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한자 - 연상 암기 학습법, 명탐정 홈스 한자를 추리하라 1
곽백수 지음, 박원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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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몇년동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자 열풍이 불고 있다. 친한 친구의 아들도 취학전부터 한자 공부를 해서 급수를 땄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그에 반해 아홉살, 초등 2학년인 큰 아이는 아직 한자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 공부든 무엇이든 간에 뭔가를 배울때는 필요성을 느낄때까지 기다려주자는 생각이 있어서 한자도 아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낄때 시작하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부쩍 아이가 낱말의 뜻을 물어온다. 낱말의 뜻이라는 것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서 물어보는 즉시 그때그때 주관적으로 가르쳐주다 보면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는 국어사전을 이용하는데 국어사전의 풀이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니 우리말의 대부분이 한자어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낱말의 뜻을 물어올때는 나도 모르게 그 낱말의 한자음을 생각하고 그대로 뜻풀이를 해주고 있다. 그러면 대체로 거의 다 맞고 좀 더 객관적인 답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아이에게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엄맘에게 묻는 낱말의 뜻은 한자를 알고 있으면 정말 간단하게 알 수 있다고 말이다. 얼마후 아이는 전에 없이 한자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의 한자 급수까지 들먹이며 한자 공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아이의 의욕을 알고 나니 기다려준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에게 맞는 교재를 찾기 시작했다. 몇년전 어린이 학습만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마법 천자문책도 집에 몇권 있긴 했지만 한자를 배우는것보다 만화 자체를 좋아했었기에 학습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만화적 스토리에 치중하다 보니 책 한권에서 배울 수 있는 한자는 몇글자 되지 않았던 것도 이 책의 단점으로 여겨져 별로 권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때에 만난것이 바로 <국가대표 한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자 암기에 있어서 연상 암기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나라에서 지정한 상요한자가 1800자이다. 이 많은 한자를 무작정 암기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암기 뿐만 아니라 쓰기까지 해야한다면 그 어려움은 배가 된다. 국가대표 한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연상 암기라는 방법으로 간단하고 재미있게 해결해준다.

한자를 작은 단위로 나누눈데 그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한자가 주를 이룬다. 그 글자의 어원을 밝혀서 왜 그런 글자가 탄생했는지 알려주는데 쉽게 이해가 되면서 저절로 암기가 된다. 거기에 살을 붙이듯이 부수가 한자씩 붙을때마다 또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덧붙이는 식으로 설명해나가는데 그러다 보면 가지를 치듯이 한자들이 마구 생겨난다.  해당 글자들이 들어간 한자나 성어까지 알려주어 실제 쓰임을 익히니 글자에 대한 공감이 커져서 암기는 더욱 쉽게 된다. 이 연상 암기법은 단순히 글자의 암기에도 큰 도움을 주지만 한자 쓰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 이 모든 것이 만화를 통해 전개되기에 공부라는 부담감없이 아이는 재미있게 글자를 익힐 수 있었다.

처음 교재로서 가볍지 않고 적당히 무게 있으면서 실용적인 교재였다.  한권의 책에서 가르쳐주는 글자또한 제법많다. 중간 중간 한자의 기초까지 가르쳐주어서 교과 한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보고 좋으면 아이의 첫 한자 교재로 선택해야지 마음먹고 본 책인데 합격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 단순이 급수를 따기 위해 단기적으로 열을 올리고 암기한 한자는 머릿속에서 오래 가지 않는다. 연상 암기법을 이용해서 한자의 어원부터 차근 차근 이해하고 배운다면 오래 오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자를 기대해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남녀 노소 누구나가 재미있게 읽으며 공부 할 수 있는 교양만화로 남기를 바란다는 곽백수님의 바람이 헛된 꿈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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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우리 문화 속 수수께끼 2
유다정 글.그림, 정문주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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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 부모님은 집을  여러번 지으셨다. 아직도 기억나는것이 돼지머리 고이고 시루떡 얹은 고사상이다. 십장부터 시작해서 인부 아저씨들 막걸리 따라 절하고 부모님도 절하고. 상량식이라는 말도 기억난다. 그때도, 지금도 상량식이 뭔지 몰랐다.

조금 커서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잘 산다는 친구 집에 자주 놀러갔다. 그 집은 당시엔 동리에서 가장 잘 지은 큰 한옥이었다. 하루는 넓은 친구 집에서 술래잡기를 하면서 그 집 뒤곁으로 간적이 있다. 거기서 짚으로 덮어 씌운 뭔가를 보고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려는데 일하는 아줌마가 발견하시고 뭐라고 하셔서 멈춘적이 있다. 왠지 으스스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어릴때 봤던 이 광경들이 무엇인지 25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몰랐는데 며칠전 이 책 <터줏대감>을 통해서 알게 됐다. 상량식은 대들보를 얹고 마룻대를 얹는 것이 상량이고 그때 꼭 고사를 지냈는데 그것이 상량식이란다. 아마도 요즘엔 지붕을 얹고 나면 하는게 상량식인듯 하다. 그리고 친구집 뒤곁에 있던 그 짚더미는 터줏대감이 모셔졌던 곳이라는것도 알았다. 터를 지켜주는 귀한 터줏대감이 있는 곳이니 일하는 아주머니가 우리를 경계했던게 왜인지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터주를 그렇게 제대로 모시는 집은 흔치 않았는데 그 친구 집은 정말 정석대로 터주를 모셨다는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이 집안의 안녕을 위해서 의지했던 신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 집안을 지켜주는 각종 신들이 그렇게 많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그 신들의 유래를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처럼 풀어나간다.  그래서 어찌보면 무서울법한 내용인데 책에선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우리 식으로 집을 한채 짓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각각 속해 있는 신들을 소개하고 그 신들의 유래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함께 전해준다. 집터를 관할하는 터줏대감, 집안을 지켜주고 부자가 되게 해주는 성주, 아이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머니, 부엌신인 조왕, 부자가 되게 해주는 업, 변소에 산다는 변소각시, 장독대와 장맛을 지켜준다는 칠성신, 대문에서 악귀로부터 집을 지며주는 수문장신, 집들이까지 집이 만들어지는 순서에 따라서 등장하는 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시골집 화장실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조금 무섭다. 그런데 정말 변소각시가 살고 있다면 담부터는 그런 푸세식 화장실엔 못갈거 같다. 

사라져가는 한옥과 그래서 잊혀져가는 우리의 집 신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신앙, 특히 서민들의 민간 신앙은 점점 그 명맥이 사라져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우리의 일상의 모습들이였을텐데, 발전과 개발속에 지켜지지 못하고 사라지는 옛것이 되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반갑고 뜻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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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새 우는 밤 반달문고 25
오시은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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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인 나는 겁이 무척이나 많다. 특히 초자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겁을 내서 접하는 것도 내켜하지 않는다. 그런데 딸은 나와는 좀 다른듯 하다. 대담하고 약간 세상을 만만하게 보는것도 같고. 뭐 인생 9년밖에 살지 않은 새싹이지만 느껴지는 포스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지난달 서점에서 성인대상으로 나온 퇴마소설을 사달라고 졸라대서 난감했던 적이 있다. 그 책의 출판 관계자와 이미 읽은 독자들을 통해 무섭지는 않지만 아홉살 아이가 읽기엔 조금 무리일것 같네요 라는 직접적인 답을 전하고서야 시달림은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솔직히 나는 그 책이 무섭지는 않다고 했던 어른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겁이 정말 없구나 생각할 따름이었다. 어찌하였든 그래서 섭섭해 하던 딸에게 멋진 선물을 한권 안겨 주었으니 <귀신새 우는 밤>이다.

나는 사실 좀 오싹했다. 서평을 읽는 분들 놀려도 할 수 없다. 정말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 오싹함안에서 마음이 짠한 무엇도 동시에 느꼈다.  네 명의 주인공인 범생이 승민이, 삐딱이 나영이, 투명인간 창수, 왕따 영호는 이 순간 어느 학교 어느 교실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아이들이다. 자의와 타의에 의해 범생이라는 타이틀에 스스로를 규정지워 버리는 승민이,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고 엄마의 부재에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나영이, 부모로터 심하게 규제당해서 하고 싶은 일도 마음대로 못하는 창수, 친구들에게 소외당하는 영호.  

아귀 안맞는 문짝처럼 절대로 어울릴것 같지 않은 네 명의 친구들이 한조가 되어 담력 훈련에 나선다. 서로 티격태격 하며 어두운 산을 타다가 그만 길을 잃고 다행이 하얀 옷을 입은 할머니 한분을 만난다. 그리고 네명은 뜻하지 않게 1시간동안 함께 하게 된다. 어두운 밤, 산속에서 두려움을 마주하고 선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가 만났던 귀신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시끄럽고 번잡스러운것을 싫어하는 엄마 아빠로 인해 친구들과 마음껏 놀지 못하는 창수. 깊은 계곡으로 휴가를 온 창수는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다는 소망을 꿈꾸다가 그만 계곡물에 빠져 위험에 빠지고 그때 창수를 도와준것은 창수 또래의 남자 아이였다. 지나가던 할아버지에게 이곳은 아이들이 많이 죽은 곳이라는 말을 듣지만 창수는 그 아이가 귀신이었다는 두려움보다 친구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나뭇잎 배를 선물하고 떠나온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영호, 어느날 두고 온 알림장을 찾으로 학교에 갔다가 몸집이 작은 한 아이를 만난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신나게 비석치기를 하고 아이의 비석을 깨뜨리면 대장을 시켜 주겠다는 약속도 받는다. 영호를 찾으러 할머니가 오고 아이는 사라진다. 다음날 영호는 학교에서 아이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고 전날 따돌림을 당해 자살한 아이가 학교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따돌림 당하는 영호에게 대장을 시켜주겠다는 아이의 약속은 감동 그 자체가 아니였을까.

엄마와 아빠의 이혼후 엄마가 없다는 자격지심과 피해 의식 때문에 친구들의 호의까지 물리치며 자존심 상해하는 나영이에게 다섯살쯤 돼 보이는 여자 아이 하나가 나타나 따라오라고 한다. 자다말고 잠옷 바람으로 홀린듯이 아이를 따라나서고 어느 지점에 도착하자 아이는 손을 흔들며 떠나버린다. 나중에서야 그 인형은 엄마가 사주었던 인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별식은 나영이의 아픈 기억과의 이별이었을거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났던 귀신과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짐을 덜어놓고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받는다. 그리고 응어리진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받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귀신은 아이들의 또다른 모습이고 아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귀신들을 만나면서 위로받는거다. 티격태격 마음맞지 않던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눈 후엔 서로가 마음을 나눈 귀한 친구가 되어 있다.

귀신이라도 좋으니 한번 더 만나고 싶고 친구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토로에서 외로움과 아픔이 느껴져 짠했다. 책에서 표현되었듯이 이 친구들은 아웃사이더다. 어린아이의 천친함과 순수함을 맘껏 드러내지 못하고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응어리 하나씩을 가슴에 품고서 주류에 끼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모습은 이 시대 우리 아이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마지막 부분의 할머니의 말처럼 근심과 걱정은 아이들의 몫이 아닐진대, 아이들에게 근심과 걱정을 하나가득 안겨주고, 돌보아주지 않는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의 깊은 속을 헤아려보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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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빨간 모자라고 부르지 마! - 긍정적인 생각 + 평범한 일상 푸른날개 생각나무 시리즈 4
테레사 블란치 글, 메르세 카날스 그림, 권희정 옮김 / 푸른날개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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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딸이다. 4년후 태어난 둘째 아이는 아들이다. 나는 어떤 예감이 있었는지 큰 아이가 입던 옷을 작아져도 버리지 않고 잘 챙겨두었었다. 그리고 그 옷들은 지금 둘째 아이가 잘 입고 있다. 다행히 큰 아이의 취향이 여성스러운 옷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의 옷을 좋아했기에 아들 녀석이 입어도 그다지 크게 티가 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집안 어른은 나의 그런 행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 딸 아이 입던 옷을 사내아이 물려 입히면 사내 아이 앞길 막는거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사실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살짝 반항하는 마음으로 보란듯이 더 입히는 심술궂은 심보도 있다고 고백하겠다. 둘째 아이가 물려 입는 옷 싫다고 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렇게 할 것 같다.

<날 빨간 모자라고 부르지 마!>는 누나의 옷을 물려입기 싫어하는 남자 아이의 이야기이다. 형제 많은 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어느날 앤드루에게 누나 베르타가 입던 빨간 코트가 물려진다. 누나가 입던 빨간 코트를 입기 싫었지만 빨간 코트는 앤드루에게 딱 맞았기에 피할 길이 없다. 앤드루가 물려받은 빨간 코트를 입고 학교에 갔을때 아이들의 시선은 앤드루의 빨간 코트에 집중된다. 비가 오자 빨간 코트에 붙은 모자를 썼더니 여기 저기서 앤드루를 빨간 모자라고 불러대기 시작한다. 앤드루는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빨간 모자가 달린 코트가 정말 싫어진다. 급기야 코트를 벗어던지는데 코트를 마음에 들어했던 루이스가 얼른 그 코트를 주워 입고 모자를 뒤집어 쓴다. 그러자 아이들의 시선은 앤드루의 빨간 코트를 입은 루이스에게로 향하고 이번엔 루이스가 빨간 모자로 불린다. 그런데 루이스는 앤드루와는 달리 무척이나 만족해한다. 얼굴이 폭 가리워져 자신이 보이지 않으니 요술 코트라고 생각하며 즐거워 한다. 루이스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빨간 코트가 멋져 보였다. 다시 입고 싶어졌지만 이미 루이스는 코트를 입고 얼른 자리를 떠버린다.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내게 쓸모없는듯 해서 남에게 인심쓰듯이 주었는데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면으로 유용하게 잘 쓰는 것을 보면 남에게 준 것을 후회할 때가 있다. 앤드루도 루이스에게 코트를 주고 후회한다. 중요한것은 앤드루와 루이스의 생각의 차이다. 하찮고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것과 도움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차이. 결과는 너무나 달라진다. 

우리에게 어떤 암울한 일이 닥쳤을때 사람들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나쁘고 싫은 점보다는 좋은 점, 필요한 점만을 보려고 한다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앤드루는 시선을 집중시키는 빨간 모자가 싫었지만 루이스는 커서 모습을 감춰주고 빨간 색으로 시선을 집중 시키는 빨간 모자를 보고 요술 모자이고 빨간 모자를 쓴 대장이라고 생각했듯이 말이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는 광고 카피처럼 모든 것은 생각하는대로 만들어지고 흘러간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 긍정의 힘을 알려준다.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일이지만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가치있는 철학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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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좋아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7
국지승 지음 / 시공주니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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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중학교 3학년때로 기억된다. 어느날 성당에서 주교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주교님께서 우리 성당에 오신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마주 앉아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니 무척 떨렸었다. 그래서 그 때의 시간이 아직도 머릿속에 콕 박혀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주교님께서서툰 한국어로 내게 물으셨다.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나요?" 갑자기 받은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나는 타고난 한국인의 정서대로 생각해보지도 않고 의례적으로 대답했다."아니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그러자 주교님은 정색을 하시며 " 그건 교만입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감사하세요.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말씀하셨다. <있는 그대로가 좋아>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그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던건 있는 내가 교만해졌거나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거나 둘중에 하나일거다.

귀여운 미미가 빨란 리본핀을 꼽고 나타나 오토에게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묻는다. 투박한 남자들이 그렇듯이 오토 또한 미미의 세세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미미는 섭섭한 마음에 그만 화를 내고 만다. "넌 다 좋은데 말이야. 눈이 너무 작아! 그러니까 새 머리핀도 못 보지!" 그때부터 오토는 변하기 시작한다. 눈이 개구리처럼 커진거다. 한번 시작된 미미의 불만은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온다. 재미도 없고, 코도 납작하고, 입도 작아 목소리도 작고, 달리기도 못하고, 키도 작고, 힘도 없고........미미가 돌아봤을땐 오토는 미미가 원하는대로 변해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란 아주 무시무시한 괴물이라서 미미는 깜짝 놀라며 예전의 오토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종종 인터넷상에 미녀 탤런트들의 얼굴중에서 가장 예쁜 부분들을 조합해서 합성 얼굴을 만든것들이 돌아다닌것을 본적이 있다. 그런데 미녀들의 가장 예쁜 부분만을 모았으니 그 미녀들보다 월등한 미인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얼굴은 평범함에서도 떨어지는,그다지 예쁜 얼굴이 아니라서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일때만 빛나는 것들이 있다는 뜻일거다.

심플한 그림과 내용속에 의미깊은 내용이 들어 있는 책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변화를 강요하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만드는, 선생님 같은 책이라고 할까......문득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들을 바꾸려고 부단히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엄마인 내게 더 큰 의미를 던져준 책이다. 소박하면서도 깨달음이 깊은 책이라 정채봉 선생님이 생각나기도 했다.아이들에게도 본연의 모습이 좋다는 작지만 깊은 진리를 어렵지 않게 터득하는 시간이 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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