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켜는 소녀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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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과 얼마나 많이 소통하고 있을까?

누군가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집착이며 구속으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픈 것이였음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났다.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로 세상에 존재하며 하나의 연을 맺고 살아온 이들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달랐다.
엄마에게는 딸이 재능이 있음을 넘어선 천재에 가까운 아이로 기대감이 컸으며, 자신의 기준에서의 평범함을 추구하며 한국에서 성공하길 바랬지만 딸은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하나의 장편소설이지만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남편을 따라 의료봉사를 명목으로 한국을 떠나 가나로 간 중년의 여성과 그녀의 외동딸이자 바이올린리스트 정은이 주인공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어느 한 가족의 단면을 담아내고 있는 듯했다.

우연하게 가게 된 의료봉사와 비행기사고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되면서 이것은 자신들의 운명을 바꿔놓다.
이전에 사용한 자신들의 이름을 포기하고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길을 택하면서 한국에서의 자신들의 명의로 된 모든 것을 포기로 한 노부부는 딸과도 연락을 끊게 된다.
그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게 된 것일까?

바이올린을 통해 명성을 얻은 정은은 사랑하지도 않았던 사람과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 후 점차 그를 사랑하게 되지만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진 그와 비행기사고로 부모를 잃게 되는 힘든 일을 겪게 된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냉정하리만큼 부모의 사고에 대해서는 오히려 안도감마저 느끼는 모습을 보이며 놀라게 했다.
그리고 뉴욕에서의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부모님이 생활했던 아파트로 들어간다.
그곳은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그녀에게 오라고 했던 집이였으나 그녀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곳이였다.
그녀는 왜 그토록 그들이 있을 때는 가고 싶어하지 않던걸까?

이 후에 일어나는 생각지도 않은 사건들 속에서의 엄마와 딸은 모습은 섬뜩함마저 들게하고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아슬아슬한 바이올린의 현과 같은 줄 위를 걷는 듯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의 마음을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이올린 켜는 소녀>는 제목만으로는 언뜻 어떠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을지 예상할 수 없었다.
이야기가 모두 끝났음에도 나는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 속에 남은 듯한 느낌과 함께 나에게 있어 부모는 어떠한 존재이고 아이들에게 있어 나는 어떠한 존재일까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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