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컬렉션 -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보물
KBS 천상의컬렉션 제작팀 지음, 탁현규 해설.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세상에 없던 문화재 이야기'
그 천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다!"

다시 못 볼 천상의 아름다움을 봤다.
절대 한 곳에 모아놓고 볼 수 없는 그것들을 너무도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를 부리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절대 한 곳에 모아놓을 수는 없을지라도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컸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우리의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들도 알지 못했기에 스쳐지나가는 상태로도 몰랐던 것이 많았다.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알아차릴 수 있는 안목의 눈을 길러야함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천상의 컬렉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우리 선조의 숨결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문화재와 보물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알고 힘을 길러야한다.

KBS 천상의 컬렉션 제작팀에 의해 '세상에 없던 문화재'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했음에도 존재 가치를 몰라서 뒤늦게 깨닫고 조사를 하거나 되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도굴과 약탈로 우리의 것임에도 우리 나라가 아닌 타국에서 전시되고 보관되어 있는 문화재들과 그것들의 가치와 사연들을 읽을 때면 지키지 못함에 마음이 아팠다.

회화를 시작으로 문자로 만든 예술인 전적까지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예술품도 소개되어 있지만 그동안 알려지지도 보여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소장가치가 높은 책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과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바로 잡아주는 부분들이 담겨 있는 <천상의 컬렉션>
예술품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부국강병을 염원했던 왕들의 의지가 담긴 작품부터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작품, 서민의 삶이 반영된 작품, 외교를 위한 제작품, 동서교류가 활발히 일어났음을 반영하는 작품 등 진귀한 작품과 그 사연은 어느 소설보다도 재미있고 천오백년의 우리 역사를 한눈에 보는 듯했다.

책벌레였던 정조는 조선 왕조가 400년 넘게 왕의 곁에서 함께한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를 세우고 했다는 이야기와 일본 황실에 전해 내려오는 백제 바둑판인 '목화자단기국'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이야기, 좌우대칭이 아니기에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는 ' 달항아리'의 이야기 등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가득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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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켜는 소녀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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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과 얼마나 많이 소통하고 있을까?

누군가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집착이며 구속으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픈 것이였음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났다.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로 세상에 존재하며 하나의 연을 맺고 살아온 이들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달랐다.
엄마에게는 딸이 재능이 있음을 넘어선 천재에 가까운 아이로 기대감이 컸으며, 자신의 기준에서의 평범함을 추구하며 한국에서 성공하길 바랬지만 딸은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하나의 장편소설이지만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남편을 따라 의료봉사를 명목으로 한국을 떠나 가나로 간 중년의 여성과 그녀의 외동딸이자 바이올린리스트 정은이 주인공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어느 한 가족의 단면을 담아내고 있는 듯했다.

우연하게 가게 된 의료봉사와 비행기사고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되면서 이것은 자신들의 운명을 바꿔놓다.
이전에 사용한 자신들의 이름을 포기하고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길을 택하면서 한국에서의 자신들의 명의로 된 모든 것을 포기로 한 노부부는 딸과도 연락을 끊게 된다.
그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게 된 것일까?

바이올린을 통해 명성을 얻은 정은은 사랑하지도 않았던 사람과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 후 점차 그를 사랑하게 되지만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진 그와 비행기사고로 부모를 잃게 되는 힘든 일을 겪게 된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냉정하리만큼 부모의 사고에 대해서는 오히려 안도감마저 느끼는 모습을 보이며 놀라게 했다.
그리고 뉴욕에서의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부모님이 생활했던 아파트로 들어간다.
그곳은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그녀에게 오라고 했던 집이였으나 그녀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곳이였다.
그녀는 왜 그토록 그들이 있을 때는 가고 싶어하지 않던걸까?

이 후에 일어나는 생각지도 않은 사건들 속에서의 엄마와 딸은 모습은 섬뜩함마저 들게하고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아슬아슬한 바이올린의 현과 같은 줄 위를 걷는 듯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의 마음을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이올린 켜는 소녀>는 제목만으로는 언뜻 어떠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을지 예상할 수 없었다.
이야기가 모두 끝났음에도 나는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 속에 남은 듯한 느낌과 함께 나에게 있어 부모는 어떠한 존재이고 아이들에게 있어 나는 어떠한 존재일까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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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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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었던 동화 중 '인어 공주'가 있다.
그 당시 그 이야기를 읽었을 때 충격이 컸었던 기억이 난다.
모습은 아리따운 아가씨인데 몸은 물고기의 형상이라니...어린 마음에 진짜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더랬다.

허구적 이야기임을 알았을 때는 결말이 슬퍼서 또 마음이 아팠다.
될 수 없음을 알면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나를 얻을 수 있었던 그녀였지만 결국 결말은....

구병모작가의 <아가미>라는 작품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인어 공주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인어가 공주가 아닌 소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펼쳐지는 이야기는 신비로움과 아픔을 느끼게 했다.
소년은 분명 외형상으로는 온전한 사람이였으나 귀 뒤에 알 수 없는 베인 것같은 깊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건 물고기의 아가미와도 같은 것이였다.

어느 밤 물에 젖은 상태로 한 노인과 강하에게 발견된 아이는 아이였음에도 분명 다름이 발견되었고 경찰에 신고하자는 것을 안된다고 만류하는 할아버지로 인해 시기를 놓치면서 그렇게 아이와 가족 아닌 가족의 형태로 동거에 들어가게 된다.
강하는 그 소년을 '물고기새끼'라고 불렀지만 소년의 이름은 '곤'이라 불렸으며 그의 존재는 세상에 분명 존재함에도 존재하는 이로 살아갈 수 없는 이였다.

'곤'은 어느 연유인지 모르지만 세상 밖에서 숨을 쉬는 것보다 물 속에 있을 때가 호흡하기 편하고 커가면서 등쪽으로 푸른 빛깔의 물고기비늘같은 것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곤'을 살려준 할아버지와 강하의 인연과 사연, 우연하게 목숨을 구해준 '해류'가 다시금 '곤'을 찾아와서는 곤이 떠난 이후의 할아버지와 강하의 소식을 전해주는 등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 <아가미>

소설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가독성이 뛰어났으나 소설을 노블 웹툰으로 표현된 책은 막연하게 나의 머릿 속으로 그려본 소설의 장면들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다소 어둡고 무거운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의 소설임에도 작가 특유의 문체와 표현력으로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하면서 어느 덧 소설의 끝을 향해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였다.

어느 곳에서 정말 살아있을 것같은 신비로운 존재의 '곤' 그리고 그런 곤을 겉으로 표현함과는 달리 살아주기를 바라는 '강하'라는 두 인물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아가미>를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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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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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농익는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때.
- 342p

처음 구병모 작가를 알게 된 작품은 <위저드 베이커리> 로 청소년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작품성이 뛰어남에 감탄을 하며 다음으로 읽은 작품이 <한 스푼의 시간>이다.
그 작품은 제목부터가 끌림을 주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닉네임으로 쓰고 있다.
그런 그녀의 또 다른 소설인 <파과>는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도 읽으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하나로 정리되지 못하고 나의 머리와 가슴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

'파과'
사전적 의미는 흠집이 난 과일이다. 소설에도 한때는 달콤한 향기와 한 입 베어물면 달달한 과즙이 입 안 가득 퍼지는 복숭아가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변하고 물러지고 썩어서는 만지는 순간 예전의 형태마저 사라지게 되는 사전적 의미의 '파과'를 표현하는 문구가 있다.
하지만 그런 사전적 의미만이 아닌 한때는 화려한
실력을 뽑내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을 젊은 시절을 지나 이제는 퇴물취급을 받으며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주길 바라는 이들의 눈치 아닌 눈치를 받는 노부인의 이야기를 '파과'라는 제목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저 평범한 노부인이라 여겼다. 그런 그녀는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놀라운 직업을 가졌다.
그들의 세계에서는 '방역'이라 표현하는 일명 킬러인 것이다.
40여년을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느끼며 살지 못하고 냉혹한 청부 살인을 업으로 그저 하달받은 지시를 실행하며 살아온 '조각'
세월 앞에 장사없다고 그녀 역시 60대의 나이에 몸도 기억력도 예전같지 않았다. 깔끔한 일처리를 생명으로 여기는 청부 살인의 세계에서 노화로 인해 예전이라면하지 않을 실수와 연민이 늘어갔다.

그녀를 '방역'에 세계로 이끈 류라는 존재와 작업 중에 잠깐의 방심으로 상처를 입은 조각을 무엇 하나 묻지 않고 치료해 준 의사인 강박사에 대한 마음, 지시받은 일의 처리가 끝나고는 잊어 버리는 그녀와 달리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하는 일이 되어 원한을 사게 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되는 조각의 이야기 등 한 편의 소설 속에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이 소멸의 시간을 맞이하는 한 여성인 '조각'의 일생의 담겨 있다.

지킬 것이 없어야 했던 그녀에게 조금씩 지키고 싶어지는 것들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그녀와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일이 될 줄 몰랐음이 읽는 내내 먹먹함으로 다가왔다.

분명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아님에도 미스터리함과 긴장감이 들게 하고 문체 하나 하나의 표현은 대충 읽어내려가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연민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나 역시 화려한 시절이 끝나고 상실의 시기가 있을 것이다.
그녀의 표현처럼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의 불꽃처럼 빛나는 순간이 부서져 사라지겠지만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기보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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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학 탐 청소년 문학 20
오조 유키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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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우산으로 자신을 푹 가린 듯한 신비로운 한 소녀가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의 표지에 이끌려 선택한 <푸른 수학>

수학이라는 단어와 소설이 매치가 되지 않았기에 더 궁금했던 이 책은 나를 수학의 세계로 이끌었으며, 수학에 대한 또 다른 느낌을 그리고 이제까지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수학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려보라 말하는 듯 그들의 이야기로 초대했다.

나에게 있어 수학이라 하면 외워야할 것같은 기호와 숫자와 수식들로 펼쳐보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시작부터 답답함을 주는 과목이였다.
수학이 가진 매력을 알기도 전에 포기라는 단어를 먼저 알라버렸다고 할까?

정답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수식의 탄생과정을 이해하기보다는 이미 탄생한 수식을 외워야만 했던 나와는 달리 이 책 속의 아이들은 수학의 진정한 매력과 왜 수학을 해야하는지, 수학으로 대결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수학에 다가가고 풀어내고 있다.
수학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수학에 더 빠져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나에게는 신기함 그 자체였다.

수학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아리송한 이야기와 내게는 어려운 수식의 등장, 수학을 가지고 게임을 하듯 실력을 겨루는 모습 등 잔잔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는 이 소설은 읽어갈수록 묘하게 빠져들게 했다.

상상할 수 없었고 수학이라는 소재로 어떻게 소설을 썼을까 궁금했다.
읽고 나서 알았다. 나에게는 포기하고 싶었던 수학이 누군가에게는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걸...
나에겐 단순히 숫자와 수식이 글자와 같은 것이였다면 그들에게는 수학으로 쾌감을 느끼고 수학의 세계를 알아감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감과 같다는 것을....

<푸른 수학>은 수학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인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수학을 풀면서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나가는 이야기이다.
수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또 한 번 수학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며, 나처럼 수포자라도 재미있는 소설을 통해 수학도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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