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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 마법의 공부미션에 도전하다 ㅣ 맛있는 책읽기 2
서희 지음, 김민선 그림 / 책먹는아이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아이 소연이가 영어 학원에서 자기 시험지를 컨닝했다는 영성이의 음해로 하루 아침에 왕따가 돼버립니다. 속상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던 어느날 전학온 유리가 소연이의 진실을 발벗고 나서 밝혀주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처럼 명쾌한 수습이 쉽지는 않았지요. 공부를 해 성적을 올려 자신의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만이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소연이는 공부를 하기로 결심을 하고 이모에게 연락을 합니다. 이모는 소연이에게 공부 미션이라는 다섯가지의 과제를 줍니다.
1. 상상 문방구 아저씨에게 노트 사기
2. 방화 공원의 현이 아빠에게 시간표 빌려 보기
3. 세상에서 가장 수다스런 사람을 만나 말하지 않고 듣기만 하기
4. 실패한 사람 만나 보기
5. 닮고 싶은 친구 찾기
이모가 준 과제는 공부를 잘하는것과는 거리가 먼거 같았어요. 정말 그랬을까요.
상상 문방구 아저씨가 알려준 노트는 따로 만들어진 노트가 아니라 소연이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정리 노트였습니다. 바둑때문에 학교에 잘 나오지 못하는 기훈이를 도와주기 위해 노트 정리를 하면서 소연이는 정리 노트를 만드는 재미를 알고 그 노트로 시나브로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유리와 기훈이를 통해 외롭지만 작은 위로를 받으면서 힘겨운 학교 생활을 하는 소연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모가 내준 과제를 한가지씩 수행하면서 스스로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현이 아빠의 시간표를 보고서는 목표를 세우고 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작은 목표를 세우면서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패한 아역탤런트 이빛나를 만나면서 다른 사람의 실패를 귀한 교훈으로 삼아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에 마음을 열고 귀기울이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진전시키는지도 배웁니다.
마침내 조금씩 조금씩 성적이 올라 100점을 맞은 그동안의 소연이의 시험지가 익명처리되어 모두 공개되면서 모든 친구들의 귀감이 되고 영성이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갑니다. 비록 시작은 영성이에게 받은 오해와 수모를 풀기 위함이었지만 소연이는 그 과정을 통해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배우고 친구들과의 귀한 우정까지 얻습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왕따라는 소재를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와 잘 매치시킨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참 재미가 없습니다. 나의 일이라는 사명감이나 책임감도 없고 스스로 수동적인 자세에서 임하게 되니 능률도 나지 않을뿐더러 일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더더욱 찾아볼 수가 없지요. 특히 공부가 그런거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이지만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주문을 넣지 않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인데 제가 공부하는걸 좋아했습니다. 공부로 밤을 새우고 마주하는 파란 새벽 하늘의 색깔을 참 좋아했거든요. 그 기억은 지금까지 저 혼자만이 간직한 선물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그 하늘을 보는게 좋아서 공부하는게 좋았어요. 그리고 한단계씩 목표를 이루어 나갈때의 희열감은 중독성까지 갖고 있어서 나름 좋은 자극제가 되어주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겁게, 열심히 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안해요. 공부든 무슨 일이든 스스로 그것에서 오는 기쁨을 안다면 시키지 않아도 진실로 열심히, 열정을 다해 할 거라는걸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언젠가 어떤 계기를 통해서 스스로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는 날이 올거라는 믿음 하나로 아직은 딸아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고민은 있어요. 그 기쁨을 아이에게 어떻게 깨닫게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지요. 여기 그 해답으로 나아가는 처음 안내도 같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하소연, 마법의 공부 미션에 도전하다>입니다. 이 미션들은 비단 공부에만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아이가 살아나갈 인생에 있어서 훌륭한 조언이 될 지침서와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실패한 사람을 거울삼아 나의 교훈으로 삼는것, 다른 사람의 말에 진심으로 귀기울이는것, 시간을 잘 활용하는것, 롤모델을 세우고 노력하는것.... 아이가 학생이기에 지금은 공부에 한정되어지는 것들이지만 이 미션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충고가 될 귀중한 이야기 들이기에 미션 하나 하나가 헛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가는 길에 꼭 필요한 인생 지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꼭 기억해 줬으면 하는 것들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