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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00배 즐기기 - 100배 즐기기 시리즈, City '08~'09 ㅣ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해외 여행이 자유화 되고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었던 남편에게 2년동안의 자유가 허락되었다. 우린 그 기회를 그냥 날릴 수 없었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기에 떠날 수 없었던 해외여행. 한맺힌 사람들처럼 우리 부부는 과감히 적금을 깨고, 만료된 여권(여권도 단수만 허락됨)도 새로 만들고, 밤낮으로 인터넷과 씨름하며 루트를 짜고 계획을 세우며 숙박업소를 미리 예약했다. 그리고 2003년 여름, 각자 커다란 배낭을 메고 남편은 캐리어를 끌고 나는 네 살된 딸아이의 손을 잡고 유럽 배낭여행을 나섰다. 그 처음 기착지, 내가 발을 디딘 첫번째 유럽땅이 바로 파리였다. 가장 기대를 했던 곳이라 보름중 5일을 안배했는데 파리 시내만 겨우 보고 근교는 갈 수 없었다. 너무 좋아서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는 곳이라 파리가 나오면 늘 눈여겨 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 우리의 손에 들려 유럽까지 따라갔던 책이 <유럽 100배 즐기기>(이하 유럽책)였다. 상당히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만나게 된 <파리 100배 즐기기>는 유럽책 중에서 프랑스 파리와 근교를 집중적으로 소개시켜 주는 책이라 그 기대가 남달랐다. 08년 8월에 나온 최신간으로 현재 파리의 상황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문득 파리의 물가는 얼마나 올랐나가 궁금해서 유럽책을 펼쳐 에펠탑의 관람료를 비교해보니 음......올랐다. 당연한거겠지. 그래도 다시 파리를 꿈꾸는 내겐 약간의 서운함을 느끼게 한다. 돈은 항상 사람을 민감하게 만든다.
파리만을 소개해주는 책이라 아주 자세하다. 프롤로그 부분의 파리 아젠다엔 파리의 사계를 보여준다. 계절에 맞는 옷차림, 월별 평군 기온과 일몰, 일출시간 그리고 주요 행사를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처음부터 ’역시~’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여행 계획을 짤때 도움이 될 부분이다. 여행 준비하기는 꼼꼼하게 읽어보면 파리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꽤 유용하리라 여겨지는 부분이다. 이어서 나오는 여행 시작하기 부분은 실제 파리 여행에 있어서 꼭 알아두어야 하는 기초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여행중에 말설고 문자설은 외국 공항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 비행기를 가까스로 탄 경험이 있는 나는 샤를 드 골 공항의 터미널 안내도를 꽤나 집중해서 보았다. 밖에 나가면 이런게 도움이 되는 진짜 정보다. 나같은 어리바리에게는.
한번 갔던 곳이라 그런가. 책을 통해 핵심 지역 11곳의 지명과 지도, 풍경들을 대하는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낯설음보다는 익숙함이 더 크다. 삽입된 지도를 보는것도 쉬웠고, 명소의 사진들은 반가웠다. 아마도 여행이 주는 추억이라는 선물일거다. 유럽책에서는 에펠탑에서 시작해 개선문과 샹제리제, 꽁꼬르드, 틜르리, 로댕미술관, 라 데팡스, 다시 에펠탑의 코스를 9시간으로 잡은 것에 비해(사실 이대로 본다는건 불가능했다) 이번 파리책에서는 개선문과 샹제리제만 따로 떼어내어 약 6시간을 할애하는 가이드를 한다. 그 속에는 엘리제 궁전, 몽소 공원같이 세세한 곳까지 소개하고 있는데 핵심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는 11개의 지역 모두를 이렇게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파리 100배 즐기기라는 제목을 실감하게 한다. 덕분에 알게된 불로뉴 숲과 백조의 작은 길, 생 마르탱 운하는 다음에 꼭 가보리라 다짐한 곳이다.
책을 보면서 나도 변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 유럽에 갔을때는 무조건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았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기를 쓰고 찾아다녔다. 유럽책을 보면서도 박물관, 미술관 정보부터 숙지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볼때는 먹거리, 쇼핑, 아이들 관련된 곳이 가장 눈에 잘 들어온다. 내 맘을 어찌 알았는지 정말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여행후에 가장 후회됐던게 돈 아낀다고 방문한 나라의 대표 음식도 제대로 먹어보지 못한 거였다. 그 후회를 원없이 되돌릴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먹거리 정보가 풍부하다. 유명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빵, 과자, 물, 제과점, 프랑스 요리, 테이크아웃, 간식,펍, 식당 이용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알려줘서 읽으면서도 침을 꼴딱 꼴딱 삼켜야했다. 그리고 쇼핑정도도 자세하다. 직접 조사해서 만든 쇼핑맵 베스트 7과 거기에 들어서 있는 수많은 샵에 대한 설명을 보고 있으려니 다음번엔 윈도우 쇼핑이라도 제대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쁘렝땅 한군데서 모든 쇼핑을 끝낸 그 시간들을 비웃는것 같은 생생하고 싱싱한 쇼핑 정보가 그야말로 방대하다.
그때보다 나이는 더 먹었지만 생활은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그래서 파리 근교 여행도 고려할 수 있을거 같다. 하루나 이틀정도에 가능한 14곳을 소개해 주고 있다. 못가서 아쉬웠던 베르사유 궁전, 루아르 고성지대, 아이들을 위한 디즈니랜드 파리는 여전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가는 방법과 묵을 수 있는 숙소, 지역 관광 팁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책의 후미에는 파리에서 묵을 수 있는 숙소의 종류부터 업소까지 다양하면서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책을 펴는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가슴을 두근 거리게 만든 책이다. 개선문 위에서 본 파리 시내 전경을 잊을 수 없다. 내 기억속의 샹제리제는 향기로 가득찬 거리였다. 그래서 나는 파리를 생각하면 어릴적 엄마가 쓰시던 코티분 향기가 떠오른다. 다시 걷고 싶은 거리다. <파리 100배 즐기기>는 잊지 않았지만 잠자고 있던 기억과 떠나고자 하는 다짐에 불을 지핀다. 올 겨울 괌에 가려던 마음을 눌러 참고 파리 여행을 앞당겨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떠나는 내 손엔 이 책 <파리 100배 즐기기>가 들려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