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 - 바코드 속에 숨겨진 소비자와 판매자의 치열한 심리싸움
노정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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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과목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경제에 관심이 없더라도 우리는 경제 활동을 하며 살고 있는 한 경제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 살 수 없다.
경제와 관련한 수 많은 내용 중 어쩌면 우리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있다면 '가격'이 아닐까?

상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하거나,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등 가격이라는 것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가격'이라는 존재는 결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 결정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가격
한 번쯤 궁금했던 생활 속 경제를 '가격'이라는 키워드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통해 경제라면 어렵고 재미없을 뿐 아니라 관심도 가질 생각도 안했던 내가 경제를 이해한다면 궁금해할 부분과 꼭 알아둬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되면서 상품화와 가격 경쟁이 심화되었다.
생산자와 중간 유통자 사이에서는 소비자의 부담보다는 자신들의 이윤 추구를 위한 가격 책정을 하기 위해 눈치 작전을 해야할 뿐 아니라 '악마의 유혹'이라 할 수 있는 담합 등이 일어나기도 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바코드 속에 숨겨진 소비자와 판매자의 치열한 심리 싸움

경제학은 곧 심리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가 '사재기'이다.
사재기의 이면에는 소문에 쉽게 동요되어 사게 되는 소비자와 소문을 흘리는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소문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소문을 퍼트린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 경우임에도 소문만으로 사재기현상이 일어나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현상으로 연결되어 결국은 시장 경제 질서를 흐틀어뜨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디야커피와 관련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우리 동네에도 얼마 전에 생긴 이디야커피점은 스타벅스나 카페베네의 '고급화전략'과는 달리 '소자본 예비 창업자 공략'에 주력하여 생겨난 것으로 고객 입장에서의 합리적인 가격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점과 예비 점주들의 입장에서의 소자본으로 창업하길 원한다는 전략을 고려한 '가성비 전략'이 성공한 사례라 볼 수 있었다.

명품 브랜드의 하나인 버버리의 경우는 재고가 생길 경우 이월이라든지 가격을 낮추어 재고 처리를 하기보다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량 소각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은 단순히 경제에 대한 지식 전달이 아닌 국가의 개입이 이루어지는 전매제, 저가항공사의 항공권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노력, 낙농가와 우유제조사와의 갈등,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 사람의 몸값 책정, 연예계에서의 스타 몸값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가격을 키워드로 한 생활 속 경제에서의 궁금함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전문적인 경제 용어를 쓰면서 어렵게 설명하는 책보다는 일반인인 나에겐 이 책이 흥미로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생활 속에서 궁금했던 경제 관련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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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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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 오면 늘 후회와 회환을 느끼게 된다.
시작은 거창했는데 끝으로 오면서 그 거창했던 계획과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은 어디로 가고 후회와 다시금 붙자고 싶은 일들과 사람들로 아쉬움이 드는 것 올해만이 아니다.

보고 싶었던 이들이나 가족에게 자주 연락하지 못하고 늘 마음으로만 그리워하며 "오늘은 꼭 연락해봐야지!", "올해는 보고 싶은 이에게 잘 지내는지 안부 인사라도 해봐야지!"라는 다짐으로만 끝이 났다.

다시, 만나다.
재회...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우리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스치듯 만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만남'이라는 단어로 묶을 수 있는 만남은 나와 어떠한 인연으로라도 엮임이 있는 경우를 만났다고 표현하고 오래도록 기억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모리 에토의 최신작인 <다시, 만나다>
이 소설 속에서의 만남은 여섯 편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난히 기억에 남고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그와의 만남, 독특한 제목속의 한번쯤 겪어봤을 만남, 오랜 시간동안 아픔 속에서 홀로 마음 고생을 하고는 동창회를 통해 그간의 오해와 궁금함을 풀게 되는 만남 등 소설 속의 만남은 다양함만큼이나 서정적이고 섬세한 문체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딸이기를 버리지 못한 자신의 나약함(104p)
되는 일이 없이 일이 꼬이기만 하여 힘든 여성이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누군가가 자신을 '마마'라고 불러달라고 말하며 인생의 힘겨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법같은 조언을 해주는 이야기는 읽으면서 안타깝고 답답했던나의 마음까지 샤르르 녹이는 것같았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향하는' 심정으로 나는 오늘 이 땅을 밟았다. 발길이 무겁다. 가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돌아가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그러나 가야만 한다. (113p)

15년전의 사건이 그녀를 이토록 고향으로 향하길 힘겹게 했다.
어느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서로의 발목을 묶었던 끈은 그녀를 발목이 아닌 여전히 과거를 떠올리면 따끔한 아픔이 가슴을 관통하는 끈과 같았다.
미리에 선생님. 그녀의 이름을 지울 수 없고 아직도 그녀를 아프게 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15년이 지난 동창회에서 다시금 펼쳐지는 내용을 담은 <매듭>

어린 시절 운동회때의 추억이 떠오르며 공감도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추억의 한 장면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자책과 상처로 남아있을 수 있는 장면일 수 있음을 보여주며 묘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추운 겨울밤, 따뜻한 차 한잔과 잔잔한 감동이 담긴 이 소설과 함께 해보는 걸 어떨까요?
다시 만나고 싶은 이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이를 떠올리며 나를 스쳐지나간 수많은 인연을 떠올리며,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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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닥의 머리카락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1
구로이와 루이코 외 지음, 김계자 옮김 / 이상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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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통해 사건을 추리하라!

현대적인 과학 수사가 발달되기 전인 고전적 추리 소설의 경우는 온전하게 사건의 현장에 집중해야 한다.
현장에 남아있는 어떠한 단서도 놓치지 않고 물증으로 삼아 사건을 유추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일본 고전 추리소설 작품인 <세 가닥의 머리카락>

작가의 서술부터가 현대적인 추리소설에 익숙한 나에게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선배형사와 프랑스 탐정, 영국의 자연과학 등 서양서에 의존하여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후배형사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추리를 보완하면서 사건에 접근하고 범인과 아무런 단서도 신분을 증명할 어떠한 것도 남기지 않은 피해자의 이름을 밝혀하는 이들의 고군분투하는 부분은 이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일종의 소설집과도 같은 구성을 띠고 있다.
세 명의 고전 추리작가에 의해 서술된 각각의 작품은 그들만이 지니는 추리소설의 스토리전개와 서술방식과 트릭에 담긴 미묘한 차이를 보는 재미와 함께 이들의 영향을 받고 추리작가가 되어 현대에 와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들을 보자면 전통을 아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려운 범죄에는 반드시 한 가지 미스터리(불가사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스터리는 결국 죄인을 잡아서 자백시켜보지 않는 한 어떤 탐정도 알아낼 수 없어요. 그걸 알아낸다면 탐정이 아니라 신이죠. " (54p)

아무리 유능한 탐정이라도 그들이 내놓는 추리는 말 그대로 증거나 상황을 통해 유추에 의해 추리인 것으로 진실은 피해자와 범인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범인 검거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미스터리함이 담긴 소설을 읽는 우리도 범인을 빨리 잡아 정확히 사건의 개요를 듣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을까?

작품에 실린 작품을 읽는 재미와 함께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짧게 나마 밝히고 있는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나 번역과 관련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재미있으면서 작품을 읽기 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다.

구로이와 루이코의 <유령>의 경우도 괴담의 경우는 사람을 전율케도 하지만 미개하고 몽매한 세상에 있어서는 망령으로 여기며 정신을 괴롭히기도 하기에 매우 신중하게 집필하지 않으면 안됨을 밝히면서, 유령담을 번역하면서 일본의 괴담과 달리
"유령은 터무니없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근거가 있다."
라고 구이코 선생이 구미소설을 번역하며 말한 적이 있다 밝히기도 했다.

모두가 죽었다했다. 죽었기에 당연히 그 사람을 본 사람은 혼령이라도 본 듯 놀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작품 속 유령이라 말하는 이들의 정체는 정말 유령일까?
작품의 말미에 밝히고 있다. 이상은 실제로 있었던 실화라고....


한 권의 책으로 여러 추리소설 작품을 볼 수 있는 <세 가닥 머리카락>
일본 최초의 창작 추리소설과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번역한 소설 등이 소개된 이 작품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또 다른 매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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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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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늘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소녀 감성을 지닌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은 모습 속에서 늘 생기 있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아이들에게 선물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에게 나이듦이란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며, 다소 두려움으로 느껴졌다.
"인생을 짧고 굵게 살고 싶다." 말하며, 늘 나이듦에 대해 외면해왔던 나에게 나이듦이란 또 다른 인생 2막이라 여기며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살 수 있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이를 만났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 작가인 가도노 에이코.
그녀의 일상과 철학, 패션, 여행, 작품에 관한 에피소드 등 소소하면서도 특별함이 담긴 이야기가 있는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에서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열 두살 딸아이가 그린 마녀가 우리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마녀 배달부 키키>가 되었다고 말하는 에이코 할머니의 딸아이의 그림 솜씨에 초등학교 딸아이와 나는 감탄을 하며 보았다.
섬세하면서도 마녀라는 이미지가 주는 무서움이나 악한 느낌보다는 익살스러움과 정감이 가는 표현으로 아이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짧막 짧막하게 챕터를 나누어 그녀의 보물 공간과 작업 노트와 에피소드, 추억들을 담은 일상과 그녀의 간편하면서도 영양 가득한 식탁의 모습, 자기만의 색깔을 잘 담아 표현하고 있는 패션 등을 보면서 그녀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일상 속의 모습뿐 아니라 브라질에서의 생활과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과 추억이 그녀의 작품 속에 묻어남을 볼 수 있는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빨간색을 좋아하는 그녀는 빨간색에도 여러 가지 색이 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표현하자면 '딸기색'라고 말한다.
나이를 잊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일상을 반짝반짝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그저 부럽기만 했다.

딸기색을 좋아하는 에이코 할머니.
지금처럼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살면서 오래도록 아이들 곁에 남아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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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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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엄마를 잃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엄마만 잃은 것이 아니였다.
"엄마는 내가 삶에서 너무도 필요로 하는 사랑을 모두 앗아갔어요" 라고 말한다.

프랑스 싱어송라이터인 저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회고하며 여섯 살의 브루노를 통해 자신이 느낀 상실감과 이별의 아픔, 죽음에 대한 생각과 사랑의 갈망 등을 투영하여 토해내고 있었다.

섬세한 감정 표현과 엄마의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브루노에게 어느 누구도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도, 엄마가 잃은 상실감에 대해 알려주지도 물어봐주지 않는 부분이 아이의 이후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잘 담아내고 있었다.

엄마가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아요. 대체 언제까지 돌아가신 채로 있을 거예요? (40p)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브루노에게 친구이상의 존재가 생겼다. 알렉이라는 친구이다.
그와 그의 가족에게서 엄마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받으며 생활하며 브루노에게도 여러 일들이 일어나면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작품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브루노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 그리고 자신에게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알렉과도 점차 떨어져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지속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은 읽는 내내 먹먹함을 주었다.

겪어보지 않고는 공감할 수 없는 것이 상실감이 아닐까?
단순히 소중한 사람이 곁에 없음이 아닌 엄마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겪은 어린 브루노의 엄마에 대한 부재는 엄마를 잃은 그 이상의 삶을 송두리째 잃은 것같은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대체 언제까지 돌아가신 채 있을 거예요?"라는 이 말은 작품을 모두 읽은 지금도 머릿 속에 오래도록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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