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방귀 나가신다 웅진 지식그림책 18
신순재 지음, 홍기한 그림, 윤소영 감수, 조은화 꾸밈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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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특히 4~6세 방글이 또래의 아이들은 똥, 방귀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즐거워한다.
아~ 드러워 하면서 코를 찡긋거리면서도 연신 상상하고 흉내내면서 낄낄대는 소재들이 
방귀, 똥 이라는 원초적인 소재가 아닐까싶다. 
<방귀방귀 나가신다>는 이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그 마음을 헤아려 방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우선 그림이 눈에 띈다. 
겉표지의 '방'자의 'ㅇ'을 동그랗게 구멍을 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방귀를 연상시킨다. 
방글이는 엄마와 함께 처음 책을 읽은 후에도 심심하면 책을 펴고 혼자 들여다보면서 큰 소리로 웃어제낀다. 
책속에 온갖 방귀가 연상되는 그림들이 한가득이다. 무형의 방귀들이 한가득이라니.....
어른인 내가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감탄을 했던 이유는 무형의 방귀를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어떻게 표현했을까. 바로 소리이다. 방귀의 소리는 뀌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그 소리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방귀를 이야기하는 책인데 이보다 더 좋은 미술책이 또 있을까 싶어서 
내심 그 발상에 멋지구나!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혼자 책을 보며 즐거워하는 방글이>
구불구불, 동글동글, 퐁퐁퐁 느낌이 나는 그림을 항상 저렇게
손으로 따라그린다. 방글이 방귀소리는 어떤거니?하고 물으면
몰라! 하면서 부끄럽게 웃는다.


<그림으로 표현된 방귀소리>
면지에 몽글몽글한 느낌이 나는 검은색으로 한가득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코를 막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달아나기 바쁘다. 
방귀냄새를 피해서 도망치는 아이들일거다. 
검은색은 사방에 퍼져있는 방귀냄새를 표현한거다. 
그리고 이어서 적나라한 방귀 소리들이 계속 표현되고 있다.
붕붕붕, 북북북, 피식피식, 뽀옹~, 빠아아아앙~ 푹푹푸욱~
읽다보면 재미있어서 자꾸만 입으로 방귀소리를 내고 만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아주 그만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을 쏙 잡아끈 후에
방귀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음식물이 통과하는 순서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방귀가 생성되는지를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음식에 따라서 방귀 냄새가 심한 이유, 방귀를 낄거 같지 않은 동물들도 방귀를 낀다는 사실
우주선에서는 방귀를 끼면 안된다는 것, 뽕나무의 오디가 방귀를 잘 나오게 해서 뽕나무라는 것등
방귀와 관련된 지식과 상식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방귀, 똥구멍, 똥, 구리다 라는 단어를 서슴치않고 사용해서이다.
책에서 그 단어들을 보고 듣고 읽으면서  
아이들은 마치 금기시해야할 어떤것을 마구 터뜨리는 기분에
후련함마저 들지 않을까싶다.
즐겁게 방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방귀는 부끄럽고 감추어야 될것이 아니라 
건강의 척도라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방글이의 방귀소리>
책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방귀소리를 보고 즐거웠던 방글이.
식구들의 방귀소리를 표현해 보았다.
아빠, 엄마, 누나, 방글이, 이모, 할아버지.....
온 집안 식구들의 방귀가 등장했다.
나중에는온통 하얗고 시커멓게 칠해서
방귀끼다가 똥을 싸버렸구나 했더니
너무 너무 즐거워하던 방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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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
제시카 미저브 글 그림, 송주은 옮김 / 예림당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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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4남매의 첫째이자 집안의 첫 손주, 첫 조카로 태어난 나는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자랐다. 그 대접은 아직까지 이어져서 뭔가 물질적인 혜택이 사라져버린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구들이며 친척들은 나를 동생들이며 사촌들보다 좀 더 특별하게 대해준다는게 느껴질 정도다. 큰 아이만 받는 특별한 사랑이 있다는걸 그래서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당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왔다는걸 30몇년을 살아온 지금에서야 되돌아볼 수 있었다니.......나도 참 이기적인 인간임을 한권의 아이들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제시카 미저브의 <작은 아이>는 큰 아이의 그림자에 갖혀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는 작은 아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항상 멋진 선물을 받고 때론 작은 아이를 겁주는 큰 아이, 그런 큰 아이때문에 너무나 화가 난 작은 아이는 어느날 큰 아이가 아끼는 앵무새를 놓아준다. 그러나 후련할 것 같았던 마음은 더없이 무거워지고 작은 아이는 집을 나간다. 자유롭게 행복을 느끼고자 했지만 찾아오는 것은 외로움뿐. 그때 나무가지에 앉아 있는 큰 아이의 앵무새를 보게 되고 그 나무 아래에서 앵무새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큰 아이를 보게 된다. 나무에 오르는것을 무서워하는 큰 아이와는 달리 작은 아이는 커다란 나무에 올라가 앵무새를 큰 아이에게 데려다 준다. 작은 아이는 마치 큰 아이가 된듯했고 행복함을 느낀다. 

작가는 이 한편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은유적인 그림을 통해서 좀 더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은 아이를 짓누르는 큰 아이는 표정이나 그 어떤 모습도 그려내지 않고 오로지 검은 그림자로 표현하고 있다. 커다란 여자 아이의 검은 그림자를 벗어 날 수 없는 작은 아이를 통해 언니에게 가려져 눌려 지내는 작은 아이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글이나 구체적인 그림으로 어떠한 갈등을 보여주지 않고서도 작은 아이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눈길이 많이 머물렀던 부분이다. 그러다가 작은 아이가 앵무새를 되찾아 큰 아이에게 돌려주고 즐겁게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두 아이의 그림자는 서로 손을 맞잡고 각각 독립된 두개의 그림자가 되어 있다. 큰 아이도 뭔가 못하는게 있다는데서 오는 안도감, 그것을 자신이 해줄 수 있다는 뿌듯함에 작은 아이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을 수 있었으리라. 

사실 이 책은 작은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나는 아홉살 큰 아이와 함께 보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정확히 만 4년을 홀로 자란  큰 아이에게 남동생이 생겼다. 마음은 아니지만 드러나는 행동은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큰 아이는 순식간에 빼앗긴 사랑때문에 굉장히 혼란스러워했고 한동안 늘 떼쟁이 울보, 샘쟁이, 심술쟁이로 낙인찍혀 지내야만 했다. 그로부터 또 다시 4년이 흘러 큰 아이는 체념과 약간의 피해의식에 애증이 더해진 채로 남동생과 남매라는 이름으로 하루 하루 커가고 있다. 그래도 4년을 홀로 온 사랑을 독차지해본 경험이 있는 아이는 그 시간동안 몸에 밴 이기적인 행동과 욕심을 아직까지 그대로 드러낼때가 있어 깜짝 놀라게 할 때가 가끔 있다. 

책을 읽고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너는 온 집안의 제일 첫번째 귀염둥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제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생각해봐라. 태어난지 9년이나 되었으니 너를 향한 가족들의 사랑은 9년동안의 사랑이지만 이제 다섯살, 만 34개월인 동생은 34개월만의 사랑밖에 받지 못한거다. 동생은 남자임에도 네가 입던 옷, 네가 신던 신발, 네가 갖고 놀던 소꿉놀이, 블럭, 책등을 그대로 쓰고 있다. 너는 지금도 모든걸 새것으로만 쓰고 있지. 앞으로도 몇년동안은 동생은 늘 이렇게 지내야 할 거다 등등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주었다. 

자신만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조금 더 넓은 마음을 갖어주었으면 하는것 또한 부모로서의 욕심이겠지만 한번쯤은 동생의 입장도 헤아려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에 꼭 함께 보고 싶었다. 어느정도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동생한번 생각해보는것만으로 고마운 일이겠지. 뒷표지에 크고 작은 두개의 흔들의자가 같은 곳을 향해 나란히 놓인 모습이 참 인상깊다. 나란히 함께 간다는것,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쉽지 많은 않은 일이기에 가만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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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가 사라졌어요! 키다리 문고 2
클레르 프라네크 지음, 김혜정 옮김 / 키다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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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 글과 그림을 함께 하는 작가를 유심히 보게 된다. 글 하나만 쓰기에도 쉽지 않을터인데 그림까지 그리는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체부가 사라졌어요>의 작가 클레르 프라네크 역시 글과 그림을 함께 보여주는 작가다. 작품성이 보이는 대단한 그림은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웃음지어지는 재미있는 그림으로 독자들을 기분좋게 한다. 어린이 책이니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쏙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네모칸 안에서 빛나는 만화는 아니지만 카툰 형식으로 간단하게 그려진 그림과 인물들의 대사는 딱딱하고 정형화된 줄글씨 책에 지루해하던 아이들에게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기 이 재미난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또한 만만치않게 흥미롭다. 

서커스단의 곰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 곰이 말을 할 줄 안단다. 월요일 아침 힘차게 패달을 돌리며 우편물 배달을 하던 프랑스와 파르불레뜨는 길에서 서커스단을 만난다. 우체부 제복을 입은 프랑스와를 경찰로 착각한 단원들은 함께 사라진 곰을 찾아줄 것을 막무가내로 부탁하고 마음 약한 프랑스와는 어정쩡하게 입장 표명을 하다가 결국 곰을 찾는데 동참하게 된다. 사라진 곰을 찾는다는 설정부터 이 이야기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사라진 뭔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영화나 소설이 왜 재미있고 인기가 있을까. 결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과연 원하는 것을 찾을까하는 궁금함을 이길 독자는 별로 없다. 
곰을 찾아 떠난 세사람의 일주일간의 행적을 좇아 가는것만으로도 즐거운데 이야기는 같은 시간 우체부가 없는 마을의 일상까지 함께 보여주고 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책에서 평면적인 시,공간적 배경만을 보다가 입체적인 배경을 만나니 많이 반가웠다. 

서커스 단원 두명과 함께 곰을 찾으러 떠난 프랑스와,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곰의 흔적을 찾으면서 작은 모험을 겪는다. 멧돼지를 만나 쫓기면서 나무위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산딸기로 끼니를 때우고 벌통을 건드려 벌떼에게 쫓기기도 한다. 같은 시간 마을 사람들은 프랑스와가 전해주는 편지를 애타게 기다린다. 우체부 한명이 없어지자 작은 마을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버린다. 마켓에서는 카타로그가 도착하지 않아서 물건 주문을 못하고, 병원에서는 차트가 도착하지 않아 진료에 차질을 빚는다. 약혼자의 편지를 기다리는 아가씨는 애가 타고 학교에서는 연극 준비물이 도착하지 않아서 연극을 하지 못한다. 
한편 벌을 피해 물속으로 뛰어든 세사람은 옷을 말리다가 다시 곰의 흔적을 발견하고 벗은채로 곰을 따라나섰다가 사슴무리에게 둘러싸여 온밤을 지샌다. 그 시간 프랑스와의 가족은 사라진 남편과 아빠를 찾기 위해 전단지를 준비하고 사라진 우체부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던 마을 사람들은 드디어 함께 우체부를 찾기로 한다. 길에서 서커스단장을 만난 농부는 우체부가 곰을 찾으러 숲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마을 사람들과 수색에 나서고 그 시간 프랑스와 일행은 삼림 감시원 집 지하실에 강금을 당한다. 결국 마을 사람들과 프랑스와 일행은 만날 수 없었지만 말을 할 줄 아는 서커스단 곰이 제발로 나타나 일행을 구하고 함께 길을 찾아 마을로 돌아온다. 서커스단장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받고 밤이 되어 무똥마을로 돌아온 프랑스와는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해주지 못한 마을 사람들의 우편물을 모두 전해주고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곰을 찾아 모험을 하는 프랑스와 일행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더욱 마음에 남은 장면은 한명의 우체부가 없어지자 바로 마비되는 마을의 모습이었다. 우체부 한명이 제 몫의 일을 못하자 마을 사람들은 꽤나 불편해진다. 이 세상에 하찮은 일은 단 하나도 없다는 귀한 교훈을 전해주는 내용이라 좋았다. 게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전해주지 못한 편지를 늦은 밤에 모두 배달하는 프랑스와의 모습과 사라진 프랑스와를 찾기 위해 나서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작은 감동까지 전해졌다. 
독특한 구성과 재미있는 그림에 마음 따뜻해지는 내용까지, 한권의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게 꽤 많은 힘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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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이야기 - 작지만 놀라운 씨
지니 존슨 글, 시몬 멘데즈 그림, 이선오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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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가하기에 별이 다섯개만 있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쏙 든 책이다. 2008년도에 영국에서 출간된 책이니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책이다. 

사과이야기의 처음에서는 사과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나무의 생김새와 열매, 뿌리, 나이테, 나무껍질, 줄기, 잎등 우리가 볼 수 있는 사과나무의 겉모습에 대해서 알려준다. 사과나무의 키가 보통 5미터가 넘게 자란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지인중에 사과 과수원을 했던 분이 계셔서 직접 사과밭에 가본적이 있는데 그때 본 사과나무는 작은 키에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져 있던걸로 아는데.....의아함을 가지며 계속 책을 읽다보니 맨 마지막장에 사과나무의 종류는 7500가지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어서 나의 호기심을 풀어주었다. 

그다음으로 사과나무의 한살이를 이야기해주는데 사과꽃 만발한 봄, 푸른 잎 무성한 여름, 사과를 한가득 매달고 있는 가을, 조용히 봄을 준비하며 휴식하고 있는 사과나무를 보여준다. 봄에 찾아오는 손님은 벌과 곤충이고 여름엔 나방 애벌레가 찾아와 잎을 갉아 먹는다. 가을엔 떨어진 사과를 말벌과 나비들이 찾아와 먹고 겨울엔 사과나무 껍질에 거미들이 집을 짓고 산다. 

봄이 되면 새로 돋는 잎눈과 꽃눈을 보여주고 그 꽃눈이 자라 사과꽃을 피우면 벌들이 날아와 꽃가루를 퍼뜨리며 수정을 도와준다. 수정이 이루어지면 꽃이 떨어지면서 씨방에서 씨가 생기고 사과가 맺히면서 사과가 속살을 찌우며 잘라게 된다. 씨방, 수술, 수정 같은 용어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서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식물을 배울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서 참 좋았다. 

떨어져 썪은 사과가 동물들의 밥이 되고 그 사과를 먹은 동물들의 배설물을 통해 씨가 옮겨지면서 싹을 틔우는 과정도 보여준다. 자연의 순환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에 알려주는 사과나무의 놀라운 사실들은 작은 호기심 백과 같은 느낌으로 가벼우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도 몰랐던 사과나무에 대해서 꽤 많이 알게 됐다. 사과는 장미과에 속한 식물이고 사과 한개를 만드는데는 50장의 사과 잎의 양분이 필요하고 사과의 종류는 7500가지이고.....등등.

아이들이 펼쳐보기 쉬운 스프링 제본에 날아다닌 벌과 떨어지는 나뭇잎은 살짝 움직일 수 있게 매달아 놓아 아이들의 관심을 쏙 잡아 끈다, 편집에서도 빛나는 책이다. 사과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사과나무의 일생에 대해서 보여주는 책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사과나무 뿐만 아니라 모든 나무의 한살이가 들어있다. 중학교 생물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어릴때는 왜 이런 책이 없었을까 싶어 아쉽기도하고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가 부럽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단행본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면 굳이 자연과학 전집 같은걸 큰 돈 들여 사줄 필요가 없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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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00배 즐기기 - 100배 즐기기 시리즈, City '08~'09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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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이 자유화 되고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었던 남편에게 2년동안의 자유가 허락되었다. 우린 그 기회를 그냥 날릴 수 없었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기에 떠날 수 없었던 해외여행. 한맺힌 사람들처럼 우리 부부는 과감히 적금을 깨고, 만료된 여권(여권도 단수만 허락됨)도 새로 만들고, 밤낮으로 인터넷과 씨름하며 루트를 짜고 계획을 세우며 숙박업소를 미리 예약했다. 그리고 2003년 여름, 각자 커다란 배낭을 메고 남편은 캐리어를 끌고 나는 네 살된 딸아이의 손을 잡고 유럽 배낭여행을 나섰다. 그 처음 기착지, 내가 발을 디딘 첫번째 유럽땅이 바로 파리였다. 가장 기대를 했던 곳이라 보름중 5일을 안배했는데 파리 시내만 겨우 보고 근교는 갈 수 없었다. 너무 좋아서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는 곳이라 파리가 나오면 늘 눈여겨 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 우리의 손에 들려 유럽까지 따라갔던 책이 <유럽 100배 즐기기>(이하 유럽책)였다. 상당히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만나게 된 <파리 100배 즐기기>는 유럽책 중에서 프랑스 파리와 근교를 집중적으로 소개시켜 주는 책이라 그 기대가 남달랐다. 08년 8월에 나온 최신간으로 현재 파리의 상황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문득 파리의 물가는 얼마나 올랐나가 궁금해서 유럽책을 펼쳐 에펠탑의 관람료를 비교해보니 음......올랐다. 당연한거겠지. 그래도 다시 파리를 꿈꾸는 내겐 약간의 서운함을 느끼게 한다. 돈은 항상 사람을 민감하게 만든다.
 
파리만을 소개해주는 책이라 아주 자세하다. 프롤로그 부분의 파리 아젠다엔 파리의 사계를 보여준다. 계절에 맞는 옷차림, 월별 평군 기온과 일몰, 일출시간 그리고 주요 행사를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처음부터 ’역시~’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여행 계획을 짤때 도움이 될 부분이다. 여행 준비하기는 꼼꼼하게 읽어보면 파리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꽤 유용하리라 여겨지는 부분이다. 이어서 나오는 여행 시작하기 부분은 실제 파리 여행에 있어서 꼭 알아두어야 하는 기초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여행중에 말설고 문자설은 외국 공항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 비행기를 가까스로 탄 경험이 있는 나는  샤를 드 골 공항의 터미널 안내도를 꽤나 집중해서 보았다. 밖에 나가면 이런게 도움이 되는 진짜 정보다. 나같은 어리바리에게는. 

한번 갔던 곳이라 그런가. 책을 통해 핵심 지역 11곳의 지명과 지도, 풍경들을 대하는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낯설음보다는 익숙함이 더 크다. 삽입된 지도를 보는것도 쉬웠고, 명소의 사진들은 반가웠다. 아마도 여행이 주는 추억이라는 선물일거다. 유럽책에서는 에펠탑에서 시작해 개선문과 샹제리제, 꽁꼬르드, 틜르리, 로댕미술관, 라 데팡스, 다시 에펠탑의 코스를 9시간으로 잡은 것에 비해(사실 이대로  본다는건 불가능했다) 이번 파리책에서는 개선문과 샹제리제만 따로 떼어내어 약 6시간을 할애하는 가이드를 한다. 그 속에는 엘리제 궁전, 몽소 공원같이 세세한 곳까지 소개하고 있는데 핵심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는 11개의 지역 모두를 이렇게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파리 100배 즐기기라는 제목을 실감하게 한다. 덕분에 알게된 불로뉴 숲과 백조의 작은 길, 생 마르탱 운하는 다음에 꼭 가보리라 다짐한 곳이다. 

책을 보면서 나도 변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 유럽에 갔을때는 무조건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았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기를 쓰고 찾아다녔다. 유럽책을 보면서도 박물관, 미술관 정보부터 숙지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볼때는 먹거리, 쇼핑, 아이들 관련된 곳이 가장 눈에 잘 들어온다. 내 맘을 어찌 알았는지 정말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여행후에 가장 후회됐던게 돈 아낀다고 방문한 나라의 대표 음식도 제대로 먹어보지 못한 거였다. 그 후회를 원없이 되돌릴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먹거리 정보가 풍부하다. 유명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빵, 과자, 물, 제과점, 프랑스 요리, 테이크아웃, 간식,펍, 식당 이용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알려줘서 읽으면서도 침을 꼴딱 꼴딱 삼켜야했다.  그리고 쇼핑정도도 자세하다. 직접 조사해서 만든 쇼핑맵 베스트 7과 거기에 들어서 있는 수많은 샵에 대한 설명을 보고 있으려니 다음번엔 윈도우 쇼핑이라도 제대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쁘렝땅 한군데서 모든 쇼핑을 끝낸 그 시간들을 비웃는것 같은 생생하고 싱싱한 쇼핑 정보가 그야말로 방대하다. 

그때보다 나이는 더 먹었지만 생활은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그래서  파리 근교 여행도 고려할 수 있을거 같다. 하루나 이틀정도에 가능한 14곳을 소개해 주고 있다. 못가서 아쉬웠던 베르사유 궁전, 루아르 고성지대, 아이들을 위한 디즈니랜드 파리는 여전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가는 방법과 묵을 수 있는 숙소, 지역 관광 팁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책의 후미에는 파리에서 묵을 수 있는 숙소의 종류부터 업소까지 다양하면서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책을 펴는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가슴을 두근 거리게 만든 책이다. 개선문 위에서 본 파리 시내 전경을 잊을 수 없다. 내 기억속의 샹제리제는 향기로 가득찬 거리였다. 그래서 나는 파리를 생각하면 어릴적 엄마가 쓰시던 코티분 향기가 떠오른다. 다시 걷고 싶은 거리다. <파리 100배 즐기기>는 잊지 않았지만 잠자고 있던 기억과 떠나고자 하는 다짐에 불을 지핀다. 올 겨울 괌에 가려던 마음을 눌러 참고 파리 여행을 앞당겨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떠나는 내 손엔 이 책 <파리 100배 즐기기>가 들려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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