었듯이 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들의 편이 되어 받은 사랑을 그들에게 주고 있다.
지금 나의 나이 때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그때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삶의 애환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같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은 한 개인의 엄마에 관한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그러기에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직은 나의 곁에 살아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때로는 서로의 하소연을 들어줄 수 있는 엄마와 딸의 사이로 지내고 있는 지금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으면 그냥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
그 생각은 너무도 무지한 생각이였음을 두 아이를 키우면서 깨닫게 되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그저 명찰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기까지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정말 그 가치를 얻는 것은 그 안에 사랑과 눈물, 인내와 걱정과 믿음 등을 통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봐주는 과정을 모두 이겨냄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은 제목만으로도 먹먹함이 들면서 책 속에 담긴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공감과 가끔은 눈물짓게 하는 부분들로 인해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처음의 마음과는 달리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엄마와의 추억을 상기하며 읽어가게 되었다.

문득 엄마에게 안부 전화나 문자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 즉시 행동으로 옮기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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