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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한 해의 끝자락에 오면 늘 후회와 회환을 느끼게 된다.
시작은 거창했는데 끝으로 오면서 그 거창했던 계획과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은 어디로 가고 후회와 다시금 붙자고 싶은 일들과 사람들로 아쉬움이 드는 것 올해만이 아니다.
보고 싶었던 이들이나 가족에게 자주 연락하지 못하고 늘 마음으로만 그리워하며 "오늘은 꼭 연락해봐야지!", "올해는 보고 싶은 이에게 잘 지내는지 안부 인사라도 해봐야지!"라는 다짐으로만 끝이 났다.
다시, 만나다.
재회...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우리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스치듯 만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만남'이라는 단어로 묶을 수 있는 만남은 나와 어떠한 인연으로라도 엮임이 있는 경우를 만났다고 표현하고 오래도록 기억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모리 에토의 최신작인 <다시, 만나다>
이 소설 속에서의 만남은 여섯 편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난히 기억에 남고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그와의 만남, 독특한 제목속의 한번쯤 겪어봤을 만남, 오랜 시간동안 아픔 속에서 홀로 마음 고생을 하고는 동창회를 통해 그간의 오해와 궁금함을 풀게 되는 만남 등 소설 속의 만남은 다양함만큼이나 서정적이고 섬세한 문체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딸이기를 버리지 못한 자신의 나약함(104p)
되는 일이 없이 일이 꼬이기만 하여 힘든 여성이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누군가가 자신을 '마마'라고 불러달라고 말하며 인생의 힘겨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법같은 조언을 해주는 이야기는 읽으면서 안타깝고 답답했던나의 마음까지 샤르르 녹이는 것같았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향하는' 심정으로 나는 오늘 이 땅을 밟았다. 발길이 무겁다. 가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돌아가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그러나 가야만 한다. (113p)
15년전의 사건이 그녀를 이토록 고향으로 향하길 힘겹게 했다.
어느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서로의 발목을 묶었던 끈은 그녀를 발목이 아닌 여전히 과거를 떠올리면 따끔한 아픔이 가슴을 관통하는 끈과 같았다.
미리에 선생님. 그녀의 이름을 지울 수 없고 아직도 그녀를 아프게 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15년이 지난 동창회에서 다시금 펼쳐지는 내용을 담은 <매듭>
어린 시절 운동회때의 추억이 떠오르며 공감도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추억의 한 장면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자책과 상처로 남아있을 수 있는 장면일 수 있음을 보여주며 묘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추운 겨울밤, 따뜻한 차 한잔과 잔잔한 감동이 담긴 이 소설과 함께 해보는 걸 어떨까요?
다시 만나고 싶은 이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이를 떠올리며 나를 스쳐지나간 수많은 인연을 떠올리며,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